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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호환성,새 플랫폼 이용 늘지만 구 버전 잔류자도 많아 外

문재윤,조길수,송찬후,김진욱 | 209호 (2016년 9월 lssue 2)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하위호환성,새 플랫폼 이용 늘지만 구 버전 잔류자도 많아

 

Hann, Il-Horn, Byungwan Koh, and Marius F. Niculescu, “The double-edged sword of backward compatibility: The adoption of multigenerational platforms in the presence of intergenerational services”,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27, 1 (2016), 112-13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보기술의 발달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플랫폼 운영자들이 새로운 플랫폼 버전을 출시하는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이는 운영자들이 여러 버전의 플랫폼을 동시에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7, 윈도 8 등 새로운 운영체제 버전을 출시하고 2014 4월 공식적인 기술 지원 서비스를 중단한 이후에도 윈도 XP 운영체제의 윈도 플랫폼 점유율은 25%를 웃돌았다. 특정 플랫폼의 가치는 해당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서비스의 다양성과 가치에 따라 결정된다.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이전 결정은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소비자의 업그레이드 결정에 있어서 전환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해 플랫폼 운영자들은 새로운 플랫폼 버전을 출시할 때 특히 하위 호환성(backward compatibility)을 유지한다.

 

이로 인해 해당 플랫폼의 프로그램 및 서비스 개발자들은 여러 버전의 플랫폼 소비자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단계에서의 복잡성이 증가한다. 플랫폼 운영자와 플랫폼 서비스 개발자들에게는 하위 호환성이 소비자의 플랫폼 버전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플랫폼 운영자는 하위 호환성을 위해 여러 버전의 플랫폼을 유지 보수하는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구 버전의 플랫폼의 지원을 중단할지 또한 결정해야 한다. 서비스 개발자 입장에서는 구 플랫폼 사용자층이 더 많을 때 구 플랫폼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것인지, 플랫폼 제공자가 구 플랫폼과의 하위 호환성을 철회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본 논문에서 저자들이 하위 호환성이 플랫폼 버전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이유다.

 

저자들은 2000 5월에서 2007 12월까지 이동통신사의 월별 모바일 운영체제 플랫폼 수용 및 서비스 구매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이동통신사는 4차례에 걸쳐 새로운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을 제공했다. 본 논문의 데이터는 스마트폰 출시 이전까지 기간의 소비 행태 데이터다. 모바일 플랫폼은 하위 호환성을 지원했으나 (과거 플랫폼에서 제공되던 서비스들은 새로운 플랫폼에서 지원) 새로 제공되는 서비스들은 이전 세대의 플랫폼과 호환되지 않았다.

 

무엇을 발견했고 어떤 교훈을 얻었나?

 

본 연구에서 하위 호환성은 두 가지 상반된 결과를 초래했다. 여러 버전의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서비스가 많을수록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전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반면 이로 인해 새 플랫폼으로의 이전 동기가 약해져서 구 플랫폼을 고수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 하위 호환성은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이전 동기를 증가시키기도, 감소시키기도 한다. 플랫폼 운영자는 하위 호환성이 여러 플랫폼 버전의 수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해서 적절한 자원 배분을 통해 품질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플랫폼 운영자는 이전 버전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와 인프라를 유지 관리하는 데 큰 비용을 지불하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진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랫폼 운영자는 하위 호환성 지원을 철회하는 시기를 적절하게 결정해야 한다.이를 위해 이동통신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플랫폼 업자들은 하위 호환성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줄이기 위해 구 세대 플랫폼에 대한 기술적 지원 중단 등의 극단적인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하위 호환성을 지원하기 위해 구 세대 플랫폼 지원에 지속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플랫폼 업체의 혁신 및 제품 개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하위 호환성 철회 결정이 필수적이다. 이는 애플처럼 단일 기업이 주도하는 플랫폼 생태계에서는 비교적 용이하다. 애플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전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플랫폼 생태계는 모바일 기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간의 이해 관계가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상충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기의 75% 이상이 과거 세대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본 논문은 하위 호환성의 경제적 효과를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기별로 분석하고 있어 플랫폼 운영자들의 하위 호환성 지원 중단 시기 결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재윤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문재윤 교수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Technology Management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신기술 개발, 뭐든 시도하고 보자

