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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선택은 피곤하다 그러나 단 하나의 옵션도 싫어한다

주재우 | 185호 (2015년 9월 Issue 2)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Marketing

 

너무 많은 선택은 피곤하다

그러나 단 하나의 옵션도 싫어한다

 

Mochon, Daniel (2013), “Single-Option Avers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0 (3), 555-566.

 

무엇을 왜 연구했나?

 

Sheena Iyengar Mark Lepper 교수가 2000년에 발표한 잼 선택하기 실험은 큰 인상을 남긴 경제학, 심리학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쇼핑센터에 들른 사람들에게 잼을 맛보고 사라고 요구했다. 한 그룹의 사람들을 위해서는 6개의 다른 잼을 진열해 두었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24개의 다른 잼을 진열해 두었다. 실험 결과 24개의 잼이 진열된 경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6개의 잼이 진열된 경우에 더 많은 잼이 팔렸다. 두 연구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대안에 압도당하고 있으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증가시키는 것이 사람들을 쫓아버린다고 주장하면서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 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제안했다.

 

일반인의 직관에 배치되는 이 연구 결과는 직후 상당한 논란이 됐다. 의 한 기사는, 스타벅스가 8만 가지 이상의 음료 조합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의 슈퍼마켓에서 비슷비슷한 요구르트와 유제품 수십 가지를 판매한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현실에서는 대안을 늘리는 것이 고객에게 이득이 된다는 주장을 했다. 몇몇 심리학자들과 경제학자들도 잼 선택하기 실험을 다시 수행해서 같은 결론을 얻는 데 실패하자 선택의 역설이 틀렸다(Non-paradox of choice)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대안을 늘리는 것과는 정반대로 대안을 없애버리고 단 하나의 대안만 제시하면 어떻게 될까? 몇 년 전, 북미의 부엌용품 판매점인 윌리엄스 소노마(Williams-Sonoma)에서는 $279짜리 토스터기를 가져다 놓았는데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그런데 $429짜리 토스터기를 새로 들여놓자 새로운 비싼 토스터기를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기존 저렴한 토스터기 판매는 두 배 증가했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까? 하나의 가능성은, 비싼 토스터기 가격이 미끼가 돼 저렴한 토스터기의 가격이 싸 보이는 효과를 불러왔을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사람들은 단 하나의 대안만 주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단일 대안 회피(single-option aversion) 성향을 보일 수도 있다. 이 논문은 두 번째 가능성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은 ‘Craiglist(미국판 온라인 벼룩시장)’를 통해서 모집한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서 DVD 플레이어를 선택하게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소니 제품만 주어진 상태에서 선택할 것인지, 선택을 미룰 것인지 응답했고, 두 번째 그룹은 필립스 제품만 주어진 상태에서 선택할 것인지, 선택을 미룰 것인지 응답했다. 세 번째 그룹은 소니와 필립스 두 제품이 함께 주어진 상태에서 한 제품을 선택하거나 선택을 미룰 것인지 응답했다. 실험 결과, 하나의 제품만 주어진 상태에 비해서 두 개의 제품이 함께 주어진 경우 선택을 미룰 확률이 크게 낮아졌다(소니만 있을 경우 91%, 필립스만 있을 경우 90%, 둘 다 있을 경우 34%).

 

