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Indepth Communication

김정훈 | 129호 (2013년 5월 Issue 2)

 

편집자주

DBR은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과 반응을 체계적으로 수렴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열독자를 중심으로독자패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Indepth Communication’은 독자패널들로부터 DBR 최근 호 리뷰를 들어본 후 추가로 궁금한 점에 대해 해당 필자의 피드백을 받아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①김정훈 DBR 5기 독자패널(GS엠비즈)

 

DBR 127호 스페셜 리포트에 실린최고의 보상은 돈보다 마음, 자존감 키워주면 조직에 불이 붙는다와 관련된 질문이다.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이 제시한 한국 직원의 업무성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흥미롭게 읽었다. 현장에서는 평가자가 서로 다른 부서들이 협력해서 공동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물을 평가하며 보상할 때 어려움이 뒤따른다. 김 총장의 조언을 듣고 싶다.

 

②유기찬 DBR 5기 독자패널(한전KDN)

 

김일섭 총장이 제시한 리더십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부모형 리더십이 가장 한국적 정서에 부합한다고 느낀다. 부모형 리더십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③정근오 DBR 5기 독자패널(후지제록스)

 

예를 들어 회사가 신규사업과 관련해서 각 부서에서 유능한 엘리트 사원들을 뽑아서 신규사업개발팀을 만들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의할 점과 한국인의 어떠한 특성을 고려해서 구성원을 배치하고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김일섭 총장의 의견을 듣고 싶다.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①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 부서 간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일은 실제적인 조직 운영에서 가장 골치 아픈 일 중 하나다. 이 경우 먼저 성과 평가지표가 부서 간의 협력을 유도하고 있는지, 아니면 사실상 각 부서가 자기 부서의 성과만을 챙기는 것이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는지에 대해 먼저 따져봐야 한다. 서로 어떠한 협력이 필요한지를 정의해서 이를 지표로 만들고 협조를 받는 부서에서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기술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또 성과평가를 차상위부서가 맡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과나 팀에 대한 평가는 부가 책임지고, 부는 본부, 본부는 회사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회사 전체의 성과 달성에서 부서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끊임 없이 강조하고 이를 공유하는 노력을 보이면 더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물론 이럴 때도 서로의 마음을 맞추기 위해서는 회식 등 한국 특유의 방법으로 구성원의 경계를 풀고 마음을 합치는 노력도 필요하다. 서로 마음이 맞고 배짱도 맞는데다 목표까지 같으면 한국인들은 기가 막힐 정도로 서로 잘 도와준다. 타 부서의 업무가 우리의 일이 되고 또 결과적으로 내 일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평가지표 위주의 접근이 기술적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일이라면 남이 뭐라고 하기 전에 서로 도와주는 것이 한국인 특유의 정서다.

 

②전통적으로(지금은 많이 변하고 있지만) 한국 부모의 특징은 자식들을 위한 무한 희생이다. 또 위에서 아래로 사랑이 내려오는 내리사랑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식에 대한 정은 천륜(天倫)이요, 형제에 대한 사랑은 윤정(倫情)이라고 했다. 무한 희생과 무한 사랑이 있기에 자식들은 부모라면 무조건 믿는 것이다. 아버지는 외부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다가와도 우리를 보호해 줄 것으로 믿고 어머니는 우리가 잘되는 것을 자신의 삶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믿음이 부모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감을 만든다. 기업 내부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리더와 구성원 간에 신뢰와 일체감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것은 웬만한 노력으로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본래 신뢰와 일체감은 이해관계의 공유와 위험의 공유, 감정의 공유에서 나오는 것이다. 직원들이 이 같은 의식을 넘어서리더가 나를 무조건 믿고 사랑하며 나를 위해 솔선수범하고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을 때 저절로 리더에 대한 안도감과 충성심, 신뢰심이 생긴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러한 무한 희생의 부모형 리더보다는 스마트한 형님형 리더들을 더 선호할지도 모른다. 자신들과 사고의 주파수가 비슷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드러나는 명칭보다는 리더에 대한 마음이다. 이런 리더를 위해서라면 내 마음과 몸을 바칠 만하다는 그러한 느낌이 중요하다.

