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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이어령과 공학자 진대제의 만남

AI와 기술이 ‘의식주’를 해결한다 이제 ‘진선미 추구’의 인간시대가 열렸다

김남국 | 205호 (2016년 7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인간의 추상화 능력을 배운 로봇의 등장은 사람들에게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들고 있다. AI(인공지능)는 패턴을 인식하고 사람처럼 학습하고 판단한다. 이제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지적 활동은 AI가 대체할지도 모른다. 산업의 붕괴, 양극화의 심화 등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더 먼 곳을 봐야 한다. 탈산업주의 시대로 넘어가는 총체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패러다임 안에서의 인간, 인생을 고민해야 한다. AI와 인간의 공존 속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따져보고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탈산업화 시대, ‘의식주 해결의 인간에서진선미 추구의 인간으로 완전히 변화하는 과정을 생각하며새로운 인간관새로운 인생론을 수립해야 할 때다. 혹자는 인간이 스스로 창조주가 된 것 아니냐고 염려하지만 어쩌면 AI가 대부분의작업노동을 해결해주는 시대, 우리는진짜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최시영(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신은경(미국 매캘러스터대 경제학·아시아학과 3학년), 노서영(중국 칭화대 국제정치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2016 3, 평소 바둑을 즐기던 사람부터 흰 돌과 검은 돌을 구분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볼 줄 모르던 사람들까지 TV 앞에 모여 앉았다. 인공지능알파고가 인간 바둑 최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국의 이세돌 9단에게 도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41로 알파고의 압승이었다. 이 결과에 놀란 건 바둑계 인사들, 한국 사람들뿐만이 아니었다.

 

전 세계의 인공지능 과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은 물론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던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때마침 영국에서금융용 인공지능에 밀려 500명의 금융 투자 자문가들이 해고됐다는 소식이 들려왔고1 , 미국의 100년 된 로펌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인간 변호사 대신 채용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2 예상보다 빠른 기술의 진보, 그것도 인간의추상화 능력을 배워버린 기계의 등장에터미네이터 시리즈매트릭스 시리즈처럼 디스토피아를 그린 영화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가 한참 떠돌았다. 구글이 진짜로스카이넷3 을 만들고 있다는 우려 아닌 우려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우려 섞인 농담을 뒤로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소 진지한 질문도 나오기 시작했다. ‘인간은 이제 창조주가 된 것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던 신이 AI(인공지능)로 대체되는 것인가’ ‘AI와 인간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가?’ ‘인간처럼 사유하는 로봇이 등장한 시대에 인간다움은 무엇인가?’ ‘이제 인간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치명적이고 놀라운 기술의 발달이 다시 가장 인간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끄집어내게 만든 셈이다.

 

산업사회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사람들의 세계관과 인간관, 그리고 인생론도 변할 수밖에 없다. 윤리, 가치, 정의, 그리고인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DBR은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인생론을 다루면서 이와 관련한 통찰과 해답을 줄 수 있는 석학들을 찾아봤다.

 

두 사람이 적격이었다. 한 명은 80세가 넘은 고령에도 AI의 역사와 현 발달단계를 꿰뚫고, 인문학자로서 세계의 변화와 인간 삶의 변화를 고민하고 예측하고 있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현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다른 한 사람은 1980년대 초반 미국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에 대해 연구하고 국내 최고 대기업의 경영자로 놀라운 성과를 내기도 했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CEO)이었다. 장마가 막 시작되던 2016 6월 말, 평창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두 전직 장관의 대담을 기록해 재구성했다.

 

 

 

 

 

1. 알파고,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

 

진대제(이하 진):요즘 건강은 어떠신가.

이어령(이하 이):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은 예전만 못하지만 추리력이 남아 있다. 젊을 때에는 내가 양치를 했는지, 안 했는지 그냥 기억을 했는데 이제는 헷갈릴 때가 있다. 이럴 때 나는 칫솔을 만져서 젖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젖어 있다면 방금 전 양치질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은 늙어서 기억력이 약해져도 추론은 더 잘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AI는 기억력은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추론은 잘하지 못했다. 맥락을 알아내는 걸 못했다. 그런데 알파고가 하는 그딥러닝은 이걸 하기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독일 암호 분석부터 시작해 냉전시대 소련, 지금 러시아의 언어를 완벽하게 번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투자가 이뤄지면서 AI 붐이 일었다. 그런데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word by word’로 해석하는 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이런 접근으로는맥락적 번역이 전혀 이뤄질 수 없다. 예를 들어 ‘GO(바둑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현재는 영어로도 바둑을 의미)의 천재 이세돌을 번역해보라고 하면이동의 천재 이세돌식으로 번역한다. ‘GO’를 맥락에 맞게바둑으로 해석하지 못하고 일반적으로 활용되는이동이란 뜻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과거 AI가 주로 정확하고 디테일한 데이터 입력 위주의 ‘expert system’이었는데 이런 접근은 실패했다.

