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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애플과 코닝처럼 CRM 전략도 진화해야

조너선 Z. 장(Jonathan Z. Zhang),조지 F. 왓슨(George F. Watson IV) | 258호 (2018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질문
회사의 고객 관리 전략이 현재 고객 관계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가?
연구를 통해 얻은 해답
- B2B 분야에서 진화하는 고객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CRM 전략은 거의 없다.
- 고객 관계는 4단계를 통해 움직인다.
- 기업은 관계의 상태에 따라 고객을 분류하고 그에 따라 CRM 전략을 조율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8년 여름 호에 실린 ‘Customer Relationships Evolve - So Must Your CRM Strategy’를 번역한 것입니다.


애플(Apple)과 코닝(Corning)의 관계는 결혼한 커플과 비슷하다. 코닝은 모든 아이폰 액정에 들어가는 고릴라 글라스(Gorilla Glass)를 만든다. 두 회사는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부터 줄곧 함께해 왔다. 그리고 애플과 코닝 모두 파트너를 위해 상당히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뉴욕에 본사를 둔 코닝이 칼륨이온으로 강도를 높인 이 유리를 상업화한 것은 스티브 잡스의 계속되는 요청 때문이었다. 코닝의 CEO인 웬델 윅스(Wendell Weeks)가 회사 역량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계약을 주저하자 집요하기로 유명한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당신은 해낼 겁니다.” 6개월 후 코닝은 임무를 완수했다. 그리고 작년에 애플은 이에 상응하는 커다란 답례를 했다. 켄터키 해로즈버그에서 첨단 유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코닝 공장과 코닝에 2억 달러 규모의 R&D 투자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애플과 코닝처럼 장기적 협력 관계를 지켜나가는 것은 어떤 산업에 속하든 사업 건전성에 상당히 중요하다. 게다가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혹은 CRM에 연간 1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회사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CRM 활동에 대한 투자수익을 파악하고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고객 관계의 건강함을 수치로 보여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매출이나 수익 같은 일반적인 사업 지표들로 CRM 성과를 평가하지만 이는 혼동을 줄 수 있다. 결혼 생활이 그렇듯 모든 관계는 변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관계의 현재 상태뿐 아니라 향후에 발생 가능한 관계의 기복도 예측해야 한다. 게다가 가장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똑같은 CRM 활동을 펼쳐도 관계의 모든 단계에서 그 노력이 동일한 효과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닝처럼 특정 고객을 위한 상품 라인에 막대한 투자를 해서 희망찬 파트너십의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편 회사는 적당히 거리를 둔 협력관계를 원하는데 이런 과다한 투자를 하면 조기에 비용만 낭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상품들을 다양하게 구비하면 초기에 고객들의 관심을 얻는 데는 성공할 수 있지만 고객 관계가 진화했을 때 폭넓은 상품 옵션은 중요성이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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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들은 저널 오브 마케팅(Journal of Marketing)에 실린 본 연구를 위해 6년간 B2B 기업들의 고객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미국 전역에서 소매 기업들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포천 500대 도매 기업들이었다. 그 결과 고객 관계의 질은 신뢰, 헌신, 의존성, 규범이라는 4가지 측면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이 4가지 차원들이 합쳐져서 고객 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표 1) 이 4가지 지표로 짧은 설문 문항을 개발해서 주기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를 매출성장률 등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평가 지표들과 비교했더니 회사의 고객 관계가 발전하고 있는지 신속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고객 관계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그에 딱 맞는 관계 관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런 맞춤화 전략이 없다면 CRM 투입 비용은 낭비될 수밖에 없다.

