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니콘 스타트업의 성공 배경과 시사점

낙후됐던 인프라가 빠른 성장의 촉매제
태풍 멈춰도 날 수 있어야 진짜 유니콘

285호 (2019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중국에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200여 개,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데카콘’ 스타트업이 12개나 된다. CEO의 평균 연령은 41.4세이고 IT 업계 출신 경력자가 46%다.
공유 자전거 기업 오포(ofo)처럼 유니콘 지위에 오른 후에 망하는 경우도 있다. 유니콘 스타트업 기업이 계속 번성하기 위해서는 1. 기술적 차별화, 2. 압도적 시장점유율과 규모의 경제, 3. 지속적인 자금 조달의 세 요건을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에는 얼마나 많은 ‘유니콘’이 있을까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유니콘은 많은 창업자가 꿈꾸는 성공의 상징이다. 한국 자본시장에 상장돼 있는 2900여 개 기업 중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회사는 2019년 9월14일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 151개 기업, 코스닥 시장에 15개 기업에 지나지 않는다. 비상장회사가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가들로부터 사업의 성장성과 제품의 독창성, 서비스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로 유명한 미국의 CB인사이츠(CB Insights) 집계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수는 총 395개이며 그중 미국 기업이 195개(49%)다. 그 뒤를 중국(96개), 영국(20개), 인도(19개), 독일(10개), 대한민국(9개)이 따른다. 그런데 최근 중국 경제 연구기관 후룬(胡润)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기준 중국의 유니콘 기업 개수는 202개다. CB인사이츠 집계 대비 2배 이상 많은 숫자를 나타낸다. 1

필자가 근무하는 레전드캐피탈이 실제 투자 및 분석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집계에 따르면 중국에는 2019년 1분기 말 기준 총 222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으며 이들 가치의 총합은 9120억 달러로 파악된다. 현황을 살펴보자.

우선 산업 분포를 분석해보면 금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AI·Cloud, 자동차, 물류 등의 섹터에서 기업가치가 큰 유니콘 기업들이 많이 배출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중국의 수도이자 IT 스타트업들의 메카로 불리는 중관춘이 소재한 베이징, 중국의 대표 금융 도시 상하이,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및 관련 기업들이 생태계를 이룬 항저우, 하드웨어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 4개 도시에 80%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분포돼 있다. 각 유니콘 기업의 기업가치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데카콘’ 기업이 12개다. 숫자로 보면 전체 유니콘의 6%에 불과하나 기업가치 합계에서의 비중은 54%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2018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탄생한 유니콘 기업 수가 74개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평균 5일마다 하나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한 셈인데 이는 중국 창업 생태계와 투자 환경이 얼마나 활성화돼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중요한 수치이기도 하다.



중국 유니콘의 리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필자가 근무하는 레전드캐피탈은 약 30개의 유니콘 기업들에 초기 투자를 했다. 그중 15개 기업이 이미 상장됐고 15개는 아직 비상장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30개사를 분석한 결과, 설립 이후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유니콘 기업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평균 6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미 상장이 된 14개 기업의 경우 유니콘 기업가치 달성 이후 상장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21개월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상장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인 베이뤠이허캉(贝瑞和康), 야모밍캉더(药明康德), 신다셩우(信达生物), 신유통 커피 브랜드인 루킨커피(瑞幸咖啡)는 유니콘이 된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상장에 성공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속한 산업, 기반이 되는 지역 경제 등의 환경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유니콘 기업을 설립하고 성장시킨 CEO다. 중국 유니콘 기업의 CEO는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들일까?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절반이 넘는 54%의 창업자가 중국 기업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종으로는 IT 업계 출신이 4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대표되는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이 창업 전선으로 뛰어들어 뛰어난 회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그림 3)



평균 연령은 41.4세였다. 의료·바이오 분야는 많은 경험이 요구되기 때문에 평균 연령이 48.5세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전자상거래·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 기반 서비스의 CEO들의 평균 연령은 37∼38세로 다소 낮은 분포를 보였다. 레전드캐피탈이 투자한 유니콘 기업 CEO에 대해서 더 자세히 살펴보면서 어떤 배경을 가진 이들이 유니콘 기업을 만들었는지 알아보자. 2

