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중 CEO포럼

서구 시스템이 지배하는 시대 지나 한중일 손잡고 새 르네상스 열어야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현재 인류는 아홉 가지 큰 변혁이 수렴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과학기술의 힘은 인류를 위해 큰 일을 해줄 수 있는 수준에 충분히 이르렀다. 하지만 정작 인류는 이런 흥분되는 시대에도 20세기적 집단 근시안에 빠져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국가 간의 분쟁이나 국내의 정치적 다툼 등의 의미 없는 이슈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한다. 지금까지 영국과 미국 등 서구의 창의력과 사회 시스템이 세계를 이끌어왔다면 이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유교 경제권이 그 역할을 맡아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구로부터 배울 점은 배우고 버릴 점은 버려야 한다. 한중일 3국 간에도 서로 배우고 교류해야 한다. 특히 미래 세대의 꿈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타이거 맘’ 방식의 교육을 버려라. 젊은이들이 돈이 아니라 꿈과 흥취를 좇게 하라. 새로운 시대의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흄을 배출하라. 새로운 르네상스가 동양 문명권에서 탄생하길 바란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백성진(한국외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포럼과 함께 열린 한중 CEO포럼은 동아일보, 채널A가 중국 장강경영대학원(CKGSB)과 함께 2015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2016년도 포럼에는 중국과 한국에서 약 200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행사는 강연과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먼저 샹빙 CKGSB 총장이 ‘창조적 파괴와 혁신 시대, 한중 공동 성장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은 ‘세계 경제 흐름과 한중 공동 성장 방안’에 대해 강연했고,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한중 IT, 콘텐츠 분야 발전 방안 - 빅데이터를 통한 시장 분석과 전망을 중심으로’에 대해 강연했다.

네트워킹 휴식 후 이어진 첫 번째 패널 토론은 ‘ICT, 핀테크와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쑹훙리(宋红丽) 중국 Fmart 로봇기술회사 대표, 진원화(金文化) 중국 선양영주과기유한공사 대표, 정원식 알리페이코리아 대표,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의견을 나누고 청중의 질문에 답했다.

두 번째 패널 토론은 장웨이닝 CKGSB 교수의 사회로 천샹위(陳湘宇) 중국 iDreamsky 대표, 쩌우린(鄒琳) iShare Culture 대표, 전산 팬엔터테인먼트 부사장, 하종대 동아일보·채널A 디지털통합뉴스센터장이 참가했다.


다음은 샹빙 CKGSB 총장의 기조 연설 내용이다.

107


샹빙 총장은 2002년 CKGSB 창립부터 현재까지 이 학교를 이끌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국제경영, 정부와 기업간의 관계, 국영기업 개혁, 중국 민영기업의 혁신 등이다. 캐나다 앨버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콩과기대, 베이징대,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EIBS)에서 교수로 지냈다.


우선 바쁘신 와중에 2016년 한중 포럼에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또 좀 전에 많은 분들이 시간을 내서 각자의 견해와 경험을 나와 나눠준 것에도 감사 드린다. 오늘 나의 발표가 포전인옥(抛砖引玉)1 이 되길 바란다.

우리 CKGSB에는 뛰어난 교수들과 학생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의 두 CSO(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를 전임 교수로 모시고 있다. 알리바바의 CSO로 재직 중인 증밍(曾鸣)은 CKGSB 전임 교수다. 마윈이 우리 학교를 졸업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증밍 교수를 알리바바의 CSO로 임명한 것이다. 3년 전에는 또 마윈이 우리 학교의 금융학 교수인 천룽(陈龙)을 앤트파이낸셜의 CSO로 임명했다. 이는 우리 CKGSB 교수들이 중국의 현실과 국정을 잘 이해하고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오늘은 포럼을 통해 세계 구조 변혁 중의 기회와 도전, 한중 공통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내 관점을 발표하도록 하겠다.



