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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성공요건

프랜차이즈, 모험심이 살 길

임영균 | 17호 (2008년 9월 Issue 2)
레드오션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나 다름없는 시장을 비유한 표현이다. 마케팅 관점에서의 레드오션은 다수의 기업이 생존을 위해 거의 차별화되지 않은 동일한 가치의 제품을 갖고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시장을 말한다. 조직생태학적 관점에서 볼 때 레드오션은 자원이 궁핍한 환경에서 다수의 객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매우 불확실하고 교란적인 환경을 말한다. 이에 따르면 현존하는 대부분의 시장 또는 산업은 레드오션에 해당한다.
 
레드오션에 있는 기업은 자신의 경쟁사로부터 고객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노력한다. 경쟁사가 시장에 넘침에 따라 기업의 이익은 감소하고 성장은 둔화한다. 레드오션에 남아있기를 원하는 기업은 없으며, 누구나 깊고 푸른 블루오션을 꿈꾼다.
 
레드오션에서의 생존 전략은 결국 블루오션 전략과 유사하다
블루오션을 선점한 기업은 고수익·고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비교적 장기간 생존한다. 경쟁사가 선도기업의 전략을 곧바로 모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루오션은 영원히 지속되기 어렵다. 높은 진입 장벽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진화하기 때문에 언제나 돌연변이와 같은 강력한 경쟁사가 진입해 레드오션으로 변할 수 있다.
 
시장이 레드오션화할 때 선도기업은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레드오션에서 경쟁사와 치열하게 경쟁하거나, 또 다른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많은 경우 이들은 경쟁사를 면밀히 관찰하여 이들의 강점을 벤치마킹하거나 자신들의 강점을 확고히 확보하고자 한다. 이들은 가치와 비용이 상쇄(trade-off) 관계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비용 절감을 모색하거나 차별화를 시도한다.
 
반면에 블루오션 전략은 시장 경계와 산업구조가 외부로 주어지는 제약조건이 되지 않으며, 한 기업의 행위와 신념에 의해 재구성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들 기업은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고 믿고, 직접적인 경쟁보다 가치혁신에 관심을 가진다. 전통적인 경쟁 전략이 ‘정면대응(confrontation)’에 가깝다면 블루오션 전략은 ‘회피(avoidance)’에 가깝다.
 
사실 블루오션 전략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념들은 레드오션에서의 경쟁전략과 비교할 때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블루오션 전략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략적 도구들은 비록 동일한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전통적인 경쟁 전략을 중시하는 많은 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제시한 개념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식스시그마,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PIMS(Profit Impact of Market Strategy) 모형은 블루오션 전략과 매우 유사한 생존 처방이다. 블루오션 전략을 추구해 성공한 기업에 대한 관찰은 있지만 동일한 전략을 추구하고도 실패한 기업에 대한 관찰이 없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블루오션 전략이 전략 형성과 전략 실행 전반에 걸쳐 기업의 가치혁신 및 시장 창출 행위(market creation moves)를 총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가치 창출 과정에 수반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논리와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블루오션 전략은 상당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기업이 전통적 경쟁 전략을 추구하건, 블루오션 전략을 추구하건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핵심 공통 분모는 두 가지다. 바로 창의적인 기업가 정신과 강력한 리더십이다. 이 두 요소가 어떻게 레드오션 시장의 기업을 생존시키는지를 프랜차이즈 사업의 예를 통해 살펴보자.
 
