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략 개요

세계 시장은 하나, 세계 공장은 필수 어렵다고 회귀 말고 ‘리스크’를 뚫어라

222호 (2017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불확실성 시대의 글로벌 대응 전략

1) 세계 공장(global factory) 설계와 무인(無人) 공장 도입
2) 비시장전략(non-market strategy) 활용
3) 정치적 리스크 대응
4) 국가별 법과 규정 숙지
5) 급격한 환율 변동 대응
6)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스킬 확보
7) 기후 변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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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016년 브렉시트(Brexit),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세계 경제와 무역환경은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매우 불확실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제협력, 자유무역의 퇴조와 함께 자국 이익 우선주의가 대두하고 있고 합의와 원칙이 아닌 협상과 거래 중심으로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글로벌 경기 위축, 수요 감소, 정책변화를 초래해 다국적 기업의 중장기 전략 수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해외 활동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미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자금조달방식, 해외 투자, 환율 대응 등 해외영업 전략에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급부상하던 신흥국들(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도 정부·민간부채, 경상수지 적자로 투자환경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린 듯하지만 불확실성과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매력적인 해외 기업을 과감히 인수해서 해외 시장을 선점하고 브랜드파워를 키워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변에서 접하는 성공사례들을 보면 해외 시장을 개척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영위한 기업들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무작정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지금의 불확실한 상황을 극복할 방안이 될 수 있는가?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럴듯해 보여도 막상 실행에 옮기기에는 여의치 않은 것들도 많다. 기업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니 명쾌한 답안을 도출하기도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 진출이 과연 사업의 생존과 확장에 정말 도움이 될 것인가? 해외 시장 진출 시 예상되는 기회와 리스크는 무엇인가? 해당 기업은 사전에 어떠한 역량을 갖춰야 하는가? 지금의 불확실성을 타개할 글로벌 전략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하는가? 본 기고문은 이같이 근본적이지만 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들을 바탕으로 제안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CJ CGV 사례를 통해 본 우리 산업의 글로벌화 실태와 시사점

최근 서정 CJ CGV 대표가 한 포럼에서 토로한 영화산업이 처한 국내외 경영환경을 보면 다른 산업·기업들이 직면한 지금의 상황이 어떤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상징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세계 영화산업은 중국 기업의 급성장,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 이종산업 간 결합과 도전, 다양해진 고객층, 기호 변화, 글로벌 수요 위축, 미래전략 부재 등 격변기를 맞고 있다.

