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The Creativity in My Hand - 창의성

창의성의 핵심은 ‘재발명‘ ‘상자 밖‘을 헤매지 말고 ‘안’에서 찾아라

박영택 | 187호 (2015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의성이라고 하면무언가 새로운 것’ ‘무언가 독창적인 것을 연상한다. 그러나 막상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자기 스스로 생각해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창의성을 배우고 익히려면 관점을 바꿔야 한다. 창의성의 본질은재발명이며 그것은 우리가 지금껏 생각하지 못했던 상자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으면서도 보지 못했던 상자 안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의성 발상의 근원은 본질적으로결핍의 충족을 위한 인간의 욕구다. 결핍의 충족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발상법이결점 열거(Bug Lists)’희망점 열거(Wist Lists)’. 작은 불편이라도 간과하지 않는 감수성과 원하는 것을 구현하려는 의지가 창의적 발상의 토대가 된다.

 

 

편집자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창의성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존재입니다. 무수히 많은 창의적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그 안에 뚜렷한 공통적 패턴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창의적 사고의 DNA를 사례 중심으로 체계화해 연재합니다.

 

창의성의 신화에서 깨어나기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상상력이나 독창성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동의어로발명성을 들고 있다. 좀 더 전문적인 정의를 알아보기 위해 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라서 한마디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대체로창의성은독창성유효성이라는 두 개의 요소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 창의적인 인물들은 창의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누가 창의적인 인물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과학계에서는 아인슈타인, 예술계에서는 피카소, 산업계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창의적인 인물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창의성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창의성의 비밀은 그 출처를 숨기는 것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 파블로 피카소

 

“만약 당신이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런 일을 해냈느냐 하고 묻는다면 그 사람들은 약간의 죄책감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실제로 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봤기 때문이다.”

- 스티브 잡스

 

 

창의성에 대한 이들의 공통적 생각은창의성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창의성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없던 것, 무언가 독창적인 것, 전혀 새로운 것을 연상하기 때문에 창의성은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듣지도 보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것, 전혀 새로운 것, 무언가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모두가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창의성을 어렵게 받아들이는 이유는무언가 새롭고 독창적인 게 창의성이다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혜의 왕 솔로몬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구약성경 전도서에도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앞서 살펴본 창의적 인물들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면 창의적 발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한마디로재발명(Reinventing)’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무심코 지나친 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 또한 그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창의성의 본질이다. 18세기의 유명한 계몽주의 작가였던 볼테르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독창성이란 단지 사려 깊은 모방일 뿐이다.”

- 볼테르

 

창의성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던 잘못된 믿음, 잘못된 고정관념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상자 밖 사고의 허구

 

창의성에 대한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9점 문제에 대해 들어보거나 실습을 해봤을 것이다. 1970년대 초반 저명한 심리학자였던 길퍼드(J. P. Guilford)가 소개한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

 

9점 문제는 <그림 1>에 표시한 9개의 점들을 모두 4개의 직선만 이용해서 지워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조건은 일단 펜을 지면에 대면 9개의 점을 모두 지울 때까지 펜을 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처음 이 문제를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4개의 직선으로 9개의 점을 모두 지울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

 

 

4개의 직선으로 지울 수 있는 방법은 <그림 2>와 같다. 이러한 방법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그림 3>에 나타낸 9개의 점을 포함하는 사각형 안에서만 직선을 그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에서는 이 상자를 벗어나면 안 된다는 제약조건을 건 적이 없다. 창의성 분야에서는 이처럼 원래 문제에 없던 제약을 스스로 부과하는 현상을인지적 장벽의 일종으로 본다.

 

 

 

 

이 예를 통해 지금까지 창의성 교육에서는상자 밖을 벗어나 생각해야 한다!(You have to think outside the box!)”는 것을 강조해 왔다. 매우 그럴 듯한 비유다.

 

 

이러한 주장이 광범위하게 통용되자 다른 연구팀이 그것의 진실성을 검증하기 위해 보완 연구를 진행했다. 피실험자 그룹을 두 개로 나눈 후 한 그룹은 길퍼드의 실험과 동일하게 진행하고, 다른 그룹은 <그림 3>에 표시한 가상의 상자를 벗어나도 무방하다는 정보를 미리 주고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의 결과는 어땠을까?1

 

길퍼드의 실험에서는 피실험자의 20% 정도가 해결책을 찾았으나 사전에 상자 밖을 벗어나도 무방하다는 정보를 받은 그룹에서 해결책을 찾은 사람의 비율은 25%였다. 말하자면 5명 중 1명꼴로 해결책을 찾던 것이 4명 중 1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치의 변화가 아니었다. “상자 밖을 벗어나 생각하라!”는 것은 매우 호소력 있는 비유였지만 사실은 그럴 듯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브레인스토밍의 신화

 

‘상자 밖 사고의 허구와 아주 관련이 높은 것으로브레인스토밍의 신화가 있다. 경영 분야에서신화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이 사실로 믿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것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많은 경우 사실과 다른 것을 의미한다.