 

그런데 지금 시대의 AI는 이런 방식이 아니다. 문장을 입력하면나무탐색(tree-search)’4 과정을 거쳐서 올바른 결과가 나오면 승인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한다. 이렇게 AI가 경험을 쌓는다. 글자 하나하나를 인식하는 게 아니라 전체 그림을 보고대충번역하기 시작한 것이다. 옛날에는 하나하나 다 분석하려고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이런 방식으로는 숟가락과 주걱을 구분할 수 없다. 그런데 돌파구가 열렸다. 바로 인간의 뇌였다. 학자들이 인간의 뇌를 연구해보니 정보를 필터링해서대충인식하고 있었다.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0년대부터 언론사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했고 1966년부터 이화여대 문리과대 교수 및 석좌교수로 재직,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등의 저서를 쓰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인문학자로 살아왔다. 또한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연출,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2002년 월드컵조직위원회 식전문화 및 관광협의회 공동 의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굵직한 국가적 이벤트를 담당했다. 1990년대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국내 최고 예술교육기관인한국예술종합학교설립을 주도했다. 최근까지도 지속적인 저술 활동을 하며 <지성에서 영성으로> <생명이 자본이다> <언어로 세운 집> < 최전선> 등을 펴냈고 현재 AI와 관련된 새로운 저서를 집필 중에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얼굴을 기억할 때인상을 보고 대충 기억하면서 사람을 식별해냈다. 눈 크기가 몇 센티미터인지, 눈썹이 몇 개인지를 따지면 오히려 더 식별이 안 된다. 그래서 범인을 잡을 때에도 몇몇 특징만 잡아놓은 몽타주를 뿌리는 게 사진을 뿌리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거 AI 접근 방식으로 고양이와 개를 구분하려면 전 세계의 모든 고양이와 개를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3살짜리 어린 아이는 고양이와 개를 쉽게 구분한다. 고양이와 개의 특징을대충인식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그동안대충대충 하는 게 문제다라고 했는데 과거 AI가 한계에 부딪혔던 것은 바로 그대충대충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직관의 영역이다. ‘딥러닝은 일종의특징 표현이다.

 

과거 AI는 스스로 학습한다기보다는 스스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면, 암 치료 등 의료와 관련된 데이터를 학술지에서 가져와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이건 한계가 있다. 이게 바로 방금 말한 ‘expert system’이라는 거다. 알파고를 만든 하사비스가 첫 대국 승리 후 했던 얘기가알파고는 expert system이 아니라 범용이라는 것이었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보면서 나도 많이 놀랐다. 바둑에서 이세돌은 굉장히 창의적인 선수로 유명하다. 이창호 9단은 계산력이 강한 스타일인데, 그런 스타일로는 알파고한테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항상 놀라운 직관으로 가장 독특한 수를 잘 두는 게 이세돌 9단이었다. 그런 이세돌 9단이 졌다. 그런데 이긴 한 경기의 수를 보면 그건 역시 이세돌 다운 것이었다. 묘수라 불리는 ‘4국의 78를 보면 그걸끼우는 수라고 한다.

 

계산으로 찾기는 매우 어려운 것인데 이세돌 9단은, 둘 곳이 거기밖에 없었다. 그냥 거기에 두면 될 것 같았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런데 이남의 돌 사이에 끼우는 수라는 게 바둑에서 거의 안 쓰는 거다. 알파고 입장에서는나무탐색도 하지만 수천만 번의 바둑을 이미 학습해둔 상태라우선순위를 찾아서 계산의 수를 줄이는 방식을 쓴다. 계산이 너무 많으면 1분 안에 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78번 수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파고 스스로 구글에알파고가 이긴다는 보고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알파고의우선순위에서 가장 마지막쯤에 있을 법한 이 수가 나온 뒤에 알파고의 계산이 엉켜서 지게 된 것이다. 내가 진짜 놀란 것은 그 이후의 알파고가 한 일이다. 그런 수가 있다는 걸 그 자리에서 학습해 그 대국에서 자기도 그런 수를 구사한다. 물론 성공하지 못해서 결국 졌지만 그 순간적인 학습에 정말 깜짝 놀랐다.

그리고 5국에서는 더 똑똑해진 상태로 이세돌과 대국을 했다. 체스에서 인간이 지고 난 뒤에 전 세계 체스 흥행이 끝났는데 바둑에서도 결국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학습이라는 게 참 놀라운 지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있다. 원래 컴퓨터라는 게 그 자체로 인공지능이다. 아직도 ‘calculation’ ‘computing’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둘 다 우리말로계산이라고 번역하기 때문인데, 이게 근본적으로 다르다. calculation은 사람이 주판으로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 즉 계산 가능한 걸 계산하는 것이지만 computing은 불대수(Boolean algebra)5 처럼 계산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의 컴퓨터는 ‘top-down’ 방식이었던 반면에 지금의 AI ‘bottom-up’의 알고리즘을 취한다. 아이가 학습하는 것과 완전히 일치하는 방식이다.

 

<논어>의 첫 장에학문을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써 있다. 어른들이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배우며 즐거움을 찾는 것을 컴퓨터가 알고리즘을 통해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top-down일 때에는 컴퓨터가 실수해도 사람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런데 bottom-up에서는 문제가 생겨도 원인을 알기 어렵다.

 

지금의 AI 3 AI붐에 속해 있는 것인데 이게 캐나다 토론토 3인방, AI 최신 연구에 앞장선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얀 레쿤 뉴욕대 교수, 컴퓨터 과학자 요슈아 벤지오가 이뤄낸 것이다. 그리고 이 3차 붐을 맞은 AI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패턴인식이다. 장기나 체스는 명확하게 내가 지금 저 말을 잡으면 상대는 어떻게 반응하고 하는 식으로 계산이 정해져 있다. 근데 바둑은 흑과 백뿐이다. 뭐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흑과 백, 0 1, 즉 디지털이다. 그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경우의 수가 거의 무한대다. 그래서 기존 top-down computing으로는 인간을 이길 수 없었던 거다.

