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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과 리더십

졸리고 피곤한 리더들, 건강수면 위한 ‘언플러그드’ 시간 확보하라

엘스 반 더 헬름(Els van der Helm),닉 반 댐(Nick van Dam) | 214호 (2016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대부분의 기업 경영자와 관리자들은 수면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일주일에 3일 이상 잠이 부족하다는 대답이 절반 이상이다. 하지만 이들 스스로도 회사 일에 있어서 잠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충분한 수면은 일반 직원의 업무성과뿐 아니라 리더급 임원들의 리더십 역량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조직 차원에서 이를 인정하고 임직원의 수면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시행해야 한다.

(1) 업무와 e메일, 전화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언플러그드’ 시간을 확보해줘라
(2) 출장과 콘퍼런스콜 시간을 정할 때 상대를 배려하고 미리 의견을 구하라
(3) f.lux 처럼 건강한 수면주기 확보를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라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2016년 2월 호에 실린 ‘The organi zational cost of insufficient sleep small shifts in leadership can transform your team dynamic’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Boy! Lucious! Fast asleep?

It is no matter.

Enjoy the honey-heavy dew of slumber.

Thou hast no figures nor no fantasies,

Which busy care draws in the brains

of men;

Therefore thou sleep’st so sound.



이봐 루시우스! 벌써 잠에 들었나?

하긴 상관 없지.

깊은 잠의 달콤함을 즐기게나

걱정이 많은 남자들에게 찾아오는

이상한 형상들도, 환상들도

너의 두뇌 안에는 들어 있지 않겠지

그래서 너는 그렇게 깊게 잠들었구나.



- 윌리엄 셰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2막1장




이 희곡에서 비극적이고 반영웅적인 인물 브루투스는 줄리어스 시저를 암살하는 계획을 놓고 갈등하는 인물이다. 그는 하인 루시우스를 보고 부러워하고 있다. 걱정과 불안이 없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편하게 잠을 푹 잔다는, 시간을 초월한 진리를 되새기고 있는 것이다.

어떤 기업 임원들은 여러 시간대를 지나 출장을 다니고 밤 늦게까지 일해도 다음날 원기를 회복해 멀쩡하게 나타날 정도로 능숙하게, 의식적으로 잠을 관리한다. 하지만 우린 카페인에 찌든 초췌한 임원들도 익히 봐왔다. 이들은 밤을 자는 둥 마는 둥 반쯤 깬 상태로 보낸다. 간단한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어딘가 나사가 풀려 보이며 활기가 없다. 또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인내심이 부족하며,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못하고 당연해 보이는 결정도 내리지 못한다.

수면 관리는 어떤 측면에서는 분명히 개인적인 문제다.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과 같은 정신적 휴식은 물론 영양과 신체 활동을 포함하는 에너지 관리 체계의 일부다. 그러나 기업의 직원들이 하루 24시간 연중 무휴로 전화를 받고 e메일에 답하기를 기대하는, 모든 것이 연결돼 있는 초연결 사회에서 이는 특별하고 긴급한 관심이 필요한 중요한 조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잠을 자지 못한 뇌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은 “나는 잠이 필요 없다” 또는 “하루에 두어 시간만 자면 충분하다”와 같이 비이성적이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최근에 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은 (‘기업 경영자 196명 설문조사 분석’ 참조.) 얼마나 많은 경영자들이 이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반면 설문 응답자들은 기업들이 경영자들에게 잠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가르쳐야 한다고 시사하고 있어 자기모순에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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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자 196명 설문조사 분석


●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46%) 수면 부족이 리더십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믿는다.
● 10명 중 4명은 (43%) 일주일에 적어도 4일 밤은 충분히 자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10명 중 거의 6명이 일주일에 적어도 3일 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했다.
● 66%는 전반적인 수면시간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했으며 55%는 수면의 질에 만족하지 못했다.
● 거의 절반에 가까운 경영자들은 (47%) 회사가 자신들에게 너무 오랜 시간 ‘on(연락 가능)’ 상태에 있기를 기대한다고 생각한다. 또 회사가 자신들에게 e메일과 전화에 빨리 응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 3분의 1이 넘는 비율은 (36%) 회사가 충분한 수면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83%의 경영진은 회사가 잠의 중요성에 대해 경영진을 교육시키는 데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점에서는 사실 그들이 옳다. 기업들은 건강한 수면을 충분히 장려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소지를 안고 있다. 앞으로 보여주겠지만 수면 부족은 리더십 행위의 중요한 형태를 약화시켜 기업 임원들의 성과를 해친다. 이는 재무 실적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잠과 리더십 행동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고 탐색한 뒤 개인의 웰빙과 조직의 효율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해결책에 대해 논의하겠다.