두 번째 실험에서는 제품군을 초콜릿으로 교체하고 참가자의 실제 선택을 관찰했다. 미국 대학의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 참가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진 초콜릿을 선택하거나 미루는 응답을 측정했는데,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눠졌다. 첫 번째 그룹에는 미니 스니커즈라는 미국 대학생들에게 익숙한 초콜릿이 주어졌고, 두 번째 그룹에는 ‘Serenata de Amor’라는 낯선 초콜릿이 주어졌고, 세 번째 그룹에는 익숙한 초콜릿과 낯선 초콜릿 모두 주어졌다. 이 실험 결과도 이전 실험 결과와 비슷하게 하나의 초콜릿만 주어진 상태에 비해서 두 개의 초콜릿이 함께 주어진 경우 선택을 미룰 확률이 낮아졌다 (87%, 90%, 51%). 익숙한 초콜릿과 낯선 초콜릿 모두 단일 대안으로 주어졌을 때보다 함께 주어졌을 때 선택될 가능성이 약 2배씩 증가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선택의 역설에 따르면 유사한 대안이 너무 많으면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비슷비슷한 딸기잼이 여러 개 주어지는 경우 사람들은 선택을 거부한다. 하지만 반대로 단 하나의 대안만 주어지는 것도 사람들은 싫어한다. 단일 대안 회피에 따르면 사람들은 추가 대안을 찾고 대안들의 비교를 통해 서로 간의 차이를 분명하게 한 뒤 최종 선택을 하는 것을 즐긴다. 단 하나의 딸기잼만 주어지는 경우 사람들은 선택을 거부하고 또 다른 딸기잼을 찾아서 비교하려 한다.

 

단일 대안을 회피하는 사람들의 성향은 오늘날의 마케터와 창업가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한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만 판매하는 기업의 마케터는 소비자가 대안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또는 대안 제품과 비교한다는 최소한의 느낌이라도 들 수 있도록 매장이나 온라인 사이트를 디자인하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단일 상품으로 시장에서 생존하려는 창업가들도 자사 상품이 절대적이지만 외로운 대안이 아니라 다른 상품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대안임을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재우국민대 경영대학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 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Psychology

 

사소한 일로 극단적 대응

직원을소진시키면 위험하다

 

The Influence of Work-Related Chronic Stress on the Regulation of Emotion and on Functional Connectivity in the Brain by Armita Golkar, Emilia Johansson, Maki Kasahara, Walter Osika, Aleksander Perski, Ivanka Savic (2015). PLOS ONE (9)9, e10455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일에 과도하게 시달리다 보면 탈진상태에 빠진다. 과중한 일에 의한 탈진상태를 소진(Burnout)이라고 한다. 가용한 자원이 타버리듯 고갈돼 없어지기 때문이다. 구성원이 소진된다는 것은 조직에 중대한 손실이다. 일하는 시간은 많지만 신체 및 정신기능이 손상돼 일의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진된 구성원은 기억을 잘 못하고, 집중도 잘하지 못하며, 쉽사리 짜증을 낸다. , 소진된 구성원은 인지적 능력이 손상돼 업무처리도 잘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감정조절 능력도 떨어져 조직 내 분위기도 험악하게 만든다. 이처럼 소진은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손해가 되기 때문에 구성원이 소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직적 및 개인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진이 왜 인지적, 감정적 역량의 손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작용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무엇을 발견했나?

 