 

③각 부서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사원을 뽑아 팀을 만든다면 제일 먼저 팀워크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회식이나 워크숍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먼저 서로 친해져서 마음을 통하게 만들고 공동의 목표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규사업개발팀의 구성과 운영에서 유의할 점은 먼저 업무의 오너십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흔히 사업개발의 기획과 실행을 다른 조직이나 사람이 담당하는데 이럴 때 기획팀은 기획안의 실행과 성과보다는 기획안 자체의 완성도가 최종 목표가 되기 쉽다. 개발팀은 현실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기획안을 원망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때는 그 책임을 기획팀에 돌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기획과 사업 추진을 같은 사람이나 팀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기획 단계에서는 기획 분야의 전문가가 지원될 수 있고 실행단계에서는 추가 인원이 보강될 수 있다. 하지만 팀 리더십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인들은 자기 책임이고 자신의 업무성과가 되는 일이라면 야간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몰입한다. 하지만 일단 남의 일이 되면 소가 닭을 보듯 무관심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팀은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팀원들로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을 한 팀에 여러 명을 배치하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분쟁이 일어나는 사례가 많다. 그 결과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기 쉽다. 또 업무의 중간 점검을 분명히 하고 초기에 업무와 관련된 지침을 명확하게 세운 뒤 자율성을 충분히 보장하는 것도 좋다.

 

이혁 DBR 5기 독자패널(헨리앤어쏘시에이츠)

 

DBR 126신임 리더, 기쁨은 잠깐 차곡차곡 신뢰를 저축하라기고문에는 신임 리더들이 겪게 되는 실질적인 고민들과 이에 대한 해결책이 아주 잘 설명돼 있었다. 다만 글에서 언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질문이 있다. 일반적으로 구성원들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을 바탕으로 리더를 믿고 따르게 된다고 생각한다. 첫째, 인간적 측면에서 존경할 만한 리더인지, 둘째, 업무 능력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다. 구성원들과의 좋은 커뮤니케이션 능력, 타의 모범이 되는 행동, 효율적인 업무 진행 등 기고문에서 언급된 부분은 바로 이 첫 번째에 해당된다고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인간적인 측면의 존경을 받는 분이라도 업무 능력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든 게 사실이다. 간혹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분들이 신임 리더로 임명되기도 하는데 비()전문가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조직이란 곳은 내가 지난 20년 동안 해왔던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업무만 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럼 질문처럼 부하들이 나보다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다면 어떻게 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먼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존중한다는 태도와 행동이 중요하다. 오자마자 상사라는 이유만으로너희들이 뭘 안다고 떠들어?’ 같은 느낌을 준다면 구성원의 신뢰를 쌓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리더라고 모든 업무에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그들의 전문지식과 역량을 존중해 줌으로써 나는 비로소 리더다운 행동을 하는 상사로 비치게 된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는 부하들에게 어느 정도의 권위가 필요한데 그 권위는 부하들과 차별화된 역량과 노력에서 나온다. 따라서 그들의 업무에 대한 역량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방식과 큰 그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업무 추진과 관련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준다면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쌓아 나가는 과정이 시작될 수 있다.

 

셋째, 인간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업무 능력으로도 그들의 신뢰를 받고 싶다면 구체적인 업무에 대한 역량과 경험이 아닌 리더와 상사로서 지니고 있는 전반적 역량의 우월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학습 능력이라든지, 과감한 추진력과 실행력 또는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사와 같은 역할 (특히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등을 말한다.

 

부하직원들에게 다가가는 건 좋지만 너무 지나치게 다가가서 부하들이우리 팀장님, 알고 보니 우리랑 별 차이 없네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하기가 배로 힘들어 진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기업만 차별화가 중요한 게 아니다. 리더로서 다른 리더와 차별화된 역량을 지녀야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부하들이 보기에이분이 이런 점 때문에 내 상사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차별화된 역량이 없다면 부하들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하는 것보다 전반적인 업무 수행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 새로운 업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의 학습역량, 실행력, 참신하고 창의적인 시각 등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가 구성원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이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