1. 쭈워예방(作业帮)의 CEO 호우지엔빈(侯建彬)

쭈워예방(作业帮)은 중국 선도 모바일 교육 플랫폼 기업으로 학생들이 모르는 문제를 사진을 찍어서 앱에 올리면 자사 데이터베이스에서 유사/동일 문제를 검색해 7초 만에 풀이 과정을 찾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실시간 문제 Q&A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는 온라인 강의 제공 및 1대1 온라인 과외 등의 교육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 기준 총 유저 수 1억4000만 명, MAU(월 활성화 이용자)가 약 900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중국 초·중·고 학생 10명 중 7명이 사용하는 범국민적인 학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8년 10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쭈워예방의 창업자 호우지엔빈은 베이징대 컴퓨터학과 졸업 후 바이두에 인턴으로 입사해 검색, 커뮤니티, 집단지성 Q&A, 백과사전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식검색 시스템을 담당하던 중 쭈워예방 프로젝트의 인큐베이팅을 맡게 됐고, 서비스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독립적으로 서비스를 론칭하고자 했다. 바이두는 이 서비스와 호우지엔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바이두가 이 회사의 대주주 지분을 유지한 상태로 외부 투자자로부터 추가 자금을 조달해 독립적인 법인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했다. 이는 인터넷 대기업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독립 회사가 돼서 유니콘으로까지 성장한 좋은 케이스로 볼 수 있다.

2. 요우다오(有道)의 CEO 저우펑(周楓)

요우다오는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넷이즈(NetEase,网易)의 자회사로 시작했으며 빅데이터 기반으로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는 온라인 사전과 클라우드 메모다. 광고 위주의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 외국어 위주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며 수익 다변화에 성공했다. 2019년 상반기 기준 MAU가 약 1억 명에 달하며 2019년 10월25일 뉴욕거래소(NYSE)에 공모가 기준 20억 달러 규모로 상장했다.

CEO인 저우펑은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Apple II, Laser 310 등의 컴퓨터를 접했고 1년 후에는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칭화대 컴퓨터공학과 입학 후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학교 2학년 때 원자력 발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중국 내 첫 캠퍼스 학생 네트워크인 칭화대 교내 학생 인터넷을 구축한 경력도 있다. 차이나런(China Ren)과 소후(Sohu),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넷이즈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컴퓨터공학/전기전자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넷이즈에 입사했다. 2007년, 사내 창업을 통해 요우다오 서비스를 시작했다.



3. 유클라우드(Ucloud)의 CEO 지신화(季昕华)

유클라우드는 중국 로컬 클라우드 인프라(IaaS) 제공 업체다. 중국 현지에서 사설(private) 클라우드와 공유(public) 클라우드를 모두 제공하는 기업으로 현재 약 4.4%의 시장점유율로 3.7%의 마아크로소프트 애져(Azure)보다 한 단계 위인 6위 사업자다. 외국계인 AWS,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 대기업(알리윈, 텐센트, 화웨이, 바이두, 차이나텔레콤 등) 계열사가 장악한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독립계 스타트업으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된 기업이다. 유클라우드는 4만여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에 개설된 중국의 커촹반(科创板) 상장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창업자 지신화는 동제대 전기자동화 학부 출신으로 2002년에 화웨이에 입사했으며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텐센트에서 CTO를 지냈다. 2009년부터 SNDA클라우드에서 대표이사직을 맡았고 2010년 상하이 세계박람회 안보 전문가로 활동하는 등 관련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후 창업했다.