기업가정신으로 경직성을 탈피하라
프랜차이즈 사업은 패스트푸드, 소매, 서비스, 자동차, 의류, 컴퓨터, 식품, 호텔, 인쇄, 부동산, 헬스클럽, 게임산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진입장벽과 퇴출장벽 모두 비교적 낮기 때문에 수많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명멸하는 매우 교란적인 환경 특성을 지니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가맹 본부의 3분의 1이 4년 안에, 4분의 3이 12년 안에 실패한다는 연구 결과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전형적인 레드오션 시장임을 잘 보여 준다.
레드오션인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의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불확실하고 모호한 환경에서 새롭고 독특하며 가치 있는 자원의 결합으로부터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정신적 능력이다.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기업가는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스템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며, 개발한 시스템을 판매하기 위해 가맹점 사업자와 계약 체결에서부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프랜차이즈 기업가로 성공하려면 위험감수, 리더십, 동기부여, 위기극복, 창조적 파괴, 불확실성에의 도전과 같은 자질을 지녀야 한다. 새로운 사업의 창출, 새로운 조직의 창출, 새로운 생산요소 또는 자원의 결합을 통해 예외적이고 독창적인 변화도 주도해야 한다.
 
성공한 기업가 중 83%는 사업을 시작하기 적어도 3년 전부터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을 이해하고 틈새시장을 찾고자 시간을 보낸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기업가정신과 연결시키면 시장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블루오션 전략이 제시하는 것처럼 ‘각성(awakening)-탐구(exploration)-전략 설명(strategy fairs)-의사소통(communication)’의 네 단계로 이뤄진다. ‘각성’은 자사의 사업을 경쟁사와 비교하고 전략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발견하는 단계, ‘탐구’는 고객과 수요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현장에 나가는 단계, ‘전략 설명’은 대안적 전략 방향 제안서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얻는 단계, ‘의사소통’은 과거의 전략과 새로운 전략 프로필을 종업원에게 설명하고 새로운 전략을 성취하는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지원하는 단계를 각각 말한다.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의 수요와 경쟁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가맹본부가 초기에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시장 기회에 대한 사전 검토가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가 자신의 고객인지, 이들이 접근 가능한지, 소비자가 얻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가격과 비교할 때 매력적인지, 자신의 사업 개념이 어떻게 차별화되어 있는지,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선도자로서의 위상을 차지할 수 있는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 등은 사업 기회를 평가할 때 반드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 줄이려면 유연성 확보가 관건
시장 기회의 발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유연성 확보다. 레드오션에서 생존하는 기업의 중요한 공통 특징은 시장 환경의 변화, 특히 경쟁사의 도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실내 인테리어 기업 데코앤드유의 최고경영자(CEO) 캐런 파월은 집중과 변화의 시너지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나치게 현재의 여건이나 사업 개념에 집중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상실하거나 변화의 시기를 놓치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치명적일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사업 개념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때 초기에 설정한 사업 개념을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표준화된 제품과 서비스, 운영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변화와 유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적응적 문화(adaptive culture)’보다는 동질성(표준화)과 일관성을 특징으로 하는 ‘강한 문화(strong culture)’가 태생적으로 이 사업을 지배한다. 동질성과 일관성은 프랜차이즈 사업이 지닌 장점이기도 하지만 이로 인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경직되고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는다. 일종의 딜레마에 처해 있는 셈이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가맹점 사업자의 경우 변화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미 성공적으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는 새로운 사업 개념에 저항하기 쉽다. 굳이 변화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업 개념이 바뀌면 마케팅전략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1986
년 피자헛은 도미노피자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빠른 배달을 경쟁 우위 요소로 삼은 도미노피자의 도전은 매우 위협적이었으므로 피자헛은 자사 고유의 배달 시스템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천 개의 피자헛 가맹점 사업자는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즐기는 레스토랑 형태의 점포 운영에 만족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가맹점 사업자는 가맹 본부의 배달 시스템 수정안에 대해 ‘고장나지 않은 것을 왜 수리해야 하는가’하는 의문을 가졌다.
 
실제로 새 배달 시스템은 가맹점 사업자에게는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피자헛 본사가 통제하는 전화주문 배달 시스템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면서 본부와 사업자 사이에는 갈등이 생겼고, 급기야 소송으로 번졌다. 이에 따라 피자헛의 전체 시스템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피자헛 가맹점의 반발은 도미노피자의 강력한 도전을 실감한 뒤에야 비로소 누그러졌다.
 