 

바둑은 별자리와 같다. 천체 망원경을 활용하면 인간이 볼 수 없는 희미한 빛을 내는 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망원경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별자리라는 패턴을 인식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도별자리라는 패턴을 그려낼 수 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다. 그 패턴인식을 bottom-up computing인 지금의 AI가 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게 있다. AI가 요새 갑자기 각광받고 마치 새롭고 엄청난 것 인양 얘기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원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은 한 몸과 같은 것이었다. 예전에 우리가 ‘IT’라고 부르던 그것과 완전히 다른 그 무엇이 아니다. 내가 1983 IBM에 다닐 때 벌써 음성인식, 글자인식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이미 30여 년 전 일이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때까지는 지금과 같이 인공지능이라고 부르지 않고 ‘expert system’이라고 했다. 검증된 기능을 더 잘 수행하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알파고는 AI이긴 하지만바둑이라는 한정된 목표를 갖고 사람보다 더 잘하도록 만든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인공지능이 적용이 돼 사람보다 탁월한 부분이 나오고 있는 것이지만 아직 전체 맥락을 모두 이해해서 직관적으로 들어가는 게 완벽하게 잘되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expert system을 넘어 딥러닝이 이뤄지면서 발전이 되고 있다. 이제 사람이 인식하는 방식으로 거의 모든 걸 컴퓨터가 인식하는 건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다시 알파고 대국 얘기로 돌아가보면, 나도 처음 알파고와의 대국이 성사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1국 시작하고 몇 수를 보고 나서 바로이건 사람이 못 이긴다는 걸 알았다.

 

현재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왔는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디까지 갈지도 보이는 듯했다. 알파고가 단순히 수십만 판의 바둑 대국을 기억해서 복기를 하는 것이면 이세돌 9단을 못 이겼을 것이다. 그런데 보니까 뒤에 딥러닝 알고리즘이 있었다. 아까 말했던 엄청난 학습력 말이다. ‘나무탐색으로 확률계산만 하고 있던 게 아니라는 거다.

 

컴퓨터 1000대가 붙어서 무조건 확률 계산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바둑에는 나름의 알고리즘이 있긴 있다. 바둑 용어이긴 한데 상대가붙였다고 하면젖혀라’ ‘젖히면 끊어라’ ‘끊으면 뻗어라는 식이다. 사람이 학습하고 추론한 것이다. 그리고축을 봐라’ ‘변을 벌려라’ ‘어깨를 짚어라이런 것들이다. 근데 이걸 딥러닝으로 체계를 넣어줘서 확률 계산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일종의 패턴을 알파고가 전개를 하고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기존 바둑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수를 둬 가면서 사람들이 만들어낸 수에서 하나씩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그게 딥러닝의 힘이고 현 AI의 모습이었다.

 

:지금 그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발전한 상황인데 자꾸 사람들이위기라느니 하며 공포를 말한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즉 이제 와서 강()인공지능이 언제 오니, AI가 인간을 위협한다느니 하면서인류의 위기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 건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지금 AI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작동을 중지시키는빨간 버튼을 반드시 만들도록 돼 있다. 또한 AI를 무기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것도 스위스 협정을 통해 정해졌다.

 

진 전 장관이 더 잘 알고 계시지만 현재 우리가 모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사실 AI. AI가 두렵고 망설여진다면 스마트폰을 다 버리라고 해야 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시스템에서 안드로이드가 뭔가. 그게 인조인간 아니냐. 지금 언론에서 AI가 위험한가, 아닌가를 두고 갑론을박 중인데 전형적인형이상학적 공담이자 지식인들의 위선이다.

 

AI가 그렇게 위협적이면, 그럼 어쩌자는 것이냐. 일본은 매년 기계와 인간의 장기 대결인전왕전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인간이 이겼지만 이제 인간이 진다. 그래서 켄타우로스6 의 방식, 즉 기계와 인간의 연합팀과 기계팀이 경쟁하고 있다. 이제는 기계 단독팀이 이긴다. 또 역시나 일본에서()로보쿤이라는 로봇이 매년 대학 입시를 보고 있다. 지금 최상위 6개 대학 다 합격했고, 곧 도쿄대 입시에도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 도로보쿤을 소유하는 사람들은 힘들게 공부해서 도쿄대에 입학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세계가 이렇게 나아가고 있는데 지금 알파고를 가지고 난리치고 있는 건 뭔가 말 그대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다.

  

 

2. 산업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윤리의 등장

 

김남국(이하 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수준이 아닌 것 같다. 세상이 변하고 가치관과 인간관이 다 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방금자다가 봉창 두드린다, 봉창 뜯는다고 말했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사실 지금 우리에게 그게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봉창은 막아놓은 작은 창문이어서 나갈 수 없다. 그런데 알파고 덕분에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봉창 두드리는 소리는 하늘이 주신 기회다. 두드리고 뜯어서 열어야 한다. 그 완전히 새로운 곳으로 나가는 게 AI 시대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이니, 뭐니 말하는데산업주의를 벗어나자고 말할 시점에서 또산업을 말하고 있다. 이건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이라면 산업을 더 발달시키자는 것인가? AI 시대는 우리가 예전부터 말하던정보화시대가 이제 진짜로 구현되는 시점이다. 산업시대를 봐라. 화학공장 하나 생기면 그 주위에는 기형아가 나오고 아예 XY염색체인 남자가 안 태어나는, 정말 재앙적인 상황이 계속되는 그런 시대다. 아무리 관리해도 사고가 나는 그런 시대가 산업시대인데아직도 산업이 모자라다고 말할 것인가? 산업은 기본적으로의식주해결을 위한 거다. 지금까지 산업 로봇은 ‘arm’, 즉 신체의 연장이었다. 일본식으로 말하면완력의 연장이다. AI는 완력의 시대에서 지력의 시대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래서로봇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거다. 카렐 차페크가 쓴 소설 <로봇(R.U.R.)>을 보면 로봇은노예. 어원이 그렇다. 그런데 산업용 로봇은 인간에게 최악의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어서 작동 중에 옆에 잘못 서 있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 그게 산업시대의 로봇이고,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이다. 오직 전문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로봇을 다룰 수 있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술만 먹고 운전해도 흉기가 된다.

