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종합

불확실성 시대… 윤리와 신뢰의 둑 쌓아둬라

79호 (2011년 4월 Issue 2)

 

30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참담한 일본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지역사회에서 인명구조, 의약품 및 물자공급에 책임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수많은 민간 기업들이다. 경제, 사회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기업윤리(Business Ethics)의 중요성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위키리크스(WikiLeaks) 사태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했고 이 파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엔론, 월드컴 같은 대형 비리사건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이런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우리는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대형 부정·부패·비윤리 문제로 존폐 위기에 빠졌다 살아남는 기업들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가? 또 이런 기업은 어떤 이유로 어려움에 처했다가도 안정 상태를 되찾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이런 질문에 대한 고민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부정 부패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또 전략적 측면에서 윤리를 기업의 수익 동인(Profit Driver)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윤리경영, 왜 지금인가
오늘날 경영환경을 묘사하는 데 가장 적절한 표현은 무엇일까? ‘복잡하다’ ‘변동성이 크다’ ‘수많은 변화와 도전이 존재한다’ ‘불확실하다’ 등의 답이 나올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기업이 예측 불가능하고 극심한 변화에 노출돼 있으며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확실성 증대와 글로벌 저성장 추세 하에서 기업 간 경쟁 심화, 회계 빅뱅으로 불리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전면도입, 성장동력확보의 수단으로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기업 인수합병(M&A)의 활성화 등으로 환경 변화는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이 직면하는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부정행위와 부패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것을 잃게 된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양적으로 더 많은 리스크에 노출되고 주주가치 결정에 기업의 브랜드나 명성 등 무형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글로벌 치원의 M&A가 늘어나면서 조직문화의 충돌 등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 전 세계의 기존 미디어와 소셜미디어들이 기업에서 발생하는 부정사건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있는데다 기업의 활동을 감시하는 글로벌 시민단체들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점점 많은 국가의 행정당국과 감독기관들도 다양한 부정방지법과 반부패 관련 법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윤리, 투명성,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지속가능경영1 에 대한 관심과 기대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주주와 투자자, 감독기관뿐만 아니라 이제는 고객과 공급업체, 일반 대중들까지도 기업의 부정 부패를 용납하지 않고 해당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오늘날과 같이 고도화된 글로벌 경제 하에서 윤리경영의 실패로 발생하는 기업의 부정 부패는 심각한 손실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기업의 존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대한 연쇄반응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수익의 감소뿐 아니라 윤리경영의 실패는 기업의 명성과 고객충성도, 자본 조달능력과 브랜드파워, 시장점유율, 경쟁우위, 기업 내 혁신활동과 핵심인재 확보 등 매우 광범위한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글로벌 시장의 빠른 확대와 초고속 디지털 정보 기술의 개발, 인터넷의 확산으로 기업 내외의 부정 부패 양상도 달라지고 있어 기업은 빠른 적응력을 보여야 한다. 어제의 프로세스는 이미 구식일 수 있다. 또 윤리경영을 위해 최적화된 전략을 수립했더라도 조직 전반에 걸쳐 적절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없으며 부단히 ‘결함’을 발견하고 보완해야 한다.
 
기업 윤리와 투명성을 저해하는 부정행위와 부패는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끊임없이 계속돼 온 현상이다. 많은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윤리적인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비리 행위를 근절하진 못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과거 여러 국내 기업의 사례를 보면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고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져 고액의 법적 소송이 진행된 후에야 비로소 부정 부패 리스크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사례가 많다. 시장에서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고 명성과 신뢰가 땅으로 추락한 후에야 기업윤리와 투명성에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려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정행위(fraud)와 부패(corruption) 방지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
● 기업 생존 가능성의 증대(Greater chance of survival)
● 주주가치의 보호(Protect shareholder value)
- 주가, 신용평가등급 하락 방지
● 손실 감소를 통한 수익성 제고(Greater profitability through loss reduction)
- 직접적 재무적 손실(부정행위로 인한 손실, 조사비용, 민형사소송비용) 감소
- 간접적 손실(고객 이탈, 경영진의 에너지 분산, 사업기회상실, 브랜드 가치 저하) 감소
● 기업 명성의 제고(Enhanced organizational reputation)
- 부정적인 여론 형성(명성, 브랜드 이미지) 방지
● 경영진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 가능(Reduced management distractions)
● 우수한 인력의 채용과 유지(Employee recruitment and retention)
- 개인 명성(자부심) 제고(Enhanced personal reputation)
- 경력개발 기회(Greater career opportunity)
- 더 매력적인 직장(More attractive workplace)
- 실직 위험 감소(Reduced risk of job loss)