수면과 조직 리더십의 연관성

우리 뇌에서 가장 마지막에 진화한 부분은 감각을 느끼고 운동 명령을 하며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신피질이다. 머리의 앞쪽 신피질인 전두엽 피질은 심리학자들이 집행 기능이라고 부르는 작용들을 지휘한다. 문제 해결, 추론, 조직화, 억제, 계획 및 계획의 실행 등 모든 고차원적인 인지 과정은 모두 여기서 담당한다. 우리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 바로 이곳인 셈이다.

모든 리더십 행위는 적어도 하나 또는 하나 이상의 집행 기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전두엽 피질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다른 부분은 잠을 조금만 자도 상대적으로 잘 대처해나갈 수 있지만 전두엽 피질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1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기본적으로 시각과 운동 능력이 약해진다. 하지만 고차원적인 정신 능력은 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약해진다.

이전에 이뤄진 맥킨지 연구는 리더십 성과와 조직의 건강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걸 강조한 바 있다.2 이 관계 자체가 좋은 재무적 성과의 강한 예측 인자이기도 하다. 81개 조직의 18만9000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연구에서 우리는 가장 훌륭한 고위경영진 팀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네 가지 종류의 리더십 행위를 발견했다. 강한 결과지향성, 효과적 문제 해결, 다른 관점 모색, 다른 사람에 대한 지원 등 네 가지 능력이다.3 놀라운 건 수면과 효과적인 리더십 사이에 입증된 연관성을 네 가지 능력 모두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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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결과지향성

결과지향적이 되기 위해서는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산만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동시에 큰 그림도 봐야 한다. 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수면 부족이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능력을 해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에 따르면 17∼19시간 동안(아침 6시에 일어났다면 오후 11시나 오전 1시가 됐을 때) 깨어 있던 사람의 업무 역량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인 사람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나라에서 법적으로 운전을 해서는 안 되는 기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20시간 동안(오전 2시)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의 업무 역량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인 사람과 동일하다. 이 수치는 미국에서 법적으로 술에 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4

효과적 문제 해결
잠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여러 가지 인지 기능을 이롭게 한다. 통찰력, 패턴 인식,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이 이에 해당한다. 한 연구는 숙면을 취하면 새로운 통찰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 중 숙면을 취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특정 작업을 할 때 숨겨진 손쉬운 해결방법을 발견할 가능성이 두 배로 높았다. 마찬가지로 오후의 낮잠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어떤 대목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낮잠을 잔 실험 참가자는 계속 깨어 있었던 참가자에 비해 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거의 두 배에 가깝게 높았다. 자는 도중 꿈을 꿀 때 특히 창조적인 생각이 잘 일어난다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도 있다. 꿈을 꾸는 수면이 관련 없어 보이는 정보의 통합을 향상시키고 창의적인 해결방법을 장려해서다.

다른 관점 모색
세 단계의 학습 과정에 있어 잠의 영향을 강조한 과학적 연구도 많다. 세 단계는 새로운 정보를 코드로 만드는 학습 이전(before learning) 단계, 뇌가 새로운 연결 고리를 형성하며 배움을 강화하는 학습 이후(after learning) 단계, 기억으로부터 정보를 꺼내오는 기억 이전(before remembering) 단계로 이뤄진다. 다른 관점을 모색하는 리더들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각기 다른 관점들의 상대적인 중요성을 정확하게 저울질하는 능력과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피하는 능력, 인지 편향을 줄이는 능력이다. 잠은 실제 삶에서의 일과 비슷한 일에 대한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금전적인 보상과 벌칙으로 감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복잡하면서 인지적이고 감정적인 작업과 같은 일 말이다. 밤 늦게 중요한 결정을 내리거나 민감한 e메일을 보낼 일이 있을 때는 하룻밤 자면서 생각해본 뒤 다음날 하는 것이 좋다는 일상적인 조언이 사실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5

