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를 통해 본 세상

출렁이는 증시, 결론은 내재가치 투자!

86호 (2011년 8월 Issue 1)


편집자주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회계학을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회계를 통해 본 세상’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회계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비즈니스에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최 교수는 33회 원고를 시작으로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어떻게 결정되고 움직이는지, 그 과정에서의 회계정보를 활용한 올바른 투자 방안은 무엇인지에 관한 글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며, 이번 글은 제3편에 해당합니다.

2009년 모 개인투자자가 지은 주식 관련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생의 굴곡을 겪은 후 주식을 열심히 공부해 비법을 터득했다는 저자는 순식간에 유명 인사가 됐다.
 
시간이 지나자 이 책의 내용이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책대로 했다가 큰 손해를 입었다는 사람, 이 책이 여러 책을 베껴놓았을 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책의 저자는 수차례 언론에 등장했다. 그는 추세를 이용한 단타 매매와 공매도 등을 이용, 2007년부터 1년반 동안 430만 원을 370억 원으로 불렸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어쨌든 이 책을 읽거나 강연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를 믿었을 것이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인지 논리적으로 생각해보자. 주식 투자를 통해 430만 원을 370억 원으로 불리려면 매월 100%의 수익률을 올려도 15개월이 걸린다. 현실적으로 신이 아닌 이상 이런 기록적인 수익률을 계속적으로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뉴메릭인베스터스

 

단타 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일이 가능한지부터 생각해보자. 저명한 회계학자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브라이언 부시(Brian Bushee) 교수는 투자자들을 단기(transient) 투자자와 몰입적(dedicated) 투자자로 구분한다.1 이 둘에 속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종합주가지수만 따라가는 투자자를 준 인덱스 투자자(quasi-index investors)라 부른다.
 
필자가 DBR 82호에 기고한 ‘출렁이는 증시, 결국 가치 투자가 이긴다’에도 비슷한 개념이 나온다. 필자가 소개한 추세 투자자가 단기 투자자와 비슷하고, 내재가치 투자자가 몰입적 투자자와 유사한 개념이다. 준 인덱스 투자자들은 인덱스펀드와 비슷하다.
 
부시 교수가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행태를 분석한 결과는 그의 논문에 잘 소개돼 있다.2 그가 선정한 대표적인 단기 기관투자가인 뉴메릭인베스터스(Numeric Investors)라는 회사를 보자. 뉴메릭인베스터스는 적극적인 계량 분석을 통해 미국 및 해외 주식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회사다. 흔히 퀀트나 금융공학에 기반한 분석이 강점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잘 알고 있는 유명 회사다.
 
뉴메릭인베스터스는 분기별 평균 주식 거래 종목의 비중이 전체 주식 보유 물량 중 74%에 달한다. 반면 세계적 거부 워런 버핏이 소유한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분기별로 보유 주식의 0.6% 정도만 거래한다.
 
이 수치를 보면 뉴메릭인베스터스가 버크셔 해서웨이에 비해 얼마나 더 빈번히 주식을 사고 파는지 잘 알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보다 무려 123배나 빠른 속도로 쉴새 없이 주식을 사거나 파는 셈이다. 준 인덱스 투자자들은 평균 8% 정도의 보유 주식을 분기별로 거래한다.
 
뉴메릭인베스터스의 총 운용 자금은 30억 달러 정도다. 이 회사는 총 501개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1회사당 보유 주식의 가치는 600만 달러 정도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평균 26종목의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다. 대신 1종목당 평균 10억달러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준 인덱스 투자자들은 주가 지수의 변화를 거의 정확히 쫓아가는 투자자들이다. 즉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거의 모든 주식을 시장 가치 비율에 따라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평균 보유주식 수가 1988주에 달한다.
 