 

브레인스토밍은 광고 전문가였던 알렉스 오즈번(Alex Osborn) 1953년에 출간한 자신의 저서 <응용 상상력(Applied Imagination)>에서 소개한 이후 말 그대로두뇌 속에서 아이디어가 폭풍처럼 쏟아져 나온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폭발적으로 보급됐다. 브레인스토밍에서는 아이디어 발상을 위한 회의 시 다음과 같은 원칙의 준수가 중요하다.

 

● 다다익선 - 아이디어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우선 질보다 양을 추구하라.

● 비판금지 -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대해 어떤 비판도 하지 말라.

● 자유분방 - 무슨 아이디어든지 서슴지 말고 이야기 하라.

● 결합개선 -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라.

 

이상과 같은브레인스토밍의 4대 원칙을 잘 지키면 아이디어가 폭풍처럼 쏟아져 나오고, 그 안에 좋은 아이디어가 포함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예를 들어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과학자 및 3M의 광고 전문가들이 브레인스토밍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실시한 실험연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2

 

동질적인 집단에서 8명의 피실험자를 뽑아서 그중 4명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도록 하고, 나머지 4명은 개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도록 했다. 실험 결과, 그룹으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보다 개별적으로 아이디어를 낸 후 취합하는 것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적으로 낸 아이디어를 취합한 후 중복된 아이디어를 걸러낸 경우가 브레인스토밍을 실시한 것보다 30% 이상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러한 양적인 우세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개별적으로 아이디어를 낸 경우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룹의 크기가 늘어날수록 브레인스토밍의 상대적 생산성은 더욱 저하됐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브레인스토밍이 왜 효과가 없을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3

 

 

첫째로, ‘사회적 태만의 문제다. 사람들은 혼자 일할 때보다 여럿이 공동으로 일할 때 노력을 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룹으로 브레인스토밍을 실시할 경우에도내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낼 테니까 적당히 묻어가자는 심리가 발동한다. 흔히들 무임승차라고 하는 문제다.

 

다음으로, ‘평가에 대한 우려. 브레인스토밍의 4대 원칙 중의 하나가 비판금지, 좀 더 강하게 이야기 하면 비판엄금이지만내가 이런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하는 우려를 누구나 하고 있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사람들이 회의의 규칙상 말로는 비판하지 않지만 머릿속에서는저걸 말이라고’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 ‘뭘 몰라도 한참 모르구먼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를 누구나 갖고 있다. 비판금지와 자유분방이 브레인스토밍의 규칙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산성 저해의 문제다. 브레인스토밍에서는 한 번에 한 사람만 의견을 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의견을 낼 때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기다려야 한다. 또한 기다리는 동안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아이디어의 흐름이 끊기고 발상에 몰입할 수 없다.

 

지금까지 설명한 창의성의 신화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창의적 발상에 대한 건전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

 

창의적 발상의 토대 - 결점 & 희망점

 

창의성의 신화에서 벗어났다면 이제 창의적 발상의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창의적 발상의 토대는 결점은 크게 느끼고 희망점은 가깝게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100달러 지폐 속의 인물인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인간은 도구를 만드는 동물이라고 했다. 인간이 지구촌의 주인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 것은 도구의 덕분이다. 기존 도구의 결점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용도의 도구를 개발하면서 인간의 지배력이 점점 더 확장됐다.

 

결점 열거(Bug Lists)

 

불편은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불편이라도 그것이 일상화되면 그러한 불편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은 감수성이 예민해 작은 불편도 크게 느낀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창의적 사고의 훈련을 위해결점 열거법이 많이 활용돼 왔다. 먼저 결점을 제거한 몇 가지 훌륭한 디자인을 살펴보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 국자가 냄비 속에 빠져서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국자를 접시 모서리에 조심스럽게 걸쳐 놓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이런 불편을 해소할 방법은 없을까?

 

이성용 디자이너가 고안한 물에 뜨는 국자플로터는 멋진 해결책이다. 손잡이 윗부분을 두툼하게 하고 그 안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그냥 국자를 놓기만 하면 국물 위에 뜨도록 한 것이다. 이성용 디자이너의 이 작품은 2009 iF Concept Design Award를 수상했다. (그림 4)

 

 

 

전기 플러그의 예를 보자. 콘센트에 꽂아놓은 플러그가 의도하지 않게 빠지면 안 되기 때문에 플러그는 콘센트에 꽉 밀착돼 있다. 그러다 보니 플러그를 뽑을 때 힘이 많이 든다. 누구라도 플러그를 손쉽게 뽑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승우 디자이너는 <그림 5>와 같이 플러그 손잡이 부분에 손가락을 끼울 수 있는 구멍을 넣어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또한 구멍의 고리 부분에서 은은한 빛이 나오도록 해 실내가 어두워지면 대기전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도록 유도한다. 뿐만 아니라 플러그를 뽑지 않고 그냥 두면 야간 침실등 역할을 한다. 김승우 디자이너의 이 작품도 2009 iF Concept Design Award를 수상했다.

