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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존재의 의미

김현진 | 431호 (2025년 12월 Issue 2)

올해 초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심판의 순간’을 맞아 크게 흔들렸습니다. 왓챠, 정육각, 발란 등 한때 혁신의 상징으로 불리던 기업들이 시장에서 힘을 잃고 큰 위기에 빠진 것입니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고 사용자 경험을 바꾸며 ‘다음 성장 서사의 주인공’으로 불렸던 이 기업들의 위기는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습니다. 강한 팬덤과 화제성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들은 수익 모델·운영 효율·지속가능성이라는 본질적인 질문 앞에서 답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시장은 더 이상 ‘누가 떴는가’가 아니라 ‘왜 존재해야 하는가’, 다시 말해 기업의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준은 전통 산업과 글로벌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됐습니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소비자에게 “여전히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서 가속화됐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의 의미가 재고 진열에서 경험·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이동했지만 전략의 방향과 속도가 시장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닛산은 전기차 시대를 가장 먼저 연 기업이었지만 기술 표준이 정해지고 경쟁 질서가 재편된 뒤에는 시장의 방향성과 연결되지 못한 채 뒤처졌습니다. 혁신은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계속해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위기는 항상 이 질문 하나에서 시작됐습니다. “계속 존재할 근거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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