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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RPA와 인공지능(AI)의 결합 ‘하이퍼오토메이션’

팬데믹 이후 로봇과의 공존 점차 확대
하이퍼오토메이션으로 협업 이뤄 가야

김계관 | 304호 (2020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RPA는 자동화의 연장선상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기존 IT 소프트웨어와 똑같은 한계를 노출했다. 바로 사용자의 요구와 기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한계다. RPA가 최근 현장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직원들은 ‘내가 하는 업무를 왜 RPA가 하지 못하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대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대부분의 RPA는 단순하고 정형화된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에 적용되는데 현업에는 비정형 프로세스와 데이터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비정형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처리하는 인공지능(AI)을 RPA에 접목한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 플랫폼 없이는 업무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다.



2016년,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기사인 이세돌을 크게 이기며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실제 기업 업무 환경에서 AI는 아직 알파고와 같은 충격적인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것처럼 묘사되다 보니 업무 현장에서 보인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대안으로 많은 CEO와 업무 담당자의 관심을 끈 것이 바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다. RPA의 목표는 AI와 달리 현실적이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인간을 뛰어넘으려 애쓰기보다는 아직까지 자동화하지 못한 분야를 자동화함으로써 기업이 추구하는 생산성과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실용적인 목표에 매료된 국내 기업들은 2017년부터 RPA 기술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AI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경험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개월 전후의 신속한 파일럿 프로젝트들을 실시했고,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렇게 RPA 전략적 도입의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한 기업들은 초기 성과를 이어 가기 위해 후속 확대 사업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RPA는 올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으로 또다시 변화의 중심에 섰다. 비대면, 온라인, 자동화 키워드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는 팬데믹 이후 사회에서 RPA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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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A의 한계

RPA는 자동화의 연장선상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혹자는 RPA가 “기존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미 컴퓨터 발명 이후 인터넷, 인트라넷 등이 출현하고 간단한 계산부터 복잡한 시뮬레이션까지 자동적으로 수행되고 있는데 기존의 IT와 별다를 게 없지 않냐는 지적이다. 개인적으로 그 질문에 답하자면, 실제로 다를 것이 없다. 다시 말해, RPA도 똑같은 한계를 안고 있다. 바로 기술이 사용자의 요구를 전혀 따라잡을 수 없다는 한계다. 필자가 199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뱅킹을 만드는 일을 할 때만 해도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은행 거래를 한다고? 믿고 사용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너도나도 인터넷뱅킹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사용자들은 놀라운 상상력으로 “이거 휴대폰으로 하면 안 돼?”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끊임없이 편리함을 찾고 자동화를 원하며, 그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더딘 IT에 늘 불만을 가진다.

이처럼 사람들의 불만에 끝이 없는 이유는 자기 자신과 IT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일상에서 쉽게 하는 일을 IT가 하지 못할 경우 실망한다. AI가 당면한 위기도 결국 “알파고는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임인 바둑에서도 이세돌을 이긴다면서 왜 종이 영수증에 있는 글자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가?” 하는 질문에서 온다. RPA가 현재 마주한 위기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RPA가 최근 몇 년 새 많이 발전하고 현장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현장의 직원들은 “왜 내가 하는 업무를 RPA가 하지 못하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대부분의 RPA는 정형화된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업에서는 RPA가 다룰 수 있는 수준의 단순하고 정형화된 프로세스나 데이터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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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세상의 문제, 비정형