고객 관계의 현 상태 파악하기
분석 결과 고객 관계는 거래적, 과도적, 공동적, 손상적이라는 4가지 상태 사이에서 변화해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 상태는 앞서 언급한 관계의 4가지 차원들의 다양한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

거래적(transactional) 상태는 대부분 관계가 시작됐을 때 형성되며 이 상태로 계속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파트너들은 서로에 대해 중간에서 낮은 정도의 신뢰, 헌신, 의존도를 보인다. 또한 제품 디자인이나 일정의 조율 같은 관계적 규범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다. 관계가 아직 미성숙한 상태로 대개는 매출 및 매출 성장률도 낮은 편이다. 파트너들은 이제 막 데이트를 시작한 커플처럼 상대를 염탐한다. ‘스타벅스에서 가볍게 커피나 한잔 할까요?’ 단계의 커플을 생각하면 쉽다. 양쪽 파트너는 상대에게 깊이 헌신하는 상태로 접어들기 전에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필자들의 분석 데이터를 보면 거래적 관계는 고객 관계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유형(조사 샘플인 552개의 B2B 관계 중 54%에 해당)이다. 사실 이 단계를 뛰어넘을 만큼 성숙한 관계로 발전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서로 깊이 얽매이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둔 관계를 선호하는 (혹은 회사의 구매/파트너십 정책 자체가 그러한) 기업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고객의 니즈와 목표를 철저히 파악하면 CRM 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거래적 관계가 심화되면서 과도적(transitional) 상태로 발전되는 경우가 있다. 과도적 관계에서는 상대에 대한 신뢰와 헌신이 높아지고 관계적 규범과 상호 의존성도 훨씬 더 커진다. 이 상태를 규정하는 2가지 속성이 있다. 첫 번째는 관계의 4가지 차원이 모두 성장해서 상대방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최선의 방법을 파트너가 훨씬 더 잘 파악하게 된다는 점이다. 파트너들은 상대편 기업의 문화와 독특한 특징들에 익숙해진다. 또 매출이 증가하고 향후 더 높은 성장률도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과도적 상태는 4가지 상태 중 안정성이 가장 떨어진다는 점이다. 각 설문 기간 중 과도적 상태에 있던 기업의 75%는 그다음 해에 다른 상태로 변해 있었다. 이들 중 대부분(60%)은 관계가 더 강화됐지만 일부 기업들(15%)은 관계가 약화됐다. 과도적 상태에 있는 많은 기업은 그다음 단계인 공동적 관계로 나아간다.