 

TV를 보고 스마트폰 사용하는 데에는 자격증이 필요 없지만 자동차는 면허가 필요하다. 지금 추진되는 AI와 지력 시대의 로봇은 그런 관행들을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AI 발달과 맞물려 있다. 이제는 그 위험했던 로봇들이, 인간들이 활용하면서 자주 사고를 냈던 그 로봇들이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오히려 채워주면서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다.

 

:2003년 장관 재직 시절 정부 차원에서 ‘IT 839’7 를 만들면서 총제적인 20개 발전과제를 세웠다. 그중 서비스 에이전트 로봇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빠르게 작업하는 산업용 로봇이 아니라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서비스를 대행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그 당시 산업자원부와 첨예한 갈등이 있었다. 로봇은산업자원부 영역이라는 산업주의 마인드와 AI 영역이라는 정보통신부의 생각이 충돌한 것이다. 그 당시 내가 대통령께미래에는 로봇이 걸어 다니는 컴퓨터이고, 굴러다니는 핸드폰입니다라고 말했다. 지금 이 전 장관님이 말씀하시는 게 바로 그 지점인 것 같다.

 

:튜링8 의 애니그마 해독, 민스키9 라는 인공지능 연구의 조상격인 사람과 그를 따르던 연구자들, 수많은 수학자들, 그리고 지금의 하사비스에 이르기까지를 봐야 한다. ‘구글이라는 회사, 그것도 AI 위주로 연구하는구글X’ 연구소에서 산업주의 이후의 미래를 볼 수 있다. 구글을 이해하려면 GQL(Google Query Language)10 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이 컴퓨터 언어시스템을 기반으로, 우리가 구글에 클릭을 한 번씩 할 때마다 구글은 어마어마한 빅데이터를 쌓고 AI 회사로 변신해가고 있다. 아예 구글을 감시하는 단체가 생길 정도로 무시무시해지고 있었다. 여기에 하사비스가 쓴 몇 편의 논문을 보고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주는 그와 그의 팀을 영입했다. 그래서 그들이 하고 있는 게 뭘까. 검색회사가 아닌 AI 회사로서 구글은 세상을 바꾸려고 한다. 왜 지도를 만들어 골목길까지 탐색했겠는가.

 

자율자동차를 만들어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지금도 고속도로에서 AI 운행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나오면 다시 인간이 운전을 해야 한다. 일종의협조형시스템인데 사실 고속도로에서 운전을 하지 않다가 톨게이트로 빠져나온 이후에 갑자기 사람이 운전을 하게 되면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실수를 할 확률이 높아진다. 구글은 그래서 사람을 못 믿고 인공지능을 믿겠다는 거다. 아직 어느 정부도 완전한 자율주행을 허가하진 않지만 현재 구글의 실험 과정에서 자율차가 300만㎞를 달렸는데 사고가 몇 건뿐이다. 그것도 대부분 다른 차가 와서 들이받은 것이다.

 

 

탈산업사회, AI 시대의 상징과 같은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가를 잘 봐야 한다. 왜 산업주의를 벗어나야 하는지를 말이다. 엄청나게 큰 트럭을 모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지금 기준으로는 아주 건장한 남자가 트럭을 몰아야 한다. 장시간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자율주행으로 바뀐다면, AI가 운전하고 사람은 감독만 한다면 할머니·할아버지들도 트럭 운전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그 건장한 청년들은 다른 일을 하면 된다.

 

산업화 시대 마인드로는젊은 실업자양산을 걱정하겠지만 사회 패러다임이 바뀐다면 이 건장한 청년들은 누군가를 돕거나, 봉사하거나,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 것이다.AI드론농업등으로 엄청나게 생산성이 높아진 세상, ‘기계 민주화시대에는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마치 나룻배가 사라져 사공이 할 일이 없어졌지만 어마어마하게 많은 이들이 증기선 위에서 일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기계는 인간의 노예가 돼 많은 일을 대신해줘서 세상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평등해질 것이다.

 

사실 AI 이전에 기계문명도 인간을 어느 정도 평등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가 없었을 때는 건장한 남자가 최고였다. 이런 체력의 차이가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원천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갓난아이도, 할머니도 엘리베이터로 높은 건물을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다. 체력에 따른 차이가 없어졌다. 이런 게 기계에 의한 민주화다. 또 라면 민주화도 있다.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사회가 아니지만 대통령이나 시골마을의 봉순이 모두 가격과 맛이 똑같은 라면을 먹는다. 그런데 포도주를 봐라. 거지가 먹는 것과 제왕이 먹는 것에는 수십만 달러 차이가 난다. 이런 게 시장 민주주의다. 와인을 코카콜라로, 프랑스 요리를 라면으로 만든 게 산업 민주화다.

 

이제는 지능의 민주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AI가 보편화되면 시골 학생이나 특목고를 다니는 학생이나 차이가 없어진다. 그런 시대에는 (지능에 따른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달리기 잘하고, 노래 잘하고, 부모님한테 효도하고, 친구에게 봉사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학생을 뽑을 것이다. 학원에 갈 필요도 없어진다. 이런 시대에는 오히려 개성이 증폭돼야 한다. 과거에는 유사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 넘쳐났지만 AI시대에는 달라져야 한다.

