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생일날 촛불 끄는 의식 진행할까?

135호 (2013년 8월 Issue 2)

 

 

 

Psychology

Based on “Rituals Enhance Consumption” by Kathleen D. Vohs ,Yajin Wang, Francesca Gino, & Michael I. Norton (In press, Psychological Science).

 

왜 연구했나?

생일을 맞은 사람은 생일 케이크를 자르기 전 촛불을 켜고 바람을 불어 끄고 소원을 빈다. 삶에는 이처럼 크고 작은 의례가 많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의식은 꾸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의례에는 생산성이 없다. 오히려 자원을 낭비하는 측면도 있다. 생일이라는 것과 촛불에 바람을 불어 끄는 행위에는 상징만 있을 뿐 실용적인 의미는 없다. 심지어 촛농 때문에 케이크를 먹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의례를 매년 반복하고 있다. 비록 의례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직접적으로 어떤 산출물을 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의례가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고 믿고 있다. 무의미하게 보이는 의례가 정말 긍정적인 기능이 있을까? 만일 있다면, 왜 그럴까?

 

무엇을 연구했나?

 

의례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목적이나 의미가 없는 상징적인 행위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의례의 수행이 소비의 만족도를 높이는 사례는 프랑스의 음식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음식에 대한 사랑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식사와 관련된 의례가 발달돼 있다. 이는 프랑스 어린이들이 편식하지 않는 이유로 거론되기도 한다. 의례가 소비만족을 높이는 이유는 의례를 통해 소비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즐거움은 반드시 단기적이고도 직접적인 효용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장기적이고도 간접적인 효용을 통해서도 즐거움을 경험한다.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효용은 단기적으로는 무의미하게 보이고 심지어 비용이나 고통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 효용은 내재적인 즐거움을 통해 나타난다. , 행위를 통해 얻는 산출물보다는 행위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경험하고 해당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의례가 소비 만족도를 높이는 이유는 바로 소비행위에 의미를 부여해 내재적 흥미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미네소타대와 하버드대 공동연구진은 4차례의 실험을 통해 의례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과 심리과정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크게 2가지 조건에 할당됐다. 의례집단은 소비하기 전에 의례를 치렀고 대조 집단은 의례라는 절차 없이 곧바로 소비했다. 예를 들어, 초콜릿을 제공한 뒤 의례집단은 껍질을 까지 않고 반으로 쪼개는 행동을 하도록 했고 대조집단은 자유롭게 초콜릿을 먹도록 했다. 이후 얼마나 초콜릿을 음미하는지, 전반적으로 얼마나 즐겼는지, 초콜릿에 대한 비용은 얼마를 치를 의향이 있는지 등 두 집단의 차이를 비교했다. 또 당근을 먹였다. 의례집단에는 특정한 행동을 계속하도록 했고, 대조집단에는 다양한 행동을 무작위로 하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의례의 직접적인 수행과 다른 사람의 의례수행 관찰도 비교했다. 예를 들어, 의례직접수행 집단은 레몬 가루를 물에 타서 주스를 만들어 마실 때, 물을 컵에 반만 채우고 레몬가루도 컵에 반만 붓고 저은 다음 30초간 기다렸다가 나머지 반을 마저 채우고 다시 30초를 기다렸다가 마시도록 했다. 의례수행 관찰 집단은 다른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레몬주스를 마셨다.

 

무엇을 발견했나?

 

특정한 의례를 수행한 집단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초콜릿과 당근 등 음식을 더 맛있게 음미하면서 먹었다. 가격도 더 많이 지불하려고 했다. 또한 의례를 직접 수행하는 사람들이 똑같은 행동을 관찰한 사람보다 음식을 더 맛있게 음미하면서 먹었다. 반면 의례수행은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기분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의례를 수행한 집단의 사람들은 먹는 행위 그 자체에 흥미를 가졌고, 이를 통해 소비하는 경험을 즐기고, 소비대상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를 보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의례는 삶을 더 좋게 해줄 수 있다. 같은 소비라도 의례를 통해 소비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초콜릿이나 당근처럼 사소한 음식도 간단한 의례로 맛을 더 즐기도록 했다. 이는 의례라는 절차를 거칠 때 소비 대상에 대한 내재적인 흥미, 즉 소비행위 그 자체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음식점 경영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의례가 음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면 고객들이 식사를 하기 전 간단한 의례를 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은 고객이 직접 의례를 수행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의례수행을 관찰하는 것보다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이다. , 종업원이 수행하는 의례를 고객이 지켜보도록 하기보다는 고객이 직접 무엇인가를 하도록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종업원이 포도주의 코르크 마개를 따주는 것보다는 고객이 코르크 마개를 직접 뽑도록 하는 것이 포도주 소비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연구는 의례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음식 소비에서만 실시했지만 적용 범위를 더 넓힐 수 있다. 시험과 면접, 협상, 발표 등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또 조직에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이 처음 출근하는 날 의례를 치르는 것은 신입사원이 조직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안도현 소셜브레인 대표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Marketing