4. 졸리치크(JollyChic)의 CEO 리하이옌(李海燕)

졸리치크는 중동 시장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전자상거래 선두 업체다. 본사는 중국 항저우에 소재해 있지만 매출의 100%를 중동 지역에서 창출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까지 포함해 약 4000개의 공급상과 협업하고 있으며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약 30만 개 이상의 품목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중동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2018년 총 거래액은 약 6340억 달러다. 현지에 약 1500명을 고용하며 물류센터와 고객서비스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상반기에 모바일 지불 라이선스까지 획득하며 중국의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 알리페이 금융 모델을 중동에서 실현하기 위한 첫 준비를 마쳤다.

창업자 리하이옌은 과거 아마존과 이베이 중국 등에서 온라인 몰을 운영하면서 직접 항저우 지역의 도소매 가게에서 제품을 구매해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사업으로 창업을 했다. 그는 이미 알리바바와 징동 같은 대기업이 장악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보다는 해외 지역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중동 지역의 높은 소득/소비 수준에 모바일 인터넷의 침투율이 가속화되는 시기를 적절하게 포착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5. 포니.에이아이(Pony.ai)의 CEO 펑쥔(彭军)

포니.에이아이는 한국 내에도 여러 언론을 통해 소개된 중국 선두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업체다. 3 업계 내 통용되고 있는 오픈소스 시스템인 ROS(Robot Operating System)가 아닌 독자적인 자율주행 전용 시스템인 Pony OS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 전체 인원의 60%가 박사 학위 보유자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창업자 펑쥔은 칭화대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약 7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후 바이두로 옮겨 수석설계사로 자율주행 부문의 전략과 개발을 담당하다가 이 영역에서 직접 승부를 보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포니.에이아이는 ‘자율주행’이라는 미래 지향형 사업 아이템에 펑쥔의 전문성과 우수한 인재풀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창업 2년 차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6. 바이톤(Byton)의 CEO 다이레이(戴雷)

바이톤은 중국의 선도 전기자동차 제조 업체다. SUV 전기자동차를 첫 모델로 2019년 연내 중국, 미국, 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음성인식, 안면인식 등 AI 기술과 50인치에 달하는 터치스크린 등 최신 IT 기능을 탑재했음에도 한화 5100만 원 내외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affordable premium’ 시장을 공략한다. 흥미롭게도 창업자 다이레이는 독일 사람이다. 뮌헨대(LMU)에서 수학 전공, 중문학 부전공을 하며 졸업 후 중국 난징으로 유학을 가서 난징대에서 중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다시 독일로 돌아와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2년부터 BMW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에는 중국 백그라운드를 살려 BMW 중국 사업본부 사장을 맡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인피니티 중국 사업 본부장을 맡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고자 바이톤을 설립했다.

레전드캐피탈이 투자한 여섯 개 유니콘 기업 창업자의 공통점은 연관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전문성과 쌓은 후 새로운 시장의 기회를 포착해 창업했다는 점이다. 중국 총리가 나서서 만인의 창업을 격려하고 있고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뿐만 아닌 많은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는 시장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대기업에서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뜻을 펼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 유니콘 기업의 출현 배경

유니콘 기업들이 다수 배출된 산업을 분석해보면 중국에 222개나 되는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시장 환경, 정책 환경, 투자 환경의 측면에서 6가지 배경 요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림 4)


배경1 전통 산업의 인프라 낙후

낙후돼 있던 중국 전통 산업의 인프라가 스타트업 기업에는 빠른 성장의 기회로 작용했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중국 금융시장 환경은 핀테크 기업들에 혁신의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경제 활동 인구 1인당 3.6장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는 한국, 국민 1인당 2.2장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영국 등과 달리 중국은 1인당 신용카드 발급량이 0.46장으로 매우 적다. 또한 현금 사용에도 위조지폐가 성행하는 등 지불, 결제 영역에서 낙후된 금융 환경이 오랜 기간 유지돼 왔다. 2010년대 초반에 등장한 온라인 지불, 결제 시스템은 이러한 전통적 금융 인프라의 불편한 환경 속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되면서 최근 5년간 약 28배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8년 기준 결제 규모는 227.4조 위안(약 5경 원) 수준에 달했다. 모바일 결제의 침투율은 2019년 4월 기준 86%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2위 태국의 67%, 3위 홍콩의 64%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앞서 있다.

