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액티브 펀드의 인기… 스마트 머니 아닌 덤 머니 효과

310호 (2020년 1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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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Underperformance of Actively Managed Portfolios: Some Behavioral Insights” by E. Otuteye and M. Siddiquee (in Journal of Behavioral Finance,2020)

무엇을, 왜 연구했나?

고도의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으로 무장한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의 사회적 목적은 미래의 불확실성, 노후 불안, 투자에 대한 무지 등으로부터 투자자의 경제적 안정과 복지를 지켜내는 것이다. 그러나 평균 이상의 이익(알파 또는 초과 이익)을 얻으려고 공격적 운용도 마다 않는 액티브 펀드(Active Fund)의 실질적 목적은 사회적 목적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군중보다 한 발 앞서 투자하고 한 발 앞서 발을 빼는 전략을 수시로 구사하며 불운과 손실은 남의 몫으로 돌리는 ‘나만 아니면 된다’식의 투자 방식에 익숙하다.

항시 높은 수익을 거둘 만도 하지만 결과는 반대다. 액티브 펀드의 대부분은 시장지수(Market Index)를 단순히 모방하는 패시브 펀드(Passive Fund)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의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액티브 펀드의 69.0∼95.4%가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넘지 못했다. 패시브 펀드에 비해 성과가 절대적 열세인 액티브 펀드에 왜 투자자들은 여전히 그들의 소중한 재산을 맡기는 것일까? 캐나다 뉴브런즈위크대와 마운트세인트빈센트대의 합동연구팀은 액티브 펀드의 투자 성적이 저조한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티브 펀드가 여전히 각광을 받는 원인에 대해 행동경제학적 설명을 제시한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먼저 액티브 펀드의 저성과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펀드매니저들의 행태적 성향을 크게 7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같은 주식을 비슷한 시간에 집단적으로 매입하고 소규모 주식이나 성장주 거래에 집중하는 ‘무리행동(Herding)’이다. 무리행동을 자주, 또 많이 할수록 초과 이익이 아니라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벌 확률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운용관리비까지 차감하고 나면 평균 이하의 실적으로 전락하기 쉽다.

둘째, 새로운 정보를 접해도 기존 관점을 바꾸지 않으려는 ‘보수주의 편향(Conservatism Bias)’이다. 이미 마음에 자리 잡은 이전의 판단과 결정은 새로운 정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반영하는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셋째, 수익을 올린 자산은 서둘러 팔고 손실을 기록한 자산은 계속 보유하려는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다. 본전이라도 찾아야겠다는 심리와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는 처분효과를 더욱 강화시킨다.

넷째,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매도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도 소유에 대한 애착과 현상을 유지하려는 편향이 맞물려 매도를 미루는 ‘소유효과(Endowment Effect)’ 및 ‘현상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다. 소유효과와 현상유지 편향으로 인해 적절한 매도 시기를 놓친 투자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다섯째,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Overconfidence)’과 확률(운)은 자신의 편이라고 믿는 근거 없는 ‘낙관주의(Optimism)’다. 과도한 자신감과 막연한 낙관주의는 빈번하고 무모한 거래로 이어진다.

여섯째,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보다는 주관적인 투자 적합성(Suitability)에 근거한 운용이다. 펀드매니저에겐 투자자가 맡긴 자본을 자신의 것과 같이 소중히, 신중히, 성심껏 운용하고 관리할 책임(신의성실의무)이 있다. 이를 경시하고 주관적인 투자 적합성에 의존한 투자를 하면 투자자와 펀드매니저 사이에 심각한 이해충돌(대리인문제)과 대리인 비용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펀드에 한 푼의 투자도 하지 않은 채 의사결정을 주도(No Skin in the Game)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액티브 펀드가 저성과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경제연구소(AIER)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최악의 뮤추얼펀드였던 ‘라이덱스 S&P 500 펀드(Rydex S&P 500 Fund)’의 5년간 수익률은 9.88%였는데 이는 벤치마크 수익률보다 2.67%p 낮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드매니저들은 약 2700억 원의 자금을 굴리며 매년 운용관리비로 약 60억 원을 챙겼다.

투자자들의 액티브 펀드에 대한 애정은 왜 식을 줄 모를까? 연구팀은 7가지 행동경제학적 원인을 지목한다. 첫째, 운용관리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게 표시(백분율)되고 부과(자동이체)되도록 프레이밍이 돼 있다. 둘째, 시장에는 운용관리비를 제외하고도 꾸준히 초과 이익을 달성하는 소수의 스타 매니저(약 3%)가 존재하는데 자신의 매니저가 스타 매니저가 될 가능성을 과대평가한다. 셋째, 최근 성과가 좋은 펀드를 쫓아다니는 현상이 존재한다. 넷째, 투자의 전체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실력이 아닌 운의 결과까지도 자주 보상하게 된다. 다섯째, “건강과 법률 상담을 위해 의사와 변호사를 찾듯 투자는 투자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투자 전문가들의 말에 곧잘 현혹된다. 여섯째, 종종 펀드의 운용관리비를 성과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운용관리비가 높을수록 수익률도 높을 것으로 착각한다. 일곱째, 현상 유지 편향의 영향으로 한 번 가입한 액티브 펀드를 갈아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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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어느 학자는 투자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액티브 펀드와 같은 금융기관이 부과하는 높은 운용관리비의 맹점을 다음과 같이 일갈한다. “액티브 펀드가 초래하는 위험의 100%를 감수하며 100%의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에게 돌아오는 수익률은 21%인 반면, 0%의 위험, 0%의 자금을 대는 금융기관은 79%의 수익률을 가져간다.” 패시브 펀드가 액티브 펀드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임에도 여러 가지 심리적 이유로 투자자들은 액티브 펀드의 매력에 빠진다. 탐욕(Greed)을 떠올리니 수긍이 간다.

연구팀은 액티브 투자의 저주에서 벗어나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핵심적인 의사결정 사항을 개별적,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을 확립해 편향의 개입을 차단(De-biasing)한다. 둘째, 운용관리비 삭감 노력을 지속해야 하고 운용관리비를 투자자들에게 직접 청구하도록 함으로써 운용관리비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높인다. 셋째, 신의성실 의무를 기준으로 책임과 보상을 평가하고 펀드 운용의 전반에 관한 투명한 정보 공개 서약서를 체결한다. 넷째, 펀드매니저 자신도 개인 자본을 펀드에 직접 투자(Skin in the Game)케 함으로써 대리인문제를 완화한다. 액티브 투자가 ‘덤 머니(Dumb Money)’의 오명에서 벗어나 ‘스마트 머니(Smart Money)’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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