 

여성의 고객충성도 높이려면

 

Based on “How do the success factors driving repurchase intent differ between male and female customer?” by Frank, B., Enkawa, T., & Schvaneveldt, S. J. (Journal of Academy of Marketing Science, 2013, In-press).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고객의 재구매 의도를 중요하게 관리해왔다. 최근에는 고객의 특성과 욕구가 다양해짐에 따라서 세분화된 고객별로 재구매 의도에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기업의 실무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학자들에게도 주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통적인 시장 세분화변수인 성별(gender), , 남녀에 따라 재구매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진행됐다. 성별은 여타 심리학과 인구통계학적 변수에 비해 고객을 구분하기 매우 효과적이며 마케팅 프로그램을 집행하기에도 매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성별에 따라 재구매 의도에 미치는 선행요소들의 차이를 분석한 연구가 거의 없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성별에 따라 재구매 의도에 미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려 시도했다. 생물학적 성별뿐만 아니라 고객이 생활하는 국가의 양성평등 문화(gender egalitarianism)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함께 분석했다. 구체적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재구매 의도의 선행변수인 전환비용1 , 지각된 가치2 , 공중의 브랜드 이미지, 고객만족도가 각각 재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둘째, 소비자가 속한 국가의 양성평등 문화에 따라 4가지 변수가 재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이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했다. 셋째, 생물화적/문화적 성별에 따른 차이가 산업특성(: 제품, 서비스)에 따라 이질적으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어떻게 연구를 했고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미국, 일본, 중국, 태국 소비자 38383 을 설문조사했다. 응답자들은 현재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자동차, 핸드폰, PC, 샴푸)과 서비스(금융, 패스트푸드, 미용, 병원, 이동통신서비스, 슈퍼마켓) 10개에 대해 재구매 의도, 전환비용, 브랜드 이미지, 지각된 가치, 고객만족도를 11(0∼10)점의 리커트척도로 평가했다. 연구자들은 수집된 자료를 위계선형모형을 사용해서 분석했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1) 첫째,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환비용, 브랜드 이미지, 지각된 가치, 고객만족도 모두 재구매 의도를 제고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이들 변수 중에서 고객만족도의 역할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여성 고객의 경우 4개 변수 중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것이 효과적인 반면, 남성의 경우 전환비용과 지각된 가치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 셋째, 양성평등 경향의 국가에서는 생물학적 여성 시장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효과적인 방법이다. 반편, 양성평등 경향이 낮은 국가에서 재구매 의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나머지 3개 변수인 전환비용, 지각된 가치, 고객만족도를 제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넷째, 서비스 시장에서는 여성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환비용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남성 고객에게는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거나 가격을 낮추는 등 가치지향적 마케팅 활동이 더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일본과 중국과 같은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성향이 낮은 국가에서 고객충성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전환비용을 높이고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전략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연구 결과는 고객충성도 전략을 수립할 때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매우 흥미로운 점은 브랜드 이미지의 역할이다일반적으로 마케팅이론에서는 재구매 의도와 같은 충성도의 선행 요인으로 고객만족도가 많이 논의돼 왔다. 그러나 여성 시장에서 재구매 의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여타의 마케팅 활동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여성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광고, 브랜드 커뮤니티 운영, 브랜드와 소비자가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둘째, 북미와 유럽과 같은 양성평등 지향적인 국가에서는 생물학적 여성 시장과 마찬가지로 고객들의 마음속에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 노력이 효과적이므로 광고뿐만 아니라 사회에 기여를 한다는 사회적 마케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반면 중국과 일본과 같은 남성 중심의 국가에서는 반대의 전략이 효과적이다.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시장을 세분화할 수 있는 의미 있고 중요한 변수를 찾는 것은 기본이 되지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각종 빅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는 오늘, 우리는 어쩌면 성별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시사점을 간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체계적인 고객관리를 위해서는 ‘big data’가 아니라 ‘big factor’를 찾는 노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허원무 부경대 경영대학 교수 wmhur@pknu.ac.kr

필자는 한양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부경대 경영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과 사회적 마케팅, 서비스 기업의 고객-종업원관계 마케팅, 감정노동에 대한 고객반응과 채널전략 등이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다양한 정보 한꺼번에 처리

데이터표준화와 유능한 IT직원 필수

 

Based on “Maximizing value from business analytics,” by Barbara H. Wixom, Bruce Yen, and Michael Relich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 Quarterly Executive, Vol. 12, No. 2 (June 2013), pp. 111-123)

 

왜 연구했나?