이렇게 높은 온라인 결제 보급률로 인해 이커머스뿐 아니라 전통 재래시장에서도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돼 있다.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빨리 무현금(cashless) 사회로의 진입이 기대되는 핀테크 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결제 서비스 이외에도 송금, 자산 관리·재테크, 인터넷 은행·증권 등 금융 서비스의 다양한 영역에서 스타트업들이 출현해 중국의 금융 환경을 개선해나가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배경2 다양한 소비자층이 공존하는 시장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8년 기준 1536조 원 규모로 성장해 GDP의 약 10% 수준에 도달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알리바바와 징동의 성장 배경에는 앞서 언급한 중국 핀테크들의 성장 배경과 마찬가지로 낙후됐던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 환경을 개선, 대체해나간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대형 종합 전자상거래 기업 외에 신흥 강자로 출현한 핀두어두어(pinduoduo), 그리고 아직 상장되지 않은 21개 유니콘 전자상거래 기업의 출현 및 성장 배경에는 다양한 소비자층이 공존하는 시장이 있다.

중국에는 31개의 성과 직할시가 있다. 이들 지역 간의 소득 차이가 매우 커 주민당 평균 가처분소득 기준 최대 지역인 상하이 직할시와 최소 지역인 시장(Xizang, 티베트)은 약 3.7배의 차이를 보이며 다양한 소비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소비층은 여러 세부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한다.

2018년 7월 나스닥에 상장하며 유니콘을 졸업한 핀두어두어는 2015년 9월에 설립된 기업이다. 당시는 알리바바와 징동이 이미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며 독과점 체제를 공고히 했던 시점이다. 핀두어두어는 알리바바와 징동이 집중 공략했던 대도시가 아닌 가격에 민감한 3∼5선 도시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동구매라는 모델로 높은 가성비를 제시하며 시장을 침투했다. 그리고 설립 3년이 채 되지 않은 2018년. 중국 전체 B2C 이커머스 시장 내 5.2%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2019년 9월9일 현재 시가총액은 중국 최대 검색 엔진인 바이두를 넘어선 4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로써 미국에 상장된 중국의 인터넷 기업 시가총액 톱 3는 알리바바, 징동, 핀두어두어로 모두 전자상거래 회사가 차지하게 됐다.

핀두어두어 외에도 소비재 영역에 특화된 훼이통다(Huitongda)와 샤오홍슈(Xiaohongshu), 식품 영역에 특화된 메이차이(Meicai), 미스프레시(MissFresh, 每日优鲜), 영유아 시장을 전문적으로 공략하는 키즈원트(Kidswant, 孩子王), 미아(Mia) 등의 기업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소득 수준에 따른 다양한 소비자층과 그 여러 층이 공존하는 거대한 시장이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배경3 정부의 주도적인 산업 지원

중국 정부의 주도적인 산업 지원도 많은 유니콘 출현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과 전기자동차 영역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 산업 격려 정책을 발표하며 산업을 육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바이두와 같은 해당 분야 선도 민간기업을 인공지능 오픈 플랫폼의 지원 정책, 자율주행 관련 규범 정책 등 정책 기획에 참여시키며 민(民)과 관(官)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20여 개 성(省)과 시에서 인공지능 서비스 이용을 장려하고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그 예로 상하이에서는 향후 100여 개의 AI 응용 시범 프로젝트를 설립하고 AI 테마 도시/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선전에서는 지하철역, 공항 같은 공공장소에서 인공지능 솔루션이 결합된 CCTV가 하루 약 2000만 장의 안면 사진을 찍으며 범죄 용의자를 추적, 판별하면서 안보와 감시 체제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렇게 지방정부 등이 직접 고객이 돼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상업화를 지원하는데 이것은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스타트업 기업들이 유니콘으로 커나가는 밑거름을 제공한다. 레전드캐피탈의 계열사인 레전드스타가 투자한 페이스++(Face++) 역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공공/교통/대학/금융 업계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 5월 기준, 4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자랑한다. 또한 맥쿼리, 아부다비 계열 투자 자회사 등으로부터 7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2019년 8월 홍콩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하며 더 큰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차세대 IT 인프라 영역인 클라우드 산업에 대해서도 중국에서 정보 인프라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은 반드시 중국 내에 데이터를 저장하게 하는 등의 규제로 자국 클라우드 인프라 산업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 이것은 알리클라우드, 킹소프트클라우드, 유클라우드와 같은 대형 유니콘 기업의 탄생 배경을 마련해줬다.