소진이 어떻게 인지적, 감정적 역량의 손상으로 이어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은 실험 연구를 수행했다. 스톡홀름대의 스트레스연구소를 통해 소진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 40명을 실험군으로, 건강한 사람 70명을 대조군으로 모집했다. 소진 집단은 최근 수년간 주당 60시간에서 70시간을 일한 이들로 질병이 아닌 스트레스만의 이유로 전신의 통증, 피로, 가슴 떨림, 불안, 기억과 집중력 감퇴, 업무효율 저하 등의 증상을 겪은 사람들이다. 연구 참가자들은 먼저 소진의 자기보고식 측정도구인 MBI-GS척도를 이용해 소진의 정도를 측정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부정적인 사건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와 유발된 부정감정 조절을 얼마나 잘하는지 측정했다. 이와 함께 자기공명영상장치를 통해 부정감정에 반응하고 조절할 때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하는지 파악했다. 연구 결과, 부정적 사진에 반응하는 정도는 소진된 집단과 대조집단에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감정조절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소진 집단은 대조집단에 비해 부정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했다. 또한 부정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정도는 MBI-GS 설문으로 나타난 소진의 정도에 비례했다. , 참가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소진의 정도가 심할수록 감정조절을 잘 못한 것이다. 뇌영상 자료 분석결과, 소진집단과 대조집단에 중요한 차이가 나타났다. 소진집단은 편도체와 전전두엽 및 운동피질과의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반면, 편도체와 시상(시상하부 포함)의 연결성이 강했다. 편도체는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기능을 한다. 일종의 레이더라고 할 수 있다.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전두엽은 오케스트라의 지휘 역할을 하는 일종의 사령탑에 해당한다. 편도체가 감지한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면 전전두엽의 지휘를 받지 않고 곧바로 생존하도록 반응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전전두엽의 지휘를 받아 상황에 대한 반응을 적절한 수준에서 조절한다. 그런데 편도체와 전전두엽의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 늘 심각하게 반응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편도체와 시상(시상하부 포함)의 연결성이 강하다는 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일차적인 생존 반응이 강화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시상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HPA,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의 정점에 있다. HPA축의 활성화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투쟁과 도피 등의 반응을 할 수 있게 한다. 소진된 사람이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는 것은 뇌기능 차원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소진된 구성원은 대부분의 부정적 사건에 대해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대할 가능성이 높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부정적인 사건에 대해 생존에 위협적인 정도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분이 쉽게 된다. 이를 통해 감정조절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그런데 소진된 구성원은 부정적인 사건이 생존에 위협하는 정도인지, 아닌지에 대한 구분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종합적인 사령탑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과 환경탐지 기능을 하는 편도체 사이의 연결성이 떨어져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판단이 신속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 사소한 사건에도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로 접근하다 보니 짜증을 쉽게 내고, 불안해 한다. 자연스럽게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일을 과도하게 많이 시키는 것은 결과적으로 일종의 자해 행위라 할 수 있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미디어심리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온라인 커뮤니티의 역학관계,

참여뿐 아니라 관심가능성도 봐야 한다

 

Steven L. Johnson, Samer Faraj, and Srinivas Kudaravalli (2014). Emergence of power laws in online communities: The role of social mechanisms and preferential attachment. MIS Quarterly 38(3), 795-80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사람들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공동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을 하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속돼 활동한다. 위키피디이, 리눅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 온라인 커뮤니티는 자발적 참여자들의 협업을 통해 브리태니커나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대등한 경쟁을 펼친다. 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고객 서비스 등을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대부분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power-law 분포를 따르고 있다. , 소수의 참여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자들과의 관계를 독식하고 있으며, 또한 소수에 의해 지식 창출 활동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power-law 분포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Barabasi Albert(1999)의 선호적 연결(preferential attachment) 모형이다. 선호적 연결 메커니즘에 따르면 새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네트워크 내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구성원, 혹은 가장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네트워크 과학 연구는 온라인 커뮤니티 내 다양한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 및 동기 등은 간과하고 여러 물리적 네트워크에서와 똑같이 이러한 일원화된 메커니즘으로 인해 참여에 power-law 분포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커뮤니티 네트워크의 power-law 분포 생성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는 커뮤니티 운영에 있어서 중요하다. 참여 분포 등에 있어서의 power-law는 개별 참여자의 다양한 동기와 참여 행태에 기인한다. 본 논문은 온라인 커뮤니티같이 정보기술을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네트워크에서 power-law 분포가 생성되는 여러 가지 메커니즘을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자의 연결 노드(node) (in-degree) 분포가 power-law 형태를 띠게 되는 메커니즘으로 선호적 연결(preferential attachment), least effort(최소노력 투입), 직접 호혜(direct reciprocity), 간접 호혜(indirect reciprocity)를 살펴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제로 관찰되는 연결 노드 수의 power- law 분포가 이 중 어느 하나의 단일 메커니즘 혹은 복수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하는지를 에이전트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봤다. 저자들은 실제 28개의 소프트웨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초기 15개월간의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자 유입 및 감소 등의 네트워크 생성 과정에 대한 모델을 R에서 구현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시뮬레이션 결과 생성된 참여자 네트워크의 연결(in-degree) 분포와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의 데이터 분포의 power-law 분포와의 부합도(fit)를 검증했더니 앞서 언급한 네 가지 메커니즘 중 특정 하나에 의해 생성된 시뮬레이션 데이터의 power-law 분포는 실제 관찰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연결(in-degree) 분포와 부합하지 않았다. 네 가지의 복수 메커니즘에 의한 시뮬레이션 모델로 생성된 네트워크의 연결(in-degree) 분포의 power-law 분포 형태는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찰된 power-law 분포 형태와 같았다. ,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자의 연결(in-degree) power-law 분포는 선호적 연결(preferential attachment)과 참여자들 간의 상호 호혜 동기 등의 다양한 사회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지 어느 하나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는 다른 단체에 참여하는 것에 비해 이탈이 비교적 쉽다.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참여자의 유입과 기존 참여자의 활발한 참여 유지를 위해 다양한 방편을 사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참여의 power-law 분포는 다양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 행태에 의해 나타남을 시사하고 있다. 비록 선호적 연결(preferential attachment)이 중요한 동기 요인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것이 유일한 동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따라서 다양한 참여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동기의 다양성을 감안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구성원을 부각시키거나 참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글이나 커뮤니티 활동 공간을 소개하는 것으로는 다양한 동기를 충족시킬 수 없다. 기존에 도움을 줬던 참여자의 활동에 더 관심을 보일 수도(direct reciprocity), 혹은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커뮤니티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고(indirect reciprocity) 싶을 수도 있다. , 참여는 양적인 측면 이외에도 해당 구성원이 커뮤니티의 어떤 활동에 더 참여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결정을 수반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는 단순히 모든 참여자에게 가장 많은 참여가 이뤄지는 공간이나 활동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심사와 부합하는 콘텐츠 등을 관심 가능성이 높은 참여자와 연결시키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문재윤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ntrepreneurship and Innovation