 

지금 스마트폰은 애플이나 삼성 모두 획일성을 강조한다. 대부분이 똑같은 휴대폰을 사용한다. 하지만 구글은 다르다. 아마 가을쯤 시장에 나올 것 같은데 구글 스마트폰은 수천 가지 옵션이 있어서 자기가 조립할 수 있다. 지능, 형태, 색깔까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자기 이름도 새길 수 있어 잃어버려도 금방 찾을 수 있다. 지문처럼 하나밖에 없는 제품을 구글이 내놓는다. 이게 바로 인공지능이다. 컴퓨터는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지금까지는 거꾸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굉장히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언급해야 될 것 같다. 사실 그 변화의 과정, 현재의 AI가 만들어내는 변화 속에서 산업이 붕괴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게 산업주의를 벗어나는 과정이겠지만 어쨌든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 서울에만 자동차가 거의 2000만 대가 있다. 그런데 그중 실제 운행되는 건 10∼20%. 왜일까? 운전할 사람이 없어서다. 그래서 대부분 자동차들이 주차장에 서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으로 자율 주행이 이뤄지면 차가 계속 돌아다닐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에 차가 500만 대만 있으면 된다. 그런 상황이 되면 지금과 같이 많은 차가 팔릴 수 없다. 즉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아야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로 우리가 예를 하나 들었지만 기계와 로봇이 일을 대신하고 인간은 유희를 즐기는 생활이 먼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경제 시스템으로는일자리와 임금이 사라진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수요곡선은 천천히 상승하거나 정체 중인데, 이미 공급은 과잉이다.

 

 

 

다들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로봇이 일을 대신하게 되면 사람들은 소득을 어디서 얻게 될 것인가. 산업주의 사회를 벗어나 새로운 사회에 도달하기 전에 사회가 붕괴될 위험도 있다. 충격이 올 것을 염려해 미래를 막을 수는 없지만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단기적으로는 위기가 올 수도 있지만일자리가 사라진다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노동(labor), 작업(work), 활동(activity) 활동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11 가난한 사람이 사라지는 사회로 갈 수 있다. 기계는 육체를 대신해줬지만 이제두뇌를 대신해주는 AI가 나옴으로써 산업구조 자체가 바뀐다. 드론으로 농사가 지어지고 AI가 병충해를 찾아서스마트 농약폭탄으로 병든 농작물만 타깃으로 삼아 농약을 뿌리는 시대가 되면 농부는 전체적으로 관리만 하고 다른 즐거운 봉사, 활동, 그리고 놀잇거리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두 분 말씀 모두 단기적, 장기적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인간과 기계의 효과적인 공존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

 

:기계가 지능을 갖게 되는 사회,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과의 공존, 여기에서 참 많은 고민거리가 등장한다. ‘지금 자신의 뇌를 컴퓨터에 다운로드한다면 영원히 살 수 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그걸 선택하겠느냐?’라고 내가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12 한국 사람 99%안 한다고 답하더라. 이게 정말 중요한 문제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서울대에서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 HP IC LAB 연구원을 시작으로 IBM Watson 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 수석연구원을 거쳐 삼성전자 임원과 사장 등을 지낸 한국을 대표하는 공학자이자 기업가다. 행정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제9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일하며 한국의 IT 중흥을 이끌었다. 2006년부터 카이스트 석좌교수 등으로 재직하면서 <대한민국 미래보고서> <열정을 경영하라> 등을 저술하기도 했다.

 

생명은 죽음과 동의어다. 사람이 죽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한다. AI는 죽지 않는 것이기에 고민이 있고 위험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영화 ‘AI’를 보면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인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고민한다. 그래서 어머니가 먼저 죽는 것을 슬퍼하고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결국 AI가 생명을 얻어 하루 살고 죽는 것으로 영화가 끝난다. 죽지 않는 AI와 죽는 인간. 우리가 지금 어떤 과학적인 답을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지금 이미 시작된 변화부터 살펴보자. 요즘 어떤 나라의 전방 특수부대원들은 작전 중 트럭 같은 좁은 공간에서 잘 때 로봇을 끌어안고 잔다. 지뢰 탐색 중에 로봇이 터지면 슬퍼하고 무덤을 만들어준다. 옛날에 자신이 만든 인형, 조각상을 사랑했던피그말리온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영화 ‘AI’에서는 로봇이 알아서 인간이 됐지만 지금 우리는 인간이 로봇을 인간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영국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여성 로봇과 살겠다는 남성들까지 나타났다.이를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생각이라며 반대하는 운동 또한 나타났다.

 

:새로운 윤리적, 철학적 문제가 많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금처럼 사람이 운전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자. 규정대로 잘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아기가 뛰어나와 운전대를 꺾어야 하는데 왼쪽에 엄청 큰 트럭이 오고 있다고 가정하자. 웬만한 사람은 여기서 애를 치지 않고 자기가 죽을 수도 있지만 트럭 쪽으로 꺾는다. 이건 운전기술이 아니라 인간 머릿속정의문제다.

 

그런데 자율주행차의 AI라면, 트럭도 스캔을 해본 뒤에 거기 엄청난 화학물질, 폭발물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AI) 부딪혀서 저게 터진다면 주변의 수백 명이 죽을 수 있다는 걸 알면 그냥 아이를 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그 아이가 자율주행차에 타고 있던 남자의 아들이라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하는 정의, 윤리 관념이 다 뒤죽박죽되는 골치 아픈 상황이 되는 거다.

 

따라서 AI시대에는 새로운 윤리학이 요구된다.이러한 AI를 만들고 운영하는 기업윤리도 완전히 달라질 거다. 이미 엔론 사태 이후 미국 기업들은 윤리학 전공자를 찾기 시작했다. 이제는 AI 윤리학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해질 것이다. AI가 사람을 공격하는 문제, 즉 아시모프의 3원칙13 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를 잘 생각해보고 고민해야 한다.