부시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단기 기관투자가가 전체 기관투자가들 중 약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10%는 몰입적 투자자이다. 따라서 나머지 60%가 준 인덱스 투자자다. 준 인덱스 투자자의 비중이 가장 많지만 이들은 수동적으로 주가 지수의 변동을 따라가기만 하기 때문에 주가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단기 기관투자가와 몰입적 기관투자가 중 누구의 수익성이 더 좋을까? 안타깝게도 부시 교수가 그 내용까지 분석을 수행하지는 않았다. 소수의 큰손만을 상대하는 폐쇄적 투자회사인 뉴메릭인베스터스는 자신들의 정확한 투자 수익률을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년간 매년 20%에 육박하는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다. 

 



단타 거래와 개인투자자의 심리적 어려움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들보다 단기 투자에 치중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또한 단기 투자자는 내재가치 투자자만큼 우수한 수익률을 올리기가 힘들다. 뉴메릭인베스터스처럼 우수한 단기 투자자가 쉴 새 없이, 즉 버크셔 해서웨이의 123배나 되는 빠른 속도로 주식을 사고 팔아 돈을 번다 해도 마찬가지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한 번 주식을 사서 가만히 몇 년 가지고 있다가 팔아도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때문이다.
 
단기 투자자가 쉴새 없이 거래를 하려면 매우 정교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 많은 인력들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주가 변동을 보면서 투자 결정을 할 것이다. 거래를 많이 하니 증권회사에 거래 수수료도 많이 내야 한다. 같은 자금을 투자한다면 버크셔 해서웨이보다 123배나 많은 거래수수료를 내는 셈이다.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는 결코 뉴메릭인베스터스가 하는 투자 방식을 따라 할 수 없다. 당연히 투자 수익률도 뉴메릭인베스터스보다 낮아진다.
 
심리적인 이유에서라도 실제 그런 투자 방식을 따라 하긴 힘들다. 추세를 보고 초단타 거래를 하면 10억 원을 동원하는 기관투자가는 1%만 이익을 보고 10분 만에 시장에서 빠진다 해도 1000만 원을 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가 1000만 원을 동원해 같은 일을 한다면 10만 원만 번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바라보며 분석을 하다가 순식간에 진입해 10분 만에 불과 10만 원을 벌었다 해도 이에 만족해서 주식을 팔고 나올 개인투자자는 거의 없다. 상승세가 조금 더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로 20분, 30분씩 기다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수시로 주가가 출렁인다. 개인투자자가 돈을 벌기는커녕 돈을 잃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욕심을 버리고 뉴메릭인베스터스처럼 큰 자금을 동원해 조금씩 이익을 보는 거래를 계속한다면 어느 정도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그렇지 않기에 단타 매매를 통해 개인투자자가 큰 이익을 보기가 더 힘들다. 바버와 오딘(Barber and Odean)3 이 투자자 수만 명의 행태를 분석한 결과, 주식 거래를 가장 빈번하게 수행하는 20%의 개인투자자들은 거래를 가장 덜 수행하는 20%의 개인투자자들 보다 무려 100배나 더 많은 거래를 한다. 그러나 이들의 평균 연간 투자 수익률은 거래를 제일 적게 하는 그룹보다 무려 6∼10%포인트 낮았다. 거래를 많이 할수록 더 손해를 입은 셈이다.
 
공매도 거래의 수익률 환상
앞서 언급한 책의 저자가 단타거래 외에 큰 수익률을 올렸다는 방법이 공매도(short selling)다. 말 그대로 ‘없는 주식을 판다’는 뜻이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주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 매도 주문을 내는 행위다. 그리고 결제일이 돌아오면 주식을 구입해 매입자에게 주식을 지불한다.
 
홍길동전자의 현재 주식 가격이 2만 원이라고 하자. 홍길동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 A는 홍길동전자 주식의 내재가치를 1만5000원으로 본다. 이에 따라 그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홍길동전자의 주식을 공매도한다. 결제일에 주가가 1만8000원으로 하락했다면 A는 그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2만 원에 매수한 사람에게 인도한다. 즉 주당 2000원의 이익을 보는 셈이다. 그러나 그의 예상대로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2만2000원으로 상승하면 A는 2000원의 손실을 본다. 즉 주가 방향에 대한 예측이 정확했느냐 아니냐가 공매도의 손익을 결정한다.
 