1. 세계 구조를 개변하는 중대한 변혁(改变世界格局的重大变革)

변혁 1 발전 모식의 다원화와 구조적 조정

지금 세계 구조는 급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동시에 중국의 경제 발전 모식(模式)도 변화하고 있다. 세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첫째, 발전 모식의 변화다. 발전 모식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마거릿 대처의 신자유주의다. 1979년 대처가 영국 총리로 당선돼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시했다. 1980년, 미국의 대통령 레이건도 대처의 신자유주의를 모방한 정책을 폈다. 특히 항공, 통신, 금융 방면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대처의 신자유주의는 중국의 모식 개혁에 큰 영향을 미쳤고, 중국도 신자유주의 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지난 30년을 돌이켜보면 중국 발전의 기초 모식은 신자유주의와 국가자본주의의 결합이다. 이것이 바로 둘째 발전 모식이다.

셋째, 바로 유럽의 사회민주주의다. 수십 년의 발전과 변화를 거쳐 신자유주의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부를 창조했다. 그러나 재산 분배의 불균형으로 인해 신자유주의는 곧 종결할 수도 있다. 여러 나라 중 신자유주의를 철저하게 실천한 나라로는 미국, 중국, 영국을 꼽을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의 새로운 정책, 중국 경제의 새로운 발전, 영국의 EU 탈퇴, 트럼프의 당선은 근 30여 년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종점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



비록 중국과 미국은 국가정치체계, 의식 형태, 심지어 가치관까지 다르지만 경제의 발전 모식상에서는 공통점이 많다. 첫째, 신자유주의를 실시함으로써 두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화된 나라로 발전했다. 중국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자본주의화한 나라로 볼 수 있다. 민영기업이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고, 80%의 취업기회를 마련했으며, 90% 이상의 새로운 취업기회를 창조했다. 중국의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2008년 0.491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0.49다.2 브라질을 제외하고 지니계수가 중국과 미국보다 높은 나라는 없다. 이를 볼 때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중국과 미국은 경제도 발전했지만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재산을 불균형하게 분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화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우리는 인터넷의 시대에 살고 있기도 하다.

이 세 가지 요소로 인해 중국과 미국은 강대국이 됐으며, 또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비슷하다. 예컨대 재산 분배의 불균형 등이다. 중국과 미국은 극도로 자본주의화된 나라다. 미래에 나타날 것으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과도한 자본주의에 대한 대책, 자본주의 내의 사회주의다. 10년 내지 20년 동안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 중국과 미국은 더 많은 사회주의적 요소를 필요로 할 것이다. 사회복지 방면에서도 더 노력해야 한다. 지금 중국에는 제대로 된 의료보험시스템도 없고 의무교육도 없다. 국민의무교육은 9년인데 현실적으로 이 의무교육을 제대로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도전이다. 국민퇴직금도 없고 심지어 지니계수가 가장 높은 나라다. 그렇기에 중국은 국민들의 기초적인 생활 수준을 증진시키는 방면에서 배우고 개혁할 문제가 굉장히 많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의 변화가 국가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결합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면 향후 10년 내지 20년 동안은 사회민주주의의 발전 모식이 중국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미래 세계 구조의 변혁은 중국과 미국이 재산 배분 불균형의 극단으로부터 균형으로 움직이고 동시에 유럽 국가들이 과도한 복지와 사회주의로부터 중간으로 움직이며 진행될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세계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다. 과거 유럽은 미국이라는 창의적인 자본주의 경제와 경쟁해야 했다. 이제 유럽은 저렴한 상품으로 무장한 중국과 경쟁해야 한다. 세계의 균형화는 피할 수 없는 변혁이다.


변혁 2 파괴적인 과학기술창의

두 번째 변혁은 과학기술로 인한 변혁이다. 오늘 이 자리에 온 발표자들과 전문가들이 이 방면에 대해 토론을 할 것이다. 인터넷,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VR, 생명과학, 대체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인류 역사상 이렇게 많은 기술이 한 시점에 모이고 임계치까지 접근했던 적은 없다. 이런 현상은 인류 역사에서 거의 처음이다. 이렇게 많은 과학기술은 새로운 기회를 창조할 것이다.


