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심리학』이란 책으로 유명한 리처드 와이즈먼 영국 허트포드셔대 교수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간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피실험자에게 신문지를 나눠주고 신문에 실린 사진의 숫자를 세 보도록 했는데요, 행복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불과 몇 초 만에 사진이 몇 개인지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평균 2분 정도 걸렸습니다.
이는 사진을 빠르게 세는 능력의 차이 때문이 아닙니다. 와이즈먼 교수는 신문 두 번째 페이지에 “더 이상 세지 마세요. 이 신문엔 사진이 43개가 있습니다”라는 광고를 큼지막하게 집어넣었습니다. 행복하고 운이 좋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이 광고를 쉽게 발견했고 불행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사진 세는 데만 몰입하다 광고를 보지 못했거나 보았더라도 그 내용을 믿지 않았습니다.
행복이나 행운은 어쩌면 이렇게 일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과 관련한 태도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주위의 일들이 많지만 이를 무시하거나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행해진다는 게 이 실험 결과가 주는 통찰입니다.
최근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도 행복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신조어 ‘소확행(小確幸)’이란 단어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대 트렌드연구소에서 2018년 핫한 키워드 중 하나로 이 단어를 꼽았기 때문입니다. 소확행은 작고 확실한 행복을 뜻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고양이가 이불 속으로 들어올 때, 오래된 레코드판을 닦을 때 이런 감정을 느낀다고 합니다.
덴마크인들의 생활양식을 대표하는 휘게(hygge)라는 용어가 각광받은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일상의 아늑함이나 편안함 등을 뜻하는 휘게는 조명을 조금 낮추고, 스마트폰을 끈 뒤, 초콜릿이나 커피 등을 마시며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삶을 지향하는 덴마크인들의 생활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타인이 원하는, 혹은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삶을 살기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던 과거의 방식은 더 이상 힙(Hip)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체험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삶에서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집단보다는 개성을 중시하고, 주류 문화에 순응하지 않으며, 수제품이나 인디영화 등에 열광하는 힙스터(Hipster)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런 트렌드와 관련이 있습니다.
DBR은 이번 호 스페셜 리포트로 힙스터 현상이 주는 경영학적 의미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아직 실체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지만 힙스터의 보편적 특징이 무엇인지 탐구했고, 힙한 행동의 바탕에 깔린 심리가 무엇인지도 분석했습니다. 또 힙한 생활을 지향하는 트렌드에 경영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했습니다.
주류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힙스터 자체는 시장의 규모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힙한 삶을 지향하는 트렌드는 무시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며 일반 대중들의 소비 성향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힙스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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