 

Based on “Competing Technologies and Industry Evolution: The Benefits of Makinig Mistakes in the Flat Panel Display Industry”, by J. P. Eggers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4, 35, pp. 159-17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아직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 등장하지 않은 신기술 경합 시기에 기업의 기술 개발 전략은 개발 시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지배적 디자인이 결정되기부터 기술 개발을 하느냐, 아니면 지배적 디자인이 결정된에 기술 개발을 시작하느냐다. 전자의 경우, 결과는 크게 두 가지로 귀결된다. 운 좋게 자사가 선정해 개발했던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지배적 디자인으로 안착(A)되거나 아쉽게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우(B). B의 경우 비록 초기에 제대로 된 기술 선정을 하지 못해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이후 개발 방향을 바꿔 실제 시장에서 지배적 디자인이 된 기술을 개발하는 전략을 취하곤 한다.

 

합리적인 매니저라면 아마도 처음부터 지배적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을 찾아 경쟁 기업보다 빨리 그 기술을 상업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본 연구의 저자는 기술 전환기의 초기부터 지배적 디자인이 될 기술을 정확하게 찾아내 개발해 상업화하는 것이 과연 최적의 전략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처음부터 지배적 디자인이 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높은 초기 개발비용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나의 기술을 참고한 후발주자들이 더 뛰어난 기술을 만들어 나의 기술을 한물 간 것으로 만들어버리는기술 진부화 효과(technology vintage effect)’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초기엔 경쟁사들의 기술 개발 추이만 관망하다가 시장에서 지배적 디자인이 확립된 이후에야 비로소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전략(C)이 더 좋은 선택지일까? 이 경우엔 지나치게 실패 위험을 피하려고 하다가 뒤늦은 타이밍으로 인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과연 A·B·C 중 가장 좋은 기술개발 전략은 무엇일까? 본 연구는 이 같은 질문에서 시작됐다.

 

무엇을 발견했나?

 

평면 디스플레이 산업의 전문가와 30개 이상의 기업 현직자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1966년부터 2005년까지 40년간 평면 디스플레이 산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뒤엎는다. 분석 결과 초기에 지배적 디자인이 될 기술을 잘못 파악한 기업(B)이 지배적 디자인이 될 기술을 초기부터 올바르게 예상하고 개발한 기업(A)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배적 디자인이 될 기술을 잘못 파악한 기업(B)은 지배적 디자인이 결정된 뒤 개발을 시작한 기업(C)보다도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들었다. 실패 경험은 실패한 기술의 문제점과 성공한 기술의 장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해주고, 성공의 함정(success trap)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며,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전환기 초반에는 지배적 디자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찾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어떤 기술이든 개발을 시작해 다른 기업이 갖지 못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설령 기업이 선택한 기술이 지배적 디자인이 되지 않더라도 개발 과정에서 쌓은 경험은 향후 지배적 디자인을 가진 기술을 상업화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처음부터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보다, 혹은 새로운 기술 개발을 주저하는 것보다, 일단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실패 경험을 쌓는 것이 더 큰 성공을 만들어주는 자양분이 된다. 본 연구의 결과가 의도적으로 실패를 해야 한다거나 실패를 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처음부터 지배적 디자인이 될 기술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술이든 개발을 시작해 차별화된 지식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베이브 루스와 함께 메이저리그야구(MLB) 명예의 전당에 처음으로 입성한 멤버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매튜슨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고,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실패를 비용으로 여기지 말고 자산으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조길수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 gilsoo.jo@gmail.com

 

필자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로 활동하며 국내외 유수 학술저널에 혁신 전략, 벤처기업 M&A, 전략적 제휴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기업의 혁신 전략, 하이테크 산업이다.

