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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친구들이 투표했어요, 이 메시지가 투표 독려한다... 外

주재우 | 201호 (2016년 5월 lssue 2)

Marketing

 

SNS친구들이 투표했어요이 메시지가 투표 독려한다

 

Bond, Robert M., Christopher J. Fariss, Jason J. Jones, Adam D. I. Kramer, Cameron Marlow, Jaime E. Settle, and James H. Fowler (2012), “A 61-million-person experiment in social influence and political mobilization,” Nature (489), 295-29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올해 치러진 20대 총선 최종 투표율은 58%이다. 전체 유권자 4210398명 가운데 2443253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탄핵 후폭풍 속에 실시된 2004 17대 총선(60.6%) 이후 국회의원 선거로는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참고로 2008 18대 총선과 2012 19대 총선 투표율은 각각 46.1% 54.2%였다. 최근 3회 총선만 보면 점차 투표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1948 1대 총선부터 보면 투표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은 사상 처음으로 국민 전체 중 80% 이상이 투표권을 가졌고 다방면에서 투표율 제고를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시민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어떻게 하면 투표율을 높일 수 있을까?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2002 36.3%, 2006 37.2%, 2010 37.8%로 낮게 나오는 미국에서는 투표율을 높이는 연구가 집중적으로 수행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유권자는 투표를 하라는 사회적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거나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나타내라는 요청을 받으면 투표할 확률이 올라간다. 또한 투표라는 행위도 전염성이 있어서 2인 가구의 경우 한 사람이 투표를 하면 다른 사람이 투표할 경향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e메일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연구에 따르면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샌디에이고 교수진은 페이스북의 데이터 사이언스팀과 함께 온라인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지 검증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이 2010년 미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용한사회적 메시지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2010년에 치러진 미국의 국회의원 선거(2010 US Congressional Elections)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실험을 수행했다. 국회의원 선거 당일인 2010 112일에 페이스북에 접속한 미국의 사용자는 3개의 다른 조건에 무작위로 배정돼 자신들의 뉴스피드(News Feed) 최상단에 조금씩 다른 정보가 전해졌다. 먼저 (1) 대조 그룹에 속한 613096명의 사용자는 선거와 관련된 아무런 메시지도 받지 않았다. (2) 611044명의 사용자는 뉴스피드 최상단에 선거 관련 정보성 메시지를 받았다. 이 정보는 투표를 독려하는 문구와 함께 가까운 투표 장소를 알려주는 링크, “나는 투표했다라는 이름을 가진 버튼, 얼마나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가 이미 투표했는지 알려주는 카운터 숫자가 제공됐다. 마지막으로 (3) 60055176명의 사용자는 사회적 메시지를 받았다. 이들의 뉴스피드 최상단에는 앞서 정보형 메시지가 제공하는 모든 정보와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 중나는 투표했다버튼을 누른 사람의 6명의 사진을 무작위로 보여주었다.

 

데이터 분석 결과, (3)번 사회적 메시지, 즉 개개인의 친구가 투표했음을 알려준 사회적 메시지가 자신의 정치 의견을 표현하고, 관련 정보를 찾고, 실제 투표까지 이끌어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번 그룹과 비교했을 때 이들은나는 투표했다버튼을 더 많이 눌렀고(20.04% vs. 17.96%), 가까운 투표 장소를 알려주는 링크를 누르는 비율도 0.26%p 높았다. 실제 투표장에 나와서 투표를 한 사람들을 함께 분석한 결과도 (3)번 그룹이 (2)번 그룹보다 0.39%p 높은 비율로 투표를 했다. 흥미롭게도, (2)번 정보성 메시지만을 받은 사용자들은 아무 정보를 받지 않은 (1)번 대조 그룹에 속한 사용자들과 동일한 비율로 투표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페이스북의 실험 결과는 투표 독려 문구, 투표 장소 정보, 투표인 수 등 투표 정보를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투표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없으며, 대신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에서 친구 사진을 추가로 보여주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려줬다. 추가 연구에 따르면, 2010년에 사용된 이 페이스북의 사회적 메시지 캠페인은 당사자를 투표소로 이끄는 직접 효과를 통해 약 6만 명의 추가 투표를 더했으며, 간접 효과인 사회적 전염을 통해 약 28만 명의 추가 투표가 더해져서 총 34만 명의 투표 추가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0년 미국의 투표 가능 인구인 23600만 명의 약 0.14%에 이르는 상당한 수치다.

