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에게 적절한 물질적 제공(material offerings), 성장 및 발전 기회(growth and development), 연결 및 커뮤니티(connection and community), 의미와 목적(meaning and purpose) 등 4가지 가치를 두루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경기가 둔화되고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개인적이고 단기적인 요소에 치중하는 본능적 편향이 강화되고 여러 가치 제안을 통합하는 ‘시스템적 접근(systemic approach)’이 실패하게 된다. 직원 성장 및 발전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없애는 등 쉬운 선택을 하고, 섣부른 해고로 훗날 직원 채용과 온보딩에 더 많은 비용을 치르기도 한다. 4가지 가치 요소가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희생하면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고, 직원들의 필요를 경청하면서 매력적인 가치 제안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대퇴사와 대해고가 교차하는 어려운 시기에도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대퇴사의 시대(The Great Resignation)’란 신조어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노동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업의 안정성보다 유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존의 근무 환경 등에 불만을 품은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 회사를 등진 이들의 퇴사 행렬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몸은 회사를 떠나지 않았더라도 마음은 일찌감치 뜬 채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는 ‘조용한 사직(Quite Quitting)’ 열풍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그런데 최근 6개월 새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미 연준(Fed,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정리 해고 물결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퇴사의 시대를 지나 ‘대해고의 시대(The Great Layoff)’에 접어들었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자발적으로 조기 퇴사와 이직 기회를 엿보던 직장인들은 졸지에 비자발적인 해고를 두려워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이렇듯 고용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동료들이 하루아침에 떠나는 상황에서 시름이 깊어진 것은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직원만이 아니다. 남은 직원의 동요와 이탈을 막고 조직을 계속해서 이끌어가야 하는 관리자들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기일수록 인재 유치와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리더십과 인사 담당자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것이다. 어려운 시기, 리더십과 인사 조직의 혜안을 구하기 위해 창간 15주년을 맞은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세계적인 리더십 분야 석학인 에이미 에드먼드슨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와 긴급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드먼드슨 교수에게 대퇴사와 대해고가 교차하는 미증유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리더들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