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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 세울 때 CVP 분석 잊지 마세요

김범석 | 234호 (2017년 10월 Issue 1)


‘백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특기가 없는 이상 은퇴 후 창업은 먹고 마시는 분야를 벗어나기 어렵다. 대부분의 은퇴자가 커피 전문점이나 치킨집을 차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커피 전문점이나 치킨집은 누구나 차릴 수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낮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관리 회계에서 말하는 CVP 분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CVP 분석이란 원가(Cost)와 조업도(Volume, 판매량), 이익(Profit)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은퇴를 앞둔 철수가 커피 전문점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상권 분석을 해보니 동네 근처에 있는 작은 가게를 하나 임대할 경우 월 임대료를 포함한 고정비는 약 100만 원으로 예상됐다. 커피 원두 등 단위당 원가는 한 잔에 약 1000원으로 추정되며 주변 상점의 커피 가격은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철수가 단위당 커피 원가를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한 달에 약 1000잔의 커피를 판매하는 경우에 커피 한 잔당 원가는 2000원1 이 된다. 그리고 만일 한 달에 800잔의 커피를 판매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커피 한 잔당 원가는 22502 원이 된다. 과연 철수는 커피 가격을 얼마로 정하는 게 좋을까?

재무회계 관점에서는 단위당 원가는 총발생원가 기준으로 계산한다. 하지만 사업계획 등을 세울 때에는 판매수량 등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총발생원가 기준으로 단위당 원가를 추정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철수의 사례에서처럼 판매수량에 따라 단위당 원가가 변동하므로 사업계획 단계에서의 의사결정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업계획을 세울 때나 비즈니스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때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관리회계3 에서 말하는 CVP 분석이다.

철수가 커피 가격을 책정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부분은 어느 정도의 매출을 일으켜야 손실이 나지 않는지를 검토하는 것이다. 관리회계에서는 이를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BEP)이라고 하는데 손익분기점이란 일정 기간 수익과 비용이 똑같아서 이익도 손실도 생기지 않는 경우의 매출을 의미한다. 손익분기점이 중요한 이유는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 경영자가 달성해야 하는 매출액 수준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사례에서 커피 가격을 주변 시세에 맞출 경우 철수는 최소한 한 달에 5004 잔을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500잔 이상을 팔 경우 철수는 커피 한 잔당 판매가격에서 변동원가를 제외한 부분만큼 순이익(즉, 커피 한 잔당 2000원)을 얻을 수 있다. 이를 관리회계 용어로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CM)이라고 한다. 공헌이익이란 매출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값으로서 고정원가를 회수하는 데 공헌한다는 의미이다. 공헌이익은 매출액에 비례해 직접적으로 이익이 증가 또는 감소하기 때문에 관리 회계 관점에서는 중요한 개념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철수가 최소한 한 달에 500잔 이상을 팔 수 있다고 한다면 500잔을 판매한 이후에는 프로모션 목적으로 단위당 커피 가격을 3000원과 1000원 사이에서 한시적으로 인하하거나 매출수량에 따라 가격을 탄력적으로 변경하는 전략을 고민할 수도 있다. 또한 500잔 이하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판매가격5 을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사례에서는 기업에서 사업계획을 세울 때나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때 많이 사용되는 손익분기점 및 공헌이익에 대해서 살펴봤다. CVP 분석을 위해서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원가 개념은 변동비와 고정비다. 변동비란 조업도 또는 판매량에 비례해 총원가도 함께 변동하는 비용(사례의 커피 원가)을 의미하며, 고정비란 변동비와 달리 조업도 또는 판매량과 관계없이 총원가가 일정한 비용(사례의 임대료 등)을 의미한다.   

김범석 회계사 ah-men@hanmail.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 컨설팅에서 13여 년간 외부 감사, 재무전략, 연결경영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CEO 어젠다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았다. 연결 결산, 자금 관리 및 회계실무 등에 대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패션회사의 그룹 어카운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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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실무 TIP

실제 관리회계 목적으로 CVP 분석은 많이 사용되는 중요한 개념이다. CVP 분석을 위해서는 칼럼 말미에 언급한 변동비와 고정비의 정의가 중요한데 실무에서는 이를 정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변동비와 고정비 사이에는 변동요소와 고정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준고정비(또는 준변동비)라는 개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준고정비란 어떤 조업도 또는 판매량의 범위 내에서는 고정적으로 발생하지만 그 조업도 또는 판매량의 범위를 초과하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사례의 예를 들면 하루에 커피를 50잔 생산하는 데 직원이 1명 필요하다면 50잔을 초과해 생산하려면 또 다른 한 명의 종업원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따라서 기업 실무에서 정확한 사업계획을 하려면 원가에 대한 정의가 무척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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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석 | -회계사
    -(현) 글로벌 패션회사의 Group Accounting 업무를 담당
    -삼일회계법인 및 PWC Consulting에서 CEO Agenda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음
    ah-m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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