먼저 선두기업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우며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의 완다그룹은 미국의 AMC, 카마이크, 유럽 1위 사업자인 오데온&UCI, 호주 1위 사업자인 호이츠, 북유럽 1위 사업자인 노르딕시네마 등 공격적 글로벌 인수합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1만3000여 개(2016년 3분기 기준) 상영관을 확보했다. 그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대형 영화제작사인 레전더리픽처스를 인수하는 등 영화산업 전방위적으로 수평·수직 통합을 통해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기존 경쟁사뿐 아니라 이(異)업종과의 경쟁 역시 격화되고 있다. IT산업과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서로 결합해 영화산업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과 콘텐츠를 모두 확보하는 사업 확장 전략이 기존 영화업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중국의 IT업체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각각 텐센트픽처스와 알리바바픽처스를 세워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IT기업인 아마존, 애플, 구글 역시 자체 콘텐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바이어컴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시장 규모와 소비자 성향 역시 크게 변하고 있다. 2016년 개봉한 국내외 영화는 1573편으로 지난 10년간 3배가량 증가했다. 매일 4∼5편의 영화가 쏟아졌고 개봉관 역시 크게 늘었다. 그러나 관람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2016년 우리나라 총관객 수는 2억1702만 명을 정점으로 지난 2015년에 비해 28만 명이 줄었다. (그림 1) 관람객의 구성도 크게 바뀌고 있다. 20·30대 관객 중심에서 45세 이상의 중장년층과 가족 단위 관객이 부상하고 있고, 동일한 영화를 여러 차례 관람하는 ‘N 차 관람’ ‘몰아보기’ 등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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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보면 2015년을 정점으로 영화산업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수요 정체·감소 속에서 기존 영화사뿐 아니라 미디어·IT업체까지 가세하고 있고 소비자의 기호도 변하고 있다. 기존의 경쟁전략을 벗어난 새로운 전략 패러다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CJ CGV 경영진이 생각하는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글로벌 전략의 고도화다. 서정 대표는 포럼에서 “시장 포화상태, 인구절벽, 공급과잉에 놓인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아시아인, 더 나가 세계인을 타깃으로 삼겠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CJ CGV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6개국에 진출해 국내 1000여 개 상영관보다 더 많은 1800여 개의 상영관을 해외에 확보했을 만큼 세계화를 진행했다. (표 1) 이 과정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 신흥시장 현지의 1∼2위 영화사업자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기업 M&A를 통한 대형화에 힘쓴 결과 세계 제5위의 영화사업자로 성장했다. 물론 1만여 개가 넘는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완다에 비하면 아직까지 전 세계 영화관 시장에서 CJ CGV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M&A를 통한 초대형화, 글로벌 수직통합, 이종산업과의 결합을 추진하는 완다 등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싸움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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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가 직면한 산업 환경과 나름의 해결방안은 비단 영화사업자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좀 더 큰 틀에서 보면 모든 산업·기업들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이자 이를 극복할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의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불확실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M&A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표 2) 업종별·지역별 해외투자 규모 역시 제조·소매·금융업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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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우리 기업의 해외 M&A가 늘어난 탓에 해외 투자 신고액만 492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국가별로는 2016년 미국 투자가 전년 대비 66.9% 증가한 180억 달러를 달성했고 중국·베트남이 각각 40억 달러, 30억 달러로 뒤를 잇고 있어 고무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기업의 국제화 전략은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그 한계를 더욱 드러내고 있다. 우선 우리 기업의 글로벌화가 여전히 미국·중국 지역에 치중한 현지화(Multi-domestic)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요즘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국의 반한기업 정서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미국의 자국 산업 우선 정책, 미·중 간 무역갈등 등으로 우리 기업의 국제화 전략이 일대 기로에 놓여 있다. 미국의 대(對)한국 FTA 계정 등 통상압력이 가시화될 경우 1999년 50건 이후 최대 규모의 통상마찰이 예견되며 섬유, 화학, 철강 등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길게는 통신, 컴퓨터, 자동차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무역상대국으로부터 절대 손해 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고 그 여파는 벌써 일본에 나타나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과 사드배치 후 G2(미국·중국)의 변덕스런 정책과 압박에 우리 기업들이 해외 전략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는 우리 기업의 국제화 전략이 얼마나 글로벌 리스크를 배제한 G2 편향적이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CJ CGV의 사례가 알려주듯 보호무역을 뛰어넘을 압도적인 경쟁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세계 시장 진출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미국·중국 중심의 국제화 전략의 틀에서 벗어나 이들을 대체할 멕시코와 캐나다,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 무역장벽을 넘을 온라인 거래도 적극 검토해볼 수 있는 문제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국제화는 외형적 성장을 이뤘을지는 몰라도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국내 영업을 그대로 해외에 옮겨놓은 지역적 확장에 머무르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국제화·글로벌화와는 거리가 멀다. 불확실성 시대에 대응하는 국제화 전략은 단순히 많은 나라에 진출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연구개발·생산·마케팅 활동을 배치·조정·통합해 글로벌 관점에서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다. 우리가 주력해오던 미국과 중국시장이 불확실해진 만큼 글로벌 관점의 세계 경영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따라서 CJ CGV 사례처럼 세계 시장 진출에 더욱 적극적이어야 하나 동시에 내용면에서 단순히 낮은 임금에 기초한 해외 저가 생산이나 현지 마케팅 강화만을 외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의 글로벌 대응전략

그렇다면 지금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경영 전략수립의 핵심사항은 무엇인가? 전략수립은 기업의 특수한(firm-specific) 의사결정이므로 모든 기업에 범용되는 틀은 존재할 수 없다. 다만 시대적 상황과 산업 환경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간파하고 이를 반영하지 못한 전략은 실효성이 없다. 따라서 저자는 최근 국제경영학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다음의 7가지를 핵심 사안으로 제시한다.



