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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oint Coaching

“ 적자 심각한데 질책하는 회의만…” 알맹이 없는 회의, 당장 그만두자

김성완 | 228호 (2017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회의를 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참가자들이 무능하거나 리더의 의사결정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에선 회의가 리더의 ‘원맨쇼’로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회의가 질책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조직에선 상사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 부하는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종종 작용한다. 이러한 사고를 타파하고 ‘알맹이’ 있는 회의를 이끌기 위해선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먼저 회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의제가 잘 정립돼야 한다. 회의 진행자는 리더 본인이 아닌, 리더로부터 회의 진행을 위임받은 회의 진행자여야 한다. 미리 회의 계획서를 작성하고 매번 그 결과를 회의 참석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1. 알맹이 없는 회의

최 과장은 회의실 문을 닫고 긴 복도를 걸어갔다. 2시간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더니 몸이 스스로 걷기를 종용하는 듯했다. 앞서가던 팀장은 회의에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회의가 끝나니 그때서야 결과 해석에 한창이었다.

좀 전까지 진행된 사업부 월간회의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번 사업부 월간회의 주제는 ‘영업적자 극복을 위한 대책회의’였지만 기존의 회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각 영업팀별 시장동향과 대책 보고, 개발팀별 제품개발 현황 보고, 목표 미달에 대한 질책과 극복 노력에 대한 강조가 주를 이루는 자리였다. 사실 회의는 보고 반 질책 반으로 진행됐다. 사업부장의 노기 띤 목소리만 있을 뿐 나머지 보고자들은 야단맞는 학생처럼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조아릴 뿐이었다. 배석한 각 팀의 과장과 차장들도 머리를 숙인 채 받아 적기에 바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대책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만 허공을 맴돌 뿐이었다. 복기를 하던 최 과장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회사가 5분기 연속 적자인데 이런 회의만 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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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서 기업이나 공공조직이 생산적인 대안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물론 조직 구성원들의 능력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해결책을 찾기 위한 토론과 의사결정의 장인 회의방식의 문제도 심각하다. 제대로 된 논의와 결론이 없는 회의는 결국 시간낭비일 뿐이다. 먼저 회의에 대한 근본적 문제와 원인을 살펴본 뒤 생산적인 회의 방법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회의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회의를 해도 답이 없다’는 점이다. 회의 의제(Agenda)에 대한 토론을 하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다. 그냥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결국 다음 회의 때까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다. 다시 보고를 하고, 또다시 질책과 대책 마련 방안을 지시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회의는 반복되지만 결론이 나지 않는다.

여기에선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참가자들이 대안을 만들지 못하는 무능(無能)상태라는 점이다. 결론이 나지 않는 것은 논의한 해결안이 대안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혹은 그동안 나왔던 대안의 재탕이거나 유사한 것이기에 참가자들이 선뜻 동의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회의에서 답을 찾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은 리더의 의사결정력 부족이다.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를 겪거나 새로운 길을 갈 때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려운 상황에서의 결정은 사실 도박과 같다. 아무리 많은 정보가 있다고 해도 기회와 손실의 비용을 계산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기업의 경영이념과 가치다. 경영이념과 가치가 필요한 것은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판단해주는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회의에서 나타나는 두 번째 문제는 ‘회의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앞서 설명한 회의의 첫 번째 문제인 회의를 해도 답을 찾지 못하는 것과 연관돼 있다. 회의 참가자들이 회의에서 묵묵부답인 것도, 상사의 질책을 달게 받는 것도, 결과가 가져올 책임 때문이다. 권한은 위임되지만 책임은 위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책임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진다. 그래서 결정을 하는 사람이 책임자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책임을 피하려고 할까? 그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어떤 일에 대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특히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위기나 어려운 상황에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모험이다. 이러한 모험을 선호하는 사람은 적을 수밖에 없다. 회의에서 나타나는 책임 회피와 두려움의 근본원인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우리나라 조직의 위계적 계층문화에서 상사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 부하는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남아 있다. 회의 참가자들조차 무의식적으로 결정은 리더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부하는 회의 석상에서 보고만 하면 될 뿐 결정은 리더의 역할이라는 인식은 회의를 장례식장과 같은 엄숙한 장면으로 만든다.

결국 책임 회피는 결정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품질경영의 대가인 에드워드 데밍은 품질경영 14개 원칙 중 하나로 ‘두려움을 몰아내라’를 꼽고 있다. 즉,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질문할 수 있는 회의 환경이 중요하다. 어떤 행동이나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는다. 자기보호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회의 석상에서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 회의에서 제안하는 사람이 실행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는 분위기, 회의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해도 비난이나 질책을 당하지 않고 존중받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구성원들은 자신 있게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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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완

    김성완coach@tongcoaching.com

    통코칭 대표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 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의 마음혁명』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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