  

 

AI의 또 다른 특징은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사비스가 알파고로 이세돌에게 대국을 신청했을 때 아마 그는 50 완승을 생각했을 거다. 그러면서 이 AI가 범용으로 쓸 수 있다고 선전하면서 엄청난 투자가 들어올 것으로 확신했다고 본다. 문제는 이세돌이 한 판을 이겨버렸다. 아마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떨어져나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AI에게는 사람과 달리 실수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14

 

이런 새로운 윤리관과 AI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앞으로는 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날 텐데, 바로 인공지능 재판이다. 인공지능이 재판도 하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 이상이다. 인공지능이 재판을 받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개가 사람을 물면 개는 지능이 없기 때문에 주인이 책임을 지게 된다. AI의 경우에는 AI 자체에 책임을 어느 정도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나 이를 소유한 인간 혹은 관리하는 인간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들 AI가 등장하면 변호사가 없어질 것이라 생각하는데 오히려 인간만이 할 수 있는창의성을 발휘해 이런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건 AI 연구자들이 하는 게 아니다. 골방에서 AI 개발에 미쳐 있는 공학자들이 인간과 기계의 공존 같은 문제를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게 원자폭탄, 수소폭탄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는 하지만 개발을 멈출 수는 없다. 그들은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핵개발을 하고 폭탄을 생산하려면 큰 공장이 필요한데, AI는 자기 골방에서도 개발이 가능하다.

 

3. ‘의식주를 원하는 인간에서 ‘진선미’를 추구하는 인간으로

 

:인간들의 삶의 변화 양상과 인생관의 변화에 대한 얘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먼저 구체적인 삶의 변화, 요새 헬스케어 얘기가 많이 나오니 그것부터 얘기해보자. 컴퓨터는 기본적으로획일화의 도구가 아니다. 민스키가 일찍이컴퓨터는 다양성을 만들어주는 도구인데, 다들 거꾸로 쓰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실 컴퓨터가 만드는스마트한 세상에서는 사람마다 옷도 제각기 다 달리 맞춤으로 해야 한다. 건강관리도 마찬가지다. ‘스마트 케어가 된다는 것이다. AI가 들어가는 모든 것에는스마트라는 단어가 붙게 돼 있다. 내가 늘 주장하는 게 젓가락에 센서를 다는 것이다.

 

음식을 하나씩 집을 때마다 영양소와 칼로리를 분석해 나를 총체적으로 관리해주는 헬스케어 종합 통제소를 만들어주면 큰 산업을 만들 수 있다. ‘당신 지방간이 있는데, 지금 너무 안 좋은 음식을 많이 먹었다. 위험수치가 올라갔다.’ 이런 식으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은 해외 출장 중에 거리를 걷다가 심장에 이상이 오면 이를 곧바로 감지해서 가장 가까운 곳의 구급차를 보내주고 의료 시설에서 치료를 해줄 수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의 가치관, 인생관은 어떻게 바뀌는지 생각해보자.

 

앞서 농업 얘기를 했는데, 병충해 의심지역을 정밀 타격하는스마트 폭탄으로 필요한 지역에만 농약을 뿌리는 게 가능해지면 환경오염 없이 농작물은 10배 정도 증산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농부는 노동할 시간에 자기 자식이나 손주가 있는 학교에 가서 음악을 즐기거나, 본인 스스로 취미활동을 찾아다닐 수 있다. 내가시를 읽는 모임을 만들고 일종의 교양강좌를 열면 나는 계속의식주 해결을 위한 노동이 아닌 가장 인간적인 일을 하면서 삶을 즐길 수 있다. 노동에 얽매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 역시 나를 찾아와 함께 즐기는 삶을 만들 수 있다. 그 사람들 중자율주행 트럭을 감독하는 할아버지가 포함될 수도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로 인해 수많은 주차장이 사라진다면 도심에서도 엄청나게 많은공간이 확보된다. 지금의 공원과는 완전히 다른 공원, ‘스마트 공원이 탄생한다. 그곳에서 영화도 즐기고, 운동도 하고, 안전요원들은 AI와 함께 운영관리를 하면서 곳곳에서 내가 말한활동’, 그리고봉사를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운동을 가르치고, 누군가는 춤이나 음악을 가르칠 것이다. 병원에서도 환자를 들어 올려 씻겨주는 힘든 일을 AI가 대신해주면 간호사는 정서적으로 환자와 교감하며 봉사하는 등 다른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아까 말한윤리학의 시대와 맞물려 세상은의식주의 시대에서진선미의 시대, ‘의식주를 추구하는 삶에서진선미를 추구하는 삶으로 바뀌어간다. 산업주의는의식주 해결을 위한 것이었다. 국가정책도 다 거기에 맞춰진 것인데진선미 추구의 탈산업주의 시대에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인생관이 지배하게 된다. 이는 진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의식주는 다른 짐승도 다 한다. 몸에 털을 걸치고, 자기 둥지나 굴을 만들고, 먹고 자고 하지 않나.

 

그런데 인간은 다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삶인지 따지는의 직업, 어떤 행동이 착한 것인지 규명하는의 직업과 생각, 무엇이 아름다움인지 생각하는의 직업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노동하고작업하는 삶에서활동(봉사)’하는 삶으로의 전환이다.아까 말했듯 일본에서 이미 대학입시를 AI가 가장 잘 보는 시대에 예전의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좋은 대학교에서 공부한 어머니나 아버지보다 진, , 미를 공부하고 잘하는 부모가 자식에게 줄 게 많을 거다. 그래서 문화부 장관을 할 때진선미를 추구하는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만들었다.