 

요즘 IT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Business Analytics·BA)일 것이다. 정보시스템이 발전하면서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적절히 분석해서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BA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했거나 할 계획을 가지면서 경영자들의 관심사항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이러한 투자로부터 최대의 효과를 얻을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이 논문은 BA에 대한 투자로부터 최대의 가치를 끌어내기 위한 조건을 사례분석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BA에 관심이 있는 경영자라면 꼭 참고해야 할 논문이라고 생각된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들은 최근에 BA 시스템을 구축한 20여 개 기업의 사례를 분석했다기업들이 성공적인 BA를 위해서 했던 일을 살펴봤더니 크게 두 가지 이슈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첫째는 빠른 결과를 만드는 것(speed to insight)이고 둘째는 광범위한 사용(pervasive use)이다. ‘빠른 결과를 만드는 것’은 경영자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해서 이를 충족시켜주는 시스템을 얼마나 빨리 구축해서 기업의 의사결정에 통찰력을 제공해 주는가에 대한 것이다. ‘광범위한 사용’은 기업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BA에 접근 가능하고 실제 의사결정에 이를 활용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사례를 봤더니 BA를 도입한 기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이 두 가지를 BA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결과 만들기

결과를 빨리 얻기 위해서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자동화(automation), 효과적인 요구사항 파악(business requirements), 그리고 시스템의 재활용(reuse)이다. 기업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메타데이터(meta-data)4 를 활용하면 분석을 자동화하기 쉬워진다. 예를 들면, 한 의료기업은 30여 가지의 새로운 데이터를 시스템에 추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완료하는 데 최소한 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시스템의 구성을 메타데이터 중심의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5일 만에 작업이 끝났다. 속도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사용자의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조사하는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 개발방식(예를 들어 agile development method)을 사용하거나 개발자와 사용자가 같이 시스템을 개발하게 하는 방식 등을 사용하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더 빨리,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속도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기업들이 시스템의 구성요소를 재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 기업에서는 대시보드를 개발하면서 백지상태에서 개발하는 대신에 이미 산업에서 검증된 대시보드 모형 중에서 가장 적합한 것을 골라서 개발함으로써 개발시간을 12일에서 5일로 단축할 수 있었다.

 

광범위한 사용

 

BA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주로 그래픽, 모바일기기, 사용자 참여를 실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을 적절히 사용하면 사람의 관심과 호감을 높이기 때문에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사람의 뇌는 텍스트보다 이미지 처리를 훨씬 효율적으로 하기 때문에 같은 데이터라도 그림으로 표현하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확산을 촉진하는 또 다른 방법은 BA를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바일기기를 사용하면 우선 편리하다. 또 몇몇 기업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모바일기기를 업무에 사용하는 것을 ‘멋있다(cool)’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확산에 도움이 된다. 세 번째로 사용자의 참여를 높이면 활용도도 높아진다.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맞춤화할 수 있는 기능이나 평가/댓글 등을 통해서 다른 사용자와 교류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면 사용자는 BA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GUESS 사례

 

저자들은 위에서 제시한 빠른 결과 제시와 광범위한 사용이라는 요소를 GUESS의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GUESS는 현재 매출액 25억 달러이고 전 세계 87개 국에서 의류와 액세서리의 디자인, 제조, 브랜드 라이선스 분야에서 비즈니스를 해온 기업이다. GUESS는 적절한 제품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에 공급함으로써 성공해 왔다. 이를 위해서 GUESS는 패션 트렌드를 잘 알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와 이를 뒷받침하는 구매담당, 판매담당, 기획담당 인력을 확보해 왔다.

 

GUESS는 자신들의 직원들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서 iPad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BA 시스템인 GMobile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GMobile 프로젝트는 GUESS CIO가 모바일 앱 관련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접한 뒤 모바일기기의 잠재력을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GMobile은 수백 페이지짜리 바인더를 여러 권 가지고 고객사를 찾아다니는 판매부서 직원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 당시에도 GUESS는 이미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구축했고 웹브라우저와 블랙베리를 통해서 그때그때 필요한 일회성 분석 정도는 제공하고 있었다.