변혁 3 중국의 새로운 굴기(崛起)와 세계에 미친 영향


세 번째 변혁은 중국의 새로운 굴기(崛起)가 세계 구조에 미친 영향이다. 나는 이를 3년 전의 아시아 보아오포럼(Boao Forum)3 에서 처음 말했다. 중국의 경제는 이미 글로벌화됐다. 중국 시장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세계 각지의 기업들이 동시에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시장이다. 삼성, 현대자동차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중국 경제는 독특하다. 미국 경제는 미국 기업을 위주로 하고, 일본 경제는 일본 기업을 위주로 하며, 한국 경제는 한국 기업을 위주로 한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세계의 모든 기업을 위주로 한다. 각 유형별 기업, 각 국가별 다국적기업, 주요 국의 다국적기업들은 모두 중국에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장소는 세계에서 중국이 유일하다.

2012년 이전에 이미 중국에 있는 외국 기업이 중국의 대외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의 수출 정책이 한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배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50% 이상의 비중은 한국과 일본은 실현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도 중국 내 외국 기업은 대외 수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중국 경제는 국제화됐다고 할 수 있다. 3년 전 아시아 보아오포럼에서 나는 미래의 어느 날에 세계 경제가 중국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날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다. 2014년 처음으로, 중국이 해외에 투자한 FDI(해외 직접 투자액)가 중국이 받은 FDI를 초과했다.


변혁 4 정치체계, 새로운 사회 계약과 새로운 정상관계(政商)

네 번째 변혁은 정치체계의 변혁이다. 2009년 워싱턴에서 발표할 때에 나는 서양 정치체계의 위기를 염려한 적이 있다. 첫째는 국가부채 위기다. 미국의 국채는 미국 GDP의 105%이고 일본의 국채는 일본 GDP의 240%이며 EU의 경우에는 89%이다.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채 발행량은 국가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에 도달했다. 둘째, 정책의 안목이 좁다. 대통령, 총리의 임기가 4년, 5년이기에 장기적인 계획에 대해 고려하기 힘들다. 설령 장기적인 계획이 있는 대통령과 총리가 있더라도 그런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셋째, 리더십의 부족이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스탠퍼드나 하버드의 우수한 졸업생들이 정부에서 근무하는 것을 1순위로 선택하지 않는다. 있을지언정 적을 것이다. 그러나 유가(儒家)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중국을 보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사실 중국의 핵심은 유가 사상이다. 그리고 유가 사상의 핵심 중의 하나가 바로 ‘지식과 재주를 모두 익혔으면 응당 벼슬에 나아가야 한다(学而优则仕)’는 사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돼 있다. 이는 다른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오늘과 같은 시대에는 정치에 헌신하려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이것이 바로 서양의 리더십이 부족한 원인이다.

넷째, 중국인의 시각으로 보기에는 외국의 지도자들은 기초 부서에서의 근무경력이 짧다. 후진타오와 시진핑은 모두 공사(公社)4 에서 현으로, 부시장에서 시장(市长)으로, 부성장에서 성장(省长)으로, 경제가 낙후한 성에서 발달한 성으로, 한 걸음씩 승진해왔다. 만일 트럼프가 중국에서 태어났다면 국가주석으로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기초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석이 되려면 먼저 현서기부터 시작해 민정을 이해해야 하며 빈곤한 지역에서 반드시 5년 내지 10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 이것은 필수조건이다. 2009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지니계수가 점점 높아질 뿐만 아니라 돈과 정치권력이 결탁해 금권정치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계급, 수입, 사회의 유동성이 낮아졌다. 그렇기에 나는 서양의 정치 체계도 변화하고 개혁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단지 중국의 정치 체계가 서양의 정치 체계보다 좋다는 뜻이 아니라 서양도 중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고, 중국도 서양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변혁 5 세계 무역투자체계의 재조와 중미 간의 바둑(博弈)5