 

유권자 입장에서 본 한국의 투표 환경은 선거 당일에 지켜야 할 규칙이 많다. SNS 계정이나 모바일 메신저의 프로필에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표시하거나 지지를 권유하는 글을 주변에 보내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문제가 없다. 다만 이러한 활동이 선거 전날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선거 당일에는 지지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수 없고, 지지 후보를 명시한 프로필 사진도 바꿔야 한다. 또한 기표소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으며, 특정 번호를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을 보이거나 특정 후보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이처럼 다양한 규칙에서 비롯되는 제약을 극복하고 온라인으로 투표를 독려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나의 온라인 친구들이 투표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국내 투표 환경에서도 적용되길 기대한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주재우 교수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Finance & Accounting

 

과세당국의 모니터링, 전문경영인의 사익추구 줄여준다

 

Based on “The Effect of Tax Authority Monitoring and Enforcement on Financial Reporting Quality” by Michelle Hanlon, Jeffrey Hoopes, and Nemit Shroff (The Journal of the American Taxation Association, Fall 2014, pp. 137-170)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이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을 소유하는 주주와 경영자가 분리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면서 경영자는 주주의 비용으로 기업의 자원을 전용해 사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주주와 경영자의 갈등을대리인 문제라고 한다. 각자 기업 지분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소유하는 개인 주주들은 개인적으로 경영자를 모니터링할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모니터링에 대한 동기 자체를 가지기 힘들다.

 

오하이오주립대와 MIT 공동연구팀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로서 대리인 문제에 대한 정부의 역할에 주목했다. 정부는 기업의 이익에 대해 조세 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실상 모든 기업에 대해 중요한 이해관계자라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과세 당국은 기업이 벌어들인진실된이익금액을 결정하고, 그 이익에 대한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징수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 개인 주주와 달리 과세당국은 경영자가 기업의 자원을 전용하는 것을 감시하고 견제할 동기를 가질 뿐 아니라 이를 실행할 능력도 가지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과세당국의 모니터링이 기업의 재무보고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설정했다. 우선 경영자들이 조세회피를 하고자 하는 경우 그들은 과세당국에 그들의 조세회피와 관련된 행동을 숨겨야 한다. 선행연구들은 이를 위해 경영자들이 기업의 거래들을 고의적으로 복잡하게 만들어서 불명확하고 모호한 세무 및 재무보고를 남긴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 일단 경영자의 행동이 안갯속에 묻히게 되면 경영자들은 어느 정도까지 자유롭게 기업을 자원을 전용해 사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 연구자들은 과세당국의 모니터링이 증가하게 되면 기업의 조세회피가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한 긍정적인 전이효과를 통해 기업의 불명확한 재무보고 또한 개선된다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과세당국의 모니터링을 측정하기 위해 미국 국세청인 IRS(Internal Revenue Service)의 기업에 대한 대면감사 자료에 기초해 기업별 IRS 감사 확률을 계산했다. 재무보고의 품질은 경영자의 자의적 이익 조정 금액인재량적 발생액으로 측정됐는데, 재량적 발생액이 낮을수록 재무보고의 품질은 증가한다. 실증분석 결과 IRS의 감사 확률이 10% 높아질수록 기업의 재량적 발생액은 0.73%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세당국의 모니터링이 증가할수록 기업의 재무보고의 품질 또한 유의하게 개선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기업의 이해관계자인 과세당국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연구와 정책들은 이사회 및 기관투자가의 역할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는 과세당국의 적극적인 기업 모니터링이 경영자의 사익 추구를 위해 고안된 거래와 기업구조를 개선해 대리인 문제를 완화시키고 외부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의 추가 분석 결과, 과세당국의 모니터링이 재무보고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기관투자가의 지분율이 낮은 기업에서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모니터링 메커니즘이 잘 작동하지 않는 기업들일수록 과세당국의 모니터링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금융감독원 자문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 경영학과와 The Ohio State University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조세회피 및 금융기관회계이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IT투자 결정은, 고객만족도 증진에 도움된다

 

Mithas, Sunil, M. S. Krishnan, and C. Fornell, “Information technology, customer satisfaction, and profit: Theory and evidence”,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27, 1, (2016), 166-181.

 

무엇을 왜 연구했나?

 

IT 투자가 기업 성과 증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이 진행돼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IT 투자가 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 IT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 주로 살펴봤다. 그러나 IT 투자 수준이 고객 만족과 같은 무형 자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비했다. 고객만족도는 기업의 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표로, 고객만족도가 높은 기업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고객의 재구매 확률이 높으며, 또한 고객 서비스 및 불만 응대에 소요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저자들은 1994년부터 1996,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두 기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 기업의 IT 투자, 고객만족도, 생산성 지표, 지각된 제품 품질, 지각된 가치 등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IT 투자가 기업 수준에서의 고객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고객만족도는 지각된 품질과 지각된 가치 등에 의해 결정된다. 지각된 품질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다양한 고객의 욕구에 맞춰진 정도(customization)와 안정성(reliability), 즉 제품이나 서비스가 표준화돼 결함이 없는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은 적절한 IT 투자를 통해 고객 맞춤 제품 및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어 지각된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IT 투자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높여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각된 가치 또한 높이는 효과가 있다.