 

크라우드 펀딩 때 투자자정보가 비밀?

투자참가율 높아져도 금액은 준다

 

Based on “The Hidden Cost of Accommodating Crowdfunder Privacy Preferences: A Randomized Field Experiment,” by Burtch, G., Ghose, A., & Wattal, S., 2015, Management Science, Vol. 61, No. 5, pp. 949-96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벤처 자금 조달의 한 방법으로 크라우드 펀딩이 각광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크라우드 펀딩 과정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진행된다. 이 때문에 투자 과정에서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의 이력이 공개되고 다른 투자자들도 누가 얼마를 투자했는지 찾아볼 수 있다. 투자 이력 공개에 대해 찬성을 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자신의 투자 이력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투자자들 역시 많아 다수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들은 투자자들이 투자 내역의 공개/비공개를 직접 설정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

 

기존 온라인 소비 관련 연구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는 전자상거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개별 구매별로 세부적인 개인정보를 직접 관리하는 것을 귀찮게 여기기도 하고 일부는 정보 보호 옵션 설정 과정에서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구매를 꺼리기도 한다. 이 같은 경향이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나타날까?

 

이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개별 펀딩별로 개인정보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투자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본인 투자 내역의 공개 설정을 하는 절차를 투자금액의 결제 이전과 이후에 두는 것으로 그 차이를 측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실험 결과 투자 전 이력 공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전환비율1 4.9% 증가하나 평균 투자액은 5.81달러 줄어들었다. 정보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을 환기시켜 투자 참여를 줄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투자 전 공개 정보 설정과 투자금액 간의 영향력을 확인한 결과, 지나치게 크거나 적은 금액의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 금액의 전체 분산 및 표준편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투자 거래 이력 정보 공개에 더 큰 영향을 받은 쪽은 투자 금액이 큰 쪽이었다. 거액을 투자할 경우, 다른 사람들이 이목을 끌거나 다른 캠페인에서 투자해달라고 요청을 많이 받을 수 있기에 투자 정보를 숨길 수 있다.