다섯 번째 변혁은 세계 무역투자체계의 변혁이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은 대중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조정을 했다. 과거에는 중국을 받아들이고 포용했지만 이제는 포용하는 동시에 몰래 한 수를 감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두 가지 모습을 들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참여할 수 없는 새로운 WTO와 같은 조직, TPP(Trans-Pacific Partnership)와 TTIP(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를 설립했다. 아시아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도 높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도 여러 대응 정책을 세웠다. 이는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FTAAP(Free Trade Area of the Asia-Pacific), FTAs(Free Trade Agreements), 한·중·일 3국 총리가 상의한 FTA, 일대일로 정책(One Belt One Road),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중국지역에서 설립한 새로운 자유무역지구 등이다. 이처럼 중국과 미국은 세계 무역투자 체계 방면에서 방향과 생각이 다르고, 심지어 대립하며 팔씨름하기도 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할 일이 TPP를 폐지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 무역투자 체계 방면에서 중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함께할 여지가 많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변혁 6 세계 통치(治理)6 체계의 재건설(reconstruction)과 화이부동(和而不同) 7

여섯 번째는 세계 통치 체계의 불합리다. 예전의 통치 체계는 미국의 의향대로 결정됐고 미국이 동의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체계는 불합리하다. 경제, 투자, 무역, 회사, 관리, 자본, 금융은 세계화되는데 이런 체계는 적절치 않다. 세계화에 따라 이런 일은 줄어들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불합리적이다. 이런 체계는 세계 경제 발전의 시스템 리스크다. 시간관계상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겠다.


변혁 7 지속가능한 발전과 천인합일(天人合一)

천인합일은 하늘과 인간과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문제로 중국 사상사를 관철하는 큰 테마다. 하늘과 사람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 그것은 일체의 것이라는 사상, 또는 그 일체성의 회복을 지향하는 수양, 또는 일체가 된 경지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주요 화두가 되고 있으며 이는 천인합일의 사상과 일맥상통하다. 역시 시간 문제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진 않겠다.


변혁 8 지연정치(地缘政治)8

여덟 번째는 지연정치다. 세계는 엉망이 됐다. EU와 시리아 난민문제, 영국의 EU 탈퇴, 이탈리아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 부결,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와 러시아의 분쟁, 트럼프의 당선과 새로운 외교정책, 중미관계의 갈등과 도전, 미국과 러시아의 시리아 문제에서의 검발노장(剑拔弩张)9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일주일 전, <파이낸셜타임스> 1면에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것도 미국과 러시아의 핵전쟁 때문이라니. 이 일을 통해 우리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이런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가? IS의 테러 문제, 국제적인 대테러리즘, 세계적 범위의 고립주의, 일방주의, 포퓰리즘, 민족주의, 반세계화 운동 같은 것들 말이다.

현재 가장 세계화를 주창하는 나라는 중국과 독일이다. 세계의 구조는 개변하고 있다. 만약 예전 30년 동안의 성취가 3대 태풍으로 인한 결과라면 지금의 형세는 어떠한가.

첫째로, 지금 신자유주의가 영국과 미국에서 궁지에 몰렸다고 할 수 있는가? 트럼프의 감세정책은 신자유주의가 미국에서 아직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새로운 규제완화정책이 실시될 것인가? 비록 미국이 대부분 영역에서 규제를 완화했지만 신자유주의가 예전처럼 기세를 떨치지는 못할 것이다. 둘째로 세계화에 대해 살펴보자. 세계화를 반대하고 역전하는 세력이 형성됐다. 이는 이미 현실이고 우리가 논의할 수 있는 점은 단지 어느 정도까지 역전하겠냐는 것이다. 셋째는 현대는 인터넷 시대라는 점이다.


변혁 9 인류 전체적으로 갖고 있는 좁은 시각

아홉 번째는 내가 몇 년 전에 발표한 내용인 인류집체단시(人类集体短视)다. 우리 CKGSB에서 가르치는 사고방식, 우리가 가르치는 금융학, 화폐의 시간가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도 그렇게 넓은 시각은 아니다. 우리는 여러 세대 동안 좁은 시각만을 가진 기업가를 양성했다.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은 엄청난 지렛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전에 우리는 자기 무덤을 파는 능력도 없었지만 이제는 그 정도 능력은 가지게 됐다. 그러나 정치로부터 경제체계까지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과 생각은 가지지 못했다. 이런 현상을 나는 인류집체단시라고 한다.