현재 한국 정부는 완전한 의미의 공매도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증권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빌려서 판매하는 대주 거래(covered short selling)만 허용하고 있다. 증권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만 공매도를 할 수 있으므로 공매도가 가능한 물량은 제한적이다. 구조적으로 한 개인이 엄청난 물량을 공매도할 수 없는 셈이다. 증권거래소 발표 통계에 따르면 공매도 물량의 95% 이상이 외국인 투자자에 의한 거래라고 한다. 즉 컴퓨터를 지켜보다 추세를 발견하고, 그 추세에 따라 즉시 공매도를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증권회사에서 주식을 빌리려면 주식 가격의 70∼100% 정도를 우선 증거금으로 증권회사에 지불해야 한다. 1000만 원의 자금으로 100% 증거금을 지불한 후 대주 거래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주가가 0으로 떨어지면 1000만 원을 벌 수 있다. 즉, 공매도를 통해 100%의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가가 0으로 떨어져야 한다. 이런 상황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거품이 대거 포함된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세계 대공황 상황이 아니라면 주가가 급락해도 20∼30% 하락이 전부일 테니 말이다. 결과를 종합해보면 공매도를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수백 배의 이익을 올리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필자는 설사 능력 있는 내재가치 투자자라고 해도 공매도는 별로 권유하고 싶지 않다. 공매도 거래에는 최대 3개월 정도로 거래의 청산 일시가 미리 정해져 있다. 내재가치 투자자 B가 홍길동전자의 주가가 3만 원일 때 내재가치를 2만 원으로 파악했다고 치자. 투자자 B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2개월 기한의 공매도를 했다. 장기적으로는 물론 홍길동전자의 주가가 내재가치 근처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기간이 2개월 안이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2개월 후 주가가 상승하면 B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필자가 ‘회계를 통해 본 세상’ 연재 글에서 거듭 언급했듯 한국 주식시장은 선진국 시장에 비해 과민반응과 과소반응의 정도가 크고 횟수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일시적으로 내재가치에서 벗어난 기업의 주가가 다시 내재가치 근처로 회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선진국 시장보다 길다. 내재가치를 이용해 투자하는 투자 기법의 효과에 대한 논문을 보면 미국 시장에서도 최소 1∼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결과가 많다.
 
즉 공매도가 허용하는 3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주가가 내재가치로 회귀할 거라는 믿음은 애초에 실현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 투자를 한다면 이는 분석에 의한 투자가 아니라 도박에 가깝다.
 
워런 버핏의 내재가치 투자
즉 아무리 뻔한 얘기라 해도 열심히 해당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그 내재가치에 따라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또 일단 매수를 하면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참고 기다리는 게 최선의 투자다. 큰 돈은 못 벌어도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은 올릴 수 있다.
 
버핏은 대표적인 내재가치 투자자다. 수시로 거래를 하지 않지만 한번 주식을 구매하기로 결정하면 수억 달러 이상을 동원해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인다. 그는 재무제표 및 기타 기업에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서 철저한 분석을 수행한다. 버핏이 공개한 그의 투자방법은 다음과 같다.4
 
- 최근 3년간 ROE가 15% 이상인 기업
- 매출액 이익률이 업종 평균 이상인 기업
- 주당 현금흐름이 상위 30% 이내인 기업
- 최근 3년간 평균 시가총액 증가율이 자본총계 증가율 이상인 기업  
- 향후 5년간 예상되는 현금흐름의 합계가 현 시가총액 이상인 기업
 
버핏의 투자 방식을 따라 하려면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핏이 종종 ‘10년을 보유할 주식이 아니면 사지 말라’라고 하는 이유다.
 
또한 기다리는 사이에 투자한 자금의 상환 압박을 받으면 안 된다. 상환 압박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중도에 청산한다면 오히려 손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돈 중에서도 상당 기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여유 자금을 가지고 주식 투자를 해야 한다.
 
