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tegic management

CVC 투자는 R&D 활동을 보완하지만 지속성 떨어져

310호 (2020년 1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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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he Life Cycle of Corporate Venture Capital” by Song Ma in The Review of Financial Studies, 33(1), 202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들어 기업의 개방형 혁신의 수단으로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 이처럼 전략적 목적을 위해 별도의 독립적인 VC를 세우거나 기존 VC에 주요 LP로 출자하는 것을 기업 벤처캐피털(CVC, Corporate Venture Capital)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 CVC의 스타트업 투자가 전체 VC 투자의 15%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벤처 생태계에서 중요한 자금 원천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의 경우도 상당수의 대기업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은 실리콘밸리 등에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CVC에 대한 여러 학술 연구에도 불구하고 기업 혁신 활동에서 CVC가 차지하는 전략적 역할과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하다. 초기 CVC 연구는 주로 설문 조사 등을 통해 CVC 도입의 전략적 동기나 효과 등을 살펴봤다. 이후 VC 투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CVC 투자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 기술, 투자자/피투자자 특성, 제도적 요인 등을 연구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기업의 혁신 활동에서 CVC의 전략적 역할이 무엇이며, 어떤 전략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았다. 또한 기업이 CVC 투자 활동을 언제 종료하는지, 이를 기업의 혁신 활동과 관련지어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본 연구는 CVC의 도입, 투자, 종료 단계별로 기업 수준의 영향 요인을 살펴봤다. 실증 분석을 위해 VC 투자 데이터베이스인 벤처엑스퍼트(VentureXpert), NBER의 특허 자료와 SDC 플래티넘 M&A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는 세 파트로 구성된다. 첫 번째 파트는 기업의 CVC 도입 목적에 대한 것으로 세부적으로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함인지, 강점을 활용하기 위함인지 살펴봤다. 두 번째 파트는 CVC가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투자 효과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특허 자료를 활용해 투자 기업과 피투자 스타트업 간의 기술 분야 관계를 연구에 포함했으며, 특히 기술 확보 수단인 기업의 M&A 활동에 대한 영향을 연구했다. 세 번째 파트는 기업이 CVC 투자를 언제 그만두는지 살펴봤다. 많은 기업이 CVC 투자를 장기간 지속하기보다 혁신을 위한 임시적인 수단으로 활용한다. 특허 자료를 활용해 기업의 혁신 활동 성과를 분석하고 기업이 어느 조건에서 CVC 투자 활동을 종료하는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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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우선 언제 기업이 CVC 투자를 시작하는지 실증적으로 살펴봤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기업은 CVC를 자신의 혁신 활동을 보완하기 위한 개방형 혁신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에 기업의 혁신 역량을 판단하기 위해 출원 특허 건수와 특허 인용 건수 자료를 사용했다. 과거 대비 특허 출원 건수와 인용 건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기업의 혁신 역량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기업은 자신의 혁신 역량이 약화될 때 CVC 투자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속한 분야의 기술 진부화(knowledge obsolescence)의 내생성(endogeneity)을 통제하더라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즉, 기업은 자신의 부족한 내부 혁신 역량을 외부에서 보완하기 위해 CVC 투자를 시작한다. 특히 해당 기술 분야가 기업의 핵심 사업과 밀접한 관련 있는 분야인 경우 CVC 투자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았고, 기존 내부 R&D 활동에서 신기술 발굴 및 확보에 실패할수록 CVC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다음으로는 CVC가 어느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투자 효과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기업은 자신이 부족한 기술 분야를 연구하는 스타트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피투자 스타트업은 주로 CVC 모기업과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기술 분야에 속했다. 기술 분야 유사성이 높아야 스타트업의 지식을 내부로 흡수할 수 있지만 동일한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은 혁신 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스타트업 투자 이후 해당 스타트업의 특허를 인용하는 건수가 늘어났다. 이는 스타트업에서 CVC 모기업으로의 지식 이전이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또한 CVC의 스타트업 투자는 CVC 모기업의 기업 가치와 M&A 역량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 이전을 통해 CVC 모기업의 사업 가치가 올라가고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하이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평가하고 통합하는 역량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CVC 투자는 지속적인 활동이기보다 임시적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인 VC와 달리 CVC는 펀드 존속 기간이 제한돼 있지 않다. 그러나 많은 경우 CVC 투자는 평균 6년 정도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기업의 특허 출원이나 인용 건수 등이 상승하는 등 내부 R&D 역량이 다시 정상궤도를 찾게 되면 대부분의 기업이 CVC 투자를 종료했다. 혁신 역량 관점에서 CVC의 필요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CVC는 본질적으로 불안정성을 내포한다. 재무적 수익과 전략적 목적이라는 상충된 목적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략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만 매진해야 하나 재무적 목적을 달성하려면 기술 개발보다 상업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 따라서 많은 경우 기업은 내부 R&D 역량 보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CVC를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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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는 기업의 CVC 투자 활동이 내부 연구개발 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됨을 보여준다. 특히 CVC 투자를 검토 중인 기업에 여러 시사점을 준다. 첫째, CVC는 자신이 부족함을 보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CVC를 통해 보유 기술의 활용 가치를 높이기보다 부족한 기술 지식을 메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CVC를 통해 스타트업에서 투자 기업으로의 지식 이전이 촉진되므로 자신의 주력 사업에 중요한 기술 분야를 정하고 해당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둘째, CVC는 기업의 M&A 역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부족한 기술 지식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하이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M&A가 활발하다. 그러나 하이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M&A 대상을 발굴하고 적정한 가치를 평가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이 경우 CVC 투자 활동을 통해 전반적인 M&A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셋째, 지속적인 CVC 투자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많은 경우 내부 R&D 생산성이 회복되면 CVC는 중단된다. CVC가 외부 지식을 확보하는 좋은 수단이지만 이질적인 목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므로 조직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CVC 투자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필자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 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 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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