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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읽기는 타인 이해 필요한 업무에 큰 도움 外

주재우,문재윤,곽승욱,안도현,엄찬영 | 177호 (2015년 5월 Issue 2)

세계적 학술지에 실린 연구성과 가운데 경영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지식을 소개합니다

 

Marketing

 

문학작품 읽기는

타인 이해 필요한 업무에 큰 도움

 

Djikic, Maja, Keith Oatley, and Mihnea C. Moldoveanu (2013), “Opening the Closed Mind: The Effect of Exposure to Literature on the Need for Closure,” Creativity Research Journal, 25(2), 149-154.

 

무엇을 왜 연구했나?

북미 대졸자의 42%는 대학교 졸업 이후 문학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어떤 미국인은 지난 4월에 <포브스>지에 쓴 글에서 문학 작품을 읽는 것보다 경영 서적을 읽는 것이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책 읽기 모임에 참석하거나 소설책에 몇 시간을 매달리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국내 직장인들도 업무에 직접 도움이 되는 경영 서적을 읽거나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TV 프로그램은 시청하지만 문학 작품은 무시하곤 한다.

 

하지만 가상의 인물에 대한 스토리가 담긴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2006년 요크대 연구에 따르면, 평생 읽은 문학 작품이 많을수록 공감 능력이 높다. 이런 능력은 일반(비문학) 서적과는 관련이 없고 심지어 TV 시청 시간과는 반비례한다. 여기 착안해 캐나다 토론토대의 연구진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이 인지적 종결욕구(Need for Cognitive Closure)를 낮출 것이라 주장했다. 인지적 종결욕구란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는 욕구로서 이 욕구가 높으면 불확실한 정보나 혼란스러운 상황을 싫어하고 단순하고 불완전한 정보에 기초해 빠르게 결정을 내리려는 경향이 생긴다. 특히 한 번 내려진 결정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마음이 닫힌다고 표현된다.

 

저자들에 따르면, 가상의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일상생활과 달리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모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리타>를 읽을 때에는 주인공의 행동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그의 생각이나 감정을 떠올려야 한다. 이렇게 의사결정 없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읽는 사람의 불확실성을 잘 받아들이게 할 것이라 필자들은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토론토 시내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고 69명이 참여했다. 절반의 참가자들은 정보 서적 8편 중에서 하나를 읽었고 다른 절반은 가상의 인물에 관한 문학 작품 8개 중에서 하나를 읽었다. 정보 서적은 예를 들어우리는 왜 웃는가’ ‘과학과 문학’ ‘동양과 서양에 관한 책이었고 문학 작품은 Paul Bowles ‘The Echo’, Katherine Brush ‘Night Club’ 등 이었다. 참고로 두 종류의 책은 공통적으로 약 6000단어로 분량이 비슷했고, 일반적으로 정보 서적이 읽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정보 서적의 일부 문장을 읽기 쉬운 표현으로 바꾸었다. 책을 읽은 후 42개의 아이템으로 구성된 인지적 종결 욕구를 측정했다(, “나는 결정을 잘 내린다” “여러 방법으로 대답이 되는 질문이 싫다”).

 

실험 결과 문학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정보 서적을 읽은 사람들에 비해서 인지적 종결욕구가 눈에 띄게 낮았다. 여러 질문 중에서도 순서 및 체계에 대한 욕구 (“나는 성공에 필요한 규칙과 순서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불편함(“나는 불분명한 상황이 싫다”)에 대한 점수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 특히 평소 문학 작품을 많이 읽고 작가를 많이 아는 사람들의 경우 문학 작품을 읽은 후에 인지적 종결욕구가 크게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모든 그룹의 사람들은 읽은 책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내용이 얼마나 흥미로웠는지, 주제가 얼마나 예술적이었는지에 관해서는 차이가 없다고 대답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사람들의 인지적 종결 욕구를 낮출 수 있다. 가상의 인물에 관한 스토리를 읽으면 본인의 업무에 대한 급박한 의사결정 대신 타인의 생각을 상상하기 때문에 순서 및 체계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고 불확실한 상황을 편하게 받아들여서 열려진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자신의 업무를 대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자신의 업계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동시에 필수적인 법조계, 의학계 등의 분야에서 문학 독서가 균형 잡힌 시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금융업, IT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문학 책을 읽는 것이 의사결정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권자들은 가상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한번 내린 결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닫힌 마음을 여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주재우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University of Toronto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서 주로 연구하고 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기업내 SNS소통 성공하려면

