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로 원격진료와 의약품 배송을 필두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개화 단계를 넘어 본격적으로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중국은 기존의 부족한 의료 인프라에 대한 개선 수요, 의료 공급자의 적극적 참여, 정부의 규제 완화 및 우호적인 보험 정책에 힘입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형성했다. 중국 원격의료 시장에서 대표적인 4대 플레이어는 핑안굿닥터, 위닥터, 징동헬스케어, 알리헬스케어다. 이들은 원격의료와 의약품 배송의 전체 밸류체인을 1) 직접 진출 혹은 2) 마켓플레이스 방식을 통해 제공하며 ‘헬스케어 슈퍼앱’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원격의료 시장은 규제 환경과 이해관계자 참여 저조로 아직 꽃피지 못했지만 중국 슈퍼앱의 성장 과정을 통해 1) 지역의료 환경 이해 2) 플랫폼 성장 전략 3) BM(비즈니스 모델) 구축 전략 등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코로나발 팬데믹은 전 세계를 마비시켰지만 이를 기회로 급격하게 성장한 시장이 있다. 바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다. 시장 조사 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투자액은 572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의 320억 달러 대비 80%가량 늘어나 의료 분야의 디지털화에 대한 자본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또한 2021년에만 40여 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로 등장해 헬스케어 영역 유니콘 기업 수가 총 74개에 이르렀다. 이 중 중국 시장의 성장은 압도적이었다. 2020년 시장 규모는 약 3140억 위안(한화 약 58조 원)에 달했다. (그림 1) 사용자 수를 봐도 중국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사용자는 약 3억 명으로 중국 인터넷 유저의 30%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들보다 중국에서 유독 빠르게 원격의료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중국의 디지털 헬스케어가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먼저, 의료 서비스의 수요자인 환자 입장에서 중국은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역 간 의료 서비스의 차이가 심해 원격진료에 대한 니즈가 컸다. 중국은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하는 넓은 국토와 14억 명에 달하는 많은 인구수 대비 의료 인프라 및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있는 의료 자원도 대도시 위주로 불균형하게 분포돼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1000명당 의료진(의사, 간호사) 수는 5.7명으로 한국(10.9명), 미국(14.6명), 일본(14.7명)비해 현격히 적다. 또한 3급 병원은 대부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같은 1선 대도시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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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에 따라 중국 환자들도 검증된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싶은 니즈가 커서 감기 같은 가벼운 증상에도 3급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에 따라 전체 병원 수의 8%에 불과한 3급 병원에 전체 의료 수요의 50%가 몰리는 등 의료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환자 1명은 연평균 6회 정도 병원을 가는데 3시간을 기다리고 평균 8분 정도밖에 진료를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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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국 의료 환경에서는 원할 때 의사를 보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원격진료가 이를 해결할 좋은 선택지로 부상했다.
두 번째로 서비스 공급자인 의료 종사자 입장에서는 높은 업무 강도와 적은 수입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의 개선 니즈가 컸다. 중국에서는 의사가 고수입 직업도, 선망받는 명예직도 아니다. 중국 의사의 연평균 수입은 19만7000위안(약 3350만 원) 수준으로 한국의 2억3000만 원, 미국의 2억7000만 원에 비해 턱없이 낮으며 심지어 평균 근무시간이 하루 15시간 이상에 달한다. 또한 의료진을 향한 폭력 사건이 많아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할 만큼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한국과 미국에서 의사가 선호되는 직업이라 고급 인재들이 몰리는 것과 대비된다. 이런 환경에서 의료진에게 원격의료는 안전하게 환자를 진료하고, 물리적으로 더 낮은 강도로 일하며,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해 수입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