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아웃소싱은 회사를 존폐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 고객과의 직접 대면이 중요한 업종에서는 몇 푼 아끼려다 더 큰 비용을 지출할 수도 있다.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콜센터를 아웃소싱하면 의사소통의 불편과 불친절 등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또 아웃소싱을 하던 납품업체가 경쟁자로 돌변할 수 있다. 처음 아웃소싱을 시작할 때는 납품 업체의 기술 수준이 높지 않았지만, 납품 업체가 십여 년간 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자, 아웃소싱을 준 원래 기업을 능가할 정도의 기술을 축적하기도 한다. 과거 납품 업체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소니나 파나소닉을 능가하는 기업이 됐다. 가장 위험한 사례는 아웃소싱 여부를 결정할 때 총원가와 외주 업체의 납품 가격만을 비교한 후, 납품 가격이 더 싸면 외주 생산을 결정하는 것이다. 일부 생산 공정을 아웃소싱해도 공통원가나 고정원가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총원가가 아니라 증분원가(incremental cost)와 납품 가격을 비교한 후 납품 가격이 증분원가보다 쌀 때 아웃소싱을 택해야 한다.
Vol.51 p.86 [아웃소싱, 만병통치약 아니다]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종학acchoi@snu.ac.kr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콩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활발한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1, 2, 3, 4, 5권과 『재무제표분석과 기업가치평가』, 수필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