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벽 시대 유통업의 대응전략

인구-소비-성장절벽 ‘클리프 행어’ 싱글족-액티브시니어 시장에 주목하라

226호 (2017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및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와 청년 실업 등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려 나타나게 될 인구절벽 상황은 곧이어 소비절벽으로, 더 나아가 성장절벽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에 기업들, 특히 유통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첫째, 향후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다변화될 가구 관점의 타기팅을 하라.
둘째, 4인 이상의 가구보다는 1인 가구 또는 소형 가구를 대상으로 한 ‘근린형 스몰 포맷’의 차별화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라.
셋째, 1인 가구의 주된 소비계층이기도 한 밀레니얼세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고객 경험 관점의 차별화 전략을 짜라.
넷째, 과거와 달리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 계층으로서 액티브 시니어 계층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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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구구조의 변화: 고령화와 인구절벽

‘저출산/고령화’ ‘초고령사회’ ‘인구절벽’.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어떤 이들은 ‘그저 구조의 변화일 뿐’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에 반대하지만 ‘인구절벽’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뉘앙스는 쉽게 떨쳐버리기 어렵다.

인구구조는 ‘거시환경적 요소’인 동시에 상대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요인이기도 하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각 산업에 대한 임팩트도 매우 크다. 최근 디지털 시대를 헤쳐가는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10년 전 기업이 고민하던 ‘미래’와 현재 기업 앞에 놓인 ‘미래’는 그 복잡성의 폭과 깊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기업의 경영진에게 미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유리구슬은 없지만 미래에 다가올 변화를 인지할 수 있는 ‘창’은 하나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또 미래에도 동일하게 살아 움직일, 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람들, 즉 소비자이자 ‘고객’일 것이다.

인구구조 자체만 본다면 ‘고령화’로 대변되는 우리의 미래는 매우 우울하다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인구 규모 자체는 증감에 크게 차이가 없더라도 그 구조 측면에서 크고 복잡한 변화가 예상된다. 2025년의 경우, 평균 수명은 남성 81세, 여성 83세로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은 이미 작년 73%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로 돌아섰고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급격한 고령화, 아니 초고령화 진입에 따라 기존까지 소비를 지탱하던 인구계층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경제학자 해리 덴트는 그의 저서 에서 개인의 고소득/고소비 성향의 소비 정점기를 46∼47세로 봤고, 이 연령대의 인구 규모가 전체 소비 수준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토대로 볼 때 미국의 소비정점기는 2003∼2007년, 영국과 독일은 2010∼2013년이며 한국은 2018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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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래에 다가올 인구절벽 상황은 그냥 무기력하게 앉아서 마주할 운명이 아니다. 미래를 꼼꼼히 분석해 보면 다양한 기회와 희망도 동시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밀레니얼세대, 1인 가구, 액티브 시니어 등 과거와는 판이한 인구구조 및 시장 고객의 변화에 대한 분석을 통해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사전 단계로서 미래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가장 직접적 영향 관계에 놓여 있는 유통 산업 차원에서의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래 저성장 기조와 구매력 감퇴, 그리고 소비절벽

먼저 유통산업 입장에서 바라보는 소비자의 미래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소비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핵심 동인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거시적이고 산업 구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구구조’와 ‘소비금액’, ‘온/오프라인 채널의 변화’ 3가지는 미래 소비자 분석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핵심 동인으로 꼽을 수 있다.

먼저 ‘인구구조’의 경우, 인구 규모와 인구 통계학적 구성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다시 각각 총인구 규모와 경제 가능 인구 규모, 그리고 고령인구의 비중과 가구 구성의 변화, 그리고 도심거주 비중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둘째, ‘소비금액’은 소득의 변화와 소비의 성향에 따를 것이며 이는 각각 GDP 성장 추세, 가처분 소득, 소비지출 규모 등의 변화에 의해 좌우된다. 셋째, ‘온라인/오프라인 채널별 비중의 변화’는 소비 가치사슬의 변화와 온라인 채널의 향후 경쟁력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다. 이는 현재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파괴적 혁신 기술의 진화와 그를 통한 사업모델의 출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핵심 동인들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미래상을 시나리오 관점에서 예측할 때, 가장 기본적인 미래상의 양대 축은 ‘소득 변화에서 오는 구매력 수준’과 ‘소비 성향 및 가치사슬의 변화’다.