 

투자 캠페인의 속성별로 살펴보면 정치, 종교, 교육, 환경 등의 투자 펀딩이 공개 정보 설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성이 공개 정보 설정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투자 결제 시간과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본 결과, 투자 결제를 빨리 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으며 화면이 작아 불편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모바일 사용 환경에도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투자이력 정보 공개 조절 기능을 제공할 때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투명한 운영도 중요하고 투자자들의 평판과 명성도 중요하기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개인 투자 이력 정보를 조절하는 기능과 프로세스를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 캠페인의 속성과 플랫폼의 성향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와 홍보 효과 사이에서 적정한 수준을 선택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투자를 유치하려는 캠페인 관리자나 벤처 입장에서 큰 금액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개인정보를 공개하도록 설정하거나 큰 금액을 투자한 투자자들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홍보 전략을 추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소액 투자자들의 경우 투자이력 정보 공개가 투자 참여를 막는 요소로 작동할 수 있기에 쉽게 정보 비공개 설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는 참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투자금이 아닌 다른 방식의 참여(예를 들어, 캠페인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이 연구는 온라인 분야의 실험 연구를 통해 크라우드 펀딩에서 개인정보 설정 여부의 영향에 대한 원인과 결과 규명을 시도한 논문으로써 앞으로 큰 성장이 예상되는 크라우드 펀딩 및 핀테크 분야의 선구적 연구로 평가할 수 있겠다.

 

전성민가천대 경영대학 교수 smjeon@gachon.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 동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정보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트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IBM과 삼성에서 다수의 IT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서울과 새너제이에서 창업자로서 일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벤처회사들의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P2P lending, 비트코인, 소셜커머스, 온라인 게임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분석 중이다. 역서로는 <페이스북 시대>가 있다.

 

 

 

Business Ethics

 

ISP,

사이버 폭력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Based on “The Means to Justify the End: Combating Cyber Harassment in Social Media” by Tom van Laer (2014), Journal of Business Ethics, 123: 85-98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인터넷 매체 사용의 증가와 함께 사이버 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악성 댓글은 물론 특정인에 대한 욕설과 비방, 허위 사실 및 음란물 유포 등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각종 폭력행위는 인터넷 사용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에 대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nternet Service Provider, 이하 ISP)들은 여러 감시 장치들을 고안해 냈지만 (:게시물 신고 기능) 이러한 장치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ISP가 사용자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사이버 폭력을 제재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는 124명의 경영대학원 학생을 상대로 실험을 실시했다. 저자는 사이버 폭력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피실험자들에게 사이버 폭력에 개입할 것을 알리는 (가상의) 공지문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냈다. 먼저, 공지 문구를 1)사건의 내용을 구구절절하게 스토리로 풀어쓰는 방식과 2)명료하게 사실만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나눴다. 또한 제재의 대상을 1)‘당신의 게시물로 표현하는 경우와 2)3자인사용자의 게시물로 표현하는 경우로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개입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사이버 폭력이 1)“당신에게 일어났다고 상상해보라고 설득하는 경우와 2)“(불특정한) 누군가에게 일어났다고 상상해보라고 설득하는 경우로 나눴다. 이후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공지문이 가장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느끼는지 설문조사를 했다.

 

실험 결과, 공지문을 사실 전달 방식으로 작성할 경우 제재 대상을 (3자가 아닌) ‘당신의 게시물로 설정했을 때 개입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공지문을 스토리 방식으로 작성할 경우에는당신의 게시물을 제재한다 하더라도 거부감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피해자를당신으로 설정할 경우, 스토리 방식의 공지문은 개입의 정당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지만 사실 전달 방식의 공지문은 개입의 정당성을 대폭 축소시켰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온라인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인터넷 사업의 사활이 걸렸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다.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경우 인터넷 사용자들은 순식간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이버 폭력은 피해자를 자살에 이르게 할 만큼 심각한 폐해를 초래한다. 2010년 미국에서는 18세의 한 대학 신입생이 자신의 동성애 장면을 룸메이트가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자 수치심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ISP는 더 이상 이 같은 사이버 폭력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표현의 자유 보장사이버 폭력 제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ISP는 좀 더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본 논문은 그 힌트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본 논문은 효율적인 제재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지만 과연 어느 상황에서 제재가 필요한지에 대한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그 기준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는 문화권마다 다를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김수경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 sookyungkim@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사에서 기자로 근무하던 중 도미, Stanford University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웨덴 Linköping University 방문 학자를 거쳐 현재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권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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