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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잘못된 전략을 취하는 이유

슈미트 바네르지 | 33호 (2009년 5월 Issue 2)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제 위기에 기업 임원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은 정부와 제대로 공조하고 있을까? 경제 위기 후에는 어떤 기업이 강자로 도약할까? 기업은 어떠한 타개책을 취해야 할까?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가 불거진 이후 꾸준히 등장한 질문들이다. 하지만 설전을 벌인 주체에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치계, 학계, 언론계의 토론만 있었을 뿐이다.
 
부즈 앤 컴퍼니는 기업의 시각을 알아보고자 2008년 12월 전 세계 임원 8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가의 기업들도 설문 대상에 포함됐다. 그 결과 세계 기업인들이 이번 경제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과 기업의 대응책이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조사로 드러난 결과는 전례 없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현실성 없는 낙관론을 가진 임원들이 의외로 많고 자신의 회사가 지금 취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면서도 실제로는 그 행동을 하지 않는 기업도 많으며 자사 최고경영자(CEO)의 위기 관리 능력이나 위기 탈피 계획에 대한 임원들의 불신이 상당하다는 점이었다.
 
응답자 중 상당수는 ‘자신의 회사가 그 어떤 경제 위기나 경쟁에도 끄떡없다’고 답했다. 심지어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에서 자금 확보에 나서지 않는 일도 많았다. 재무 건전성이 높은 기업의 25%는 경제 위기를 역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자사 경영진에 대해 불신을 표시한 응답자도 많았다. 전체 응답자 중 40%가 자사의 CEO에게 확실한 위기 타개책이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은 자사의 CEO가 타개책을 추진할 만한 능력이 없다고 대답했다.
 
현실성 없는 낙관론
경제 위기의 규모와 폭이 상당함에도, 응답자의 대다수는 ‘경쟁사보다 우리 회사의 입지가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회사의 재무 상황이 탄탄하고 외부로부터 자금을 끌어올 필요가 없다’고 답한 임원이 75%에 달했다. 대부분은 비용 관리, 제품 포지셔닝, 기술력, 경영 상태 측면에서 자사가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답했다. 반면 자신의 회사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여론과는 상반된 반응도 나타났다. 최고 경영진과 임원이 포함된 전체 설문 대상 중 과반수 이상이 ‘이번 경제 위기가 회사의 경쟁력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낙관론은 최근 몇 년간 성장을 거듭해온 신흥국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신흥국 응답자 중 59%는 ‘우리 회사는 이번 경제 위기 후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반면 북미와 서유럽 응답자들은 각각 53%, 52%가 이 대답을 택했다.
 
이러한 긍정적 자기 평가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경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은 분명히 있다. 따라서 많은 응답자들이 자신의 기업이 경제 위기의 수혜자가 되리라고 믿는다는 사실에 놀랄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감안한다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경제 위기로 타격을 받는 기업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임원들의 낙관론도 어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자 중 상당수가 세계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는 응답자 전원에게 자사의 재무 건전성과 경쟁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재무 건전성은 외부의 자금 지원 없이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기준으로 삼았다. 경쟁력은 비용 구조, 제품 및 브랜드 포지셔닝, 기술 역량, 최고 경영진의 역량, 규제당국과의 관계 등 5개 항목을 경쟁사와 비교해 평가하라고 했다. 응답자들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기업유형을 다음 4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 탄탄한 기업: 재무 건전성과 경쟁력이 모두 높은 기업
- 안정적 기업: 재무 건전성은 높지만 경쟁력이 낮은 기업
- 고전하는 기업: 재무 건전성은 낮지만 경쟁력은 높은 기업
- 망해가는 기업: 재무 건전성과 경쟁력이 모두 낮은 기업
 
자신의 기업이 어느 유형에 속해 있는지 파악했다면, 그 유형에 맞는 행동 노선을 취해야 한다.
 
바람직한 행동과 실제 행동의 격차
불행히도 많은 기업들은 자사에 맞는 행동 노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자금 조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자. 이는 경제 위기가 이어질 때 취해야 할 바람직한 행동과 실제 행동 사이의 괴리를 명확히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재무 건전성이 약한 ‘고전하는 기업’이나 ‘망해가는 기업’이 자산 매각이나 대출을 통해 자금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고전하는 기업’과 ‘망해가는 기업’의 임원 중 실제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각각 33%와 43%에 그쳤다. 심지어 ‘망해가는 기업’의 임원 중 46%만이 ‘우리 회사는 외부 자금 조달에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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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미트 바네르지

    부즈 앤 컴퍼니의 런던 지사 최고경영자(CEO), 1992년 부즈 앤 컴퍼니에 입사한 후 미국, 유럽, 아시아 지사에서 근무하며 세계 각국의 정부, 국영기업, 민간기업들과 일했다. 닐 맥아더는 부즈 앤 컴퍼니 암스테르담 지사의 유럽 지역 총 책임자로, 지난 24년간 에너지, 화학, 전력 업체들과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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