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깨끗한 사회를 만들다

141호 (2013년 11월 Issue 2)

 

한국 기업들은 지금 윤리전쟁 중이다. 기업의 부정부패와 비윤리적 관행 문제는 온 국민의 성토대상이 된 지 오래다. 언론이 연일 갑-을 관계,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불법대출 사례, 분식회계 사건, 경쟁사 간 가격담합, 정경유착 문제 등을 다루며 보도를 쏟아내는 동안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대기업 횡포를 막기 위한 법제화를 추진했다. 또 대기업 총수들을 국회 청문회에 불러 혼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포스코, SK 등 여러 기업들도 이러한 환경압박에 대응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윤리헌장을 발표하고, 동반성장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말썽이 생길 만한 관행들을 찾아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사회적 기업 육성에 투자하는 등의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윤리전쟁에서 승리하고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윤리경영은 기업이 깨끗해져야 사회가 깨끗해진다는 사회적 책임감에서 시작해야 한다. 오늘날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기업의 청렴도는 우리 사회의 탁도(濁度)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기업은 윤리경영을 사회적 압박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수행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고의 친환경 원재료 사용’ ‘생존 가능한 토지이용’ ‘농장에서 고객까지의 공급사슬 관리’ ‘열린 의견 수렴등 사회적 책무감에 입각한 전략적 윤리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맥도날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둘째, 윤리경영을 성장의 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데 사업기회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기업이 단순히 사회를 위해서 일정한 기부금을 내놓고 봉사활동 등 사회적 그늘에 일시적으로 빛을 비추는 노력을 넘어서는 일이다. ‘()’보다는()’의 개념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하려하기보다는 사회와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 상수도 사업을 벌이는 GE Ecomagination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셋째, 사회적 기부로 기업의 비리를 덮을 수 없다. 기업이든 대기업 총수든 비윤리적 행동이 적발됐을 때 막대한 기부금을 출연함으로써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는 관행이 존재했다. 윤리경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조직원들의 윤리적 행동, 소비자를 향한 정직한 서비스, 공급자나 관련 회사들과의 정의로운 관계형성, 기업을 배태하고 있는 사회를 위한 가치창출, 각종 거래에서의 투명성 제고, 조직 내 정의로운 힘의 분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해야 한다. 이들 각 측면은 독립적이기 때문에 한쪽의 잘못을 다른 쪽에 과다투자함으로써 해결할 수는 없다. 실제 존슨앤존슨은 1986년 캡슐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주입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회적 기부로 해결하기보다는 캡슐 생산중단과 진정성 있는 사죄로 문제를 극복했다.

 

넷째, 윤리경영은 조직원들의윤리적 자아를 형성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조직원들 상위 5%는 어떤 상황에서도 윤리적으로 행동하고 하위 5%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정을 저지르며 나머지 90%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하위 5% 90%의 조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윤리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모든 조직원들에게 매해 60시간씩 윤리훈련을 시키는 기업이 있을 정도다. 팀장을 비롯한 보직자들은 이보다 더 많은 훈련을 받아야 한다. 윤리경영도 훈련의 산물이다. 미국 기업 에머슨은 강한 윤리훈련으로 구성원들의 윤리적 자아형성에 성공한 모범적인 예다.

 

끝으로, 위가 깨끗해야 아래가 깨끗하다는 점을 깨닫고 위로부터의 윤리혁명을 시도해야 한다. 위에 적시한 몇 가지 윤리경영의 지침은 위가 깨끗해야 추진할 수 있는 조치들이다. 아래가 다 같이 참여할 때 윤리경영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 기업들은 윤리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윤리경영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며 기업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백기복 한국윤리경영학회장(국민대 교수)

필자는 미국 휴스턴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제임스메디슨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인사조직학회장, 리더십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윤리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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