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금전적 이해관계 커질수록 ‘무리 짓는 행동’ 강해져

302호 (2020년 8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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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Financial Incentives and Herding: Evidence from Two Online Experiments” by S. Bhanot and C. Williamson (2020, Southern Economic Journal)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니 어울리며 무리 지어 지내는 건 자연스런 모습이다. 이웃에서 일손이 부족하면 열 일 제치고 돕기도 하고, 마트에서 할인세일을 한다고 하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모여들어 줄을 선다. 친지, 친구, 동료, 조직구성원 간의 단합과 우정, 신뢰를 증진시킨다는 명목으로 무리 지어 만나는 모임도 부지기수다. 무리 지어 사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니 당연한 결과다. 무리 속에서 격려와 위로를 받고 정보도 공유하며 배움과 경쟁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도 있기 마련이다. 이는 친구 따라 투자했다가 낭패 본 사연, ‘핫’한 주식이라는 파다한 소문에 매입해 뼈아픈 대가를 치른 경험, 자신보다 평판과 실력이 좋은 재무분석가의 예측에 동조하는 현상, 가짜 뉴스에 현혹돼 마녀사냥식 여론에 동참하는 행위, 허접한 테마주의 주가가 급상승하는 모습 등 매우 다양한 ‘무리행동(Herding)’으로 발현된다. 양 떼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모양새가 연상된다 해서 ‘양떼행동’ 또는 ‘양떼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로 하여금 무리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미국 스워스모어대(Swarthmore College) 숀 바노트(Syon P. Bhanot) 교수 연구팀은 무리행동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금전적 이해관계나 투자 규모 등과 같은 재무적 인센티브(Financial Incentives)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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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바노트 교수 연구팀은 아마존 메카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 플랫폼을 활용해 391명의 참가자에게 두 단계로 이뤄진 실험을 실행했다. 제1단계에서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60개의 평범하고 상식적인 객관식 문제를 풀도록 했다. 문제 풀이와 더불어 본인의 대답에 대한 자기 확신(Confidence)의 정도도 기록하게 했다. 이후 일주일 후에 실시한 제2단계 실험에서도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첫 단계와 동일한 문제를 제공하면서 문제 풀이와 확신 정도를 기록하도록 했다. 단, 이번에는 문제마다 제1단계 실험에서 다수의 참가자가 선택했던 답(무리행동을 유발하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했다. 동시에 문제마다 금전적 보상(인센티브)을 0달러, 1달러, 2달러, 3달러 등 네 가지 수준으로 나눠 해당 문제의 정답을 맞히면 돈을 주겠다고 했다.

실험 결과, 추가 정보(다수의 참가자가 선택한 답)는 주어지고 금전적 보상이 주어지지 않은 문제를 풀 때 참가자들이 무리행동을 보일 확률은 중립 확률인 50%를 훨씬 상회하는 평균 72.5%를 기록했다. 참가자들이 무리행동을 유발하는 작은 신호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무리행동이 일어날 확률은 추가 정보에 더해 정답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주겠다는 문제를 풀 때 더 강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달러의 보상을 제시한 문제에서 무리행동이 일어날 확률은 3.8%p 높아졌고, 2달러였을 때는 4.1%p, 3달러였을 때는 5.0%p가 증가했다. 이는 금전적 이해관계가 커질수록 무리 지어 행동하려는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는 뜻이다. 인센티브에 대한 남녀 간 차이도 관찰됐다. 보상이 1달러, 2달러일 때 남녀 간의 무리행동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인센티브가 3달러일 때는 남성이 여성보다 집단적 판단에 더욱 동조하는 성향을 보였다.

자기 확신에서도 남녀는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 참가자들은 제1단계 실험에서 여성 참가자들보다 평균 10%p 높은 자기 확신을 보였다. 다수 선택 정보가 제시된 둘째 단계에서는 남녀 모두에서 자기 확신이 상승했지만 남녀 간 차이는 평균 2.2%p로 현저히 줄었다. 이는 무리행동이 자기 확신을 강화하는 동시에 평준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정답과 오답의 경우 남녀 간 자기 확신의 차이도 분명했다. 정•오답에 상관없이 남성의 평균 자기 확신 점수는 여성보다 약 10%p가 높았다. 많은 선행 연구에서 밝혀졌듯 남성의 자기 확신 정도가 여성에 비해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금전적 보상이 증가할수록(금전적 이해관계가 높아질수록) 무리행동이 왕성해지는 상황은 금융시장에서 금전적 이해관계가 높을 때(투자금액이 많아서 잘못된 투자결정이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 투자자들이 자신의 신념, 정보, 분석에 의존하지 않고 불특정 무리(Herd)의 움직임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무리의 판단이 옳으면 바람직한 결과의 도출을 가속화하지만 무리가 오판을 하게 되면 집단적 환상 또는 망상으로 변질돼 더 큰 실수를 유발하고 집단 패닉이나 집단 위기로 발전한다. 무리와 적절한 경제적 거리를 유지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05호 New Era of Data Business 2020년 9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