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Resources
팀과 조직의 에너지, 개인의 삶도 바꾼다
Based on “Energy at work: A measurement validation and linkage to unit effectiveness” by Cole, M. S., Bruch, H., & Vogel, B.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2012
년 vol. 33: 445-467)
왜 연구했나?
많은 최고경영자들이 혁신의 원동력으로서 꼽는 것이 바로 조직의 에너지다. 에너지가 느껴지는 조직은 의욕과 활력이 넘친다. 에너지의 불꽃이 일어나는 팀을 관찰하면 팀원들이 활기차고 의욕적으로 업무에 매진하며 서로 간에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팀은 회사 내에서 다른 팀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렇다면 에너지가 넘치는 팀과 조직은 과연 성과도 좋을까? 인간 에너지, 조직 에너지에 대한 이야기는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학계는 최근 들어서야 이 개념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본 연구는 팀 에너지 및 조직 에너지와 같은 집단 수준의 에너지에 초점을 두고 집단적인 에너지가 팀이나 조직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흥미로운 제안을 하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연구자들은 팀 및 조직 에너지를 세 가지 하위 요소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첫째는 정서적인 차원으로 구성원 간에 공유된 즐겁고 유쾌하며 열정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신규 프로젝트가 매우 흥미롭고 도전적이거나, 함께 일하는 동료들 간에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돼 있으면 긍정적인 감정이 공유되기 쉽다. 둘째는 인지적인 차원으로 추진하고 있는 업무에 주의를 집중하고 좋은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로 자신을 업무에 온전히 몰입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은 행동적인 차원으로 팀과 조직의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에너지와 활력이 있는 팀과 조직은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이 맡은 일에 더욱 몰입하고, 팀과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며,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특징을 보인다. 난관에 부딪칠 때에도 에너지가 있는 팀과 조직은 이를 회피하기보다는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더욱 강도 높은 노력을 기울인다. 연구자들은 에너지가 있는 팀과 조직의 이런 특징에 주목하고 팀과 조직의 집단 에너지가 목표에 대한 구성원들의 몰입도와 직무 만족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더 나아가 조직의 성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설문 연구를 통해 살펴봤다.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한 다국적 기업의 5개 국에 분산돼 있는 145개 부서의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6개월 간격으로 총 두 차례에 걸쳐 설문 조사가 진행됐다.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 영국, 미국의 지사에 근무하는 총 6337명(1차), 6819명(2차)에게 설문을 요청했고 그중 2658명(1차), 2679명(2차)이 응답했다. 분석 결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팀과 조직일수록 구성원들이 팀과 조직의 목표에 더욱 몰입하고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는 팀과 조직의 집단 에너지가 조직의 성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독일의 92개 회사에 근무하는 종업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을 요청한 총 1만5024명의 종업원 중 5939명이 응답했다. 이들 중 71%가 사원급이었고 52%가 남성이었으며 70%가 30∼60세 사이였고 61%가 4년 이상 근속한 종업원이었다. 조직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고 1달 후에 각 회사의 고위경영진이나 인사부서 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귀사의 성과는 어떤 수준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평균에 훨씬 못 미침’ ‘7=평균보다 훨씬 높음’으로 응답했다. 분석 결과, 에너지와 활력이 많이 느껴지는 팀과 조직일수록 조직이 인식하는 성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팀을 관찰하다 보면 구성원들이 의욕적으로 의견을 주고받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몰입하며 기대했던 것 이상의 결과를 내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팀이 있다. 반면, 구성원들이 일에 대해 무관심하고 서로에 대해 공격과 비난을 일삼거나 타성과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맥 빠지는 팀도 볼 수 있다.
팀과 조직의 에너지는 좋은 성과를 넘어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팀과 조직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구성원들에게 업무와 목표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개개인에게도 생동감 넘치는 일상을 선사할 수 있다. 기업과 일선 관리자들에게 본 연구가 주는 시사점은 팀과 조직의 긍정적인 에너지 레벨을 꾸준히 측정하고 관리해서 구성원들이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조직의 에너지 레벨을 진단해서 조직 내 에너지 고갈 상태가 가장 심각한 부서가 어디인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에너지 레벨이 높은 부서를 찾아 그 특징을 분석하고 활용해서 에너지가 부족한 팀이나 부서의 에너지 레벨을 상승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승윤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syrhee@hongik.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행태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경영학회 조직행태론 분과에서 수여하는 ‘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업원의 감정 및 정체성, 사회적 네트워크, 회사에 대한 애착감 형성, 기업 및 종업원의 덕이 있는(virtuous) 행동의 효과 등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Psychology
‘저렴+매력’ 립스틱 효과에 주목하라
Based on “Boosting Beauty in an Economic Decline: Mating, Spending, and the Lipstick Effect” Sarah E. Hill, Christopher D. Rodeheffer, Vladas Griskevicius, Kristina Durante, & Andrew Edward White (2012,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3(2), 275-291
왜 연구했나?
