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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결정 다시보기

"필요한 이에게 약을 제공하는 회사"GSK, 진정성이 위기보다 강하다.

이동진 | 207호 (2016년 8월 lssue 2)

“필요한 이에게 약을 제공하는 회사

GSK, 진정성이 위기보다 강했다

 

Article at a Glance

200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에이즈 퇴치를 위해 복제 의약품을 불법으로 구매했다.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은 즉각 특허 침해에 따른 소송을 제기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특허를 침해 받은 쪽이 유리하지만 상황은 반대였다. 제약회사가 환자 치료 대신 경제논리만 따진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GSK는 윤리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GSK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가격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저개발 국가에 보급하는 약과 백신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세계백신면역연합 등의 기관과 활발하게 협업을 추진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GSK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고 시장에서 리더가 될 수 있었다.

 

편집자주

지금은 분명해 보이는 것도 시간을 되돌려 고민하던 때로 돌아가면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시간 차이가 주는 묘미입니다. 흥미로운 기업 사례들을 선정해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의 의사결정을 되짚어봤습니다. 전략적 선택의 순간에 놓였던 기업들의 과거 결정과 현재의 결과를 대비해 시간 차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행착오와 배울 점을 분석했습니다. 연재하는 사례들이 전략적 의사결정 연습을 위한 충실한 해설서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이 원고는 저서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미래의창, 2014)>의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 현황이 덧붙여져 작성됐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과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막은 장군. 둘 중에 누가 더 영웅일까? 영웅으로 칭송받는 건 늘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다. 전쟁으로 인해 사람이 죽고 삶의 터전이 망가지는 것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를 유지하는 일이 더 의미 있는 일이더라도, 사람들은 전쟁을 막은 장군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사후 처리보다 사전 예방이 더 중요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사전 예방에 대한 보상이 적다는 뜻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주목을 받은 책 <블랙스완>에서 저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언급하는 아이러니다.

 

그의 말처럼 사전 예방은 중요하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을 미리 막는 건 장려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아무리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사고는 터지기 마련이다. 모든 일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사고가 발생해 위기에 빠졌다면 해야 할 일은 사고를 수습하고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하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발생한 문제가 생명과 직결돼 있을 때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최근 영국계 생활용품 회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는 철저한 사전 검증과 안전 규정 준수를 통해 생명을 앗아갈 정도의 유해성을 지닌 제품을 출시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사고가 발생한 후에 사과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모르쇠로 일관하며 제품을 판매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으로서 윤리성보다 경제성을 앞세운 결과다.

 

물론 논란이 되는 제품들은 사라져야 하지만 윤리적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이 회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글로벌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이하 GSK)의 사례는 힌트를 던져준다. GSK도 한때 윤리적인 비난을 받았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글로벌 제약회사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했다. GSK는 약 자체가 아니라 약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GSK의 딜레마

 

GSK의 주력 상품은 감기약이나 소화제처럼 처방전이 필요 없는 약이 아니다. 종양, 에이즈 등과 같이 치료가 어려운 질병들에 대한 의약품에서 대부분의 이익이 발생한다. 특히 GSK는 에이즈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에이즈 관련 연구와 치료, 의약품 생산에서 전 세계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다. 에이즈 같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력과 전체 시장의 절반을 지배할 정도의 강력한 판매력을 가지고 있어 GSK는 걱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특수성이 GSK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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