 

 

HR

 

성과급 격차는 숨기는 게 좋다. 저성과자들, 실적 부풀리기 나설 수 있으니

 

Based on “Cheating more for less: Upward social comparisons motivate the poorly compensated to cheat” by John, L.K., Loewenstein, G., & Rick, S.I. (2014). Organizational Behaiv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23, 101-10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전반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 노동계는 이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어 성과연봉제에 대한 사회적인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통해 공공기관 직원들의 연봉이 연봉 4500만 원 기준으로 530∼750만 원가량 차등 지급되게 하면 호봉제에서 나타나는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무사안일한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공공기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공공요금을 낮추는 효과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같은 부서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라도 업무 성과에 따라 서로 다른 수준의 급여를 받게 되면 구성원들을 자극해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직장 내에서 성과에 따른 급여 차이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성과급 제도 옹호론과 함께 급여의 차이가 직원들의 직무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성과급 제도 반대론도 존재한다. 본 연구는 성과급 제도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차별적인 보상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실험실 연구를 통해 실증적으로 검증했다. 매우 간단한 조작을 통해 같은 조직의 구성원이 각기 다른 수준의 보상을 받을 경우 어떤 행동을 보일 수 있을지 규명했다.

 

본 연구는 성과행동보다는 속임수와 같은 부정직한 행동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속임수가 만연한 조직에서는 사소한 수준의 속임수들이 모여 결국 조직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Mazar & Ariely, 2006)에서 볼 수 있듯 사소한 수준의 속임수들도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먼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자신의 급여가 적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고, 결국 속임수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는 가정을 설정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급여 수준이 속임수와 같은 부정직한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의 급여 수준이 더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속임수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다.

 

본 연구를 위해 하버드, 카네기멜론, 미시간대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두 차례에 걸쳐 실험실 실험을 실시했다. 첫 번째 실험은 미국 북동부 지역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132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참가자들은 10개씩 4번에 걸쳐 총 40개의 주어진 문제를 풀고 스스로 채점한 정답의 수가 몇 개인지 보고했다. 그리고 이렇게 보고된 정답 수에 따라 다른 수준(정답 한 개당 5센트 혹은 25센트)의 보상을 받는 조건에 배정했다. 그중에 일부는 자신과 다른 사람이 서로 다른 성과급을 받고 있음을 알게 하고, 나머지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고 있다고 믿게 했다.

 

다른 성과급이 존재함을 알게 한 조건에서는 각각의 참가자 앞에서 동전을 던져 그 결과에 따라 정답 개수당 5센트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인지, 25센트를 받게 될 것인지를 결정했다. 따라서 이들은 결국 자신의 성과급이 무작위로 결정되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성과급 조건에 해당됨을 알게 됐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자신이 차별적인 보상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 5센트를 받는 참가자들이 25센트를 받는 참가자들에 비해 자신의 성과에 대해 더 거짓말을 많이 할 것으로 가정했다.

 

 

 

 

두 번째 실험도 미국 북동부 지역의 사립대 학생 18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실험에서는 정답당 5센트 혹은 25센트를 받되 참가자들이 같은 수준의 보상을 받으며 다른 수준의 보상은 없다고 믿게 한 집단과 같이 실험에 참여한 소집단 내에서는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지만 그 성과급은 동전 던지기를 통해 5센트 혹은 25센트인지 결정된다는 사실을 인지시킨 뒤 소집단 간에는 서로 다른 성과급이 지급될 수 있음을 알린 집단으로 나누었다. 즉 같이 실험에 참가한 소집단 중 일부는 정답당 5센트를, 또 다른 일부는 25센트를 받게 된 다는 사실을 인지시킨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채점해 보고한 점수와 참가자들의 실제 점수를 그들 몰래 수거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점수를 얼마나 부풀렸는지 측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에서는 다른 보상 수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 정답당 5센트를 받기로 한 참가자들이 25센트를 받기로 한 참가자들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다른 보상 수준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참가자들의 경우 5센트를 받기로 한 집단과 25센트를 받기로 한 집단 사이에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추후 설문조사 결과, 다른 보상체계가 있음을 알고 정답당 5센트를 받기로 한 경우보상체계가 합리적이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결론적으로 보상체계가 실험자에게 인지된 경우 자신이 받는 보상이 낮다면 속임수를 더 많이 써서 자신의 성과를 부풀린 사례가 많았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같은 방에서 함께 실험에 참가한 소집단 중 일부는 정답당 5센트, 나머지는 25센트를 받도록 상황을 설정했다. 실험 결과, 모든 조건을 종합해 25센트를 받기로 한 사람들이 5센트를 받기로 한 사람들보다 실제 성과는 더 높았다. 하지만 보상체계를 알고 있는지 여부는 실제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보상의 정도와 다른 보상체계의 존재 인지 여부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도 없었다. 하지만 같은 소집단 내에서 정답당 5센트를 받는 사람들과 25센트를 받은 사람들이 혼재돼 이를 서로 알고 있는 경우 5센트를 받는 사람들이 25센트를 받는 사람들보다 자신의 정답 수를 더 부풀려서 보고했다.