다른 사람에 대한 지원
타인을 돕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 얼굴에 서린 감정이나 목소리 톤을 해석하는 것이 좋은 예다. 잠이 불충분한 상태에서는 뇌가 이러한 신호를 잘못 해석하거나 감정적인 사안에 대해 과잉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6 그리고 부정적인 방식과 목소리 톤으로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7 최근의 연구 결과는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은 누군가를 완전하게 믿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온다. 또 다른 실험은 상사가 전날 밤에 잠을 잘 못 자면 부하 직원들은 일에 덜 몰두하는 것으로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줬다.8



조직들의 대처 방법

기업들은 조직의 리더들이 최고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거나 되찾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수면의 질과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 맥킨지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동료 직원들은 물론 기업경영인들과 함께 이 사안에 대해 작업을 해왔다. 그 결과로 나온 기업들이 고려해볼 만한 방안들을 여기 소개한다. 우리가 처음으로 인정하는 것이겠지만 우리 자신도 우리가 말하는 그대로 항상 실천하지는 못한다. 어찌됐든 기본적인 조직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일부 아이디어는 시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
우리의 설문조사에서 70%의 경영자들이 시간 관리나 소통 기술과 마찬가지로 수면 관리도 기업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은 흥미롭다. 이런 프로그램은 여러 요소를 갖춘 통합 프로그램 안에서 교육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여기에는 온라인 평가, 대면 워크숍, 알림 기능이 있는 성과 지원 앱, 영감을 주는 짧은 동영상 또는 애니메이션, 추가 평가, 온라인 커뮤니티와의 연결 기회 등의 요소들이 포함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수면 습관 팁’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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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수면 습관 팁



맥킨지 컨설턴트들이 잠을 잘 자기 위해 쓰는 수면 관련 팁을 모아봤다.

올바른 수면 환경 조성

1. 스마트폰을 침실에 두지 않는다. 두뇌는 꺼져 있는 스마트폰도 스트레스나 흥분과 연관 짓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존재 자체가 깊은 잠을 방해한다. 스크린의 푸른 빛은 잘 시간이 돼도 뇌로 하여금 아직 낮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스마트폰이 잠에 미치는 이런 치명적인 악영향 때문에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은 이튿날 업무 성과를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침실에서 일하지 않는다.
3. 침실을 시원하게 유지한다. 몸 속 체온을 떨어뜨려 쉽게 잠들고 잘 깨지 않게 해준다.
4. 출장을 갈 때는 집에서 쓰는 베개나 잠옷, 샤워젤, 또는 치약을 가져가 뇌에게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긴장 풀기

저녁 때 충분히 느긋하게 쉬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않으면 수면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밤에는 긴장을 풀고 명상도 하면서 ‘언플러그’하는 것(코드를 뽑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


스누즈 버튼 사용은 금물

아침에 여러 개의 알람을 설정해 놓지 말아야 한다. 깨어 있는 두뇌 상태는 자고 있는 두뇌의 상태와 매우 다르며 뇌는 자연스럽게 깨는 것을 선호한다. 뇌가 상태의 전환을 여러 번 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대신, 중단 없이 단 한 번의 긴 잠을 통으로 자라.


시간의 능률적인 사용

1. 늦게 자지 말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피로를 풀어주는 깊은 잠을 자는 비결이다.
2. 이른 오후에 낮잠을 자보라. 30분 미만의 짧은 낮잠도 좋고 완전한 수면 주기에 도움이 되는 약 90분간의 회복 낮잠도 좋다.


기업들은 수면 교육을 운동, 영양, 마음챙김, 에너지 관리와 같은 주제를 다루며 웰빙에 대해 폭넓게 접근하는 프로그램 안에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행동 방식을 한꺼번에 바꾸는 건 경영진에게 벅찬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 정책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 전에 기업은 리더들과 어떤 아이디어가 회사에 잘 맞는지 충분히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조직 문화는 기업별로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1) 출장. 기업은 직원들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중요한 회의가 있기 전날 밤 직원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야간 비행기 대신 빨리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하게 해주는 식이다.