피자헛과 정반대의 경우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BBQ를 들 수 있다. 최근 BBQ는 배달 위주의 기존 사업 개념을 벗어나 내점 고객을 확보해 매출을 증가시키고, 브랜드의 가시성을 높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카페형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수의 가맹점 사업자는 많은 신규 투자와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이 필요한 카페형 치킨사업으로의 전환을 주저하고 있다. 가맹본부는 가맹점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가맹본부의 브랜드자산 가치가 높아져 모두에게 좋은 전략이라고 설득하고 있지만 가맹점은 카페형 점포의 매출이 추가투자를 만회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카페형 점포로의 전환을 미루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 사안 중 하나는 가맹본부가 지닌 ‘시스템 표준화 및 일관성 유지 욕구’와 가맹점 사업자가 지닌 ‘자율성 욕구’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는 것이다. 가맹점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인정할 경우 시스템의 표준화와 일관성이 본질인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의 붕괴를 가져온다. 반면 가맹점에 대한 지나친 통제는 가맹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막대한 감시 감독 비용을 필요로 한다. 이 둘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10년 전 라지브 단트 교수와 그레고리 군들라크 교수는 미국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인 도미노피자, 맥도날드, 버거킹, 서브웨이 등 26개 가맹본부와 174개 가맹점에 대한 관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맹점의 가맹본부에 대한 의존도와 이들의 자율성에 대한 욕구 수준이 모두 높은 경우, 즉 공생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에 매출 실적이 높고 기업가 정신이 강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사업에 대한 동기 부여 및 관여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리더십과 팀워크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공은 단순히 기회를 발견하고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변화시키고 구성원을 설득하는 리더십과 구성원 간의 팀워크가 절실히 필요하다. 가맹 본부와 사업자 사이에 갈등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것은 곧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 재택 노인요양서비스 프랜차이즈 기업인 ‘홈 인스테드 시니어 케어’의 CEO 폴 호건은 대부분의 창업자가 리더가 되려 하기보다 열정만을 추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의 창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수많은 가맹점을 거느리는 리더로서 자신을 그리고 있지 않으며, 프랜차이즈 사업이 장기간 성공하기 위해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호건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핵심 요건이 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 사업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의 유지, 비전의 명확한 전달, 종업원에 대한 신뢰, 열린 마음과 발상의 전환, 일관되고 정직한 행동, 차세대 리더의 발굴 등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제빵 프랜차이즈 기업 ‘그레이트 하비스트 브레드 컴퍼니’의 탐 맥매킨 CEO는 자신을 ‘양치기 개’에 비유했다. ‘양치기 개’는 양을 인도할 때 어떤 위험이 앞에 있고, 이를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어디이며, 위험이 닥쳤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히 알고 있다. 이처럼 리더는 비전을 가지고 방향을 제시하며 종업원과 가맹점사업자를 이끌어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본부와 가맹점 쌍방이 연속적으로 대면하며 약속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관계 사업(relationship business)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다. 신뢰는 존경심과 마찬가지로 정직·비전·역량을 필요로 한다.
 
신뢰를 형성하려면 의사소통이 선행돼야 한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의사소통 경로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이를 통해 가맹본부의 정책을 수시로 알려야 한다. 실제로 주거공간 컨설팅 기업 ‘캘리포니아 클로짓’은 2, 3일간 열리는 전국 또는 지역 단위의 워크숍을 통해 가맹점과의 의사소통을 도모하고 성공 사례를 학습 및 공유한다.
 
상호 신뢰의 기본은 가맹 본부와 사업자가 동일한 비전과 목표·신념을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조직 내 저항을 극복하는 유효한 처방이기도 하다. 가맹본부는 자사가 궁극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이것이 왜 중요한가를 모든 사업자에게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효과적인 운영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모든 가맹점 사업자가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사업자에게 자신의 행동이 시스템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확신시키고, 시스템의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게 할 수 있다.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네브래스카 주립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유통학회 회장 및 한국경영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광운대 대외협력처장을 맡고 있다.
  • 임영균 | - (현) 광운대 대외협력처장
    - (현)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
    - 한국 유통학회 회장
    - 한국 경영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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