자유롭게 말하는 조직문화부터

 

Leonardi, P. M., “Social media, knowledge sharing, and innovation: Toward a theory of communication visibility,”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25, 4, (2014), 796-816.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 내 지식 근로자들은 각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각종 정보를 찾아내 분석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내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런데 지식근로자들이 이런 지식 창출 활동에 매진하다 보면 직접 업무에 관여하는 소수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들이 기업 내의 가치 창출 과정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직장 동료에 대한 신뢰 감소, 협업 효율성 감소, 중복 작업 수행, 혁신적인 성과 창출 가능성 감소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2006년 하버드대 앤드루 맥아피(Andrew McAfee)가 만든 개념인엔터프라이즈 2.0’은 협업 플랫폼과 소셜네트워킹 툴 등 웹 2.0 기술을 기업들이 적극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창안됐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도입을 통한 기업 내 지식 공유와 협업이 곧바로 기적적인 혁신을 낳지는 않는다. 이 연구는 엔터프라이즈 2.0이 도입된 상황에서 언제 어떻게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지커뮤니케이션 가시성(communication visibility)’ 이론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즉 기업 구성원 간의 지식 교류 과정을 투명하게 해서 누가 누구와 무슨 대화를 하고, 어떤 정보를 만들어 냈는지, 누구와 관계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기록 등을 조직 내 모든 구성원에게 제공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저자들은 미국 중서부의 금융서비스 회사에 페이스북과 유사한 사내 SNS를 구축한 뒤 무작위로 선출한 사내 20여 개의 팀에서 이를 시범적으로 사용하게 하면서 연구를 진행했다. 사내 SNS 도입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이 중 마케팅 부서를 대상으로 SNS 사용 전-후의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했다. 업무 수행 방식의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같은 시기에 사내 SNS를 도입하지 않은 부서, 즉 예전처럼 일반적인 시스템을 사용하는 부서 중 규모와 수행 업무 등에 있어서 마케팅 부서와 유사한 오퍼레이션 부서를 선정해 비교했다. SNS를 활용한 부서에서는 조직 구성원 간의 대화가 공개된 장에서 이뤄졌고 그 기록을 검색할 수 있었다. 그 결과지식이 축적되면서 직접 협업을 하거나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도 사내 SNS 사용자들은 누가 무엇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있는지에 대한 지식, 메타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누가 누구와 주로 대화를 나누는지, 대화 중 언급되는 지인은 누구인지 등에 대한 정보 등을 통해 조직 내 네트워크 관계에 대한 메타지식 역시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메타지식은 즉각적으로 활용되기보다는 짧게는 2, 길게는 24주 후에 구체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동료 중 누가 필요한 지식을 갖고 있는지, 혹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만한 전문가를 소개해 줄 수 있는지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해줬다. 이처럼 누가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면서 유사한 문제를 중복해서 해결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기업 차원에서는 불필요한 인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사내 SNS 사용자들은 여러 사람의 지식을 재조합해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나 프로젝트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메타지식이 늘어난 사용자들은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 외에 다른 사람 간의 대화 내용을 주기적으로 살피면서 사내 SNS를 통해 대리 경험 학습을 했으며 의식적으로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기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가시성 높은 사내 SNS를 도입하면 과거에 보이지 않던 지식 교류가 드러나면서 직접 참여하지 않은 조직 구성원도 교환된 정보의 내용과 구성원 간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 조직 내 구성원의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메타 지식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메타 지식을 간접 체험과 학습의 기회로 삼는 사람은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지식을 새롭게 결합해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이 연구는 이처럼 사내 SNS를 통해 구성원 간의 개방된 지식 교류를 활성화하고, 해당 내용이 기본적으로 모든 이에게 투명하게 보였을 때만 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한다는 것을 검증했다. 따라서 사내 SNS를 도입할 때, 경영자들은 기존 지인과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플랫폼(: 카카오톡 방식)보다는 직접 알지 못하는 사람들 간의 지식 교류가 공개되는 플랫폼(: 페이스북 방식)으로 디자인해야 기업 성과를 높일 수 있다.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오기만 해서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사내 SNS 플랫폼을 통한 혁신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직급이나 부서 등과 관계 없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조직 문화 또한 절실하다.

