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서 작성 기술

제안서 핵심은 신뢰… 약점도 서술하라

50호 (2010년 2월 Issue 1)



좋은 제안서는 고객이 핵심 내용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제안서를 만들려면 ‘POWeR™’ 원리를 활용하는 게 좋다. 이 원리는 ①계획(planning) ②구조화(organizing) ③초안 작성(writing) ④검토(examining) ⑤개선(revising) 등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8호에서는 계획과 구조화 단계에 대해 설명했고, 이번에는 초안 작성과 검토, 개선 단계를 자세히 살펴본다.

초안 작성(writing)
제안서 작성의 핵심 원리
제안서를 작성할 때에는 피라미드식 논리 구조를 활용하는 게 좋다. 피라미드식 논리 구조는 가장 중요한 결론 부분을 먼저 배치해 의사결정권자가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능하다면 시각적 자료를 삽입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또 고객 관점에서, 고객 중심으로 핵심 내용을 서술해야 하며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를 반드시 전달해줘야 한다.
 
효과적인 작문 노하우
우선 초안을 빠르게 작성하는 게 좋다. 초안이 제안서의 질을 좌우하진 않으므로 지나치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초안을 손쉽게 작성하려면 제목을 먼저 작성하여 지침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또 가장 쉬운 부분부터 작성하는 게 좋다. 초안이 형편없고 오류가 있더라도 작성하는 데 너무 오래 끌지 말고 일단 끝까지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글쓰기 공포증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완벽하게 작성하고자 하는 욕심이야말로 가장 큰 장애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성된 제안서가 아니라 초안이다. 고치는 작업은 핵심 아이디어를 얻은 다음에 해도 된다.
 
만약 글을 쓸 때 장애물을 만났다면 다음 지침을 활용해보라. 첫째, 아웃라인을 재검토하라. 둘째, 편안한 마음으로 장애 요인을 뛰어넘어 꾸준하게 작성하라. 셋째, 문제점들을 다른 작성자나 관리자 또는 신뢰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라. 넷째, 작업 환경에 변화를 줘라. 다섯째, 초안의 각 섹션에 대해 요약문을 먼저 작성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히 하라.
 
각 단락에서는 단 하나의 핵심 아이디어만 제시하되 핵심 아이디어를 서술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일반적인 것에서 특정 부분으로, 효용에서 특징으로, 익숙한 부분에서 생소한 부분으로 정보를 구조화하는 게 좋다. 단락 중간에는 세부 정보를 삽입한다. 그리고 반드시 논지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다음은 주장을 구체화할 차례다.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당신의 생각에 신뢰성이 있음을 증명한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예상되는 문제나 잠재적 위험을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러분이 주장하는 효용이 확실하다고 가정하지는 않는 게 좋다.
 
‘약점’에 대해서도 다뤄야 한다. 만약 약점에 대해 다루지 못한다면, 경쟁사가 그 부분을 먼저 공략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평가자는 경쟁사 관점에서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음으로는 제목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내용을 구조화하고 읽는 사람의 주목을 끌어야 한다. 제목은 내용을 구조화하고 알리는 전통적인 글쓰기 도구다. 평가자들이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을 신속히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표제는 평가자가 제안서 요약문 안에서 문맥의 흐름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목에는 ‘간결 표제’와 ‘정보 표제’의 두 종류가 있다. 다음의 예를 보자.
 
간결 표제: 공기 폐색과 고압 산소실 디자인
 
정보 표제: 우리는 원가 절감형 공기 폐색과 고압 산소실 디자인을 제안합니다.
 
간결 표제와 정보 표제 모두 내용 전개에 있어서 주제가 달라졌음을 알려주는 효과적 수단이다. 즉, 표제를 기점으로 해서 다른 주제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보 표제는 새로운 주제가 무엇인지 설명해주며 주제와 관련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 표제는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핵심 가치를 강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가능하면 정보 표제를 자주 사용하는 게 좋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작성한 제안서에서는 이런 기법이 자주 사용되지 않고 있으므로 간결 표제를 사용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제안서를 차별화할 수 있다. 한국형 제안서에서는 가장 하위 제목을 정보 표제로 통일하면 좋다.
 
다음으로는 목록을 사용해 주요 메시지들을 명확히 하고 강조하는 게 좋다. 목록 작성은 정보를 전달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특히 복잡하고 중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목록을 사용하면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첫째, 평가자가 주요 메시지와 핵심 사항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둘째, 복잡해 보이는 여러 아이디어들을 구분한다. 셋째, 각각의 아이디어들을 명확히 하고 효과를 유지시킨다. 넷째, 아이디어들을 짧은 문장으로 표현한다.
 