‘구매력’의 경우, 1인당 GDP 성장률과 소비지출 성향, 기대수명, 출산율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 근간이 되는 주요 산업들(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철강, 반도체, 통신 등)이 쇠퇴기에 진입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들의 정체로 전반적인 기업의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제로 주력산업의 세계 교역비중 감소 등 성장 둔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고, GDP 성장기여도가 하락하고 있으며, 정부 주도에 따라 바이오 제약/의료기기, 전기차 및 부품, 사물인터넷, 친환경 및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유망 산업 육성이 추진되고 있으나 선진국 대비 기술력 격차, 산업 시장 성장의 불확실성이 커서 경제 성장은 미래에 둔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물론 혹자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 진입을 두고 일본의 장기 불황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구조적 유사성, 예컨대 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기업/가계의 성장동력 약화 등을 제외하면 일본처럼 버블붕괴 및 디플레이션 악순환 등의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전체적인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인한 저성장 구조 고착화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장기적으로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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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대비를 위한 소비 위축, 그리고 밀레니얼세대와 1인 가구 및 ‘YOLO족’

‘소비 성향’ 관점에서 살펴볼 때 미래 ‘부의 효과’ 상실로 소비 심리는 지속적으로 위축될 것이며 출산율, 나아가 혼인율의 급감으로 인구절벽이 조기에 다가올 것이다. 이로 인해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조기 가속화될 것이며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 확대로 인해 소비 성향은 현저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수 시장의 정체/침체 및 기업의 생산인력 확보 제한으로 생산성 저하가 가시화될 것이다.

또한 밀레니얼세대로 불리는 미래 청장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1인 가구의 확대가 예상되는 반면 청년층 실업률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1인 가구 소비는 2인 가구 소비 대비 2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미래 소비계층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39세 이하 인구의 미혼율이 2025년에는 6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30대 절반이 1인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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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취업 실패에 따른 결혼 자금 확보 어려움과 ‘나’를 중시하는 개인주의 성향 확산 및 ‘포미족(For Me)’이나 ‘YOLO족(You Only Live Once)’의 급속한 증가, 나아가 부모세대의 이혼 등 가족 와해 경험의 확산에 기인한다. 요컨대 전반적인 인구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한국 경제 성장 잠재력의 저하 및 장기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맞물려 종합적으로 볼 때 소비자의 구매력과 소비 성향은 둔화되거나 위축될 것이라는 얘기다.



소비 가치사슬의 디지털 와해와 재편

이와 동시에 향후 AI와 VR 등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이 개발되고 진화할 것이다. 이는 신흥 기업들, 즉 기존 산업의 게임의 룰을 뒤엎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와 파괴적 혁신모델이 다수 출현하게 된다는 의미다. 예컨대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이 고객친화적인 기술의 개발을 가속화해 기술 생태계를 동시 발전시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초고속으로 규모 관점의 초기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임계규모)를 달성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신규 서비스 및 운영방식에 대한 고객의 전면적인 수용으로 이어져서 소비 행태의 전반적인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한국의 예를 떠올려 보면 우리는 불과 2년도 안 된 카카오택시에 익숙해져 있다. 카카오택시는 택시업계의 디지털 혁명을 통해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이러한 전환은 기존 유통산업의 주요 업체들에 대해 전면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며 지속적인 신규 경쟁사들의 등장으로 궁극적으로 업태의 전반적인 변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는 곧바로 시장의 소비 가치사슬의 재편을 의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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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래 소비자와 소비 환경의 변화는 과거 성공 공식을 답습하고 있는 현재의 유통시장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먼저 디지털로 인한 소비 가치사슬의 와해와 재편으로 인해 유통의 역할이 크게 축소될 것이며 이에 따른 집객력 약화와 협상력 상실, 입점 업체 이탈, 브랜드 차별성 쇠퇴 등 전반적인 위기 상황에 노출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유통 본원적 역량, 즉 입지 기반 집객력이나 협상력, 차별적 MD, 브랜드 등은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재정의돼야 할 것이다.



미래 소비 메가 트렌드 전망

인구구조의 변화가 가져올 미래 소비 패턴의 핵심 트렌드는 크게 5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우선적으로 고령화 및 1인 가구 등 신소비계층 증가를 들 수 있다. 합리적 소비 성향은 물론 ‘포미족’의 증가로 나를 위한 소비 추세가 확산될 것이다. 이로 인해 패션, 운동, 여행 등 자아실현 및 여가 소비 지출에 대한 품목 증가와 트레이드업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둘째, 소득 성장 둔화로 인해 극단적 합리소비가 확산될 것이다. 비내구재 고관여 상품 구매액이 증가하고 저관여 내구재 가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다.

셋째, 불황형 소비성향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미래 노후 생활을 위한 ‘현재 소비 긴축 성향’의 증대로 나타날 것이다. 또한 저성장 지속으로 소비 지출이 점차 보수화되는 경향을 보이게 될 것이다.



