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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게 해주면 업무 성과는 저절로 좋아진다”

조선경 | 43호 (2009년 10월 Issue 2)
리카르도 세믈러직원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게 해주면 업무 성과는 저절로 좋아진다”
 
조직의 효율적 운영에는 직접 관리·통제가 좋을까, 아니면 위임·자율이 좋을까? 잭 웰치처럼 ‘리더란 회사를 속속들이 알고 통제해야 한다’는 부류도 있지만, 한 명의 리더가 모든 것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적절한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찮은 설득력을 갖고 있다.
 
리카르도 세믈러는 브라질의 선박용 모터 제조회사 셈코의 최고경영자(CEO)로, 자율 운영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월급과 출근 시간, 심지어 업무에 대해서도 통제하거나 관리하지 않고 철저히 직원 개인이 알아서 선택하고 결정하도록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조직의 규율이 무너지지도 않고, 직원들이 업무를 소홀히 하지도 않는다. ‘법’ 없이도 셈코는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운영되며,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자랑한다.
 
세믈러는 ‘직원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게 해주면 업무 성과는 저절로 좋아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CEO의 뜻은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니라 ‘최고효소임원(Chief Enzyme Officer)’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조직 활성화를 위한 촉매제일 뿐이라는 말이다. 이는 회사란 조직원들의 자율과 열정으로 발전하며, 리더는 촉매제(촉진자)로서의 역할만 하면 된다는 경영 철학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뛰어난 성과로 열매를 맺고 있다.
 
입으로 권한 위임을 강조하는 리더는 흔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온전히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많은 리더들이 부하 직원에게 일을 맡겨봤다 기대에 못 미치면 금세 권한을 회수한다. 심지어 일을 잘하는 직원에게 사사건건 간섭하며 자신의 통제권을 확인하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세믈러 경영 철학의 교훈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A G 래플리 “CEO의 연봉은 경청의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이다”
 
대부분의 CEO는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을 원한다. 그들은 직원 모두가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인 사고를 해주길 바란다. 그런데 창의성의 발현에는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조직 안에서 자유롭고 생산적인 대화가 허용돼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직급에 상관없이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시행착오를 할 시간을 허용해주며,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고 피드백으로 받아들이는 학습 문화도 중요하다.
 
아울러 CEO 등 리더들이 직원의 설익은 아이디어도 끝까지 들어줄 수 있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리더가 어떤 말이라도 진지하게 들어줘야 조직원들이 주눅 들지 않고 능동적으로 말을 꺼내기 때문이다.
 
A G 래플리 P&G CEO는 “나는 대화 시간의 3분의 2를 다른 사람 의견을 듣는 데 투자한다”고 말한다. 어느 날 누군가 물었다. “CEO의 연봉이 그렇게 높은 이유가 뭡니까?” 래플리는 “경청의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일 겁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아랫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경청의 괴로움이 만만치 않습니다. 높은 연봉은 그 괴로움을 잘 견디라고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경험 많은 리더가 설익은 아이디어나 어설픈 의견을 중간에 개입하지 않고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참고 들어주면 직원의 반짝이는 창의성이 빛을 보게 된다. 리더가 직원에게 질문을 던져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인식하게끔 도와주고, 산만한 이야기의 핵심을 짚어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럼으로써 리더와 부하는 조직의 창의성을 함께 높여갈 수 있다.
 
 
필자는 국제 비즈니스코치와 마스터코치 자격을 갖고 있으며, 2002년 국내 최초로 임원 코칭을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코칭했다. 현재 딜로이트컨설팅에서 리더십코칭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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