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기업에서 혁신은 전반적으로 조직 내부에서 이뤄지는 독자적인 활동으로 면밀한 관리를 통해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일부 소비재와 패션, 기술 분야에서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개방해 협력업체, 개인발명가, 대학 실험실 등 기업 조직 외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사례가 이어졌다.
많은 기업의 임원들은 이처럼 개방형 혁신으로 나아가는 추세에서 이미 다음 단계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들은 혁신 관리의 좀 더 많은 부분을 협력업체와 개인 전문가 네트워크에 위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협력업체와 개인 전문가들은 제품 및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해 상호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이들은 고객 또한 이 과정에 참여시키기를 원한다.
어떤 기업이 기술을 이용해 외부인들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시킨다면 이 기업은 더 뛰어난 신제품 아이디어를 찾고, 그 아이디어를 지금보다 더 빨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무선 통신사업자가 고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부품 공급업체로 구성된 개방형 네트워크를 통해 차세대 무선 장비 설계를 진행하는 상황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이해 당사자들을 한데 수렴할 수 있는 혁신적인 모델이다.
최근 들어 점차 많은 기업이 ‘분산형 공동 개발’이라 불리는 이와 같은 접근법을 채택하고 있다. 레고(LEGO)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모델을 제안하도록 한 뒤 시장성 있는 아이디어를 낸 고객에게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하고 있다. 셔츠 유통업체인 스레드리스(Threadless)는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미국 시카고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많은 기업이 LAMP(Linux, Apache, MySQL, PHP/Perl/Python)와 같이 분산형 공동 개발을 통해 개발한 개방형 소스 플랫폼을 정보기술(IT) 인프라의 표준 구성 요소로 채택하고 있다.
혁신과 관련해 이러한 접근법이 보편화되고 있는 요인으로 참여형 플랫폼으로서 웹의 부상을 꼽을 수 있다. 또 우수한 신제품 아이디어를 더 많이 발굴하고, 이를 좀더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산형 공동 개발은 아주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를 실행해야 하는지, 실행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하지만 맥킨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개방형 혁신을 도입한 선도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제 분산형 공동 개발의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지적재산권 소유 문제, 운영 리스크 증가 문제 등 분산형 공동 개발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파악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rticle at a Glance
인터넷과 사회적 네트워킹의 새로운 기술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들은 전례 없이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일부 선도 기업은 이 기회를 활용해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핵심 부분에까지 고객을 참여시키고 있다.
하지만 고객과 함께 제품과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는 일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데다 도전과 질문이 산재해 있다. 고객과 함께 제품,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을 때 지적재산권을 누가 소유할 것인가 등의 문제가 한 예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앞선 기업들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장려하기 시작했다.
혁신의 새로운 모습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제품 아이디어와 기술의 상당 부분은 가치사슬(value chain)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에게서 나온다. 보잉은 비행기 기체를 설계하지만 부품의 상당수는 보잉의 협력업체가 제작하며, 이들이 부품에 대한 지적재산권도 소유하고 있다. HP의 컴퓨터와 애플의 아이팟도 세계 24개국 이상의 기업들이 개발하고 제작한 수백 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협력업체들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 업체보다 최종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 기술 및 제작 가능성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 하이테크 및 미디어 대기업들은 신생 벤처업체가 개발한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적극 매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