 

저자들은 InformationWeek의 북미 CIO 대상 연간 IT 투자 설문 데이터, 미시간대의 미국 150여 개 기업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 ACSI) 데이터, 그리고 Compustat의 기업 데이터를 통해 앞서 언급한 두 기간 사이 109개 기업에 대한 433개의 기업-연도(firm-year) 데이터를 수집했다. ACSI InformationWeek의 조사 대상 기업들은 대부분 <포천> 500 혹은 S&P 500에 속하는 기업들이다.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해 저자들은 IT 투자 수준이 지각된 품질 및 지각된 가치, 그리고 고객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IT 투자 수준은 고객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효과는 연도에 따라 달랐다. 1994∼1996년 기간의 IT 투자 증가가 1999∼2006년 사이의 기간에 비해 고객만족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는 1998년 이후의 변화한 IT 에 기인한다. 1998년 이후의 기업 정보 시스템은 오픈 시스템 활용, 아웃소싱 증대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로 인해 해당 기간에는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적응 기간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고객만족도가 상대적으로 저하됐으며, IT 시스템 등이 표준화되면서 IT로 인해 창출된 가치가 비용 절감 효과 등을 통해 고객만족도가 아닌 기업의 생산성 향상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IT 투자 증가가 1994∼1996년의 기업 생산성을 감소시키는 반면, 1999∼2006년의 기간에선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결론적으로 IT 투자는 고객만족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앞서 서술한 대로 1994∼1996년 사이에 더욱 두드러졌으며 제조업이 서비스업에 비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IT 투자는 오히려 1996년 이전에는 생산성을 감소시켰으나 1999∼2006년의 기간에는 생산성에 긍정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 IT 투자는 지각된 가치보다는 지각된 품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객만족도는 지각된 품질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IT 투자 결정은 고객만족도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IT 투자로 인한 ROI에 대해 논의를 하는 데 있어 성과 지표 등의 계량화된 지표가 아닌 고객만족도 증진 효과를 이용해 IT 투자로 인한 효과를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다. 일반적인 투자 성과 지표인 ROI에 직접적으로 집계되지 않지만 본 연구에서는 고객만족도 증가가 IT로 인한 기업의 긍정적 기대 효과임을 입증했다. 또한 고객만족도는 지각된 품질에 의해 더 많은 부분 영향을 받는 결과가 나타난 만큼 기업들은 IT를 활용해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지각된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보다는 고객의 지각된 품질 (고객 맞춤형 서비스 및 서비스 안정성) 등을 증진시키기 위한 IT 시스템에 투자해서 고객만족도를 증진하는 것이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일 것이다.

 

문재윤 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문재윤 교수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Behavioral Economics

 

프레임 조금만 바꿔도 기부문화 혁신 부를 수 있다

 

Based on “Using Descriptive Social Norms to Increase Charitable Giving: The Power of Local Norms” by J. Agerstrom, R. Carlsson, L. Nicklasson, and L. Guntell (2015, Journal of Economic Psychology)

 

무엇을 왜 연구했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세계적 거부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존경받는 기부자들로서의 명성도 대단하다. 선진국에서는 성공한 기업인뿐 아니라 많은 개인들이 공공의 이익과 복지를 위해 땀 흘려 번 재산을 기부의 형식으로 사회에 환원한다. 혜택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과 문화의 발전에 쓰여 사회구성원에게 골고루 돌아간다.

 

2015년 말 전국의 만 19∼59세 사이의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기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한국의 기부문화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또한 응답자 중 과반수는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더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질적인 기부수준도 세계 40위권 밖에 머물고 있어 무역규모 세계 10위권과 경제규모 세계 15위권을 무색하게 한다. 선진국에 뒤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미얀마, 필리핀, 라오스와 같은 신흥 개발도상국들보다도 기부를 적게 한다고 한다. 우리의 뒤처진 기부문화를 어떻게 하면 획기적으로 바꿔 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유명 연예인들을 활용한 스타마케팅이나 정부 주도의 공익마케팅과 같은 호소형 방법만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역부족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유럽의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운전자들의 장기(臟器) 기증 현황과 원인을 살펴본 연구가 있었다.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독일의 장기 기증률은 모두 30%를 밑돈 반면 오스트리아, 프랑스, 헝가리, 폴란드, 포르투갈은 100%의 장기 기증률을 보였다.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융합의 정도가 높은 지역에서 나타난 결과치고는 너무나 큰 격차였다. 원인은 예상 밖에도 면허시험장에 비치된 신청양식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 기증률이 저조한 나라들의 신청양식에는장기기증을 하시려면 아래 박스에 체크 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있었고, 기증률이 높은 나라들의 양식에는장기기증을 하지 않으시려면 아래 박스에 체크하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서류양식이라는 프레임의 아주 작은 차이(글자 몇 자)로 기부 의사결정의 방향을 정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준 의미 있는 발견이었다.