넷째, 기술혁신에 따라 소비행태가 변화하면서 기존 정형화된 소비행태의 붕괴가 따를 것이다. 즉, 예컨대 렌털이나 무점포 구매, F2C(Factory to Customer) 등 신규 채널 및 신규 구매방식을 통한 구매 허들이 완화된다. 나아가 가격 비교 자동화 및 자동 구매, 개인화 구매 등을 통한 최적 구매가 확산될 것이다.

다섯째, 탈오프라인화 현상으로서 온라인 중심의 혁신적 사업모델이 동시에 대두될 것이다. 심지어 럭셔리 제품군까지 온라인 유통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소비 트렌드는 향후 고도화될 사물인터넷과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다양한 디지털 혁신기술과 융합돼 미래 소비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텔리전스 리테일링 시대의 상징으로서 무노력 쇼핑과 함께 큐레이티드 쇼핑이 일반적인 패턴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O2O의 확산과 공유경제 기반의 크라우드 경제를 통해 시간과 재화, 효용 및 가격의 세분화를 통해 초단위 소비 트렌드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3D프린팅 기술은 생산과 소비의 경계를 허물어 마이크로 생산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미래 소비 계층의 변화 시나리오: 싱글족과 액티브 시니어에 주목하라

미래 국내 시장 소비자의 구매력과 소비패턴 및 가치사슬의 재편을 기반으로 고객군을 30대 이하 싱글군, 30대 가족군, 중년 중산층, 액티브 시니어 등으로 분류해 미래 변화를 요약해보자. 먼저 액티브 시니어 고객군이 의미 있는 수준의 성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중년 중산층은 주력 고객군으로서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구매력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0대 가족군은 감소하는 반면 30대 이하 싱글군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30대 이하 싱글군의 경우 사회 전반의 미혼 경향 확산의 여파가 나타날 것이다. 30대 후반까지 독신 1인 가구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며 장기간 고소비 성향으로 주요 고객군으로 주목받을 것이다. 특히 교육비 등 부담이 없어 지출 규모가 가장 큰 세그먼트이며 기본적인 성향이 합리적 소비를 보여 SPA 구매가 확대되고 장기 독신 거주 공간 개선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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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가족군의 경우 미혼율 및 출산율 저조로 주요 고객군 중 유일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교육비와 보험료 등 필수 지출로 인한 실질적 소비력이 낮아 소비를 더 줄일 가능성이 있다. 가족 중심주의 경향의 확대 및 근로시간 감축으로 오락/문화 소비는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년 중산층의 경우 핵심 고객군인데 절대 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더라도 연령별 인구 변화 고려 시 실질 소비자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도 가구 수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고 안정적 소비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소비 품목들은 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다만 소득 증가에 따라 인테리어 중시 경향 등으로 가정용품 소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액티브 시니어군의 경우 자산 보유, 연금 기반의 높은 구매력을 지닌 은퇴세대가 유의미한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 고객군에 대해 공통적으로 급격한 온라인 채널의 전환과 탈오프라인화가 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카테고리로서 30대 가족 및 중년 중산층이 핵심적인 소비계층으로서 역할을 할 가정용품의 미래 소비 트렌드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향후 10년간 매년 3∼4%의 성장을 통해 현재 15조 원대 시장규모는 2025년 24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득 증가에 따라서 홈퍼니싱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문점 증가 및 DIY 트렌드가 그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정용품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은 가구 및 소품 시장과 가전 및 가정용기기 시장으로 가정용품 시장 내에서 각각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아울러 주방용품의 비중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가전/가구 온라인 유통 확대로 오프라인 지출 규모는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온라인 비중은 현재 20%대에서 2025년경에는 7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가전용품의 경우 사물인터넷(IoT) 등 고성능/스마트화 기반의 프리미엄 가전 확대에 따라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며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따라 평균 판매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성장절벽, 그리고 미래 리테일의 위기: ‘클리프 행어’

우리나라보다 고령화에 일찍 들어선 일본의 경우 이러한 인구 절벽이나 소비 절벽을 훨씬 일찍 경험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인구 규모는 줄어들고 그 가운데 생산 가능 인구가 함께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경제 활력은 낮아지고 소비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4인 가구가 줄어들고 젊은 세대 중심의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점차 새로 등장하는 가구의 특성을 고려해 세분화하고 나아가 최적 대응을 함으로써 생존, 나아가 성장한 기업들을 주목해야 하겠다.