결론: 지금 이 시대는 여러 파괴적인 변혁이 한 시점, 한곳에 모인 시대다

이런 9가지 변혁을 포함해 다양한 변혁들이 이렇게 한 시점에 모인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 나온 말을 인용하자면 지금 이 시대는 아마도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과 한국은 함께 이 시대를 좋은 시대로 만들어 나갈 책임이 있다. 비록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생기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함께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새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2. 중국의 발전 모식의 변화와 중한 공동의 책임과 담당(中国的发展模式转变与中韩的共同责任与担当)

1. 중국의 발전 모식의 변화

중국의 발전 모식도 엄청난 변화를 겪었으나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오늘 이 자리에서 일일이 말하지는 않겠다. 중국 기업들은 화웨이처럼 각자 영역에서 더 많은 돌파를 해야 한다. 중국의 다음 단계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B형 기업이 필요하다. 이는 IBM, GM, 지멘스와 같은 현대 기업제도를 지닌 민영기업(A형 기업)도 아니고, 국영기업(C형 기업)도 아니다. 앞으로 중국은 새로운 차원의 규제 완화를 실시할 것이다. 중국은 아직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실시할 여력이 많고, 많은 업계에서 새로운 차원의 규제 완화를 실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석유와 화학, 항공, 통신, 금융, 매스미디어, 교육, 문화창조산업, 체육, 의료 위생 등에서 말이다. 비록 지금은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크지만 중국은 수많은 효과적인 정책을 실시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이것은 미국에는 부족한 것이다. 미국은 우버나 테슬라처럼 반드시 새로운 과학기술의 창의와 창의적인 상업 모식을 통해서만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방법뿐만 아니라 규제완화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고 새로운 창조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다.


2. 중국과 한국의 성공적인 경험: 한중 경험의 상호 보충과 영향


중국은 어떤 방면에서 일정한 경험을 쌓았을까? 첫째, 우리는 3대 태풍을 포용했다. 신자유주의는 중국이 최고의 자본주의 국가가 되게 했다. 11월11일 현재, 중국에서 가장 비싼 두 기업은 국영기업이 아니다. 텐센트의 시장가치는 이미 2400억 달러를 초과했다. 알리바바도 중국의 국영기업들의 가치를 넘어섰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성공한 비결이다. 창조적 파괴의 힘이다. 창조적 파괴 없이는 경제의 성공이 불가능하다. 중국이 성공한 원인 중 하나가 창조적 파괴의 힘이다.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포용했고, 새 차원의 세계화를 포용했고, 인터넷 시대를 포용했으며, 외국 기업을 포용했다. 이 정도의 개혁개방은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들다. 중국은 전 세계 주요 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들을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다. 이미 7, 8년 전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의 70% 이상이 중국 대륙에서 온 학생들이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에서도 다르지 않다. 내가 보기엔 중국은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글로벌 인재를 잘 배양해나가고 있다.

또 한 가지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민주주의가 강력한 집권자에 의한 통치보다 훨씬 우월한 방법이고 따라서 중국의 정치체제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이는 낙후된 사상이다. 내가 수없이 많이 언급한 얘기다. 1978년 인도의 GDP는 1490억 달러였고 중국의 GDP는 1500억 달러였다. 1978년에 중국과 인도의 GDP는 거의 같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 덕택에 인도의 1인당 GDP가 중국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금 중국의 GDP는 인도의 5배다. 이를 볼 때 선입위주(先入为主)10  하면 안 된다. 한 체제가 옳다고 해서 다른 체제가 틀린 것이 아니다.