1. 세계 공장(global factory) 설계와 무인(無人) 공장 도입

우리의 다국적 기업들은 세계 공장(global factory) 개념에 기초해 글로벌 사업조직을 재편해야 한다. 보호무역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그렇다고 다시 자국 중심의 생산·서비스로 회귀하는 것은 어려워진 내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옳지 않다. 학계에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기업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일관된 실증적 결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에 진출을 많이 할수록 재무성과가 향상된다는 연구가 있는 반면 오히려 재무성과가 나빠진다는 연구도 많이 있다. 최근에는 진출국이 많을수록 초기에는 재무성과가 나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진다는 연구도 있고 그 반대의 연구도 많다. 실무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해외 진출이 재무적 성과로 연결되는가 역시 그때그때 다르다는 애매한 결과만 제시할 뿐이다. 다만 점차 명확해지는 것은 해외 진출이 증가할수록, 진출시장의 지역적 특색이 다양할수록, 기업의 혁신성과와 지식습득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재무성과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해외 진출의 동기와 목적을 단순히 시장을 확대해 매출을 늘린다는 원초적인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업의 혁신역량과 부족한 지식자원을 흡수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설계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는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다국적 기업의 ‘세계 공장’ 설계 방안과 실천을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다. 세계 공장 설계는 국제화를 통해 혁신역량과 지식 이전을 실현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의 국제경영 실무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미국·중국이 해외 시장의 중심이 되다보니 지금까지 그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이다. 국제경영의 만성적 딜레마 중 하나는 전 세계 시장을 하나로 보고 생산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전략과 각 국가지역별 특화된 생산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화 전략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였다. 이른바 글로벌 효율성과 차별화된 현지 대응 중 하나를 추진해야 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글로벌 프로덕션 전략 또는 세계 공장 전략이다. 생산을 글로벌화하되 가치사슬의 각 활동 비용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국가나 지역에 포진해 세계 시장을 겨냥하는 경영방식이다.

<그림 2>와 같이 세계 공장 설계는 가치사슬을 핵심 부문, 제조 부문, 판매 부문 등 3부문으로 나누고 핵심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최고 혹은 최적의 협력 파트너에게 일임하는 방식(outsourcing)이다. 제품의 원형이 다양하지 않고 고정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으나 생산라인을 시장이 아닌 소비자 인근에 위치시킴으로써 최종 단계의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풍부한 노동력, 원자재, 정부지원 정책으로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디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가 최적의 생산기지로 급부상하면서 이 전략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세계 공장은 IT가 국제경영에 도입돼 통합적 관리가 가능해지고 해외 시장별 문화 적응, 소비자 분석, 현지화, 차별화된 노사관계 수립, 본사-지사 간 지식 이전이 가능한 유연한 글로벌 조직설계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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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장은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기업의 가치활동을 글로벌하게 배치하고 조정하자는 개념으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의 구현방안이다. 가치활동을 글로벌하게 배열했을 때 효과가 가장 큰 부분을 찾아 배치·조정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제품의 핵심 과정(process)은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유지하나 구체적인 제품의 형태는 판매하는 지역에 맞게 약간의 변화가 가능하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조정하는 설계라 규모의 경제로 인해 가격 인하도 용이하고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통일된 이미지를 줄 수 있을뿐더러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국적 기업 나이키는 신발에 대한 주요 시장 소비자들의 공통적인 욕구를 찾아 이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을 개발, 전 세계적으로 이것을 가능케 하는 생산처를 골라 글로벌 소싱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마케팅, 광고, 판촉, 사후관리(AS)는 글로벌한 관점에서, 혹은 해당 지역의 니즈에 맞게 통제·조정한다. 글로벌하게 조직의 틀을 짜되 기능별 활동은 현지 사정에 맞게 구성한 것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역시 세계 공장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기본 모델 수는 미국의 GM보다 적지만 모델별로 현지 시장에 맞게 약간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최종 제품의 수는 GM보다 많다. 이렇게 실현된 규모의 경제로 절감한 비용은 광고·마케팅·AS에 더 투자해 국가별 소비자들 기호를 충족시키는 데 쏟을 수 있다.

