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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 소비 시대에서 매력 소비 시대로

“매력을 소비하는 나는 덕후!!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백경혜 | 217호 (2017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쓸모에 의해 제품을 소비하는 시대에서 매력 위주의 소비 시대로 소비자들의 패턴이 변하고 있다. 커피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야쿠르트를 파는 한국야쿠르트가 콜드브루 열풍을 몰고 오는 데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유통이 갖는 매력이 큰 역할을 했다. 2016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덕후 열풍’ 역시 쓸모나 합리적 소비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자신이 매력을 느끼고 즐기는 분야를 집중 소비하는 현상이다. 우리가 단 한 컷의 ‘인생샷’을 위해 여행을 가고 물건을 사는 것도 결국은 매력 소비로 설명이 가능하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백성진(한국외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트렌드 예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 미래에 대한 예측이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 무엇이 뜰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앞으로 오를 주식을 고르는 것만큼 어렵다.

그럼에도 트렌드는 항상 존재한다. 필자가 속한 다음소프트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2017년 키워드로 평타, 참견, 코스프레, 선물, 덕후, 인생사진 등 6가지를 선정했다. 그리고 이 키워드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를 분석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매력 소비’였다. “마케팅이든, 커뮤니케이션이든 모든 것이 가벼워져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쓸모보다 매력을 좆는 사람들, 의무보다 재미를 찾는 현상 등이 2017년에 우리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부상

손으로 미는 손수레나 카트가 아닌 전동 카트에 올라타 여유롭게 대로부터 골목길까지 활보하고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와 한 번쯤은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이미지는 더운 날 무거운 카트를 힘들게 끌고 다니는 이미지에서, 가볍게 골목골목을 누비고, 언덕길도 가뿐하게 달리는 기동력 있는 이미지로 변화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상에서도 ‘야쿠르트 아줌마’에 대한 언급이 급증하고 있어 택배아저씨, 쿠팡맨, 집배원 등 고객에게 제품을 배달하는 다른 대상들 대비 단연 눈에 띄는 증가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대비 222% 증가)


“야쿠르트 아줌마가
전동차 타고 다니시는 걸 보면
언더커버로 근무하면서
유사 시에 야쿠르트 카트 안에서
총 꺼내고 시민들을 구조할 것 같음”
“야쿠르트 아줌마 멋지다.
도로의 지배자 같아.”


1971년 47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수는 현재 1만3000명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의 직원 수와 비슷하며 아시아나항공의 직원 수보다 1.4배 많은 최강의 영업조직으로 발전했다.(2015년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또한 하루에 만나는 고정 고객은 1인당 평균 170여 명이며 1조 원에 육박하는 한국야쿠르트 매출의 95%가 야쿠르트 아줌마의 손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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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아줌마, ‘신선제품(프레시) 라이더’로의 진화

2016년 야쿠르트 아줌마 약진의 중심에는 ‘커피’가 있었다. 스타벅스, 카페베네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물론 골목마다 위치한 커피 전문점, 편의점 커피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커피 시장에 새콤달콤한 요구르트를 주로 팔았던 한국야쿠르트가 올 3월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야쿠르트의 선택은 ‘콜드브루’ 방식의 커피였다. 대중적인 고온고압의 추출 방식이 아닌 차가운 물로 우려낸 커피로 원두 본연의 풍미와 깔끔한 맛을 더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냉장고 겸 전동 카트를 콜드브루와 접목하기로 했다. 로스팅 후 커피의 맛과 향이 살아 있는 10일 동안만 유통하겠다고 선언하고 유통채널을 마트나 편의점이 아닌 야쿠르트 아줌마로 집중했다. 처음에는 요구르트 회사와 커피와의 상관관계에 대해 의아해 하던 소비자들도 ‘신선함’과 ‘맛’을 경험한 후 평가가 달라졌다. 콜드브루가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은 콜드브루를 싣고 달리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을 먼저 찾기 시작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콜드브루의 인기 덕에 월 매출 40억∼50억 원을 달성했고, 11월에는 차갑게 내린 콜드브루 액상을 뜨거운 물이나 우유와 함께 즐기는 ‘콜드브루 by 바빈스키 레드’를 출시하면서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심지어 스타벅스, 카페베네 등의 커피 전문점들이 콜드브루 제품을 따라서 선보일 정도로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파워는 참으로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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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의 2016년의 도발은 커피 시장에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2월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치즈전문기업 ‘벨’과 손을 잡고 판매를 시작한 kiri(끼리)치즈 역시 야쿠르트 아줌마의 신선한 냉장고를 통해 약 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4월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며 개발된 ‘얼려 먹는 야쿠르트’가 출시되면서 약 1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야쿠르트만 가득했던 야쿠르트 아줌마의 이동형 냉장고에는 어느새 우유, 야채주스, 건강기능식품이 더해졌고 이제는 커피와 치즈까지 더해져 신선함이 생명인 제품이라면 모두 담고 달리는 프레시 딜리버리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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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경혜100kh@vaiv.kr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연구원

    필자는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연구원이자 『2022 트렌드 노트』 『2021 트렌드 노트』 『2018 트렌드 노트』 『2017 트렌드 노트』의 저자다. 촘촘한 데이터의 프레임과 실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사이에서 의미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그저 흘러가는 일상이 아닌 의미로 남는 일상이 되기를 바라며 데이터를 통한 이야기로 남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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