참고로 일본의 주요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가구 분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과거 기본적인 4인 이상 규모의 가구를 대상으로 한 GMS 등 대형 포맷에서 재빨리 1인 가구들에게 적합한 편의점식 ‘근린형 스몰 포맷’ 유통체인 등으로 전환해갔다. 즉, 핵심 유통채널을 편의점으로 전환해 나갔고, 2030 등 밀레니얼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트렌디 상품을 집중 전시하기도 했다. 또한 쇼핑 외적인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구축하고 이 공간을 활용해 해당 고객층에 대해 소구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대표적 유통그룹인 세븐앤아이홀딩스의 경우 과거 핵심 포맷이었던 양판점 이토요카도에서 인구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고 발빠르게 1970년대 당시 일본에 전혀 없던 편의점 포맷을 도입해 지금의 1위 입지를 구축했다. 또한 일본에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실버 세대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해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도시락을 주문하면 배달해주는 세븐밀(Seven Meal) 서비스를 운영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뒀다. 실제 이 세븐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70% 이상이 고령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대표적 백화점 이세탄의 경우 2030세대를 타깃으로 파크(Park) - 튜브(Tube) - 존(Zone)의 공간 구성을 통해서 층별로 트렌디한 제품을 전시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파크) 매장 내 유입을 꾀하고, 이어서 전시 및 정보 제공이 이어지는 통로 공간으로 고객 동선을 유도해(튜브) 궁극적으로 제품 매장으로 연계해 실구매를 촉진하고 있다(존).

미국 메이시스백화점은 밀레니얼세대 고객을 타깃으로 성과를 이룬 좋은 사례다. 메이시스백화점은 ‘원 빌로(One Below)’라는 경험 공간을 구축해서 2030세대를 타깃으로 쇼핑 및 각종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결합된 전용 경험 공간으로 활용했다. 이는 전통적인 상품 중심의 매장 구성을 탈피해 뷰티 체험매장과 액세서리 3D프린팅, 셀프/포토존 등 젊은 층에 소구하는 각종 상품 및 경험 요소를 종합적으로 구성했다.



한국 기업들을 위한 제언

우리나라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및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와 청년 실업 등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려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인구절벽 상황은 곧이어 소비절벽으로, 더 나아가 성장절벽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에 기업들, 특히 유통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첫째, 향후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다변화될 가구 관점의 타기팅을 하되 각 가구 유형에 따른 보다 구체적인 세분화 및 타기팅을 통해 그에 맞는 오퍼링(상품 구색, 입지, 매장 환경,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 4인 이상의 가구보다는 1인 가구 또는 소형 가구를 대상으로 한 ‘근린형 스몰 포맷’의 차별화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러한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전방위적인 데이터 기반의 분석이 필요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1인 가구의 식생활 패턴을 고려해 HMR 등의 편의식에 대한 개발 및 대응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셋째, 1인 가구의 주된 소비계층이기도 한 미래 밀레니얼세대를 포함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고객 경험 관점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오직 자사의 매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공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넷째, 과거와 달리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 계층으로서 액티브 시니어 계층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해야 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기본적으로 고소비 성향을 보유하고 있어 소득 증가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소비 증가 현상을 보일 것
이다.

인구절벽, 소비절벽, 그리고 성장절벽. 이는 대한민국에 곧 다가올 현실이다. 첩첩산중 깊은 절벽 끝에 매달린 대한민국의 형국은 말 그대로 ‘클리프 행어’다. 이 깊은 벼랑 끝에서 탈출하려면 밧줄을 꼭 잡고 한 걸음씩 침착하게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탈출을 도울 이 밧줄이 무엇일지는 지금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심태호 AT커니 한국사무소 파트너 Taeho.Sim@atkearney.com

심태호 파트너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주로 소비재, 유통산업 등을 중심으로 비전 및 사업전략, 마케팅/영업/조직혁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저서로는 <글로벌 리테일 인사이트>, 편역서로는  <마케팅 ROI> <시스템의 힘> <고객처럼 생각하라> <이노베이션 매뉴얼> 등이 있다.


One Point Lesson

1 디지털 혁명과 인구구조 변화는 한꺼번에 닥쳐오는 문제다. 유통의 역할은 크게 축소될 것이며 이에 따른 집객력 약화와 협상력 상실, 입점 업체 이탈, 브랜드 차별성 쇠퇴 등 전반적인 위기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인구절벽에서 가장 빨리 추락하는 업종은 유통업이 될 것이다.

2 인구구조 변화를 먼저 겪은 일본으로부터 배울 시사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의 구조적 유사성 등을 제외하면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이 그대로 한국에서 재현되지는 않는다. 다만 일본의 유통 기업들이 인구변화에 대응했던 전략들은 차분하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0호 오프라인 매장의 반격 2020년 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