 
 


부정 부패 위험 관리를 위한 프레임
대부분의 기업들은 부정과 부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부정과 부패 리스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정도에 따라 리스크 관리 역량의 차이가 나타나며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음의 5가지는 내부감사인협회(IIA)와 미국공인회계사회(AICPA), 공인부정감사인협회(ACFE)에서 발간한 <부정위험 관리를 위한 실무 가이드(Managing the Business Risk of Fraud: A Practical Guide)>에서 강조하는 부정 부패 대응을 위한 핵심 원칙이다.
 
제1원칙 부정위험 관리 프로그램은 조직 내 지배구조의 일부로 존재해야 하며, 부정위험 관리에 대한 이사회와 경영진의 방침을 전달하기 위해 명문화된 정책을 포함해야 한다. 경영진은 부정행위와 부패 위험을 감소시키고 기업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및 절차를 실행하고 지원할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 또 경영진은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내부통제와 프로세스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며 적절하게 기능하고 있는지 확인할 책임도 있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부패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샐로먼 브러더스(Salomon Brothers)의 경영관리자 역할을 담당했을 당시 의회 증언에서 “저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행동이 다음날 지역 신문의 1면에 실리게 되어 배우자와 아이들, 친구들이 보더라도 부끄럼이 없는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도록 합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행동하는 직원이라면, 회사를 위해 일하다가 손실을 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회사의 평판과 신뢰를 조금이라도 잃는 행동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처벌이 따를 것이라는 나의 생각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통제환경의 수준은 최고경영진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만 그 성공 여부는 기업의 모든 임직원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제2원칙 잠재적인 부정수법과 사건을 식별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부정위험에 대한 노출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부정위험 요인(Fraud risk factors)은 일반적으로 부정행위와 부패를 범하게 하는 유인(誘因) 또는 압력, 부정행위와 부패를 범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이런 행위를 정당화하는 태도 및 합리화를 말한다. 부정위험 요인은 그 자체로 반드시 부정행위나 부패가 존재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행위와 부패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디에서 부정이 일어날 수 있는가? 어떤 방식으로 부정이 일어나는 것인가? 해당 분야에서 일어나기 쉬운 부정은 어떤 것들인가? 재무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언제 부정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부정위험과 유형을 식별해야 한다. 또 이는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Likelihood), 위험의 중요도(Significance), 위험이 영향을 미치는 대상의 정도(Pervasiveness·잠재적인 위험이 재무제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특정한 경영자 주장, 계정과목, 또는 거래유형에만 관련된 사안인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과거에 부정위험 평가를 실시했지만 특정 부정유형에 얼마나 취약했는지 고려하지 않았던 회사가 있었다. 이 회사는 부정 위험을 세부적으로 평가한 뒤 통제가 미흡했던 자금부문의 직원이 외부기관과 부정을 공모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된 것을 발견했다. 이 회사는 현금유용이 과거부터 발생했지만 상당기간 발견되지 않았던 자금지출 업무에 추가적인 통제절차를 추가했다. 부정유형과 부정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는 내부통제를 고려해 부정위험을 더욱 세부적으로 평가한 결과 부정행위를 발견하고 미래 재무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윤리경영, 경영성과에 도움이 되는가?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던 1997년 당시 외환위기는 ‘윤리경영’이 국내 기업의 핵심과제로 부각되는 의미있는 계기가 됐다. 당시 사업 구조조정과 외자조달 과정에서 투명성과 도덕성을 확보하지 않은 기업은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생존자체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경영자들 사이에 확산됐다. 따라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윤리헌장과 강령(code of conduct)을 제정하고 전담부서(ethics office)를 설치하는 등 윤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었다.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윤리경영을 도입한 결과 기업내부의 준법 시스템 확립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반면 일부 기업과 경영자들의 비리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어 비판적인 학자들이나 시민단체들은 윤리경영 추진이 기업의 부정적인 측면을 가리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나온다. 미국식 윤리경영 시스템을 외부적 필요에 의해 급격하게 도입, 운영함에 따라 윤리경영이 조직문화로 정착되지 못해 본격적인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최근 10여 년간 윤리경영이 실효성 있게 추진됐는지, 특히 기업의 경영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가 큰 관심 사항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윤리 시스템과 프로그램i 이 내부 비리의 감소, 이해관계자의 만족과 재무적 성과 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기여했을까?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기업윤리는 기업활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고, 윤리경영은 그 기준에 따라 ‘옳은 일을 하자(Do the right thing)’는 것이므로 경영 성과와는 무관하며 의식해서도 안 된다는 규범론, 윤리경영은 좋은 성과를 도출한다는 선의 경영이론(good management theory), 단기적으론 오히려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는 부정적 영향이론이 있다. 최근에는 윤리경영이 성과를 높이는 게 아니라 경영 성과가 좋은 기업이 윤리경영의 수준도 높다는 여유자원이론(slack resources theory), 선의경영이론과 여유자원이론이 모두 작용한다는 상호작용이론 등과 같은 실증연구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연구 결과의 빈도수로는 다수가 선의경영이론을 지지하나 반대 결과와 무관계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적지 않아 아직 일관성 있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윤리경영이 Profit Driver로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Corporate Value) 제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이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전략적 이해관계자인 ‘소비자’와 ‘임직원’은 윤리경영이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특히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기업이 고객윤리를 강화해 소비자들이 만족했을 경우 브랜드 가치와 고객충성도가 높아져 매출이 늘어나고 경영진의 솔선하는 윤리경영 실천과 적극적 윤리 의지는 조직내부의 부정사고 예방은 물론 구성원의 자긍심, 소속감, 충성심을 고취시켜 조직문화의 선진화와 함께 장기적으로 기업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윤리경영이 수익성 등과 같은 기업 재무성과에 미친 영향은 사례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물론 사례연구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상황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일반성을 갖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지만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실증연구와는 달리 경영자들에게 윤리적 통찰력과 실행의 동기력을 줄 수 있다.
 