비제조업체라면 무인공장을 통한 세계 시장 진출도 생각할 수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전통 제조기업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무인(無人)공장을 운영하며 저렴하게 제품생산이 가능해졌다. 무인공장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도입된 로봇이 제품을 만드는 개념이다. 생산성은 더욱 높아지고 비용은 더 낮아질 길이 열린 것이다. 인건비 부담으로 중국·동남아 지역을 전전했던 아디다스가 최근 독일로 귀환할 수 있었던 것도 100% 자동화 공정과 약간의 상주인력으로 운동화 제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50만 켤레 생산에 600명이 필요한 일을 10명이면 충분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운동화가 더 싸지다 보니 수출할 길이 더 넓어졌다.

유사한 움직임이 광업, 농업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무인공장 덕분에 제조업에 엄두도 못 내던 싱가포르와 호주까지 뛰어들고 있다. 무인공장으로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생산과정을 핵심 경쟁영역과 정보 공개 가능 영역으로 나누고 공유정보는 구매, 유통, 판매 등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공유 플랫폼을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표준화한다면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나은 위치를 점할 수 있다.



2. 비시장전략(non-market strategy) 활용

불과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무역장벽이 사라지고 국가와 기업 간 상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전 세계가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통합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다 보니 국제화를 추진할 때에도 개별 정부나 이해관계자들을 상대하기보다 거대 단일시장을 타깃으로 한 진출 방법, 현지 소비자, 공급자, 경쟁업체를 대상으로 한 경쟁전략 수립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 국가 간 이해관계가 정치, 외교, 무역, 기후변화, 사이버 테러리즘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국가별 제도와 규정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정치적 이해에 따라 독자적인 세계질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말 그대로 이익집단과 정책집단 간 로비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국제경영 활동에 2차적 시장환경인 정치단체, 사법체계, 비정부단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지속가능한 정치·법률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제도규정이 미비한 국가에서 영업을 하거나 환경, 노동, 기술 분야의 각종 규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외의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정부담당관리자(Government Affair Manager)라는 직책을 두고 정부나 사법체계를 대상으로 자사(自社)의 경영활동과 시장 지위에 유리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부 담당 관리자들은 합법적이고 공식적으로 각종 단체나 정부를 상대로 홍보, 로비, 네트워킹 등을 통해 기업의 입장을 정책 입안자들에게 전달한다. 최근 우수한 정부 담당 관리자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이 직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유럽에서 활동하는 도요타와 현대자동차의 비시장전략은 서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자사 기준에 맞게끔 유럽 자동차 생산·환경·안전규정이 정비되도록 본사, 유럽지사, 정부담당관리자, 해당 부서가 하나가 돼 조직적으로 법률·정치전략을 전개했다. 반면 현대차의 정부담당관리자는 본사와의 교류는 물론이고 유럽지사의 담당부서와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정부담당관리자가 회사 내 관련 부서와 단절되고 최고경영진과의 수평적 정보교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은 어떤 역할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비시장전략의 첫걸음일 수 있다.



3. 정치적 리스크 대응

앞서 언급한 비시장전략이 시장 외적요소를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차원이라면, 정치적 리스크 관리란 급작스런 대외불안 요소를 미리 상정해보고 대응책을 세워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두는 전략이다. 정치적 리스크란 과거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 빈번히 발생하던 외국 자본 몰수나 징수를 지칭했으나 최근에는 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경제적 리스크(non-economic risk), 혹은 국가신인도(country risk)로도 지칭되며 노동시장, 자본시장, 사회 전반에서 발생한 커다란 변화(전쟁, 국유화, 정책변경, 송금 불능, 경제운영 실패, 테러, 종교분쟁 등)로 기업이 입게 되는 손실을 뜻한다.

정치·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신흥시장 진출 시 정치적 리스크 관리는 빼놓을 수 없다. 2000년 초반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한 IT 업체는 정치 리스크 감시시스템을 가동해 정정불안을 미리 파악, 회사의 지분을 대거 본국으로 옮기고 현지 금융을 활용해 손실을 예방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선진국도 정치적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특히 최근 번지고 있는 해외 기업에 가해지는 반기업 정서 역시 정치적 리스크의 한 부분이다. 자국의 소셜네트워크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페이스북의 중국 내 사업이 불허된 것이나 인터넷 검색업체들의 중국 내 사업 제한도 이 같은 맥락이다.