전기차 시장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산업군 중 하나다.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놓친 기회를 잡고자 정부 차원에서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 등 연관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지원은 전기차 구매 시 받는 보조금 혜택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운행 가능 거리에 따라 최대 4만4000위안의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고 지방 정부가 추가로 15∼50%의 보조금을 제공한다. 따라서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 지원을 통해 평균적으로 35∼40%의 할인을 받으며 주차비와 통행료 감면 등의 추가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보조금 제공과 동시에 관련 인프라도 정부 차원에서 확보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500만 대의 전기차를 수용할 수 있는 충전 설비를 확보하며 배터리 관련 설비 투자도 460억 위안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더불어, 전기차 제조 업체들에는 정부 차원에서 생산 단지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바이톤은 중국 정부와 난징시로부터 2억 달러의 공장 건설 지원금을 받아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바이톤뿐만 아니라 샤오냐오(小鸟), 웨이마치처(威马汽车) 등의 전기차 제조 스타트업들은 정부의 정책적인 산업 지원하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배경4 알리바바 & 텐센트 등 인터넷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스타트업 성장에 투자 유치는 필수 요건이다.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의 메카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창업가들이 많을 뿐 아니라 풍부한 자금 조달 환경이 그들의 빠른 성장을 지원해줬기 때문이다. 중국의 창업생태계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인재가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드는 것과 동시에 많은 VC와 대기업이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생태계를 키워왔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중국의 인터넷 슈퍼스타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다. 두 기업 모두 본업에 가까운 이커머스와 인터넷 플랫폼의 연관 산업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금융/부동산/유통/헬스케어 등 전 영역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다양한 산업에서 많은 유니콘 기업의 배출에 기여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는 총 26개의 유니콘 기업에 207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자동차와 인공지능, 클라우드 분야에서 가장 많은 유니콘을 배출했다. 텐센트의 경우에는 총 40개의 유니콘 기업에 91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영역에서 가장 많은 유니콘을 탄생시켰다. 이 두 기업은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영역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12개 데카콘 중 알리바바 계열/투자 회사가 4개, 텐센트 계열/투자 회사가 3개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유니콘 탄생 배경에 두 기업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 5)



알리바바의 경우 자동차, AI/Cloud 분야에서 가장 많은 유니콘 기업을 배출했으며 전체 26개의 유니콘 기업에 총 207억 달러(Lead Investor로 참여한 투자 기준) 투자했다. 텐센트의 투자 회사 중에서는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영역에서 가장 많은 수의 유니콘 기업이 나왔으며 40개의 유니콘 기업에 총 910억 달러(Lead Investor로 참여한 투자 기준) 투자했다.


배경5 다양한 자본시장을 통해서 유니콘 기업들이 상장 가능

중국 내 다양한 자본 시장도 유니콘 출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상하이와 선전 등 현지에만 5개의 상장거래소(상하이 메인보드, 상하이 과학창업반, 선전 메인보드, 선전 중소기업판, 선전 창업판)가 운영되고 있으며 바로 인접한 홍콩에 2개 상장 거래소(메인보드, GEM), 그리고 한국의 코넥스와 같이 ‘등록’제를 운영하는 신삼판 등까지 포함하면 8개의 거래소가 존재한다.