먼저 미국 윤리경영 전문기관인 ‘Ethisphere Institute’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2011년에는 Microsoft, PepsiCo, UPS, GE 등 110개 기업)’의 2007∼2011년 주주수익률(Return to Shareholder)을 S&P 500 기업과 비교했을 때 약 27% VS -8.5%로 나타나 윤리경영 프로그램과 재무적 성과 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개별기업의 경우 국내기업 중 모범사례로 인식되고 있는 신세계는 외환위기 이후 큰 폭의 매출 감소와 이익감소, 주식가격이 1만 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경영위기를 맞았다. 이에 사업장별로 경영진단과 감사를 실시한 결과 유통업의 특성으로 협력업체와 관련된 부정적 행위가 적발됐고, 무엇보다 조직문화가 이러한 관행에 둔감해져 있었으며 서로 감싸주려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다. 경영층은 이러한 기업문화와 협력업체 관련 비리 관행이 지속된다면 회사가 무너질 위기마저 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999년부터 윤리경영을 선포하고 협력업체 관련 직무윤리 실천을 강화해 협력업체에 대한 협조서한 발송, 금품, 향응 수수 자율신고 유도 등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그 결과 경영정상화는 물론, 협력업체와의 상생관계가 증진되고 원가경쟁력도 강화됐다.
 
윤리경영 도입 이후 10년간의 재무성과를 보면 매출은 4.8배, 세전이익은 17.4배, 주가는 8.3배, 신용도는 A-에서 AA+로 크게 개선됐다. 물론 이러한 경영성과 개선은 업종 경기와 시장상황 등 다양한 여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윤리경영이 기여한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식별하긴 힘들다. 다만 신세계 최고경영자가 이러한 성과개선의 50% 이상이 윤리경영에 기인했다고 단언한 점을 감안하면 윤리경영이 큰 성과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제3원칙 잠재적인 중요 부정사건을 회피하고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부정 예방을 위한 기법을 수립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재무제표 분식(fraudulent financial reporting), 자산횡령 (misappropriation of assets), 뇌물수수와 부패(bribery and corruption)의 세 가지 범주에 임직원, 고객, 납품업체, 범죄 집단이 개입되는 수많은 부정행위 유형들이 존재한다. 부정행위와 부패 위험의 평가 과정에서 식별된 위험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예방통제 기법이 적용된다. 특정한 통제의 이행 여부는 이에 소요되는 비용과 통제를 통한 기대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성공적인 기업가는 위험과 보상이 비례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위험이 없다는 것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영진은 위험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비즈니스 시나리오는 본질적으로 매우 큰 위험을 내포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예방통제가 필요하다.
 