우리는 이제 자동화의 새로운 단계에 와 있다. 그리드원은 이를 소프트웨어(SW) 2.0이라는 용어로 정의하고, 지금까지의 IT로 다룬 소프트웨어에 관한 것을 SW 1.0으로 분류한다.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IT 환경의 소프트웨어 구성은 대부분 SW 1.0이다. SW 1.0에서는 알고리즘을 포함한 사용자 요구사항 분석, 설계, 프로그래밍, 테스트, 적용, 운용 등 일련의 과정에 걸쳐 사람이 관여한다. 반면 SW 2.0에서는 사람이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데이터나 시스템을 학습한 AI가 알고리즘을 만들어 낸다. 그동안 RPA를 비롯한 SW 1.0이 결코 사람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던 이유, 사람만큼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인지, 판단, 추론, 예측 등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SW 2.0은 학습 기반의 AI를 통해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SW 2.0의 도입 없이는, 즉 AI와의 결합 없이는 결코 자동화의 한계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자동화 과정에서 당면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는 ‘비정형’ 데이터를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SW 1.0 기반의 IT 환경에서는 대부분 정형 데이터만을 처리한다. 실제 세계에서의 비정형 개체와 데이터들도 전문가의 분석 설계를 거치면 데이터베이스(DB)에 정형화된 형태로 변경돼 저장된다. 이런 DB 덕분에 수많은 업무가 자동화돼 우리는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손수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로 변경하는 작업은 오직 소수의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한다. 또 현실에서는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하는 방법을 아무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가령, 사람이 컴퓨터에 일일이 문자를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줄 수 있는 광학문자인식(OCR) 기술도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오랜 기간 연구돼 왔지만 그동안 들인 시간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람의 수준, 혹은 사람이 원하는 수준엔 한참 못 미친다. 첫 번째 이유는 폰트나 필체의 형태, 크기, 왜곡, 노이즈 등 문자가 갖는 비정형성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기계가 인지하는 방법과 사람이 인지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의 SW 1.0은 이런 비정형의 문자를 인식하기 위해 사람이 일일이 특징을 분석한 뒤 프로그래밍했지만 사람을 따라가진 못했다. 그러나 SW 2.0을 채택한 학습 기반의 OCR, 즉 AI OCR는 사람과 맞먹거나 그 수준을 능가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회사에서 경비를 처리하는 절차를 예로 들어보겠다. 영수증의 문자를 OCR로 100% 인식한 뒤 업체명과 품명, 수량, 일자 등의 정보를 구분하고, 사전에 정의해 놓은 DB에 자동으로 입력할 수 있을까? 엄밀히 말하면 가능하긴 하다. 이에 회사들은 그동안 영수증의 양식과 위치 좌표를 고려해 OCR로 데이터를 인식하고 전산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힘겹게 자동화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이런 정형화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양식과 위치 좌표 및 내용이 각기 다른 영수증의 표준을 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동화로 덜어내는 수고보다 표준화에 드는 수고가 더 클 정도다. 이 과정을 건너뛰고도 영수증 처리를 완전 자동화하려면 결국 딥러닝 기반의 AI OCR가 개발돼야 한다. 보다 효과적이고 진일보한 자동화를 위해서는 비정형을 다루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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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업이 다루는 데이터는 대부분 비정형이다. 데이터의 유형도 다양하다. 엑셀과 워드 같은 스프레드시트 자료부터 제안서, 계약서, 법률 문서와 같은 종이 문서, 빅데이터로 수집된 각종 텍스트 데이터, 콜센터의 음성 데이터, CAD(Computer Aided Design, 컴퓨터 지원 설계) 도면이나 사진 등 이미지 데이터, CCTV나 제조 모니터링 영상 등 동영상 데이터까지 각양각색이다. 이런 비정형 데이터는 아직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은 영역이며 이런 미지의 영역을 다루는 게 바로 SW 2.0으로 진화하는 길이자 진정한 자동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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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의 열쇠, 하이퍼오토메이션

RPA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대부분 AI를 접목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이 과정이 바로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이다. 이 용어는 2020년도 가트너가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의 첫 번째로 언급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는데, 결론적으로 RPA와 AI의 결합을 뜻한다. 즉, SW 1.0과 SW 2.0의 결합이자 진화다. 하이퍼오토메이션의 목표는 기존에 자동화하지 못했던 영역으로 자동화를 확대하는 데 있다. 이 영역은 특정 기업의 도메인 업무만이 아니라 현실 속 대부분의 도메인을 망라한다. 인사, 회계, 재무 등의 일반 공통 업무를 비롯해 금융, 제조, 정부 행정, 교육, 오프라인, 온라인 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자동화하자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런 목표를 실현해주는 솔루션과 서비스는 거의 없다. AI를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전략도 없다. 그러나 사용자 요구 수준은 이미 RPA를 통한 자동화를 넘어섰다. 단순 반복 업무 이상을 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AI 분야 R&D에 매진해 온 그리드원이 하이퍼 오토메이션 플랫폼과 서비스를 계획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개발한 플랫폼으로는 하이파이(HyPAi, Hyper-automation Platform with Ai)가 있다. 보통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는 기존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정형화된 영역과 아직 적용할 수 없는 비정형 영역이 혼재된 형태로 존재한다. 비정형 영역은 수작업으로 사람이 처리하고 나머지는 기존 IT로 자동화하는 식인데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은 전 과정을 하나의 연속 프로세스로 수행하는 일종의 ‘연결자(Integrator)’다.