간단히 생각하라. 한 국가의 경제가 창조적 파괴의 힘을 못 가진다면 그 미래도 없다. 중국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창조적인 파괴의 힘 덕분이었고 이로 인해 BAT(Baidu, Alibaba, Tencent)를 만들어냈다. 만약 미래에 중국이 새로운 BAT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중국 경제 역시 미래가 없다고 본다. 10년, 20년 후에는 반드시 BAT를 전복해야 한다. 이것이 중국 경제와 인도 경제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이를 볼 때 중국의 끊임없는 창조적 파괴는 전 세계에서 따라 배워야 한다. 특히 인도와 같은 나라는 중국의 이런 힘을 배워야 한다. 아무리 민주적이라 하더라도 이런 힘이 없다면 게임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또한 독특한 요소, 정치체계를 가지고 있다. 내 나이대의 사람들은 문화대혁명을 경험했다. 중국에게 문화대혁명은 매우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나처럼 같은 문화대혁명을 겪은 사람은 무엇이든 생각할 수 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내 생각에는 중국이 미국의 뒤를 이어 수많은 창의(大风流创新)가 발생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전복의 생각과 힘을 갖췄다. 이것 역시 우리의 장점이다.

한국의 경험에서는 배울 점이 많다. 중국은 한국을 보고 제조업 위주 산업에서 서비스업 위주 산업으로의 전환, 공업강국에서 과학강국으로의 전환, 교육사업의 발전과 인재육성의 중시 등을 배울 수 있다. 한국은 성공적으로 중진국의 함정(middle income trap)을 회피한 13개 국가 중의 하나다. K-Pop과 같은 한국의 문화창조 산업, 문화적 영향력과 소프트파워를 포함한 다양한 강점은 중국이 거울로 삼아 잘 배워야 한다.

나는 유가(儒家) 상업권의 미래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유가 상업권은 유가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비록 지금은 한중일 간, 중화권 지역 내 정치 체제의 차이가 매우 크고 또한 서로 다른 정치 체제로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 방면에서는 우리 모두 좋은 발전을 이뤘다. 이런 것들로 인해 유가 상업권이 장래 세계 중대한 문제의 해결에 더욱 큰 공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여담인데 신자유주의를 실시함으로써 생긴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수입, 재산 분배의 불균형이다. 과거에는 중국과 미국의 대응법이 달랐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아메리칸 드림’, 공평과 공정이라는 철학을 통해 서민들의 불만을 해소해왔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갈등은 갈수록 심각해져 왔고 서민들은 ‘이제 그만해라(it’s enough)’라고 말하면서 원망만 하게 됐다. 이런 것들이 서민들의 불만, 불길을 덮을 수는 없었다.

중국도 재산 분배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높은 경제성장률을 통해 이 불길을 덮으려 했다. 마찬가지로 서민들이 보기에는 매년 10%의 성장이라 해도 그들에게 큰 상관이 없다. 매년 10% 성장해도 “나와 무슨 상관인가”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시진핑의 신창타이(新常态)11 를 정치적 각도로 볼 때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는 반드시 늦추어야 한다. GDP의 성장 속도가 빠를수록 재산의 불균형은 더욱 심해지고 소동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그때는 중국도 이불로 불을 덮어 누를 수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중국과 미국의 다른 점이다. 분노의 원인은 같은데 처리방법이 다르다.



3. 한중의 공동의 책임과 담당: 동, 서방 쌍방향 교류 시대의 도래

우리 경영대학원이 설립된 첫날부터 나는 계속 달나라로부터 지구를 보는 시각을 가질 것을 말해왔다. 무엇 때문에 달나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가? 적어도 우리 중국이 서양을 따라 배울 때 서양은 영원히 높은 위치에 있을 것만 같았다. 어떻게 서양의 이론과 중국의 실천을 서로 결합할 것인가? 중학위체 서학위용(中学为体 西学为用)12 인가, 아니면 서학위체 중학위용(西学为体 中学为用)13 인가, 혹은 절충해야 하는가를 100년 이상 논쟁했다. 내가 보기엔 이 모든 것은 A형 이류(二流),B형 이류,C형 이류다. 시각과 사고방식으로 보면 초월이 없고 길잡이가 없으면 대풍류(大风流)14 적인 창조와 혁신이 있을 수 없다.