제4원칙 부정예방을 위한 기법이 적절히 작동되지 않거나 부정위험이 현실화했을 때 부정 사건을 발견하기 위한 적발기법을 수립해야 한다. 모니터링과 적발은 내부감사의 수행에서부터 제보 내부고발 핫라인, 특정 거래의 정기적인 검토, 거래의 상시 모니터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다. 기업이 처리, 분류, 보호해야 하는 데이터가 방대하기 때문에 부정행위와 부패를 실시간으로 해결하려면 어느 때보다 강력한 기법이 요구된다. 기업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감사위원회가 모니터링 활동을 감독하고 있는가? 경영진이 모니터링 활동의 설계와 운영의 효과성을 평가하는가? 경영진이 모니터링 활동의 설계와 운영의 효과성에 관한 평가과정과 결과를 적절히 문서화하는가? 구현 가능한 적발전략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는가? 내부감사팀 구성이 회사의 규모, 복잡성, 위험의 유형에 비추어 적당한가?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제보 핫라인이 운영되고 있는가? 경영진이 핫라인이나 기타 적발테스트를 통해 보고된 사건의 결과를 검토하는가? 부정행위와 부패 위험을 관리하는 통제의 효과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는가? 부정징후를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해 조사팀이나 유사한 기능을 맡은 부서로 이관 하는가?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발견된 사항이나 통제상의 미비점 또는 취약점이 부정위험 평가, 통제환경과 부정방지 통제활동의 설계에 다시 반영되는가?
 