 

문재윤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홍콩 과기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고려대 경영대에서 MIS 전공 교수로 재직하면서 온라인커뮤니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Behavioral Economics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승부의 책임이 관료주의 막는다

 

Based on “The Skin in the Game Heuristic for Protection against Tail Events” by N. Taleb and C. Sandis (2014, Review of Behavioral Economics)

 

무엇을 왜 연구했나?

뉴욕대 나심 탈레브 교수가 주창한검은 백조라는 개념은 발생확률은 매우 낮지만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는 경제적 사건을 뜻한다. 대공황, 1987년 주식시장 대폭락,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좋은 예다. 검은 백조 현상이 반복해 발생하는 이유는 정보의 불투명성(원인에서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름)과 경제학에서 이상점(異常點)이라고 자주 무시되는 매우 낮은 확률의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사건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반복되는 검은 백조의 악순환에서 탈출하려면 정보의 불투명성과 극단적 사건들을 통합해 분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른바승부의 책임(skin in the game, 자신이 내린 말과 행동 등 의사결정에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무엇을 발견했나?

기존 경제학이나 재무학에선 대리인 비용과 정보 비대칭 비용을 줄이기 위해 스톡옵션, 사외이사제도, 주식급여, 공정한 정보공개 등 다양한 유인(incentive)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유인만으로는 대리인이나 정보제공자의 의사결정 오류에 기인한 막대한 실질·잠재 비용을 감소시키거나 예방하기 어렵다. 유인에 치우치면 대리인은 자신이 입을 해는 가능한 최소화하고 다른 이들에겐 큰 해를 입히는 상황을 만들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승부의 책임패러다임에선 유인의 반대개념인역유인(dis-incentive)’을 함께 활용할 것을 권한다. ‘승부의 책임원칙은 쉽게 말해 뿌린 대로 거두듯이 행한 대로 책임을 지자는 논리다. ,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그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에서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자는 자신의 판단과 선택으로 인한 이익뿐만 아니라 손실도 감당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 의사결정의 오류로부터 발생하는 손실이나 피해에 의사결정자 자신도 함께 노출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최고경영자가 어떤 기업의 인수를 결정했다면 인수대금의 상당 부분을 개인이 소유한 주식과 현금으로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야 비로소 주체적 참여자가 된다. 최고경영자는 인수결정을 할 때 신중에 신중을 더하게 되고, 이는 인수의 성공확률을 높이고 오류로 인한 비용을 현저히 줄일 것이다. 경제학자, 경제정책 관련자, 재무분석가도 마찬가지다. 말만 하고 언급한 내용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들의 잘못된 예측이나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많은 사람들은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하나? 모두 실명으로 자신들의 과업을 수행하고 분석과 판단의 근거, 예측 정확도, 정책 성공률을 공시해 책임 소재와 평판을 명확히 함으로써 근거 없는 예측과 정책의 남발,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승부의 책임은 행정적·법적 간섭을 요하는 규제와 달리 쌍방 간 자율적 계약에 의해 성립한다. 그래서 일방적 하향식이 아닌 협의적 상향식 구조를 취하며, 중앙집권적 시스템보다는 지방분권적 시스템을 선호하고, 큰 정부보다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중앙집권적 큰 정부하에서는 관료주의적 익명성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런 욕망이고 경제·사회·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 추구가 다수의 타인에게 막대한 비용과 무차별적 위험을 전가하고, 더 나아가 사회를 위기에 빠뜨린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유인중심적(incentive-oriented) 패러다임을 유인(당근)과 역유인(채찍)의 조화로 바꾸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경영자, 정책결정 관련자, 경제전문가, 교육전문가, 인수합병 전문가, 개인투자자 등 모든 의사결정자는 자신의 언행과 그 결과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전쟁을 옹호한다면 자신이 먼저 자발적으로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존폐, 국가·글로벌 경제 위기를 유발하는 도덕적 해이와 극단적 이기주의로 무장한 무책임한 주체들의 발현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일으키려는 운동이승부의 책임이다.