(2) 팀 단위 업무. 현대의 기업은 갈수록 하루 24시간 연중 무휴로 대응하는 체제를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직원들 혼자서 부담의 대부분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몇몇 글로벌 기업들의 IT 전화 상담 부서는 8시간마다 상담 조직의 지리적 위치를 바꿈으로써 좋은 선례를 남겼다. 마찬가지로 다른 부서들도 업무 시간이 끝나면 다른 시간대에 있는 팀에 매끄럽게 지휘권을 넘길 수 있는 ‘교대조’를 만들어 수고를 덜어줘야 한다. 전화통화와 가정용 비디오 화상 회의는 업무 시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명하게 이용하면 출퇴근으로 길 위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리더들은 국제전화 예약을 할 때 현지 시간과 현지 직원들의 시간에 대한 선호도를 염두에 두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통화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선호도를 아는 것만으로도 수면에 우호적인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3) e메일. 몇몇 기업들은 e메일 사용 금지 시간을 정해놓고 있다. 예를 들면 유럽의 한 대형 자동차 기업은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비관리직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회사 메일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자동 설정해 놓았다. 많은 기업에서, 특히 지식 기반 기업에서는 이렇게 하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역효과를 낳는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이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해놓기만 하면 이런 정책은 효율적인 수면에 대한 경영진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4) 근무시간 제한. ‘야근 문화’가 뿌리깊은 일부 기업들은 밤 늦게까지 일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 주요 금융 서비스 기업은 여름 인턴 사원들이 매일 밤 자정 전에 퇴근해서 ‘밤샘 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명확하게 못박았다. 이 기업의 정규직원들은 금요일 오후 9시부터 일요일 오전 9시까지 사무실에 있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5) 일 안 하는 의무휴가.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은 직원들이 다음의 두 가지 규칙을 지키면 7500달러의 보너스를 준다. (1) 실제로 휴가를 가야 한다. 가지 않으면 돈을 받지 못한다. (2) 휴가를 가서는 회사와의 연락을 끊어야 하며 일을 해서는 안 된다.

(6) ‘예측 가능한 휴식 시간’. 하버드경영대학원 레슬리 펄로 교수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좋은 방법을 소개했다. e메일과 일, 스마트폰 없는 하루 밤을 정해 푹 자는 것이다. 한 대형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이 방식을 시도해본 결과 생산성이 올랐다. 이 기업은 현재 이 방법을 전사적인 프로그램의 토대로 활용하고 있다.

(7) 수면실 또는 수면 파드(pod). 사무실에서 잠들어 있는 관리자의 모습은 잘못된 이미지를 주기 십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10∼3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은 최대 2시간반까지 집중력, 기민함과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9 우리의 설문에 참여한 경영자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성공적으로 수면 파드와 수면실을 도입한 대형 IT 기업과 텔레콤 기업들을 따라 하고 싶어 했다.

(8) 스마트 기술.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수면 관리를 개선할 수 있는 장치 또는 도구를 제공하거나 적어도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는 걸 고려해봐야 한다. 컴퓨터와 아이폰에서 나오는 푸른 빛을 줄여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수치를 증가시켜주는 f.lux 애플리케이션이 좋은 예다.10 시차 적응을 돕는 개인 맞춤형 앱도 시장에 나와 있다.



미래형 조직

잠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은 상위 운동선수와 음악가, 정치인에 집중돼 왔던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프로 바이올린 연주자들은 연주를 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로 연습과 잠을 꼽는다. 한 연구에서는 최고의 연주자들은 꾸준히 낮잠을 자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동료들에 비해 하루 평균 30분 정도 잠을 더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내 인생에서 저지른 중요한 실수들은 모두 내가 피곤할 때 저질렀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기업인들은 이 문제를 인정하려는 의지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는 두 가지 부분에서 모두 뒤떨어져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최근 연구에서 96%의 기업 고위경영진이 적어도 어느 정도의 소진 상태(번아웃 증후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3분의 1은 심각한 상황까지 경험했다고 전했다.11 이제 기업들이 부족한 잠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 생산성 하락, 의료 비용 증가에 대처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상당수의 밀레니엄 세대가 높은 급여보다 일과 삶의 통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다음 세대 직원들은 더욱 강하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닉 반 댐, 엘스 반 더 헬름

닉 반 댐(Nick van Dam)은 맥킨지의 글로벌 최고학습책임자(global chief learning officer)이자 암스테르담 사무소의 이사(Principal)다. 엘스 반 더 헬름(Els van der Helm)은 맥킨지 암스테르담 사무소의 스페셜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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