정치적 리스크는 해당 기업·산업의 상황에 따라 판단 근거나 그 정도가 결정되므로 개별 기업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적합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분석에는 대략 주관적·정성적 분석과 과학적 분석이 있다. 주관적·정성적 분석에는 관련 지역 경영진의 주관적 판단, 전문가 의견, 표준화된 체크리스트, 시나리오 분석, 델파이 분석 등이 주로 활용된다. 이 중 특히 시나리오 분석은 북미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그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

분석기법이 어떠하든 정치적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타이밍이므로 상시적 준비가 필수다. 최근 중국 등지에서 발생한 반한정서에 따른 우리 제품 불매운동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영업활동과 무관한 사안이나 과장된 사실관계로 우리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도를 넘는 고초를 겪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롯데 제품을 시작으로 중국에서 한국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2016년 미국에서는 혁신과정에서 불거진 제품 결함으로 대대적인 삼성전자 노트7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이런 식으로 급작스럽게 닥쳐오는 리스크는 점차 국제경영의 일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는 매우 원초적이고 근본적이다. 회사의 실수가 원인일 경우에는 후퇴와 이미지 타격이 있을지라도 빠르게 실수를 인정하고 보상과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소비자 신뢰만 회복한다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삼성전자 노트7 리콜사태와 브리지스톤 타이어 리콜사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시련 이후 더욱 견고해졌다. 사실과 무관한 일로 타격을 입을 때에는 섣불리 입을 열지 않는 신중함보다 적극적인 해명과 사실관계 확인으로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4. 국가별 법과 규정 숙지

진출 지역의 법과 규정을 제대로 숙지해 준수해야 한다. 진출 지역, 해당 시장의 관련 법규와 규정(관세, 법인세, 노동규정 등)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가 부족할 경우 수반되는 법적 제반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에이비앤비(Airbnb)는 스페인 지역에서의 홍보 활동, 추천 숙소에 관한 규정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각 숙소별 3만 유로가 넘는 범칙금을 지급해야 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손상을 입었다. 노동 규정 역시 유럽의 경우 최소 14주의 출산 휴가가 주어지는 반면 미국의 경우 유사한 적용 규정은 없다. 최근의 추세는 노동착취, 유해물질 사용 등 비윤리적 영업행위를 하는 해외 업체와 거래할 경우 관계 업체에까지 그 책임을 묻고 있다.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해외 공급사슬망을 관리하는 다국적 기업의 약 77%는 해외 각처 공급업체의 은밀한 인권유린적 노동행태를 인지하고는 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지난 2015는 ‘현대판 노예방지법(Modern Slavery Act)’을 통과시킴으로써 이 같은 전횡에 엄격한 법 집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 Act)이 매우 엄격히 적용되는 나라다. 뇌물수수를 철저히 금지하고 부패를 방지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상거래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글로벌 국제거래가 일상이 된 현재, 미국뿐 아니라 영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들도 미국과 유사한 부패방지법을 제정해 적용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국제 거래를 하는 기업들은 해당 국가의 관련 법규(노동, 세금, 지적재산보호 등)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위반한 경우나 자의적으로 적용할 경우 모두 돌이킬 수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따라서 해당 기업은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 임직원 교육과 훈련, 제3자에 의한 모니터링, 실사, 나름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수립해 실천해야 한다. 해당 지역 전문가의 세밀한 조언과 정보제공을 통해 모든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실천하는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



최근 특히 우리 기업의 해외 활동에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해외 정부로부터 부가된 각종 과징금 폭탄이다. 과징금이란 보호무역의 하나로 외국 기업에 대해 공정거래법(경쟁법)을 엄격히 적용해 매기는 벌금을 말한다. 현지 시장 점유율이 높은 우리 기업들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주로 시행했는데 이제는 우리에게 경쟁법을 배워간 신흥국까지 우리 기업 때리기에 가세하고 있다. 현지 국가 정부로부터 부당한 조사를 받을 경우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 경쟁관에서 도움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들을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경쟁관지원제도가 매우 미흡한 것을 감안할 때 기업 스스로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외경쟁법 동향과 대응방향을 공식·비공식 세미나나 설명회를 통해 습득하고 관련 전문가를 통해 규정을 숙지해 대비해야 한다.