이런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의 특징은 조직 내부의 모든 비정형 프로세스 및 데이터를 학습 기반으로 자동화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종이 문서 기반 업무를 자동화하는 경우 기존 업무를 분석해 문서 양식을 통일하거나 표준화하고, 이를 OCR 등 문서 처리 시스템의 코딩을 통해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AI를 접목한 플랫폼은 코딩 없이도 다양한 비정형 문서를 학습해 자동으로 처리하는 ‘학습기(Learner)’를 제공한다. 코딩할 줄 아는 IT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현업 도메인 전문가가 이 플랫폼을 사용해 직접 관련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실제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서 처리의 정확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업무 품질도 개선할 수 있다.

AI 서비스 모델은 위의 예에서 설명한 비정형 문서 자동화 모델(AIDA, AI powered Document Automation)을 비롯해 자연어의 이해, 생성, 기계 독해, 감정 분석, 요약 등의 모델, 이미지 캡션을 통한 지식 변환 모델, 실시간 동영상 객체 행위 분석 모델 등을 제공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모델을 가지고 다양한 종류의 비정형 데이터 자산을 자동화해야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무 의미 없던 비정형 데이터에서 의미를 도출하고 지식으로 변환함으로써 지식 기반 경영의 기반을 닦을 플랫폼을 확보해야 한다.

현실이 된 자동화의 미래, 하이파이 적용 사례

하이퍼오토메이션은 막연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실제 업무 프로세스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그중 그리드원이 개발한 하이파이 플랫폼을 적용한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은 오랜 기간 금융사들의 고질적인 리스크로 작용해 온 불완전 판매 문제를 해결했다. 불완전 판매는 금융 상품 판매 과정에서 사람의 실수로 계약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은행, 보험, 증권사가 투자를 권유한 상품의 구조나 자금 운용 방식, 원금 손실 여부 등 관련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가 고객이 손해를 입었을 때 주로 문제가 생긴다. 불완전 판매가 적발되면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평판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상품 설명을 빠뜨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막상 계약을 진행하는 업무 담당자들은 매번 고객이 필수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을 반복해서 읊어야 하는 데 피로감을 호소해 왔다.