 

:언젠가 이 전 장관께서 산업주의에 맞는, 즉 꼭 들어맞는벽돌같은 사람, 하지만 언제나 대체 가능한 사람이 되지 말고 이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조약돌같은 사람이 되고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기인 듯하다.진 전 장관께서는 연구원이자 또한 기업가로서, CEO로서 기업을 이끌어보시기도 했고, 행정부처를 이끌어보시기도 했다. 또 지금도 기업을 이끌고 계신데 기업가의 역할 변화, 변화하는 삶과 인생관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 궁금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 장관님 말씀이 맞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장밋빛 미래 이전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도 있다. 그 부분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저도 지금 기업가니까, 기업가의 역할부터 고민해보자. 제가 볼 때 앞으로 가장 위험한 직업 중 하나가 기업가다. 정말로 기계가, AI가 하는 기능 이상을 못하면 의미가 없다.

 

인공지능으로 법률적 문제를 고민하고 경영 판단을 할 수가 있는데 그 위에 있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이해하고, 현재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일을 하지 못하면 필요 없는 존재가 된다. 오퍼레이션을 잘하는 CEO의 역할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경영자의 역할이 엄청나게 바뀔 것이다.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시각, 인생관 같은 것도 많이 바뀔 것이다. 지금처럼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등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것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소득이 높고 존경받고 다녔던, 전문직과 지식인의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단기적일 수도 있겠지만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기업가와 마찬가지로 아예 AI를 넘어서는 수준의 일을 하는 소수가 아니면 당분간은 소득이 없는 상태로 전락할 수가 있다. 역설적으로 가장 풍족한 시대에 가장욕망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구글을 따라 하고 넘어설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AI시대 한국의 미래가 펼쳐지고, 한국인의 새로운 삶이 나타날 것이다.”

 

그게 영원하지 않을지라도, 그것만 넘기면 분명 새로운 패러다임의 새로운 사회가 등장하고 새로운 인간형의 새로운 삶이 시작될지라도, 그 얼마가 될지 모르는 그 기간 동안 그 사회의 충격을 어찌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 같다. 기계나 로봇에 노동과 작업을 맡기고 시를 읊고 즐길 수 있는 미래가 오기 전까지는 누가 먹여살려주느냐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간과할 순 없다.

 

 

4. 한국, 한국인, 그리고 우리의 미래와 삶

 

:한국이 AI 분야에서 선도자가 될 수는 있을까? 한국의 미래는, 한국인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IT와 소프트웨어, AI는 다 한 몸과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 2000년대 초중반까지 ‘IT 선진국으로 인정받던 우리나라가 현재 국제적으로 존재감이 사라졌다. 지금까지 주로 AI의 엄청난 발달이 가져올 사회적 충격에 대해 말하긴 했지만 그걸 대비하는 것과 실제로 우리가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말아야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우리가 거대담론, 인류의 미래를 놓고 고민만 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 AI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인류의 문제를 고민할 틈도 없이 한국부터 망하고 말 것이다. 기업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경영을 하게 될 텐데 우리도 바로 뛰어들어 투자해야 한다. 10년 뒤면 우리가 들고 있는 이 스마트폰 안에 알파고가 들어와 있을 거다. 이런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맞다. 정부도 미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상을 하고, 스스로 책임을 지고 색다른 일을 해야 한다. ‘내셔널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데 SNS도 우리가 제일 먼저 한 거였고 AI도 꽤나 앞서 있었는데 굉장히 안타깝다.

 

:우리의 지속력에 문제가 있다. 어떤 방향을 정해놓고 꾸준히 가겠다는 의지와 생각이 부족한 거다. 지금 창의력 발휘하고, 뭔가 개발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 이게 예전 산업화 시대의 중공업 프로젝트처럼 엄청난 돈이 드는 게 아닌 데도 그렇다.

 

:<불경>에 독시비화(毒矢譬話) 비유라는 것이 있다. 화살이 와서 내 몸에 꽂히면, 이 화살은 어디에서 날아왔고, 누가 쐈고, 왜 쐈는지를 물어야 하나? 그게 먼저가 아니다. 일단 뽑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알파고 화살이 날아와 박혔는데, 뽑을 생각을 안 하고 이게 누가, 왜 쏜 것인지, 앞으로 더 날아올 것인지만 따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이 선도할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우리의 언어와 우리의 사고방식을 잘 들여다보면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AI의 성공에서 핵심은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라는 영어를 그대로 해석해보면얼굴 간’ ‘면대면이다. 그런데 이렇게 인터페이스를 인식하면 접근할 수 없다. 한국인들은 이를 다르게 인식한다. 면대면이 아니라연결점으로 인식한다. 외국인들이 고속도로에서인터체인지라고 부르는 곳을 한국인들은오고 나가는 곳’, 나들목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중요한 건이라는 개념이다. 서양은 얼굴을 중시하지만 우린 목을 중시한다. 옛날부터 사람의 생명이 심장에 있는가, 뇌에 있는가 논쟁했지만 한국인의 사고방식에서는 딱 한 곳에 생명이 있다. 뇌와 심장을 잇는 곳, 생명의 나들목이 바로 목이다. 그래서 우리는목숨이 붙어 있는지, 없는지로 삶과 죽음을 판단한다.