 

 

 

이번에는 역으로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미관상 벽에 붙은 콘센트를 가구나 가전제품으로 가려 놓는다. 이 경우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콘센트의 작은 구멍에 맞추어 플러그 핀을 끼우는 일이 여간 성가신 것이 아니다.

 

2011년 국민대 학생이던 유수현, 김은아, 채진우는 <그림 6>과 같은 도넛 모양의 콘센트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콘센트의 플러그용 구멍을 반지 모양의 원으로 만들어 원의 절반은 플러스 전기, 나머지 절반은 마이너스 전기가 흐르도록 하면 플러그의 핀이 어떤 각도로 놓여도 무방하기 때문에 훨씬 쉽게 꽂을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2011 Reddot Concept Design Award를 수상했다.

 

 

 

20세기 생산성 혁명을 태동시킨 과학적 관리 방법에동작경제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요지는신체활동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가능한 한 말단의 관절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좋은 작업설계는 손가락만 까딱해도 일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고, 최악의 설계는 허리까지 움직여야 일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땅에 떨어진 공을 집기 위해 허리를 굽힌다. 수없이 허리를 굽히는 불편한 동작을 하면서도 이를 당연시하거나 불가피하게 여긴다. 허리를 굽히지 않고 테니스공을 집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2014년 상명대 학생이던 김승현, 유윤조는 <그림 7>과 같은 기발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테니스 라켓의 테두리에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를 부착해서 허리를 굽히는 대신 팔을 뻗어 라켓에 공을 붙여 공을 집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아이디어는 2014Reddot Design Concept Award를 수상했다.

 

 

 

작은 불편이라도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사례를 하나 더 보자. 게시물 등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압정은 간편하게 꽂을 수 있다. 그러나 게시판에 밀착돼 있는 압정을 빼려면 손톱을 끼워 빼야 한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손톱이 손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2년 영남대 학생이던 양준원은 압정의 머리 부분을 <그림 8>과 같이 한쪽이 들린 형태로 설계해 들린 부분을 살짝 누르면 쉽게 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아이디어는 2012 Reddot Design Concept Award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 은상을 수상했다.

 

 

희망점 열거(Wist Lists)

 

결점 열거가 기존 제품의 개량을 위한 것이라면 희망점 열거는 결핍의 충족을 위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희망점 열거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살펴보자.

 

원하는 길이만큼 직선을 그으려면 펜과 자가 필요하다. 우기하 디자이너는 자가 없어도 직선을 그을 수 있는 간단한 소품을 고안했다. <그림 9>에 있는 것처럼 이 소품을 볼펜에 끼우고 선을 그으면 직선이 된다. 또한 소품에 부착된 작은 바퀴의 회전수를 이용해 길이까지 알 수 있다. 이 아이디어가 값싼 자를 대체할 수 없겠지만 발상 자체는 그야말로 참신하다.

 

 

이번에는 관점을 바꿔 생각해 보자. 백지 위에 글을 반듯하게 쓸 수 없을까? 더 나아가 줄 간격까지 원하는 대로 맞출 수 없을까? 2013년 동서대 학생이던 최순식, 허진원, 김다솜, 손창만, 윤경한은 <그림 10>과 같은 방법을 고안했다. ‘레이저 캡이라고 이름 붙인 이 아이디어는 볼펜 뚜껑을 이용해 백지 위에 레이저 빔을 직선으로 비추는 것이다. 레이저 빔의 행간 너비는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2013 Reddot Design Honourable Mention으로 선정됐다.

 

 

 

디지털 시대의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자기가 찍은 사진을 SNS로 남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심지어 우주비행사들까지 셀카 사진을 SNS에 올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미국 NASA의 우주비행사 마이크 홉킨스(Mike Hopkins) 2014 1224일 우주유영 도중 지구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그림 11)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2013년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올해의 단어로 우리나라에서셀카로 통용되는셀피(Selfi)’라는 단어를 선정했다. 그런데 카메라를 손에 쥐고 팔을 뻗어 셀카를 찍으면 얼굴만 크게 나오고 주위의 배경이나 다른 사람들의 얼굴은 아주 작게 나온다. 관광지 등에서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고, 자연스런 사진을 내가 원하는 구도대로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의 산물이셀카봉이다. 2014년 미국의 <타임>지는 셀카봉을올해의 25대 발명품중 하나로 선정했다. 셀카봉이 비록 단순한 제품이긴 하지만 고객효용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만하다.

 

박영택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ytpark@skku.edu

 

필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품질경영학회 회장,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단장, 영국 맨체스터경영대학원 명예객원교수,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대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성균관대에서비즈니스 창의성을 강의하고 있으며 온라인 대중공개 강의인 K-MOOC창의적 발상을 담당하고 있다.

  • 박영택 박영택 | - (현)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단장
    - 영국 맨체스터경영대학원 명예객원교수
    - 중국 칭화대 경제관리대학 객원교수

    ytpark@skku.edu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