 

기부 장려를 목적으로 한 비슷한 연구가 스웨덴의 한 대학교 재학생 196명을 대상으로 행해졌다. 이 실험은 아프리카 우간다 어린이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스웨덴에서 2008년도에 설립된 골로몰로(Golomolo)라는 비영리 기부기관과 공조해 2015년도에 시행됐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골로몰로의 기부장려 포스터와 책자, 그리고 골로몰로의 기부 관련 특별 메시지를 보고 기부의사와 기부액을 결정해야 했다. 포스터와 책자에는 일반적인 기부장려 문구인여러분의 기부가 변화를 만듭니다당신의 기부는 우간다 어린이와 고아들의 교육과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 소중히 쓰입니다가 적혀 있었다. 기부 관련 특별 메시지는 세 종류로 나뉘었는데 각 학생은 셋 중 하나에만 노출됐다. 첫 번째 메시지에는 “20 스웨덴 크로나( 3000)를 기부함으로써 골로몰로의 우간다 어린이 지원활동을 도울 수 있다는 매우 상식적인 정보를 담았고, 두 번째 메시지에는스웨덴 전체 대학생의 73% 20크로나를 골로몰로에 기부했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세 번째에는당신이 공부하는 대학교 학생들의 73% 20크로나를 골로몰로에 기부했다는 통계치를 제시했다. 첫 번째 메시지는 대부분의 기부기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평범한 메시지이고, 두 번째 메시지는 광범위한 준거그룹(이 경우는 스웨덴의 대학생 전체)의 기부성향, 세 번째 메시지는 실험 참가자들이 속한 그룹(참가학생들이 재학 중인 대학교)의 기부성향을 보여준다. , 두 번째와 세 번째 메시지는 특정 준거그룹의 기부행위가 나의 기부행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조건으로 사용됐다.

 

결과는 유럽의 장기기증 사례처럼 놀라웠다. 같은 학교 대학생과 전국의 대학생 상당수가 골로몰로 기부운동에 동참했다는 메시지에 노출된 학생들은 일반적이고 평범한 메시지에 노출된 학생들보다 기부금을 더 많이 냈고 기부율도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다른 많은 학생들이 동참한다는 사실(두 번째와 세 번째 메시지)을 아는 경우 참가자들은 평균 17.68크로나를 기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평범한 메시지만을 접한 참가자들의 평균 기부금(9.11 크로나)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액수였다. 기부 의사를 밝힌 참가자들의 비율(기부율)도 전자의 경우 70%에 달한 반면 후자는 43%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욱 흥미로운 결과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73%가 기부를 했다는 정보를 듣고 기부를 결정한 실험 참가자들의 기부금은 20.78크로나였는데 스웨덴 대학생 전체의 73%가 기부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부한 학생들의 기부금은 14.7크로나였다는 사실이다. 기부율도 같은 대학교 학생들의 동참을 확인한 경우는 80%에 가까웠지만 대학생들의 전반적인 참여율을 확인한 경우는 60% 정도의 학생들만이 기부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동료 집단의 동참, 특히 가까이 있는 동료들의 동참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기부 참여와 기여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본 연구는 기부장려 문구라는 프레임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기부를 두 배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실험이라 하겠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2014년에아이스 버킷 챌린지라는 사회운동이 큰 관심을 끌었다.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일명루게릭 병’)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기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작된 운동이었는데, SNS를 통해 급격히 퍼져나가 2014 ALS협회로 들어온 기부금의 액수가 1억 달러( 1200억 원)에 달했다. 한 해 전 모금액인 270만 달러( 32억 원)에 비하면 실로 믿기 어려운 성과였다. 루게릭 병을 앓고 있던 친구를 돕기 위해 이 운동을 시작한 코리 그리핀이라는 미국의 젊은이는 프레이밍 효과를 의식하고 이 운동을 시작했을까? 알았든 몰랐든, 작은 변화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작은 변화가 필요한 곳이 어디 있는지 모두 함께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볼 일이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그리고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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