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펀딩
벤처기업이란
많은 벤처기업 또는 성장 단계에 있는 광의의 중소기업들은 자금에 목말라한다. 이런 조직들이 자금을 잘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벤처캐피털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벤처기업(법적인 의미에서의 벤처가 아닌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직접 받은 기업)의 기본 속성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벤처캐피털의 문을 두드리기 전에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이 이런 벤처기업으로서의 속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성장성, 기술성, 혁신성 등이 높은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제정한 ‘벤처기업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에서는 1)벤처캐피털 투자기업, 2)연구개발 투자기업, 3)특허 또는 신기술 개발기업, 4)기술 평가기업을 벤처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에서는 일반적으로 벤처기업을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모험적 투자자본의 대상이 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위험, 고수익 투자 대상 사업들은 주로 새로운 기술이나 시장의 탄생과 연결돼 있기에 보통 벤처기업이라 하면 첨단기술기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상투적 표현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원금손실과 같은 고위험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모든 사업이 고수익이 아닌 것이 문제다. 결국 벤처캐피털로부터의 투자유치는 위험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고수익 달성의 확신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고수익 사업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수익성은 혁신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성공한 모든 기업의 높은 수익은 사후적으로 모두 혁신으로 설명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디자인 혁신이며 앱스토어는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이다.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양산기술의 혁신이며 풀무원의 콩나물은 유통의 혁신이다. 캠퍼의 편안한 신발은 제품기능성의 혁신이다. 패스트패션은 품질 대비 가격의 혁신이다. 이때 혁신은 평균수익률 대비 상대적 수익성을 보장하는 수단이 되며 혁신이 있는 곳에는 당연히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따라간다.
수익성이 다소 떨어질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은 성장성이다. 성장성을 결정짓는 것은 숨겨진 기회의 발견이다. 기회는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존재한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산업, 해외시장의 개척,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따른 새로운 소비패턴 등 우리가 당장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을 포함한다. 그러나 기회는 미래에 실제로 검증되기 이전까지 주관적이고 불확실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기회를 좀 더 확실하고 객관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벤처캐피털은 막강한 후원자가 될 수 있다.
결국 벤처기업이란 아주 가능성이 낮지만 혁신과 새로운 기회의 발견을 통해 초과적 수익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고 벤처캐피털은 지금 이순간에도 이러한 기업을 갈망하고 있다. 벤처경영자의 역할은 그러한 특성을 지닌 기업을 만들고 키워나가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과정
경영활동(business)은 다양한 자원의 조달과 조합을 통해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때 자금조달(financing)은 혈액과 마찬가지로 각종 에너지원(재료의 구매, 생산/관리, 인력 채용 등)을 공급하는 기반이 된다. 대차대조표(Balance Sheet)에서 차변인 자산은 미래 수익창출을 위해 잠재된 자원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산의 구성이 가능하도록 부채와 자본으로 대변을 구성하는 것이 자금조달(financing)이다.
자본구조(capital structure)는 자본금(capital)과 부채(debt)의 구성비율을 말한다. 자본금은 조달비용이 부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부채는 시장의 변동에 따라 경영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본금을 조달하게 되는 순서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온 설립자본금, 그 후 주변지인(friends and family)에게 약간 할증된 자본금 증자, 이후 벤처캐피털이나 연관기업 등으로부터 받는 수차례의 할증 자본금 증자, 그리고 성공적인 경우에 한해 최종적으로 IPO 시장을 통한 대규모 유상증자의 단계를 거친다. 차입금의 경우 보통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이나 각종 정부 과제들과 연계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첫 단계가 되고 기술/신용 보증서 형태를 통한 은행 차입, 매출의 성장단계에 따른 양산자금 차입, 공장설립과 관련된 담보부차입 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벤처기업이 자금 조달 방법을 결정할 때에는 회사의 신용도, 영업상황, 그리고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자본구조를 고민해야 하며 조달 재원의 특성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벤처업계의 현실에서는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접근보다는 사업자금을 얼마나 쉽게 유치할 수 있는가에 따라 조달 순서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자금조달 방법을 결정했다면 본격적인 자금 조달을 위한 첫 단계로 사업계획서 작성을 통해 ‘무엇을 하기 위해 얼마나 필요한가’를 정리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경영자의 주관과 확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명확한 현실 인식과 혁신 기회에 대한 명쾌한 설명,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과 필요한 자원이 잘 서술된 사업계획서는 그 무엇보다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여돼야 하는 첫 단추다.
두 번째 단계는 자금조달 규모와 특성에 따라 적합한 투자자를 물색하고 접촉하는 것이다. 자금조달의 대상으로는 주변지인(friends & family), 엔젤투자자(angel investors), 벤처투자회사(venture capital firm), 일반기업(corporate), 은행(banks) 등이 존재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특성에 따라 자본금(capital)과 부채(debt)의 조화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각 대상은 저마다 다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자금조달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각 투자자들로부터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을 때 후속조치들을 진행하는 것이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기본적인 투자조건(term sheet)에 합의하고 사업실사(business due diligence)와 외부전문가를 활용한 회계 및 법률 실사(accounting & legal due diligence)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때 구체적인 투자조건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주변에서 투자유치 경험이 있는 사업가로부터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지만 특히 투자유치 과정에서는 나중에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법률적 지식의 무지로 인해 큰 문제가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 단계는 투자를 받고 나서 투자자와 파트너 관계로서 회사를 성공시켜나가는 것이다. 이 단계에 대해 체계적으로 고민하지 않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투자 이후 투자자와의 관계는 회사의 미래에 아주 중요하며 벤처캐피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단순히 돈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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