LTCM과 메릴린치의 몰락
남의 돈으로 투자를 해 패가망신한 대표적 사례가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ong-Term Capital Management, LTCM)다. 이 회사는 1994년 설립됐으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블랙 숄스 모델을 개발한 저명한 학자 마이런 숄스(Myron Scholes)와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 등이 투자를 담당했다.5
 
LTCM은 부채 비율이 무려 2500%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돈을 빌렸다. 이들은 공격적으로 투자에 임했고 1996년까지는 비교적 괜찮은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아시아 및 동유럽 시장이 급속히 식은 1997년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에 두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LTCM은 상당한 자금을 아시아 및 동유럽 시장에 투자하고 있었다. 해당 시장의 상황이 악화되니 채권자들이 만기가 돌아온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결국 LTCM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멀쩡한 투자마저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 급하게 자산을 매각하니 제값을 받을 수도 없었다. 결국 LTCM은 1998년 불과 3개월 동안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파산했다.6
 
금융위기 와중에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 인수된 메릴린치의 상황도 비슷하다. 불과 2년의 금융위기 기간 동안 발생한 손실이 1970년대 후반부터 금융위기가 일어날 때까지 30년 동안 메릴린치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총 합계와 비슷했다. 자기자본이 별로 없이 막대한 돈을 빌려 파생상품에 투자하다가 단 한 번의 실패로 망한 셈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말 기준으로 메릴린치의 부채 비율은 3000%에 달했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남의 돈을 빌려서 투자하다 상환 압박을 받으면 아무리 해당 회사의 적정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투자했다 해도 주가가 적정 가치로 회귀하기 전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청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도 이 위기에서 벗어나진 못한다. 반드시 자기 돈, 그중에서도 여유 자금으로만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너무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이야기가 아니냐고 하는 독자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공자의 말씀이 언제나 정답이다. 주식 투자를 하려면 재무제표를 분석해 해당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능력, 거시 경제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볼 수 있는 능력부터 길러야 한다. 주식 시장에 왕도는 없다.
 
4) 이 내용은 백복현 서울대 교수가 작성한 사례 ‘워런 버핏 투자 따라하기’에 설명됐다. 해당 사례에는 이 기준을 적용해 선정한 한국 기업들의 리스트와 투자성과 등 워런 버핏의 투자방법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등장한다. 이 사례는 ‘백복현, 장궈화, 최종학’ 공저 <재무제표 분석 및 기업가치 평가> 책 6장에 수록돼 있다.
 
5) 마이런 숄스(Myron Scholes)는 LTCM에서 LTCM의 탈세를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개인 탈세 혐의로도 기소됐다. LTCM 정리 후 그가 운영했던 플래티넘 그로브 자산운용(Platinum Grove Asset Management)도 2008 금융위기 와중에 파산했다.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이 이사로 참여한 트린섬그룹(Trinsum Group)도 2009년 파산했다. 사실 이들의 화려한 연구 업적은 실물 투자와는 거의 관계가 없는 분야였다. 투자를 잘 모르면서 투자업계로 뛰어들었다가 학자로서의 명성에 큰 상처를 입은 셈이다.
 
6) LTCM의 파산 후 LTCM의 거래 성향이 드러났다. LTCM의 투자 방법은 다른 헤지펀드들의 경우와 특별히 다른 것이 없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정교한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정도였다. 파산 전까지의 화려한 수익률은 엄청난 부채를 사용해 나타난 레버리지 효과에 불과했다. 사실 회계 숫자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재무제표에 보고된 숫자를 그대로 사용해서 정교한 수학 프로그램에 입력한다고 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다. 흔히 이야기 하는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의 행간에 숨어 있는 가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뉴메릭인베스터스는 제한된 범위긴 하지만 회계 정보의 질적 수준까지 분석해 투자에 사용하고 있다. 즉 뉴메릭인베스터스가 LTCM보다 더 우수한 분석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콩 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동시에 받는 등 활발한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숫자로 경영하라> <재무제표 분석과 기업가치 평가>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