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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o-Zero Organization

“외부의 敵과 대의를 갖고 맞서자” 행동하는 ‘Teamship’을 만드는 법

이우창,김지유 | 176호 (2015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HR

 

실리(實利)를 넘어선 대의(大義)를 정의하라

조직이 하고자 하는 일에 당위성을 부여함으로써 협업을 위한 공동의 대의를 정의

외부에공공의 적을 만들어라

기업에서 목표로 하는 선진기업보다 현실성 높은 경쟁사를 공공의 적으로 부각시켜 내부 조직원들을 결속

개인이 얻을 수 있는 것을 강조하라

머리로 납득한 일이라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들려면 개인이 협업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과실이 무엇인지를 부각 

 

 

여기 2개의 축구 국가 대표팀이 있다. 우선 첫 번째 팀의 기록부터 보자. FIFA 랭킹 7, 월드컵 최고 기록 3. 그리고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축구선수가 주장으로 있다. 두 번째 팀은 FIFA 랭킹 28, 월드컵 최고 기록 16강 진출. 주전 선수 중 세계 4대 축구리그1 에서 뛰는 사람은 단 2명뿐이고, 팀 전원의 몸값을 합해도 대략 앞 팀 주장의 4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이 두 팀이 월드컵에 나간다면 결과는 어떨까? 축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위 내용을 보면 첫 번째 팀이 우세하리라고 예상할 것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사람들의 평도 그랬다. 영국의 베팅업체 윌리엄힐(William Hill)은 첫 번째 팀포르투갈 16강 진출 확률을 34분의 1로 계산한 반면, 두 번째 팀인코스타리카 16강에 오를 확률은 2500분의 1로 봤다.2 그러나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포르투갈은 본선 첫 경기부터 40으로 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영국, 이탈리아, 우루과이 등 우승후보들이 포진한 죽음의 조에 속해 일찌감치 탈락이 예상됐던 코스타리카는 조 1위로 당당히 16강에 올라갔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포르투갈은 축구 천재라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가 주장으로 있는 한 16강은 따놓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했다. 수비수인 페페(Pepe)가 공을 뺏는 과정에서 독일 선수의 얼굴을 손으로 친 뒤 넘어진 선수에게 다가가 박치기까지 하고 만 것이다. 페페는 즉시 퇴장을 선고 받았고 다음 경기까지 출전을 금지당했다. 문제는 뒤이어 주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줄줄이 교체됐고, 새로 투입된 선수들은 실수를 연발하며 포르투갈 팀의 조직력이 급격히 무너졌다는 점이다. 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실력의 호날두라지만 팀원들의 도움 없이 상대 팀 골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했다. 반면 코스타리카는 해설자조차 선수들의 이름을 헷갈릴 만큼 유명한 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들은 몇 십 년을 함께 훈련해 온 팀처럼 긴밀하게 움직였다. 개인기가 화려한 상대 팀에 대항해 수비진을 강화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기회를 원톱 공격수는 놓치지 않았다. 골키퍼 또한 본선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골도 실점하지 않는 등 모든 선수가 각자 맡은 역할을 빈틈없이 해내며 동시에 다른 팀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두 팀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차이는 팀의 구심점이개인조직중 어디에 있었느냐 하는 것이었다. 포르투갈의 페페는 왜 4년에 한 번뿐인 중요한 경기에서 그런 실수를 범했을까? 그 순간 그에게는 팀의 승리와 조국의 명예라는조직적 가치보다 전반전 내내 쌓였던 분노 표출이라는개인의 감정 표현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닐까? 꼭 축구와 같은 팀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둘 이상의 개인, 또는 집단이 만나 힘을 합하게 될 경우 조직 공동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너무 당연한 명제지만 막상 현실에서 개인과 조직의 이익이 상충하는 상황에 빠지면 많은 사람이개인(또는 개인이 소속한 집단)의 이익을 선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경영학에서는 조직 이기주의, 또는 사일로 현상(Organizational Silos Effect)이라고 한다. 조직 내 팀 또는 부서들이 다른 곳과는 담을 쌓고 교류하지 않은 채 내부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마치 곡식을 저장하는 높은 굴뚝(Silo)같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이기주의’라고 해서 무작정 개인의 사리사욕 추구, 비리와 부정부패 같은 부정적인 모습만을 떠올려서는 곤란하다. 기업에서의 사일로 현상은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의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정작 조직 전체의 성과에는 본의 아니게 해를 끼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소니(Sony)가 대표적 예다. 2003 MP3 플레이어 출시를 기획한 소니는 오디오, 메모리, 콘텐츠 등 각 사업부를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당시 각 사업부는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소니는 다시 한번 시장을 뒤흔들 히트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에 불타올랐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신제품은 시장에서 혹평을 받았고 애플(Apple)의 아이팟(iPod)이 가진 인기를 뛰어넘지 못한 채 결국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그런데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기록을 보면 각 사업부 입장에서는 모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음을 알 수 있다. 오디오사업부는 워크맨(Walkman)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네트워크가 되는 워크맨 형태로 MP3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메모리사업부는 당시 시장에서 80% 가까이 독점하고 있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개발 메모리를 탑재했다. 콘텐츠사업부는 독자적인 변환 프로그램을 사용해 자사 콘텐츠를 보호하고자 했다. 그 결과 2003 12월 소니의 변환 프로그램 없이는 음악을 넣을 수도 뺄 수도 없는네트워크 워크맨이 시장에 출시됐다. (그림 1) 음질을 최대로 낮춰서 저장하면 64곡까지 저장할 수 있다는 256MB의 이 네트워크 워크맨은 398000원이었다. 반면 한 달 뒤 출시된 아이팟 3세대의 경우 10GB 39만 원이었으니 경쟁이 될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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