5. 급격한 환율 변동 대응

환율 변동에 대응하는 일은 국제경영의 가장 어려운 과제이므로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국제경영의 핵심이 되고 있다. 2003년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폴크스바겐은 영업이익이 95%나 급감하는 사태를 겪었다. 품질·서비스 문제가 아닌 환율 대응에 실패해서다. 유로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고 이를 대비한 외환거래 헤징비율도 기존 70%에서 30%로 낮춘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 그 누구도 유로화가치가 달러를 넘어설 만큼 폭등하리라는 것을 예상치 못했다. 독일에서 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폴크스바겐은 결국 차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현지 생산을 적극 추진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는 수출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회사다. 좋은 품질·서비스와 함께 가격경쟁력으로 전체 생산의 70%가 해외에서 흡수되고 있다. 그러나 저가 정책과 환율 변동에 취약한 구조여서 미국 등지에서의 마진율은 경쟁사보다 취약해 환율 변동으로 잘 팔고도 손해를 볼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미국 등 현지 생산을 늘린 것도 당연한 선택이다.

위에 언급한 환율 리스크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교섭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지급대금과 받을 대금을 예상되는 통화가치 변동에 따라 미리 혹은 나중에 받거나 지불하는 선도전략(Lead Strategy)과 지체전략(Lag Strategy)이 있다. 불확실성이 예견되는 미래의 해외 거래를 선도계약(Forward Contract)을 통해 미리 약정한 가격으로 미래의 일정 시점에 거래당사자들과 계약하는 방안 역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거래 형식에 제약도 별로 없고 계약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계약 규모나 만기일이 결정되므로 다양한 거래가 가능하다. 물론 거래 당사자 간의 계약 불이행의 위험이 있고 이를 보증해줄 기관이 없다는 단점이 있으나 신용도가 높거나 신뢰감이 있는 기업이라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비용 지출과 수입을 단일 화폐로 통일해서 환차손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기업이 미국의 제품 공급자에 생산비용을 지급하고 그 완제품을 환율이 불안정하거나 화폐가치가 평가절하된 국가에 수출한다면 당연히 마진율은 낮아지거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생산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나라와 이를 수출해야 하는 나라에 지출과 대금을 같은 화폐로 통일할 경우 손실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환위험 대응은 단기적 거래나 재무제표상 수익가치 하락을 막아줄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기업의 환율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지는 못한다. 환율 변동이 일으키는 각종 리스크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려면 생산기지를 다양한 장소로 분산해 장기적으로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 중요한 사업을 하는 지역 혹은 핵심 시장의 환율이 상승세(화폐가치 하락)가 예상된다면 그 지역 경쟁업체보다 불리하지 않게 현지 시장에 생산기지를 세워야 한다. 도요타는 과거 높은 엔화로 세계 곳곳에 생산기지를 세워 자사 제품이 외면받지 않도록 애썼다. 전동공구 제조업체인 미국의 블랙&데커(Black & Decker) 역시 제품 수출입이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보니 환율 변동에 따라 생산을 유동적으로 변화시키는 환율 관리 전략을 전개했다. 예를 들면 전체 생산의 50% 이상을 북미 지역 외부에 두고 달러의 가치가 낮아지면 외국 지사에서 미국으로의 수입을 줄이고 미국에서 다른 지사로의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환율 변동에 대응하면서 생산을 변화시켰다.



6.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스킬 확보

좋은 커뮤니케니션 스킬은 단지 언어장벽을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즈니스 에티켓, 업무처리 방식 등 문화적·관습적 차이를 극복하려는 소통노력까지 포함한다. 현지 시장의 특성을 명확히 통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 스킬을 통해 종교·문화·규범적 차이를 반영한 메시지나 아이디어를 언어 및 비언어적 수단을 통해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자국에서 성공하고 해외에서 실패한 사례들의 이면에는 늘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부재가 존재한다. 미국에서 크게 성공을 거둔 스타벅스는 언어가 같고 문화가 유사한 호주시장에서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호주 소비자들이 원하는 커피맛, 커피숍의 분위기를 미국 소비자들의 그것과 유사하다고 판단해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쉐보레의 ‘Nova’ 자동차가 남미시장에서 경험한 뼈아픈 실패 역시 대표적 사례다. ‘No Va’는 현지어(스페인어)로 ‘No Go’라는 뜻으로,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가지도 않을 차를 산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비록 품질에서는 뛰어났으나 현지 소비자들과의 소통 부재로 철저히 외면당했다.