이 같은 이유로 A 은행은 지난해 전사적으로 RPA를 확대 도입하면서 금융 상품 거래 신청 과정을 자동화하기로 결정했다. 로봇이 신청 서류를 검수해 고객 상담 과정에서 상품 설명과 동의, 자필 서명이 빠짐없이 이뤄졌는지 확인한다면 업무의 정확도와 생산성을 모두 향상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종래의 RPA만으로 해당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RPA를 통한 문서 데이터 검토의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져 로봇을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문서 형태가 같다 해도 표기된 데이터의 위치나 모양이 다르다 보니 소프트웨어 로봇이 데이터 추출도 전에 데이터를 찾는 데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데이터 인식 전에 데이터 인지에서부터 자동화의 높은 벽에 부딪친 것이다. 사람의 실수를 막기 위해 RPA를 택했는데 로봇이 실수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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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원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비정형 문서를 자동화하는 AI 서비스 모델을 적용했다.(그림 5) 계약서상 체크박스 위치를 기준으로 제각기 다른 체크 표시의 위치와 모양 등을 자체 개발한 AI 신경망에 학습시킨 것이다. 그 결과, 데이터의 모양이나 위치가 다르더라도 AI가 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게 됐고, 이후 데이터를 추출해 RPA와 연계, 계약서 검수 업무 전반을 자동화할 수 있었다. 기존의 담당자가 할 일은 AI로 해결되지 않은 문서 검토 등 전체 업무의 10% 내외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A은행의 사례는 불완전 판매를 막고 고객과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계약 체결 방안을 고민하던 다른 금융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주요 시중은행이 불완전 판매 해결을 위한 자동화에 착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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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오토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비단 기업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기관에서도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타격을 줄이고 직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행정 업무 자동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예로, 학사 행정 자동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B대학은 입학 서류 심사에 AI 기반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다.(그림 6) 입학 원서와 재학 사실 확인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의 입학 서류를 분류하고, 필요 데이터를 추출해 재정리함으로써 입학 자격 검수를 자동화했다. B대학이 처음 해당 업무 자동화를 시도했을 때 맞닥뜨린 장애물은 역시 데이터를 인지하는 것이었다. 데이터 표기란이 있었지만 표기 위치나 모양이 모두 달랐고, 엉뚱한 곳에 표기가 돼 있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RPA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부분이었다. 데이터의 위치와 형태를 구분해 AI를 학습시킨 뒤에 비로소 심사 업무 전반에 걸친 자동화가 완성됐다. 이를 통해 입학 심사 업무 시간이 50% 단축됐고, 투입 인력 또한 절반으로 줄었다. 또한 B대학은 학생부 종합 설문지도 유사한 방식으로 완전 자동화해 사람의 업무를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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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오토메이션이 실현할 자동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는 난해한 전문 서적이나 논문, 공문서 등을 정리하거나 필요 정보를 발췌하는 작업도 AI가 대신해줄 것이다. 기계 독해(Machine reading) 기술의 발달로 AI는 이미 사람처럼 문서 데이터를 읽고,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실제 그리드원이 수행한 실험 결과, AI가 사람보다 수능 언어영역 문제를 30배 이상 빠른 속도로 풀고도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AI와 RPA의 결합은 CCTV 영상을 모니터링하는 통합 관제 시스템에 있어서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AI 비디오 서베일런스(Video surveillance) 기술을 바탕으로 영상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텍스트 데이터로 전환한 뒤, 응급 상황이 포착되면 로봇이 신고, 출동 등의 응급조치를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식의 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고속도로 교통관제 시스템이나 보안업체의 보안 관제 시스템에도 이런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세상

이제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세상이다. 지금까지 RPA와 비정형 처리 자동화를 위한 AI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의 업무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중심이다. RPA 도입 초기에는 사람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RPA를 도입한 고객사에서 인력을 감축한 사례는 없다. 오히려 ROI가 높아지고 적절한 업무 재배치가 이뤄지면서 업무 프로세스가 최적화됐다. 그 과정에서 로봇과 사람이 함께 일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협업 포털(Collaboration portal)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로봇과 AI가 함께 처리하는 업무와 사람이 처리하는 업무가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업무를 자동화하길 원하는 직원이 있으면 이 포털에서 자신의 업무를 정의하고, 데이터 학습이나 로봇 개발이 필요할 경우 다른 서비스나 사람에 도움을 요청하며, 그 성과를 분석해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까지 업로드하면 된다. 하이퍼오토메이션 플랫폼에서도 포털을 통해 로봇은 실행, 반복, 예측, 적응 등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사람은 관리, 감독, 계획, 창의, 판정 등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다. 아울러 기존에 없었던 로봇의 교육, 도메인 전문 지식 적용, 자동화 결과 분석과 평가 등의 업무 형태가 새로 생기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한 기업의 업무를 사람만 전담(Human only)하거나 로봇만 전담(Robot only)하는 일은 사라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어떻게 하나의 팀(Human+Robot)으로서 최상의 가치를 이끌어낼 것인지를 고민할 때다.


김계관 그리드원 대표 kkkim@gridone.co.kr
김계관 대표는 충남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 후 동국대에서 전산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통신에 입사해 30여 년간 자동화 기술을 개발했고, 국내 최초로 인터넷뱅킹을 서비스한 뱅크타운의 전무를 거쳐 그리드원을 설립했다. 대학원 시절부터 인공지능을 지속 연구해 그리드원의 주력인 자동화 기술과 AI를 연계한 혁신적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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