 

우선 첫 단계로 프로젝트 리더는 개발자들에게 인기 있는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서 사용해 보라고 했다. 모바일 BA는 단순히 컴퓨터 버전을 iPad에 맞게 수정,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페이스와 사용방식이 완전히 모바일 환경에 맞춰서 다시 개발돼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앱을 사용해 보면서 모바일에 맞는 그래픽 사용과 모바일 특유의 인터페이스(터치, 밀기, 두 손가락 사용 등)에 대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그 다음으로 한 일은 GMobile의 사용자가 될 판매직원들과 같이 다니면서 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시스템을 사용할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자를 장시간 바로 옆에서 따라 다니면서 관찰하는 섀도잉(shadowing) 방법이 사용됐다. 이 방법은 사무실에서 사용자와 마주 앉아서 질문을 하는 대신에 사용자가 직접 일을 하는 방식을 관찰함으로써 더 풍부하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개발된 초기 버전은 사용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됐다.

 

GMobile이 사용하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GUESS의 주요 시스템 중 하나인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시스템에서 얻는다. 어떤 제품이 디자인되면 원단, 스타일, 부자재 등의 정보가 PLM에 기록되고 이 정보는 GMobile뿐 아니라 ERP 시스템에도 공급된다. 그런데 문제는 GMobile 사용자는 20∼30분인 기존의 시스템 처리속도보다 훨씬 빠른 처리속도를 원하는 데 있었다. 결국 이를 위해서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속도가 빠른 Column-oriented 데이터베이스로 대체하는 작업을 했고 불과 몇 초 만에 처리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그 밖에 GMobile을 개발할 때 어려웠던 점은 기술이 새로운 기술이라서 많은 버그와 싸워야 했던 점과 사용자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개인 iPad GMobile을 설치하는, 소위 BYOD(Bring your own device)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보급된 GMobile GUESS에 큰 가치를 제공해 주고 있다. 가치는 아래와 같이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거래처리에서의 가치

 

GMobile을 사용하면서 종이의 사용량이 준 것은 물론 사용자가 데이터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절약됐고 거래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판매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GMobile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 이 정보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던 생산관리 부서의 직원이 12명에서 7명으로 감소했다. 또한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개최되던 주례 회의는 2달에 한 번으로 줄었다.

 

정보활용에서의 가치

GMobile이 많은 사람의 주요 업무수단이 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사용 방법을 찾게 됐다. 예를 들어 점포의 인테리어나 내부 배치를 iPad로 사진을 찍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 전반적으로 GMoble로 인해 정보의 획득과 사용에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

 

 

전략적 가치

 

직원들이 GMobile을 사용하면서 전략적인 가치도 제공해 주었다. GMobile을 사용하면서 직원들이 회사 전체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게 된 덕분이다. 예를 들어 한 구매부서 직원은 신제품이 출시된 후에 북미에서의 성공 여부가 남미에서의 성공 여부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GMobile을 통해서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이 지식을 구매나 물류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기업의 BA 구축에서 아래와 같은 점을 유의하라고 얘기한다. 이것은 BA뿐 아니라 다른 시스템 개발에도 해당되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1.기존의 IT와 새로운 IT의 균형

 

하나의 기술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다. 정보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니즈가 있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에(기존의 기술이든 새로운 기술이든) 투자해서 문제를 즉각 해결할 필요가 있다.

 

2.데이터를 표준화할 것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일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표준화가 어려우면 메타-데이터를 사용해서 호환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3.비즈니스를 잘 아는 IT 직원에게 투자할 것

 

비즈니스를 잘 아는 IT 직원들은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기계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기업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충족시켜서 장기적으로 시스템의 가치를 높여준다.

 

4.사용자 중심의 개발

 

아무리 비즈니스를 잘 아는 IT 직원이라도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완전히 알기는 어렵다. 섀도잉과 같은 기법을 써서 사용자의 니즈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개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5.기술의 가능성을 탐색해 볼 것

 

새롭게 시장에 등장한 IT가 있으면 이를 활용해서 BA 시스템을 향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GUESS의 경우 CIO가 모바일 기술이 BA에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활용한 것이 좋은 예다. 이때 해당 기술의 전문가를 활용해서 그 기술의 장점과 한계, 나아가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임 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Human Resources

확산되는 역량평가 제대로 활용하려면

 

Based on “Assessment centers: Current practices in the United States” by Eurich, T.L., Krause, D.E., Cigularov, K., & Thornton Ⅲ, G.C. (Journal of Business Psychology, 2009, 24, 387-407)

 

왜 연구했나?