제안서 작성의 모든 단계에서 핵심 내용을 요약하는 게 좋다. 요약할 때에는 앞서 논의했던 솔루션의 핵심 특징과 그 결과로 고객이 얻게 되는 효용을 포함해야 한다. 각 요약문의 내용과 분량을 통해 요약하는 내용의 중요도를 표현하라. 평가자들은 언제든지 중간에 읽기를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서두의 요약문이 마지막 부분보다 더 중요하다. 때문에 시간이 없더라도 반드시 서두의 요약문을 작성해야 한다.(그림2) 


 
검토(examining)
작성자가 오타를 고치는 수준을 넘어 글의 기본 구조나 메시지까지 수정하기는 어렵다. 이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주위 사람들, 예를 들어 제안팀 내 동료나 제안 전문가, 혹은 상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특히 리더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리더의 부적절한 개입은 제안서의 질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쉬플리에서 여러 국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제안서 작성에서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만국 공통으로 ‘매니저’라는 답이 나왔다. 잘못된 매니저의 코칭은 제안 프로세스를 망가뜨리고, 제안서의 질을 떨어뜨린다. 제안서에 대한 단계별 코칭을 할 줄 모른다는 게 주요 원인이다. 단계별 코칭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전략 및 내용 리뷰
제안서 작성을 시작하기 전에 핵심 솔루션과 제안 전략 및 제안서에 담을 주요 콘텐츠에 대해 합의한다. 제안 계획(PMP·Proposal Management Plan)과 섹션 계획 (PDW·Proposal Develop-ment Worksheet)에서 합의한 전략, 솔루션, 콘텐츠가 제안서에 잘 구현됐는지 검토한다. 특히 고객의 공식적인 요구 조건들이 분명히 충족되었는지 최종 확인한다.
 
제안서 리뷰
제안서를 평가자 관점에서 검토한다. 평가자가 원하는 답을 쉽게 찾고, 쉽게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지 확인한다. 모든 템플릿, 주제문, 비주얼, 요약, 프레젠테이션 자료, 질의응답 자료는 평가자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그림3)

 
여기서 핵심은 단계에 따라 리더를 코칭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략이 충분히 개발되기도 전에 리더가 내용을 평가하거나 오타를 지적하면 작성자는 큰 혼란에 빠진다. 그렇게 되면 작성자들은 더 이상 완성도 높은 전략을 개발하는 데 머리를 쓰지 않고, 상사에게 만족스러운 제안서를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훈련되지 않은 상사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은 제안서는 종종 고객에겐 거부당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개선(revising)
평가자의 시선에 주목하라.
 
효율적으로 제안서를 수정하는 비결은 평가자에게 중요한(valuable) 부분과 보이는(visible)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다. 평가자들은 눈길이 가는 곳으로 건너뛰면서 답을 찾는다. 답을 찾으면 그만 읽고, 답을 찾기가 어려우면 읽기를 그만둔다. 평가자들은 제목, 주제문, 그래픽, 캡션(그래픽에 대한 부연설명), 요약, 서론, 목록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수정하는 노력의 80, 90%를 이 부분에 집중하는 게 좋다.
 
평가자의 기준에 주목하라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제안서 작성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자칫 제안서를 치장(화려한 색깔, 현란한 디자인)하는 데 승부를 걸게 함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초점을 흐려 오히려 평가자가 원하는 대답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이 말은 이렇게 고치자. “읽기 편한 제안서가 좋은 제안서다.” 좋은 제안서는 단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면 된다. 첫째, 평가자가 평가하기 쉽다. 둘째, 제안 요청에 적극 대응한다. 

 
<그림4>를 보자. 위의 그림은 제안서를 7가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를 방사 도표에 정리한 것이다. 이것을 자세히 보면 어떤 제안서가 좋은 제안서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왼쪽에 있는 그림을 보면, 제안서가 시각적인 면(페이지와 문서 디자인, 시각화)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내용과 논리 구조에서는 매우 저조한 점수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알맹이는 없는 제안서다. 이에 반해 오른쪽 그림을 보면, 제안서가 페이지와 문서 디자인, 시각화에서는 중간 점수를 받았지만 충실도(제안 요청서상의 고객 요구 조건에 대한 충족도), 반응도(비공식적인 요청까지 포함한 고객의 욕구)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장 서술의 질, 시각화, 페이지 및 문서 디자인 등 외형상의 조건뿐만 아니라, 고객의 요구 조건에 충실하고, 욕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솔루션의 전략적 초점이 분명하고 경쟁사 대비 우위가 분명하여 균형을 갖춘 제안서가 잘된 제안서다.
 
단계별로 개선하라
전략 리뷰(pink team review) 단계에서는 수립한 전략과 고객의 요구 조건에 맞춘 충실도 체크리스트를 검토하여, 전략을 수정하고 고객의 요구 조건을 100% 충족시키는 제안서를 만든다.(그림5)
 
내용 리뷰(red team review) 단계에서는 최종 제안서의 초안을 검토하여 평가 점수를 예측하고 제안서의 장단점을 검토한다. 리뷰 보고서와 작성자 미팅을 통해 제안서의 질을 높일 마지막 기회다.(그림6)
 
편집자주 제안·입찰 분야의 글로벌 컨설팅사인 쉬플리 한국 지사(www.shipleywins.co.kr)의 김용기 대표가 치열한 제안 전쟁에서 깨달은 실전 노하우를 연재합니다. 제안·입찰에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독자 여러분께 실용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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