그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바이두, 징동, 넷이즈, 텐센트 뮤직, 핀두오두오 등 중국 인터넷 서비스 각 부문의 선도 하이테크 기업들은 뉴욕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을 하며 미국 자본시장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9년 6월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수가 162개(뉴욕거래소 37개, 나스닥 125개)에 달하며 2013∼2018년에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 합계액이 450억 달러에 이른다.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초대형 IPO만 해도 2014년 알리바바, 징동, 2016년 ZTO Express, 2018년 아이치이(iQiyi), 핀두어두어, 니오(Nio), 텐센트뮤직 등 7건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많은 중국 인터넷 기업이 미국 시장을 선택하자 홍콩과 중국 내부에서도 이를 견제하고 다음 유니콘 기업들이 자국 거래소를 선택하도록 유인하기 위해 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4월 홍콩거래소는 미국 시장에 빼앗겼던 중국의 하이테크/바이오 기업 상장을 되찾기 위해 25년 만에 규제를 대폭 개혁했다. 대표적인 변화로 차등의결권을 인정하기로 했다.

2014년 알리바바 상장 시 차등의결권 제도가 뉴욕거래소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조건이었고, 이로 인해 세계 최대 IPO 공모(250억 달러) 건을 미국에 빼앗기게 되면서 적지 않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바이오 섹터 역시 재무적 요건이 홍콩거래소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도 기술력만으로 상장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상장 조건을 완화했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에 상장된 기업이 홍콩 시장에도 상장하고자 할 때 상장조건을 완화해줬다. 그 결과, 차등의결권 때문에 고민하던 샤오미가 홍콩을 선택했으며 메이퇀디엔핑(Meituan Dianping, 美团点评) 등 중국 일류 유니콘 기업들이 잇따라 홍콩거래소에 상장을 했다. 그리고 홍콩거래소는 2018년 125개 기업이 총 365억 달러를 조달하며 글로벌 IPO 시장 넘버원 지위를 탈환할 수 있었다.

홍콩 시장 규제 개혁에 이어 중국 본토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11월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나스닥 같은 하이테크 전문 주식시장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관련 규정이 마련돼 7개월 만인 2019년 6월13일 커촹반(科创板, 과학창업판) 시장이 개장했다. 중국의 우수한 신세대 정보기술, 신재료, 신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의 중국거래소 대비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해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게 했고 차등의결권 역시 허용한다. 이로 인해 중국의 유니콘 기업들은 자본시장에 대한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고, 투자자들 역시 회수 측면에서도 폭넓은 옵션을 제공받게 됐다.



2019년 6월 말 기준 커촹반 시장에는 총 28개 기업이 상장됐으며 상장 기업들의 평균 시가총액은 3조5571억 원으로 선전거래소 창업판 평균 PER(주가수익률)인 40배보다도 훨씬 높은 배수인 평균 68.3배에 거래되고 있다.


배경6 유니콘 밸류에이션에 투자해도 수익 실현이 가능

스타트업 기업이 유니콘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로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중국에 222개의 유니콘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렇게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자는 2017년부터 2019년 5월까지 기간에 상장한 43개의 유니콘 기업을 분석했다. 이들이 설립 이후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데 걸린 평균 기간은 약 5.2년이었고, 유니콘이 된 이후 상장까지 걸린 기간은 약 1.6년에 불과하다. 즉, 유니콘 개별 기업별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평균으로 보면 2년이 되지 않는 기간 안에 회수가 가능한 출구가 열리는 셈이다. (거래소별 규정이 상이하므로 보호예수기간은 가정하지 않았다.)

유니콘 기업 투자에 따른 수익률은 어떠할까? 위 43개사 중 미국 증시를 선택한 유니콘이 23개이며 홍콩 증시를 선택한 유니콘이 16개, 중국 증시를 선택한 유니콘이 4개다.