 

평가센터기법의 역량평가는 인터뷰와 특별 과제 수행, 지필검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받은 사람의 특성을 관찰하고 역량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만 인재 선발과 역량 개발에 효과적이다. 1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은 공군 장교 후보생 선발과정에서 집단토론과 실행과제 등의 방법으로 조종사를 평가했고 이런 방법으로 선발된 조종사들은 탁월한 성과를 냈다. 이후 민간에서도 평가센터기법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AT&T 등의 기업들이 도입했다. 국내에는 1990년대 초 일부 대기업에만 도입됐으나 2006년 정부에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생기면서 중앙부처를 중심으로 평가센터기법의 역량평가가 빠르게 확산됐다. 서울시가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2008 5급 사무관 승진에 도입했고 최근에는 지방교육청에서도 도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또 민간 기업들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역량평가가 현장에서 어떻게 실시되고 있는지 미국 내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연구진은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센터기법의 활용 현황과 전문가들이 제시한 가이드라인과 현장에서의 괴리 등에 대해 조사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 크로즈(Krause) 교수팀은 미국의 54개 기업과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176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을 실시했다. 설문에 참가한 기관은 정부조직(65%)과 제조업체(23%), 서비스업체(3%), 소매업체(2%), 금융기업(2%) 등이었다.

 

무엇을 발견했나?

 

응답자의 93%는 평가센터 기법의 도입과 운영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평가센터기법을 활용하려는 조직은 먼저 직무분석을 실시해야 한다. 90%는 직무분석을 실시했다. 평가센터기법은 해당 조직의 수요와 환경, 목적 등에 따라서 평가방법을 달리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평가방법을 개발하지 않거나 기존 방법을 일부 변형해서 사용하는 사례가 절반 가까이나 됐다. 54%는 자체적으로 평가방법을 개발했다. 24%는 기존 방법을 약간 변형시켜서 사용했고 22%는 기존 방법을 그대로 사용했다. 평가센터 기법으로 평가를 실시할 때 평가하려는 피평가자의 역량이 많으면 좋지 않다. 평가자의 인지와 정보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평가센터의 기법으로 3∼4개의 역량만 측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55% 6∼10개의 역량을 측정했다. 15개 이상의 역량을 평가하는 조직도 있었다. 평가되는 역량은 의사소통(91%)과 문제해결(91%), 조직화와 기획(77%), 타인에 대한 영향력(63%) 등 직무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역량을 평가할 때 모의과제가 많을수록 피평가자의 역량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모의과제는 역할연기(76%)와 발표(64%), 서류함(57%) 등이다. 64% 4∼5개의 모의과제를 활용하고 있었다. 집단토론기법(43%)은 활용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집단토론기법이 다른 모의과제에 비해 정형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집단토론을 사용하는 조직 중 32%는 조직의 이슈와 관련된 주제를 활용했다. 12%는 토론의 리더가 정해져 있고 64%는 참가자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지 지정했다. 평가위원은 42%가 내부, 33%가 외부 전문가였다. 평가위원들에 대한 교육은 대부분(93%) 실시했다. 다만 최소 2일을 권장하는 가이드라인과는 달리 반일 이하(42%)가 가장 많았다. 행동의 기록과 관련해서는 58%는 정성적인 방법으로, 79%는 정량적인 방법으로 평가했다. 최근에는 정성과 정량을 혼합한 방법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평가센터기법의 실행 목적은 승진(54%), 역량개발(27%), 인재선발(19%) 등이었다.

 

어떤 교훈을 주나?

 

평가센터기법의 역량평가제도를 운영하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민간기업들은 조직의 성과에 필요한 구체적인 핵심역량을 파악한 뒤 이 제도를 도입한다. 하지만 일부 조직들은 성급한 마음으로 다른 조직의 핵심역량을 차용하거나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역량들을 그대로 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조직에 필요한 역량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가 어렵다. 또 지나치게 많은 역량을 평가하려는 욕심도 피해야 한다. 일부 조직들은 개념이 비슷한 역량을 통합해서 한꺼번에 15개가 넘는 역량을 평가하려고 할 때도 있다. 아무리 평가위원이 훈련을 제대로 받은 전문가라도 인지적인 능력에 한계가 있다. 반면 가능하면 많은 모의과제를 개발해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부 조직은 한두 개의 모의과제를 활용하는 데 상대적으로 평가하기 쉬운 역할연기, 발표, 서류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평가위원들에 대한 교육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경험이 많은 평가위원도 모의과제에 대한 이해와 역량, 역할행동 및 평정점수 등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지 않으면 평가센터에 대한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일 수 없다. 마지막으로 평가센터기법의 신뢰도와 타당도에 대한 검증에도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송찬후 KAIST 경영과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