 

한편, 다른 보상체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와, 알더라도 같은 소집단 내에서는 동일한 보상을 받은 경우에는 5센트를 받은 사람들과 25센트를 받은 사람들 간에 정답 수를 부풀리는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

 

결국, 같은 소집단 내에서 서로 다른 보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이 인지하는 경우 낮은 보상을 받는 집단은 속임수를 써서라도 성적 부풀리기를 하지만 같은 소집단 내에서는 동일한 보상을 받거나 아예 다른 보상체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 낮은 보상을 받더라도 높은 보상을 받는 경우에 비해 속임수를 쓰려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낮은 수준의 보상을 받는 사람들은 더 많은 속임수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받은 금전적 보상이 다른 사람과 동일한 수준이라면 보상 수준이 낮더라도 높은 수준의 보상에 비해 더 많은 속임수를 쓰지는 않는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취지 중 하나는 성과에 따라 다른 수준의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며 낮은 수준의 금전적 보상을 받는 사람들이 차별적 보상에 자극을 받아 성과를 향상시키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성과 평가 결과를 알게 되고, 평가가 낮은 사람들은 다른 동료들에 비해 자신의 보상 수준이 더 낮다는 것도 인지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조직의 저성과자는 자신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고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오히려 속임수를 써서 조직 전체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들로 하여금 성실하게 성과를 향상시키기보다는 속임수를 쓰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다른 연구들을 보더라도 조직 내 임금 격차가 크면 사회적 비교 비용이 발생하므로(Nickerson & Zenger, 2008), 성과급제도를 도입하려는 조직에서는 가능한 한 구성원들 간 임금격차를 숨겨야 한다고(Festinger, 1954; Wheeler et al., 1982) 조언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성과급의 수준이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는지, 뒷면이 나오는지에 따라 무작위로 결정됐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성과연봉제에서는 서로 다른 보상수준에 대해 나름대로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따라서 실험실 상황이 아닌 실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조직에서 낮은 보상을 받는 사람들이 실험실 상황에서와 같이 속임수를 쓰거나 부정직한 행동을 할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정규직과 파견직이 함께 일하며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파견직이 정규직에 비해 형편없는 처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이 인지하는 경우는 본 연구의 실험실 상황과 유사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급여는 물론 복리후생까지 형편없고, 직업의 안정성까지 보장받지 못하는 파견 노동자들에게 속임수나 부정직한 행동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실제 이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업무 성과를 객관적,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공공조직에서 동일 부서에 근무하며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데도 낮은 성과 평가를 받고, 그에 따라 낮은 연봉을 받게 된다면, 이들 역시 합리적 근거가 주어지지 않는 한 속임수나 부정직한 행동으로 조직의 전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공공조직 성과연봉제의 도입은 모든 공공조직의 모든 업무에 일괄적으로 차별 없이 도입하기보다는 합리적인 근거를 확립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송찬후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Finance & Accounting

 

정치권에 연줄 있는 기업들, 조세회피에 더 적극적이다

 

Based on “Corporate Political Connections and Tax Aggressiveness” by Chansog Kim and Liandong Zhang (Contemporary Accounting Research, Spring 2016, pp. 78-11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정치경제학자들은 정치적 연줄이 개별 기업들에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정치권에 끈이 있는 기업들은 정부와의 계약 배정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정부의 자본투자와 관련된 정보에 접근하는 데 유리하다. 정치권의 보호 덕분에 신용 위험이 낮다고 평가돼 금융권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받는 특혜를 누리기도 한다.

