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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예술, 변화의 동반자

권영빈 | 117호 (2012년 11월 Issue 2)

지난 1019일 저녁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인, 기관·단체 대표들, 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예술나무 운동> 발족식이 있던 날이었는데 <예술나무 운동>은 문화예술의 가치와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고 예술을우리가 키워야 할 나무로 보아예술나무로 브랜드화해서 예술나눔과 후원을 통해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시작된 범국민적 운동이다. 이날 가진 예술의 가치 확산을 위한문화예술을 사랑하는 1천인 선언에는 고건 전 국무총리, 박병원 전 국은행연합회 회장 등 정재계 인사부터 성악가 조수미, 국악인 안숙선, 연극인 임영웅 등 유명 예술인이 앞장서 동참했다. 왜 그랬을까. 우리 사회의 한 차원 높은 성장과 성숙을 위해서는예술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의 발로라고 본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서공유가치창출(CSV)’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바 있는 전략경영의 대가인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논문에서 오늘날 기업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강조한 바 있다. 포터 교수는공유가치의 추구를 자선행위처럼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재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요구를 기업의 핵심적인 경영활동과 연결, 해결해감으로써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 나가는 것으로 설명한다. 이와 유사한 관점에서 경영학자인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새로운 기업 경영활동의 하나로경영예술에 주목한다. ‘Management by art(예술에 의한 경영)’가 그것인데사회적 책임이행과 마케팅의 한 방편으로서의 예술지원에서새로운 경영자원으로서의 예술(가치) 활용으로 관점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문화가 미래를 이끄는 동력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동아일보 2012.6.22 기고문이제는 문화라네 바보들아참조)

 

이렇듯 기업은 예술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회적 책임 이행뿐 아니라 경영자원으로서의 예술의 가치를 활용, ‘Creativity’ ‘Collaboration’을 이끌어낼 수 있다. 여느 경영가의 표현대로 기업이 예술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이 기업을 지원하는 시대에 다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문화예술 활용과 이에 대한 지원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및 기업 출연 문화재단, 한국메세나협의회 회원사 등 총 624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결과를 보면 그 내용이 여실히 드러난다. 2011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액은 2010(1735100만 원)에 비해 6.2%(1081100만 원) 감소한 16269000만 원으로, 지원 기업수와 지원 건수도 각각 16.0%, 17.1% 감소해 전반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저조해서 향후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기업들이 평균 이상이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감소가 예상된다.

 

물론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지속적인 경영에의 예술 활용과 지원을 통해 기업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경영사례는 있다. 중견 인쇄출판기업인 성도GL문화경영을 통한 창조적 소통을 모토로문화접대로 접대문화 혁신, 직원 여름휴가 2주 의무화로 생산성 향상, 매월 1도서 읽기·토론 및 1공연 관람 의무화로 창의적 조직문화 구축 등을 통해 직원 애사심과 지역사회 인지도 향상, 매출액 30% 증가 등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60여 명의 직원이 연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토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시대는 산업화, 지식 정보화 시대를 넘어서 창의 창조의 시대로 들어섰다. 창의 창조의 동력이며 원천인 문화 예술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변곡점에 서있는 대한민국의 2012년이문화예술을 통해 선진강국, 행복사회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예술나무>가 한반도 구석구석에서 자라나야 한다. 더불어 심고 더불어 가꿀 때 나무는 숲이 될 수 있다. 한 그루의 나무가 거대한 숲을 이룰 때 나무의 효용도 커지고 우리의 삶도 더욱 풍요로워지는 법이다.

 

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권영빈 위원장은 서울대와 동 대학원(중국사 전공)을 졸업하고 중앙일보 사장과 경기문화재단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3대 위원장으로서 문화예술의 가치와 역할 확산을 위한 <예술나무 운동>을 시작하는 등 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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