불황기에 씀씀이를 줄이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불황기에는 소비를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 저렴한 대체재가 잘나간다. 또 불황기의 울적한 기분을 달래줄 위락상품 소비도 증가한다. 한바탕 부담이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가 그 예다. 흔히 ‘립스틱효과’라고 하면 불황기 소비의 2가지 특징을 모두 나타내는 현상을 말한다. 돈이 없어 소비는 줄여야 하지만 저렴한 립스틱은 소비할 수 있고 치장을 해서 기분을 달랠 수 있다. 립스틱효과가 나타나는 품목으로는 화장품뿐 아니라 브래지어, 팬티 등 여성의 속옷이 주로 해당된다. 속옷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불황기에 화장품과 여성 속옷의 매출은 정반대다. 화장품 매출은 증가하지만 여성 속옷 매출은 줄었다.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했다. 지난해 9조 원대에서 올해 10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여성용 속옷은 지난해 판매가 크게 줄었다. 주요 속옷업체의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불황이 너무 심해서 값싼 사치도 부릴 여유가 사라진 게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값싼 사치를 부릴 여유조차 없다면 화장품 매출 역시 줄어야 했다. 화장품 매출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 왜 불황기에 화장품 매출은 증가하는 반면 여성 속옷 매출은 감소하는 것일까?
무엇을 연구했나?
흔히 립스틱효과는 값싼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된다. 불황기에는 립스틱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기 때문에 립스틱효과라고 불린다. 그러나 립스틱효과를 값싼 제품에 대한 선호라고 한정한다면 여성 속옷 매출의 감소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립스틱효과의 본질은 불황기에 매출이 증가한 화장품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화장품은 주로 여성이 외모를 꾸미는 상품이다. 반면, 속옷은 외모를 꾸미는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여성이 불황기에 외모를 꾸미는 상품에 소비를 늘리는 이유는 생애사 이론(Life history theory)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생애사 이론에 따르면 모든 생명체는 삶의 과정에서 자원배분에 관해 취사선택(trade-off)을 해야 한다. 자원을 개체의 성장과 발달에 쓴다면 종의 재생산에 쓸 자원을 줄여야 한다. 반대로 종의 재생산에 자원을 쓴다면 개체의 성장과 발달에 투여할 자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한 개체가 쓸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입하면 그만큼 데이트에 들일 시간과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능력 있는 골드미스가 혼기를 놓치는 이유는 자기발달과 재생산 사이에서 자기발달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원이 부족해지는 불황기에 개인은 어느 쪽에 투자를 늘려야 할까? 자기발달보다는 재생산이다. 재생산이 없으면 그 집단은 미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은 재생산에 투자하는 방식이 다르다. 임신과 양육의 부담이 훨씬 큰 여성은 남성에게 자원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짝을 선택할 때, 남성은 자원을 많이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지만 여성은 자신과 아이에게 투여할 자원이 풍부한 남성을 선택한다. 따라서 재생산과 관련된 여성의 주된 전략은 스스로를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관계가 많이 바뀌어서 여성이 굳이 남성의 자원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주 오랜 기간 형성된 심리의 기본 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불경기는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원을 의지할 만한 믿음직한 남성은 감소한다. 그만큼 불황과 관련된 소식은 여성에게 외모를 가꾸는 데 더 투자해야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여성은 불황기에는 외모를 꾸밀 수 있는 화장품에 지출을 늘린다. 반면 속옷은 바깥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불황기에 굳이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즉, 불황기에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는 립스틱효과의 본질은 주머니가 가벼워져 값싼 물건을 찾는 게 아니라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동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연구방법과 결과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와 미네소타대, 텍사스대(샌 안토니오), 애리조나주립대의 공동 연구진은 5차례의 연구를 통해 립스틱효과의 본질이 값싼 상품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자 하는 동기에서 비롯된 현상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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