 

곽승욱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를, 테네시대(The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재직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Psychology

 

미디어 전달양식도 메시지다

상호작용성 높으면 신뢰도 커진다

 

How Does Interactivity Persuade? An Experimental Test of Interactivity on Cognitive Absorption, Elaboration, and Attitudes by Jeeyun Oh & S. Shyam Sundar (2015). Journal of Communication, 213-236

 

무엇을 왜 연구했나?

흔히 설득의 요소로 꼽는 것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의 내용이다. 내용이 논리적인지, 혹은 근거가 제시됐는지 등을 따진다. 그러나 내용만이 미디어 메시지의 전부가 아니다. 미디어의 양식(mode)도 메시지다. 예를 들어, 같은 내용이어도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달하는 느낌은 다르다. 전자우편을 통해 받는 내용은 보다 공식적이고 문자메시지는 친근한 느낌이 든다. 미디어 상호작용성(interactivity)은 미디어 내용에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미디어의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줄 때 보통 단순하게 스크롤만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보다 동적인 기능을 이용하면 상호작용성을 높일 수 있다. 슬라이더를 이용해 사용자가 사진을 한 장씩 클릭해서 순차적으로 보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마우스 커서를 사진에 올려 놓으면 모양이 변한다거나 마우스나 키보드를 조작해 축소 혹은 확대해서 보도록 할 수 있다. 미디어의 상호작용성이 높은 메시지는 설득력이 높다. 상호작용성이 미디어 사용자로 하여금 메시지에 더욱 몰입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로버트 모리스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성균관대 공동연구팀은 미디어 상호작용성의 설득효과에 대해 탐구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 참가자 167명을 둘로 나눠 상호작용성이 높은 미디어와 낮은 미디어에 접하도록 했다. 메시지는 금연을 설득하는 내용이다. 여성의 얼굴이 흡연을 통해 어떻게 빠르게 노화하는지 보여주는 사진 3장과 부연설명을 웹페이지로 전달했다. 상호작용성이 낮은 웹페이지는 사진 3장은 그냥 나열했고 상호작용성이 높은 웹페이지는 슬라이더 기능을 이용해 사용자가 마우스로 조작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이 메시지에 접한 후 미디어에 대한 몰입 정도를 측정했다. 이후 웹사이트에 대한 평가, 금연 메시지에 대한 평가, 흡연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 등을 측정했다. 연구결과 금연메시지를 상호작용성이 높은 미디어 양식으로 제시할 때 미디어에 몰입하는 정도가 크게 나타났다. 또 웹사이트 자체 및 금연메시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흡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미디어의 내용만이 메시지가 아니다. 미디어의 양식도 메시지다. 따라서 메시지를 전달할 때는 내용뿐 아니라 전달하는 미디어의 양식도 고려해야 한다. 상호작용성이 높은 메시지는 매력적이다. 사용자로 하여금 메시지에 몰입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메시지의 설득력이 크다. 인터넷 웹 환경에서 미디어 상호작용성을 높이는 일은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간단한 코드만 웹페이지에 삽입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미디어 기업들은 동적인 웹 환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일방향적인 메시지만을 전달하고 있다. 미래는 도래했으나 아직도 과거에 살고 있는 격이다.