 

뉴욕주립대 김찬석 교수 연구팀은 정치권과 가까운 기업들의 조세회피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정치적 연줄을 가진 기업들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높은 수준의 조세회피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일단 첫 번째로 정치적 연줄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 그들의 조세회피 행위가 적발될 위험이 낮다는 것이다. 조세회피가 적발될 경우 기업은 회피한 세액뿐 아니라 가산세와 과태료를 추징당하며 명성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정치권이 그들을 보호해주는 만큼 조세회피의 적발로 인해 발생되는 기대비용이 낮고, 이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조세회피 활동을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정치적 연줄을 가진 기업들은 입법기관에 접촉하기 용이하다. 따라서 조세법의 개정과 실질적 집행에 대한 기밀 정보를 사전에 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장기적이고 정교한 조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셋째, 정치권과 가까운 기업들은 자본시장으로부터 회계 투명성과 관련해 강력한 압박을 받지 않는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조세를 회피할 경우 재무보고의 투명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금융비용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파산 위험이 낮다고 평가받는 이들 기업은 재무보고의 투명성과 무관하게 금융권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채권발행시장(debt capital market)에의 접근이 용이하다 보니 주식발생시장(equity capital market)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회계 투명성과 관련해서도 별다른 압박을 받지 않아 조세회피 활동을 벌이기 용이하다.

 

마지막 논거는 이들 기업이 상대적으로 위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선행연구들은 정치권과 관계가 깊은 기업들이 재무적 곤경에 처했을 때 공적자금 등 정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위험한 투자를 꺼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한다. 이들 기업이 정치적 연줄을 보험 삼아 위험이 뒤따르는 조세회피에도 적극적일 수 있다는 논리를 세운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미국 기업의 정치권 연관성을 측정하기 위해 (1) 이사회 내에 전직 정치인의 재직 여부 (2) 선거운동 후원회에 대한 기부 여부 (3) 로비 활동에 대한 지출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약 13.5% 정도의 기업에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전직 정치인이 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7.9%의 기업들이 선거후원회인 정치활동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에 기부금을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로비활동에 자금을 지출하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설 검증을 위한 실증분석 결과, 연구에 사용된 모든 정치적 활동들이 기업의 조세회피와 유의한 양(+)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전직 정치인이 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들은 조세피난처를 사용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약 11%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정치활동위원회에 기부금을 내는 기업들과 로비활동에 자금을 지출하는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를 통해 공격적인 조세전략을 펼칠 확률은 각각 36% 1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권과의 깊은 관계가 조세회피의 기회를 증가시키는 반면 이에 대한 비용은 감소시킨다는 연구자들의 예측과 일치하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2001년에 밝혀진 희대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유명한 엔론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중 4년동안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는 엔론이 국외 조세피난처에 881개의 자회사를 설립해 공격적인 조세회피 전략을 펼친 결과다.

 

엔론은 정치권에 대한 로비에 적극적이었는데 1999년과 2000년에만 350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 엔론의 정치권에 대한 적극적인 로비가 그들에 대한 감독기관의 감시를 느슨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은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국내의 상황을 살펴보면 사외이사의 약 20% 정도가 전직 정치인 혹은 감독기관 출신 인물이다. 또 이들이 경영자에 대한 감시·감독이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정치경제학들의 주장처럼 정치적 연줄이 어느 정도 기업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국내외 기업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해법은 연줄이 아니라 튼튼한 내실을 갖추는 것이다.

 

김진욱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 경영학과와 The Ohio State University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보험회계, 조세회피 및 기업지배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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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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