 

뇌나 심장이 멀쩡해도 죽을 때목숨이 넘어가면 생명이 끝난다. 단두대는 목을 자르지 심장을 찌르지 않는다. 죽을 때도 목을 매단다. 생명은 목에 있다. 직장에서도목을 쳐라고 하지 않나. 인터페이스가 끊어지는 것이 바로 해고당하는 것이다. 장사할 때에도 목이 좋은지, 아닌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일 비싼 장신구를 어디에 차나? 다이아몬드 목걸이도 목에 건다. 이렇게 좋은 우리의 집단지를 반영한 나들목을 두고 인터페이스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보니 다들 얼굴만 생각한다. 안면을 지키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이라고 하면 모두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을.

 

이런개념을 갖고 인터페이스를 접근하는 방식은 서구인들이 갖지 못한 한국인들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인데, 이게 AI 개발에 아주 적합하다. 알파고 로고의 문양이 태극문양인데, 아주 전형적인 음양오행의태극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딱 절반으로 나뉘는 게 아닌 각각의 성질이 뒤엉킨 형태다. AI가 추구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다.

 

 

 

그 핵심이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외국에서는 메뉴를 고를 때 하나를 선택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짜장면과 짬뽕을 같이 먹고 싶을 때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둘 다 선택한다. 결국 짬짜면이 나왔고, 심지어 전용 그릇까지 만들어졌다. 둘 다 즐기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바로 디지로그다. 서양의 ‘either or’가 아닌 ‘both and’의 사고가 AI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시골 촌부한테 가서 데카르트의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들려줘보라. 다들그거 누가 한 말이래요? 당연한 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미생각이 우리를 규정한다는 걸 체득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촌부는 이런 말도 할 거다. “근데 생각하려면 먹어야죠.” 그렇다. 우리는 모든 말에먹는다는 표현을 쓴다. 축구에서 한 골을 넣어도 먹었다고 표현하고 누구한테 한 방을 맞아도 한 방 먹었다고 말한다. 비즈니스에서도 얼마나 벌었는지를 물을 때 먹는다는 표현을 쓴다. 먹는 것 AI가 못하는 것이다. 가장 아날로그적이고, 가장 인간적인 행동이다. 이러한 언어적, 문화적 기반과 사유를 가진 우리가 AI의 개발과 선도, 그리고 그 이후의진선미 추구의 삶에서 우위를 점할 부분이 참으로 많아 보인다.

 

:지금 우리의 교육도 바꿔야 한다. 여전히 몇 차 방정식, 미적분 풀고 있는 게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코딩을 가르쳐서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게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진 장관 말씀에 동의한다. 영국의 조지 오스본이 재무장관을 하기 전 예비 내각일 때왜 영국은 초기 컴퓨터 발전을 선도하고도 미국에 다 뺏겼을까?’를 고민하면서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에릭 슈밋이 영국의 IT 교육에 대해 물었다. 오스본이컴퓨터 교육의 기초인 MS office를 어릴 때부터 가르친다고 대답하자 슈밋은아니, 그걸 왜 가르치냐? 그걸 만드는 코딩을 가르쳐야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오스본은 이후 교육정책을 바꾼다. 시모어 페퍼트가 만든레고 로고(LEGO logo)’를 아는가? 아이들이 블록 조립하고 코딩하며 놀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래밍으로 놀이한 아이들 중에 하사비스 같은 천재들이 나오는 거다. 빈민가를 탈출하는 방법은 축구를 잘하든지, 코딩을 잘하든지다.

 

우리나라로 돌아와보자. 한국 사람들의 꿈, 목표, 삶을 생각해보자. 식민지 시대에는 우리는독립이 꿈이었다. 그 목표를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싸웠다. 해방이 되고 나니 어마어마한 좌우 갈등이 시작된다. 그리고 결국 전쟁까지 겪는다. 전쟁만 끝나면 뭔가 될 줄 알았다. 이제 경제 발전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독재가 등장했다. 결국 산업화도 하고 민주화도 해냈다. 이제 우리가 행복해져야 할 시간인데 많은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따라잡을 목표, 적은 구글이다. 그들을 해부하고 따라 하고 넘어설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AI 시대 한국의 미래가 펼쳐지고, 한국인의 새로운 삶이 나타날 것이다.

 

:두 분께서는 후손들이 어떤 삶을 살기를 바라시는지 궁금하다.

 

:제가 손주가 여섯이다. 그중 프랑스 회사에 다니는 딸의 아이, 그 손자를 보면, 한국에서 비슷한 나이대인 손녀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한국의 손녀는 계속 태권도 배우러 다니고, 바이올린 배우러 다니고, 학교를 다니고, 학원도 다닌다. 그러면 프랑스에 있는 손자가 묻는다. “누나는 무슨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 손자는 축구하러 다니고, 승마도 하고, 아직 조그만 놈이 골프도 칠 줄 안다. 아이들이 맘껏 즐길 수 있게 사회가 그렇게 돼 있다.

 

구구단 외우고, 수학 잘 풀고,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닌 거다. 내 손주들은자기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즐기면서 살기를 바란다. 그렇게 큰 사람들이 이제 일을 더 잘하는 시대가 됐다. 하물며 다가오는 AI 시대에는 오죽하겠는가. 지금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람을 뽑아보면 프랑스의 손자 같은 방식으로 교육받은 아이들의 창의력이 훨씬 뛰어나고, 행복한 삶을 산다.

 

:근데 그게 참 어렵다. 담배피면 폐암 걸리는 거 다 알지만 그래도 피듯이. 진 전 장관이 말씀하시는 그런 교육방식이 옳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한국에서 자식 키우면 그게 잘 안 된다. 그래도 발상을 바꾸고 이것저것 도전해보는해커 같은 삶이 필요한데, 사고를 좀 쳐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잘되는 세상을 만들면 우리의 세상도 우리의 삶과 인생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진행= 김남국 편집장 march@donga.com

정리=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 김남국 김남국 |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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