 

안도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미디어심리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Finance&Accounting

 

‘모럴해저드’ 유혹 큰 금융기관

정부의 규제강화가 필요하다

 

Based on “Political capital and moral hazard” by Leonard Kostovetsky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16 (2015), pp. 144-159)

 

무엇을 왜 연구했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란 정보의 우위를 가진 집단이 그렇지 못한 측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국민건강보험의 보험료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는 사회를 가정해보자. 구성원들은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에도 병원 응급실을 찾거나 여러 병원들에서 진료를 받는의료쇼핑을 할 개연성이 있다. 이 같은 도덕적 해이가 사회 전체적으로 만연하면 정부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해 필연적으로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더 이상 싼 가격에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없게 되므로 사회 전체의 후생이 감소한다.

 

 

 

이 연구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관련해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어떤 식으로 사회 전체의 후생을 감소시키는지를 살펴봤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0년대 초중반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으로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시기였다. 주택 가격 급등으로 야기된 투기 수요에 편승해 미국 금융기관들은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렸다. 이 과정에서 대출인의 신용상태와 상환능력에 대한 심사를 간소화했고, 이로 인해 비우량 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이 금융기관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은 불량채권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주택시장의 활성화와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미국 정부는 금융기관들의 주택담보대출에 적극 관여한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은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부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 정부가 구제금융(bailout)의 형태로 개입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결과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늘리는 것과 같은 무리한 투자행위를 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 흥미롭게도 정치적인 의사결정과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는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다른 결정과 마찬가지로 구제금융은 정치적 의사결정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정치인과의 관계는 금융기관에 중요한 자산이며 동시에 금융기관들의 위험감수행위(risk-taking behavior)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이 연구는 이런 가설을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정치인과 금융기관의 관계는 금융기관 본사가 위치한 주()의 상원의원이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 소속 여부를 통해 알 수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금융 산업을 관장하는 정부 부서의 공무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런 상원위원들의 지역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다. 금융기관의 위험감수 행위는 부채비율 및 발행된 주식의 가격 변동성을 통해 가늠했다.

 

이 연구는 1973∼2009년에 걸쳐 거래소에 상장된 금융기관들을 표본으로 해서 다음의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첫째, 정치인과 관계가 있는 금융기관들은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들에 비해 더 높은 부채비율을 가지며 발행된 주식의 가격변동성도 더 컸다. 즉 정치인들과의 관계는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위험감수 행위를 가능하게 했다. 둘째, 금융위기 이전에 정치인과의 관계를 가지고 있던 금융기관들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대출을 그렇지 않은 금융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늘렸다. 이런 투자행위는 위험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금융위기 동안 정치인과 관계를 맺고 있던 금융기관들의 부도위험은 오히려 감소했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일부 금융기관들은 정치인들과의 이해관계를 통해 구제금융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정치인과의 관계는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방만한 기업 운영을 조장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후생을 감소시키는 악영향을 가져온다. 이 연구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안으로 금융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를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제금융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기대를 완전히 재정립해서 궁극적으로대마불사(too bog to fail)’의 믿음을 버리게끔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엄찬영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cyeom73@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University of Oregon에서 재무금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부터 한양대 경영대학에 재직 중이며 주된 연구 분야는 자산가격결정의 실증적 연구, 주식발행, 시장미시구조다.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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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윤 문재윤 | 고려대 경영대 교수
    jymoon@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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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승욱 곽승욱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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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현 |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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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찬영 |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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