미국 시장을 선택한 23개 기업 중 상장 당시 시가총액이 그전 라운드의 기업 가치 대비 높은 기업(투자 수익률이 플러스인 사례)이 17개, 낮은 기업(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사례)이 6개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23개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 상승률은 7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중국 및 홍콩 증시에 상장한 20개사 중 10개의 상장 시가총액이 상장 전 기업가치를 상회했으며 20개 기업의 전체 평균 수익률은 61%로 역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렇듯 투자사 입장에서 보면 10억 달러가 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가진 유니콘 기업에 추가 투자를 해도 길지 않은 기간 내에 높은 수익률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히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런 투자 환경의 도움으로 계속해서 많은 유니콘 기업이 배출될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점

지금까지 살펴본 중국 스타트업 유니콘과 성장 배경에서 우리가 배울 점을 알아보자.

시사점1 유니콘 기업도 망할 수 있다?

오포(ofo)는 2014년 3월, 베이징대 출신 다이웨이(戴威)가 창업한 기업이다. 중국에 처음으로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으로 ‘공유경제’ 키워드를 내세워 중국 내 유명 벤처캐피털뿐 아니라 알리바바, 디디추싱과 같은 전략적 투자자들로부터 25억 달러의 누적 자금을 유치했다. 오포는 대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 이후에 유저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과감한 마케팅과 할인쿠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해서 자전거 운영 대수 기준으로 업계 1위의 지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관련한 구조적 문제와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지속적으로 적자를 면하기 힘들었다.

자전거 대여 기본요금이 1위안으로 기본 사업 자체로는 수익성을 내기 불가능한 구조였고, 경쟁사보다 많은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실시한 보증금 면제 정책은 수익구조를 더욱 악화시켰다. 자전거를 함부로 사용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아 길거리에는 고장 난 자전거들이 늘어났고, 이는 높은 고객 이탈률로 이어졌다. 또한 인도, 이스라엘, 미국, 한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일본, 호주 등을 포함한 20여 개 해외 국가에 진출했으나 자금난이 생기자 곧 철수했다.

몇 번 있었던 창업자의 엑시트 기회도 주주 간의 갈등으로 놓쳤다. 투자자들이 오포와 모바이크의 합병을 요구했으나 창업자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한 이 유니콘 기업은 2019년 9월 기준 파산 위기에 처해 고객의 예치금도 제대로 반환해주지 못하고 있으며 대표이사는 출국 정지까지 당한 상태다.



시사점2 ‘날아가는 돼지’ 유형의 유니콘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방법

오포 사례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유니콘 기업조차도 지속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유형이 위험하고, 어떤 유형이 생존에 유리할까? 중국 유니콘 기업들의 유형을 (1) 사업 모델의 수익성, (2) 선천적 또는 후천적 자원 보유라는 두 개의 축을 이용해 분류해보자.

먼저, 수익성 기준이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후 사업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흐름으로 독자 생존이 가능한 모델과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금 투입이 필요해 외부 투자를 계속 유치해야 하는 모델로 구분했다.

두 번째 기준은 선천적 자원 보유 여부다. 아무런 지원 없이 무에서 시작해 후천적으로 기술력을 확보하거나 신규 시장을 개척한 기업들과 모기업 혹은 계열사로부터 자금/고객 베이스/트래픽 등과 같은 자원을 지원받은 기업들로 나눴다.

이 두 가지 축을 이용하면 중국 유니콘 기업은 흙수저루키, 금수저, 날아가는 돼지 등 3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그림 7)



먼저, 흙수저 루키 유형의 유니콘 기업들은 1) 뛰어난 하드웨어 설계 능력과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2) 중국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거나, 3) AI와 같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유니콘 기업들이라는 특징이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진르토우티야오(Jinri Toutiao, 今日头条)라는 중국 최대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석권하고 있는 디제이아이(DJI), 자체 기술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로욜(Royole), 중동 최대 모바일 이커머스 업체 졸리치크 등이 있다.

금수저 유형의 유니콘 기업들은 인터넷 대기업의 사업부로 시작해 모회사로부터 고객 베이스, 트래픽, 자금, 기술력 등 풍부한 자원을 지원받으며 성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회사 알리바바의 결제 수단 서비스로 시작해 지금은 자산 관리를 포함한 종합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 앤트파이낸셜, 핑안그룹의 브랜드 인지도와 넓은 금융 고객을 바탕으로 성장한 Lufax,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징동의 물류를 담당하고 징동물류 역시 모기업의 선천적인 자원을 잘 이용하고 있는 유니콘 기업들이다.