르네상스로부터 지금까지 세계의 중대한 문제는 대부분 서양인들이 제시하고 해결해왔는데, 이제 달라져야 한다. 우리 동양인들은 우리가 응당 해야 할 공헌뿐만이 아닌 그보다 더 큰 공헌을 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큰 변혁이 일어나고 이렇게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영원히 조연으로, 보조 역할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주연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달에서 지구를 보는 시각을 갖춰야 하고 과감하게 서양보다 앞장서서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의 해결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내 세대가 이것을 이루기는 힘들다. 대신 젊은 세대들은 비교적 적합하다고 본다. 그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 중국은 젊은 부자 2세들을 많이 키워냈지만 새 시대에 필요한 사람은 스스로 흥취와 호기심, 꿈을 가지고 세계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창업하고 변례창신(變例創新)15 하는 사람이다. 단지 돈을 위한 창업과 창의가 아니어야 한다. 오직 흥취와 호기심, 꿈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야만 새로운 경지의 창업과 창의를 실현할 수 있고 세계를 이끌 수 있다. 세계를 위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단지 부자가 되기 위해 창업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중국에는 자신의 주관을 가지지 못하고 이런저런 바람에 휩쓸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 원인은 사람들이 모두 돈을 벌기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 업계에서 돈을 3년 벌 수 있고, 저 업계에서 돈을 3년 벌 수 있다면 대부분의 중국인은 돈을 좇아서 한번은 이쪽으로 갔다가, 또 한번은 저쪽으로 간다. 흥취를 따라서 가지 않는다. 꿈과 책임감이 우선이라면 돈에 흔들리지 않고 돈이 많은 곳으로 좇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마음가짐이다.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개인적으로 매우 충격을 받은 일이다. 나는 2000년에 베이징대의 광화관리학과(경영학과)에서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했다. 학생들에게 듣기로는 당시 한 성에서 문과와 공과 각 한 명씩 두 명이 모여 총 36명이 광화관리학과에서 회계와 재무, 마케팅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여기에 모여서 이런 공부를 하는 것은 인재의 낭비라고 본다. 왜 이렇게 총명한 사람들이 회계와 재무, 마케팅, 인사관리를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항공 엔진과 블랙홀, 대체에너지와 같은 큰 문제를 연구하는 곳에 이런 인재들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은 돈만을 좇아간다. 거기다가 중국은 ‘타이거 맘(tiger mom)’ 문화가 강해서 부모들이 자녀들의 흥미와 상관없이 의사와 금융인으로서의 진로를 강요하곤 한다. 의학과 금융을 배우면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학교에서의 성적은 높은 반면 졸업 후 사회에 대한 공헌이 적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학업 능력과 공헌 정도 사이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타이거 맘 문화가 공헌하는 부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이는 아이들의 개성과 흥미에 대한 억압이 크다. 자기 본인의 흥미가 아닌 부모들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게 한다.

앞으로 창업과 창의가 중국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지 부를 얻기 위한 생각을 초월해야 한다. 중국은 이런 좁은 시야 때문에 많은 것들을 하지 못하고 있다. 큰 낭비를 하고 있다. 이는 마치 모든 중국인들이 제철사업에 종사하는 것과 비슷한 낭비다. 제철사업이 꼭 필요하긴 하지만 모든 중국인이 종사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는 세계의 기대에 맞춰 스스로 발전하고 세계의 중대한 문제 해결에 공헌해야 한다. 만약 이 새로운 변혁 가운데 우리가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낸다면 우리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게 될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에서 새 시대의 데이비드 흄이나 애덤 스미스가 나타나고 페니실린과 같은 발명을 해내기를 바란다. 나는 이 시대가 가장 좋은 시대라고 굳게 믿으며, 이 시대가 새로운 문예부흥 계몽의 시작점이라고 본다. 이 시대에서 우리 동양인들은 응당 자기가 해야 할 공헌을 해야 한다.

샹빙(Xiang Bing) CKGSB 총장
정리=조진서 기자 cjs@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347호 New Look at Gen X 2022년 0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