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름다움인가?

132호 (2013년 7월 Issue 1)

 

기업 현장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업 간부들이 박물관이나 전시회장을 찾기도 하고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콜라주 같은 예술 기법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합니다. MBA 스쿨 학생들은 미술관에 전시된 사진작품의 의미를 토론하며 신사업 아이디어를 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배우나 화가, 시인, 건축가, 음악가 등을 초청해 강연을 듣거나 이들의 지혜를 얻으려는 기업들의 시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아름다움은 경영과 별 관련이 없는 분야처럼 보입니다. 과거 20세기 경영이 추구해왔던 효율, 품질, 경쟁 등의 화두와 아름다움은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긴 역사를 놓고 보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발전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의 발전은 완벽한 공통점 하나를 갖고 있습니다. 바로 남과 다른 새로운 관점, 새로운 시각을 찾아내는 활동이 진보의 원천이 된다는 점입니다.

 

예술의 역사는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찾아낸 예술가의 통찰력 덕분에 발전해왔습니다. 대부분 예술가들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그대로 옮기는 데 주력할 때 일군의 선도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해 한 시대를 이끌었습니다. 대부분 예술가들이 유형적이고 고정적인 것에 관심을 보일 때 선도자들은 재료의 물리적 성질에 천착하거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내 인류의 안목을 확장시켰습니다. 관점 전환과 관련해서 예술가들의 활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줍니다.

 

상식과 통념을 깨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낸 예술가들의 활동은 비즈니스 혁신가들이 시장과 고객, 제품에 대한 전혀 다른 관점과 해석을 도출한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가구업이 멋지게 만들어진 가구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면 이케아는 가구 재료들을 전시하고 고객들이 마음대로 조립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관점에서 사업을 재정의했습니다. 옷을 파는 업체들의 일반적 통념과 달리 옷도 대형마트에서 생필품을 고르는 것처럼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마음껏 고른 후 자유롭게 계산하도록 유도한 게 패스트 패션 업체가 이뤄낸 관점 전환 사례입니다.

 

예술이 경영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데는 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를 짓는 방법을 배우거나 회화의 기법을 체득하는 것을 예술 경영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방식은 기업에 도움을 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리더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예술 작품을 만드는 기교나 기술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의 관점 전환 방식입니다. 새롭게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사고방식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게 핵심입니다.

 

새로운 차원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면 일상의 사물이나 현상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깊이 있게 고민해보고 새로운 관점을 찾아내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TV를 살 때 무엇을 중시하느냐는 물음에 대부분 음질이나 화질을 말합니다. 하지만 매장에서 유심히 관찰해보면 미세한 음질이나 화질을 비교 평가해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은 별로 없습니다. 마치 예술가들이 세상을 관조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것처럼 고객들의 실제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면 전혀 다른 전략이 나옵니다. 많은 고객들은 실제 매장에서 화질이나 음질이 좋은 TV가 아니라 좋은 이미지의 브랜드나 예쁜 TV를 삽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은 TV는 기능이 아닌 가구처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제품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도출해내 세계 시장을 석권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는 경영자들에게 새로운 지혜와 통찰을 전해드리기 위해 아름다움에 대해 집중 탐구했습니다. 아름다움이 왜 중요한지, 미에 대한 기준은 어떻게 변해왔고 앞으로는 어떤 아름다움이 시대를 주도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전문가의 깊이 있는 통찰이 제시돼 있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 예술에 대한 관심은 시장과 고객, 제품에 대한 우리의 이해 수준을 한 단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비즈니스맨 모두가 아티스트가 될 수 있습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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