제5원칙 잠재적인 부정사건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기 위한 보고 프로세스를 수립하고, 잠재적인 부정사건을 적시에,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 통합적인 조사와 개선조치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 선도적 기업은 부정행위와 부패 조사업무를 사건의 진상을 밝혀 내는 것뿐만 아니라 주요 업무 프로세스와의 취약성과 내부통제 상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도 활용한다. 그 후 사건이 일어났던 사업부문뿐 아니라 회사 전반에 걸쳐 취약점을 개선한다. 이처럼 부정행위 조사를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얻고 부정방지를 위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급한 불을 끄는 데만 급급하고 미래의 부정사건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아니면, 관련 사건이 발생한 부문에 국한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실행하고 통제를 향상시키기도 한다. 전사적인 차원의 접근이 부족하거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통합된 부정방지 문화가 부족하면 부정사건의 조사 결과로 도출된 시사점들을 서로 공유하지 않으며 결국 회사 내의 다른 부문에서 비슷한 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회사 내에서 부정방지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M&A에 수반되는 윤리경영 리스크를 경계하라
M&A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윤리경영에 특화된 지속가능성 관련 체크포인트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기업윤리 및 평판(Ethics and Reputation)- 부정행위, 부패 리스크, 규제와 소송 리스크(협력업체 등 주요 이해관계자 포함), 경영진의 처신, 성과 인센티브, 기업경영에 시민활동가(Community activist) 등 새롭게 등장한 이해관계자 영향력 증대
- 공정경쟁, 독점행위/거래 규제(Fair Competition/Antitrust/Regulatory Compliance)
- 반부패/뇌물수수(Anti-corruption/Bribery)
- 기업 책임성과 투명성(Accountability & Transparency)
-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부정 부패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직시하면서, 부정과 부패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 임직원이 각자 맡은 책임과 역할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윤리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런 기업문화는 회사 내부의 정책, 제도와 시스템 등의 기본 인프라를 통해 유지, 심화되어 나갈 수 있으며 고객, 협력업체, 대리인 등 기업 외부 이해관계자 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림2>의 ‘기업윤리’는 기업조직체계 기반이 되면서 컴플라이언스(윤리 프로그램 실행과 준수) 수행의 기초 역할을 한다. 정책과 리스크, 프로세스, 구성원(임직원), 기술(IT)이 5개의 윤리와 컴플라이언스의 동인(driver)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6개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I.∼VI.)이 조직 내외부의 수많은 컴플라이언스 요구 사항에 대응, 관리를 가능케 한다. 또 최종적으로 윤리실행과 준수를 비즈니스의 핵심영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최고경영진 ‘리더십’의 몫이다. 한 세기 넘게 미국 GE의 윤리경영과 투명성의 기틀이 돼 온 임직원의 행동강령인 ‘윤리경영 정신과 서약(The Spirit & The Letter: Guiding the way we do business)’을 보면, 기업 윤리와 컴플라이언스 프레임워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서는 비즈니스 정책과 절차, 고객 및 공급업체와의 거래 규정, 대정부 사업, 공정한 고용관행, 환경, 보건, 안전(EHS)에 대한 규정, 지적자산 보호, 내부자거래 등 전 임직원이 지켜야 할 행동요령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성공하는 기업의 핵심역량, 윤리경영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의 저자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사회적 신뢰를 쌓아야 거래 비용을 줄이고 경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신뢰(Trust)’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며, 일류 기업과 이류 기업의 차이도 이러한 신뢰의 격차에서 온다고 한다. 즉 윤리경영을 하는 기업과 안 하는 기업 간의 신뢰 격차는 굉장히 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뭔가 대단하고 독창적인 사고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평범하다. 경쟁력 있는 기업의 성공은 우리가 잘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않았던 간단한 기초 위에서 이뤄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윤리경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진의 관심과 의지, 철학이 중요하고 실무적으로는 계속되는 부정행위와 부패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나은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시스템과 같은 전략 개발에 기업은 우선적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윤리경영을 잘하고 부정행위와 부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업들은 사건이 일어난 후에 수습하기 위한 사후 조치가 아니라, 기업의 일상적인 업무 수행과정의 필수적인 한 부분으로 생각한다. 내부윤리부터 착실하게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면서 협력업체와 공급사슬상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윤리적 기준 위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경영환경이라 하더라도 기업은 올바른 행동의 기준, 즉 윤리경영의 원칙을 지속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21세기는 ISO 26000이 상징하듯이 윤리의식을 갖춘 기업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환경에서도 윤리적 역량을 갖추는 데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양세영 기업사회연구원 원장 ethics@kbsri.or.kr
양세영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와 서울대 경영대학 박사과정을 수료(인사조직 전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경영팀장(기업윤리담당) 겸 기업윤리지원센터부소장, 사회협력본부장(윤리경영, 사회공헌)을 지냈다. 현재 기업사회연구원 원장이며, 윤리경영학회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박과장의 사과한상자-윤리경영 이야기(21세기북스)>, 역서로는 <휴렛팩커드가 산골마을을 찾은 이유(지식의날개)> <사회적 마케팅(지식의 날개)>이 있다.
 
 
 
참고문헌
성공기업의 위험관리: 부정 및 부패위험 대응전략,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역, 전경련 FKI미디어, 2010년3월 (Corporate Resiliency: Managing the Growing Risk of Fraud and Corruption, Toby Bishop, Frank Hydoski, Deloitte Forensic Center, Wiley, 2010)
Mapping Your Fraud Risks, Toby J.F. Bishop, Frank E. Hydoski, Harvard Business Review, 2009.10
Business Ethics as Practice: Ethics as the Everyday Business of Business, Mollie Painter-Morland,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8
Ethics and Compliance: The Advantage of a Values-Based Approach, Deloitte Corporate Governance Services
WikiLeaks and Transparency: What Ethics and Compliance Practitioners Need to Know, by Keith Darcy
Executive Director, ECOA (Ethics & Compliance Officer Association)
In the dark II, What many boards and executives still don’t know about the health of their businesses, Survey results from Deloitte and the EIU (Economist Intelligence Unit) Non-financial metrics: The quest for greater insight
기업의 윤리 프로그램 실행이 이해관계자 만족과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양세영, 박오수, 경영학연구 39권 6호, 한국경영학회, 2010년
The Sentinel CEO: Perspectives on Security, Risk, and Leadership in a Post-9/11 World, William G. Parret
Global Risks 2011, Sixth Edition, World Economic Forum, 2011
동아비즈니스리뷰 348호 The New Chapter, Web 3.0 2022년 07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