공동적(Communal) 상태가 되면 모든 관계 지표가 최고 수준이 된다. 매출도 최고점을 찍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삶에서 흔히 적용되는 80/20의 법칙은 여기서도 통한다. 보통 공동적 관계에 있는 고객들은 전체 고객 포트폴리오의 20% 정도지만 이들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필자들의 조사 샘플에서는 공동적 관계에 있는 고객 수가 1% 증가했을 때 매출액이 450만 달러나 상승했다. 또한 이 단계는 가장 안정적인 관계에 속한다(61% 고객들이 1년 후에도 이 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관계가 변한 경우에는 그 전 단계(거래적 단계나 과도적 관계)로 되돌아가기보다는 손상적 관계로 나아갈 가능성(21%)이 크다. 본의 아니게 고객을 방치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는 공동적 상태에서 더 큰 피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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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손상적(damaged) 상태는 상대에 대한 신뢰와 헌신이 모두 낮다는 특징이 있다. 관계적 규범도 매우 낮지만 고객 의존성은 중간에서 높은 편이다. 여기서 핵심은 고객의 의존성이다. 고객이 떠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아주 중요한 일에 대해 의존하고 있거나 단기적으로 투입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존성 때문에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손상적 상태에서는 매출 성장이 미미하거나 기대하기 어렵다. 고객에게 다른 대안이 없을 때만 관계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 상태는 빠져나가기 어렵다. 손상적 관계의 56%는 꼼짝없이 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관계를 회복한다고 해도 중립적 상태인 거래적 관계로만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높은 의존성만 아니면 손상적 관계는 대부분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의 상태에 따라 맞춤화 전략 짜기
고객 관계를 유형에 따라 분류하는 것은 그저 재미 삼아 생각해볼 실험만은 아니다. 회사는 관계를 규정하는 과정에서 적시에 올바른 CRM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관계를 관리하고 개선하는 모든 기법이 어떤 상태에서나 똑같은 효과를 내진 않는다. 예를 들어 거래적 관계에서는 주기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다양한 상품 구성이 필요하지만 고객 전담 영업 사원들을 대거 충원한다고 해도 그만큼 보상을 얻는다는 보장은 없다. 반면에 공동적 관계에서는 고객의 특정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직원을 충원해야 할 수도 있지만 고객이 관심을 가질 정도로만 상품을 구성해도 파트너십 관계는 그 이상으로 훌쩍 성장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기본 원칙들은 관리자들이 현재 고객들과 맺고 있는 관계의 유형을 확인한 다음 유형별로 가장 적절한 CRM 전략을 수립하고 기대 가능한 보상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식으로 계획을 수립하면 고급 통계 분석 같은 것도 필요 없다. 그냥 1년 혹은 반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고객 설문조사로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다. ([표 1]에서 활용 가능한 설문 문항들을 확인할 수 있다.) 관리자는 조사를 통해 특정 고객과의 관계가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그 관계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회사는 그런 정보를 가지고 관계를 심화하거나 유지하는 최상의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거래적 관계에 있는 고객들을 위한 핵심 키워드는 소통이다. 이런 고객들은 관계에 깊이 헌신할 마음이 없고 상대에게 헌신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영업이나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거래적 관계의 목표는 매출 증가로 비용 효율적인 매출 성장이 특히 중요하다. 고객은 깊은 관계를 원치 않는데 관계를 육성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일이 잘 풀리면 이 중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고객들도 있을 것이다. 또 매출 성장은 이들과의 관계가 과도적 상태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할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대규모 CRM 투자가 필요하다. 고객 전담 영업 직원을 지정하거나 그 고객에 특화된 투자가 뒤따를 수도 있다. 필자들이 본 연구에서 포천 500대 도매 기업들과 그들의 고객인 소매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이런 식의 지출은 고객 충성도와 매출 규모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이런 고객들은 평균 4∼5배 정도의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이는 조사 기업들이 창출한 전체 연간 매출의 23%에 상응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된다면 거래적 관계 중 일부는 계속 성숙해서 공동적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보통 공동적 관계에 있는 고객들은 높은 수익률을 낸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이들에게 특히 많은 관심을 쏟는다. 이런 고객들을 방치하면 관계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부당함을 느끼거나 신뢰를 잃으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이런 고객들과 진행하는 협상 과정과 계약 조건을 주기적으로 평가해서 잠재적인 갈등 요인을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 또한 파트너 간에 사업 절차와 수익 분배가 공평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자주 검토해야 한다. 의도치 않게 고객이 어떤 행위를 부당하다고 인식한다면 재빨리 절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동적 관계가 손상적 관계로 악화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발견한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손상된 관계라고 전부 이혼으로 끝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불만에 찬 배우자 중 일부가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상대방과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것처럼 사업 파트너들도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손상된 관계라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CRM 외교를 펼치면 고객 이탈률을 줄이고 기업 명성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고객 유지는 비용 절약으로 이어진다. 새로운 고객 하나를 확보하는 것은 기존 고객 하나를 유지하는 것보다 평균적으로 비용이 5배나 더 많이 든다. 또한 고객 이탈률이 5% 하락하면 수익은 25% 이상 상승한다.

다시 거래적 관계로 돌아갈지라도 이 또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번역 |김성아 dazzlingkim@gmail.com


필자소개 조너선 Z. 장 · 조지 F. 왓슨 · 로버트 W. 팔머티어
조너선 Z. 장(Jonathan Z. Zhang)은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 포스터경영대학원(Foster School of Business)의 마케팅 조교수다. 조지 F. 왓슨(George F. Watson IV)은 콜로라도, 포트콜린스(Fort Collins)에 있는 콜로라도주립대, 경영대학의 마케팅 조교수다. 로버트 W. 팔머티어(Robert W. Palmatier)는 워싱턴대, 포스터경영대학원의 존 나버(John C. Narver) 후원 경영학 교수이자 마케팅 교수다. 이 기사에 의견이 있는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9407에 접속해 남겨 주시기 바란다.

  • 조너선 Z. 장(Jonathan Z. Zhang) |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 포스터경영대학원(Foster School of Business)의 마케팅 조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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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버트 W. 팔머티어(Robert W. Palmatier) | 워싱턴대, 포스터경영대학원의 존 나버(John C. Narver) 후원 경영학 교수이자 마케팅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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