세 번째 유니콘 기업들의 유형은 날아가는 돼지다. 이 말은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雷军)이 언급했던 “태풍의 입구에 있으면 돼지도 날 수 있다”라는 표현에서 빌려왔다. 이는 시대 트렌드에 부합하는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든지 큰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의미로 실제로 최근 중국에서 모바일 인터넷, O2O, 공유경제, 무인경제, 신유통, 소셜커머스와 같은 시대적 트렌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으로 성장한 예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차량 호출/공유 서비스 디디추싱, 공유 자전거 서비스 오포, 전기차 제조 업체 샤오펑(Xiaopeng), 무인 편의점 비엔리펑(Bianlifeng)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유형 중 전략에 따라 명과 암이 가장 달라지는 것은 세 번째 날아가는 돼지 유형이다. 이 유형의 유니콘 기업들은 태풍(시대적 트렌드와 우호적인 자금조달 환경)의 도움으로 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태풍이 지나가기 전에 스스로 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앞서 살펴본 오포의 경우 태풍이 지나가기 전까지 자체 생존이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디디추싱 및 알리바바 등에 의한 피인수까지 모두 불발되면서 유동성이 경색돼 결국 파산 위기를 맞이하며 추락했다.

따라서 ‘날아가는 돼지’ 유형의 유니콘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1. 기술력으로 후발주자, 경쟁자와 차별화해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2. 시장 내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출혈적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3. 상장이나 전략적 투자자 유치, 대기업 피인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커피 브랜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러킨커피(瑞幸咖啡, Luckin Coffee)는 ‘날아가는 돼지’ 유형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이었다. 온라인 주문(무현금) + 오프라인 매장 운영/배송의 O2O 모델로 2017년 10월에 첫 개점 후 2019년 6월 말 기준 28개 도시에 2963개 매장까지 확장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러킨커피는 오포와 마찬가지로 빠른 확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을 외부 투자자(벤처캐피털)로부터 조달하며 그 과정에서 유니콘 기업이 됐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대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에만 하더라도 매출의 두 배 이상에 해당되는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러킨커피는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 빠른 상장 전략을 택했다. 2019년 5월, 창업 18개월반 만에 나스닥에 상장하며 중국 기업 중 최단 기간 상장 기록을 세웠으며 공개된 자본시장에서 다시 한번 대규모의 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자원을 확보했다. 이후 매출 대비 손실폭을 줄여나가며 사업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해나가고 있다.(그림 8)

디디추싱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① AI 기술 도입 등 R&D 투자로 기술장벽을 구축하고, ② 출혈 마케팅 경쟁보다는 경쟁사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③ 지속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생존력을 제고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금융사업부를 설립하고 결제, 온라인 소액 대출, 금융 리스, 팩토링, 보험 대리 등 5개 금융 허가증을 보유해 금융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국에는 독보적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수익 사업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살펴본 중국 유니콘 스타트업 사례와 분석 내용이 한국의 창업가들과 스타트업 생태계 참여자들, 지원기관 종사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필자소개
박준성(레전드캐피탈 파트너):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교환 학생으로 수학했고 일본 게이오 경영대학원과 중국 장강상학원(CKGSB)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엑센츄어 도쿄지사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후 2005년부터 레전드캐피탈에서 일하고 있다.
신창훈(레전드캐피탈 심사역):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국 칭화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유안타증권 IB본부에서 M&A 업무를 수행했으며 2015년에 레전드캐피탈에 입사해 투자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윤우창(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레전드캐피탈 인턴 근무 기간에 본 기사 작성 과정에 참여했다.
강소영(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베이징대 경영학과에서 금융경제를 전공하고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레전드캐피탈 인턴 근무 기간에 본 기사 작성 과정에 참여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