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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혁신 허가권

김남국 | 111호 (2012년 8월 Issue 2)



세계적 디자인 회사 IDEO CEO인 팀 브라운은 기업 경쟁우위의 원천으로혁신 허가권(permission to innovation)’이란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대에 하나의 전략에만 의존하는 기업은 자칫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패할 확률이 있더라도 여러 전략을 실험해보면서 빠르게 학습하는 조직이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전략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혁신 허가권을 얻는다는 게 팀 브라운 CEO의 통찰입니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 혁신 허가권을 얻은 대표적 기업입니다. 이 기업들은 위험이 큰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때로 품질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주주, 고객,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은 도전적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해줍니다. 또 얼마 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더욱 큰 가치를 주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믿어줍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아이폰4를 출시하고 나서데스 그립(아이폰을 손으로 쥐었을 때 통화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 문제로 큰 논란이 일었지만 이해관계자들은 이를 이해해줬습니다. 애플의 이해관계자들은 아이폰5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혁신 허가권은 조직과 직원 간의 관계에서도 일어납니다. 선도적 기업의 구성원들은 복잡한 결재 절차 없이 스스로 혁신 아이디어를 제시해 실행해볼 수 있는 허가권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호에 실린 Voice from the Field 코너의 구글 사례를 보면 혁신 허가권을 얻은 이 회사 직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혁신에 성공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경 변화가 빠른 업종에 속해 있거나 불확실성으로 고통받는 분야의 산업에 속해 있다면 혁신 허가권이 기업의 고유한 경쟁우위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할 것입니다. 혁신 허가권을 얻은 기업은 하나의 전략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습니다. 혁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실수나 실패가 발생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직 이해관계자나 직원들이 혁신 허가권을 갖지 못한 조직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달성 가능한 목표들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성공 경험을 축적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좋은 대안 중 하나가 Design Thinking입니다. 디자이너들이 혁신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론을 기업 활동에 적용한 것이 Design Thinking 방법론입니다. 2003년 로저 마틴 토론토대 로트만 경영대학원장과 팀 브라운 CEO가 대화하는 과정에서 처음 나온 개념으로 이후 방법론이 개발되면서 업계와 학계에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그동안 Design Thinking이 실무와 학계의 관심을 받으면서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축적했으며, 이런 임상 경험들은 관련 분야 지식의 축적과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DBR은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Design Thinking을 적용해 실무에서 효과를 본 다양한 사례들을 수집했습니다. 국내외 기관이나 기업들이 Design Thinking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부닥친 생생한 고민과 해결 방법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Design Thinking이란 용어를 만든 로저 마틴 원장의 짧지만 통찰력 넘치는 기고문도 일독을 권합니다. 여기에 더해 헤더 프레이저 로트만스쿨 DesignWorks 프로그램 디렉터와 에린 조 파슨스디자인스쿨 교수의 인터뷰도 강한 인상을 줍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주는 마법의 경영 도구는 없습니다. Design Thinking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기업, 성공하는 개인들은 경영 도구들이 개발된 취지와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습니다. 이번 호에 소개된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토대로 현업 적용 방안을 구상해 불황기를 뚫고 나갈 핵심 동력인 혁신 허가권을 획득하기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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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김남국march@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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