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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지향 혁신

혁신의 르네상스 시대, 생존법? 소비자 입장에서 혁신 & 변신!

최민경 | 175호 (2015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경영전략

 

 

 

 최근 혁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혁신의 수명이 짧아지는 현상은 IT의 발전, 투자 기법의 다양화, 소비자 수용 주기의 단축으로 인한 구조적인 변화다. 변화된 경영 환경하에서 기업이 생존을 계속하려면 혁신의 생산성과 적중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소비자 지향 혁신에 집중해 혁신의 효율성을 달성하는 것이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소비자 지향 혁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역동적으로 진화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예측해 과감한 변신을 계속해야 하며소비자의 잠재된 욕구를 발견하기 위해 행동 관찰과 빅데이터 분석을 적극 활용하고소비자가 겪고 있는 낭비, 불편, 불안 등 고충(hassle) 요인을 파악해 이를 해결하는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와 교통상황을 알려주며 출근길을 준비하도록 도와준다.“

“퇴근 후 집으로 들어서니 자동으로 현관과 거실의 등이 켜지고, 피로를 풀어줄 목욕물을 알맞은 온도로 데우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사회인 듯 보이지만 최근 국내 이동통신기업들의 광고에서 보여주는 모습이다. 광고니까 조금 과장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물지능통신(machine-to-machine·M2M)과 빅데이터(big data) 분석을 이용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현대사회의 모습이다.

 

혁신의 르네상스 시대

변화는 기업들의 끊임없는 혁신 경쟁에서 비롯되며 거의 모든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IBM은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Watson)을 만들었고,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를 대중화하는 데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구글은 이제 사람이 운전할 필요가 없다는 걸 무인 자동차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나아가 3D프린터 혁신은 사고로 손을 잃은 어린 소년에게 비록 이전과 비교할 수 없지만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자유를 선사해 주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이미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추격자들은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가정신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벤처들 역시 경쟁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수많은 혁신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가히 혁신 르네상스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혁신은 기업의 생존과 필요충분 관계가 아니다. 혁신을 통해 시장을 장악했다 하더라도 이는 생존의 시간을 일시적으로 연장한 것일 뿐이다. 혁신의 수명 역시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혁신을 달성해 어렵게 1등을 하게 되더라도 그 성공을 유지하는 건 더욱 어렵다. 2008년 남녀노소 모두가 열광했던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위(Wii)가 있었다. 고성능, 고화질 그래픽을 앞세우며 경쟁을 펼치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MS Xbox는 비()게이머들을 폭넓게 공략한 닌텐도에게 불의의 역습을 당했다. 시장은 닌텐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기술 발전은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로 닌텐도의 고객을 빼앗아갔다. 닌텐도가 왕좌에 오르고 내려온 시간은 불과 4년 남짓이었다. 극도의 생산효율성을 통해 대량 맞춤형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컴퓨터 시장에 도입한 델컴퓨터(Dell Computer) 역시 2001년엔 업계 점유율 1위를 달성했지만 2006년엔 HP와 애플의 고객 친화적 디자인 혁신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갔다. 닌텐도와 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혁신의 르네상스 시대에선 한 번의 혁신이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보상의 기간은 예상보다 짧다. 혁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곧이어 다음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

 

혁신의 르네상스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단순하지만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혁신의 생산성과 적중률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 계속된 혁신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기업이 보유한 자원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생산성과 적중률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혁신의 방향성을 정립, 효율성을 달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고에서는 혁신의 방향은 소비자를 향해야 함을 주장하며, 이를 위해 먼저 소비자를 혁신의 방향으로 삼아야 하는 구체적인 근거를 살펴보고, 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3가지 지침을 공유하고자 한다.

 

혁신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하버드대 교수는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등장으로 기존 혁신자는 시장의 지위를 잃게 됨을 경고해왔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발견한 와해성 혁신은 낮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며 점진적으로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켜 주류시장까지 공략하는 형태였다. 무서운 일이었지만 주류시장을 공략해오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은 와해성 혁신의 등장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었다. (물론 크리스텐슨 교수는 눈뜨고 당하기 때문에혁신자의 딜레마라는 표현을 쓰긴 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와해성 혁신은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래리 다운즈(Larry Downes)와 폴 누네즈(Paul Nunes) 2013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빅뱅 와해성(BIG-BANG Disrup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했다. 이는 기존의 제품,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갖춘 혁신자가 주류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하는 탓에 기존 기업은 위기 의식을 느낄 시간도 없이 시장을 잃어 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크리스텐슨 교수의 와해성 혁신 개념에 속도를 더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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