국제경영학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결국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향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시장과 자국과의 문화적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측정하는 연구도 많이 진행됐다. 이들 연구는 기업이 국제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른 문화적 환경 속에서도 능숙하게 대처하는 문화적 유창성(Cultural Fluency)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교류와 교육을 통해서도 얼마든 향상시킬 수 있다.



7. 기후변화 대응

신(新)기후 체제 출범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정부나 환경단체의 정책적 어젠다가 아닌 기업의 수익과 성패에 직결되는 환경요소가 되고 있다. 혹자는 기후변화를 IT, 글로벌화, 디지털 혁명에 버금가는 기업 생태계와 경영전략에 변혁을 일으킬 대사건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수행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차원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주도적으로 신사업기회를 포착하고 더 많은 이윤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쟁우위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최근 각종 포럼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사업적 기회의 발견이며 전략적 패러다임과 수립의 대전환으로 기술하고 있다. 동시에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비하지 못한다면 다양한 형태의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우리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에너지 효율 향상과 탄소배출 감소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은 이러한 협소한 수준을 벗어나 신기후 체제로 재편될 산업의 흐름을 파악해 ‘룰테이커(rule taker)’가 아닌 ‘룰메이커(rule maker)’ 역할을 하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기후 체제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어떻게 룰메이커로 자리매김했을까? 미국의 화학제품 전문 업체인 듀폰은 기후변화 흐름에 맞춰 해외 사업, 신사업,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하며 200년 이상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뤄냈다. 이 회사는 이미 1938년부터 공해와 환경방지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1980년대에는 자체개발 프레온이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확인되면서 관련 글로벌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대체품을 개발했다. 더 나아가 오존층 파괴물질의 생산을 규제하는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 체결에 중심적 역할을 하면서 경쟁기업에 한발 앞선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식품생산업체인 유니레버와 네슬레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이 제품생산에 미칠 영향을 미리 간파했다. 그 대응으로 공장 내 빗물 회수 시스템 등을 전 글로벌 생산라인으로 확대해 생산량은 증가시키고 물 소비량은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신기후 체제에서 글로벌 기업은 더욱 엄격히 적용될 각종 환경규제에 국제경영의 포커스를 맞추고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전략수정을 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신기후시대의 글로벌 경영은 기업 이미지 훼손과 같은 사회적 리스크에 직면할 개연성이 높아지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도요타는 적자까지 감수하며 선도적으로 친환경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했고 2013년 마침내 프리우스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성했고 소비자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 소비재 산업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환경오염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과 성과를 투자의 주요 지표로 간주하고 있어 자칫 부적절하고 미숙한 환경대응은 재무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기후 체제에서는 생산방식의 전략적 판단이 더욱 민감한 사안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세계적으로 더 활성화되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업의 재량권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직접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배출권 구매 중 효율적인 선택이 무엇인지가 핵심 의사결정 사항으로 부각될 것이다. 에너지 효율, 신에너지개발 등 환경친화적인 혁신도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맺으며

전문가들은 2020년을 눈앞에 둔 지금의 불확실성을 국제 정치·경제적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시대전환기적 불확실성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본 기고문은 우리 기업이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를 국제경영학적 측면에서 살펴봤다. 결론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것뿐이다. 다만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대로 감지하고 구체적인 구현방안을 좀 더 고도화해야 한다. 미·중 중심의 교역을 다변화해 중동·남미·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선제적으로 선점해야 하고 문화적 유창성을 키워 현지 소비자와 가까워지는 방법도 서둘러 습득해야 한다. 구미기업들이 이미 축적한 세계 공장과 무인공장의 운영 노하우를 체득해 본사가 모든 사안을 총괄하는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 각 국가별 제도적 변화에 전략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역시 국제경영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의제가 됐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범세계적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국제경영 노하우는 새로운 경영기법이 아닌 고도화된 실천이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One Point Lesson

1 불확실성 시대에 대응하는 국제화 전략은 단순히 많은 나라에 진출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연구개발·생산·마케팅 활동을 배치·조정·통합해 글로벌 관점에서 경영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다.

2 단순히 시장을 확대해 매출을 증대하는 ‘원초적’ 동기를 해외 시장 진출의 목적으로 삼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의 혁신 역량과 부족한 지식 자원을 흡수한다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