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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슈

사회는 워킹맘 돌보며 경쟁력 높이고 여성은 관계지향의 리더십 쌓아가고…

강혜련 | 172호 (2015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심각한 저출산, 막중한 육아 부담, 경력단절 여성의 증가 등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해 있는 여성 문제는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이슈다. 특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구 감소로 인해 생산, 소비, 투자가 위축돼 내수시장 위축이 불가피해 진다.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직장 여성을 위한 육아 지원책은 여성들만을 위해시혜적으로 베풀어야 하는 정책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여성 고용률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대부분 출산율도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조직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여성들 역시 관리자 지위에 올라가기 위해 업무능력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관계지향적 리더십을 쌓아나가야 한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도 지났지만 우리 사회, 특히 주류 남성들의 의식은 아직도 20세기 중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남녀 간 의식 격차는 좀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점차 냉정해지고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이 되도록 내몰리는 상황이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이념적 갈등, 청년실업과 정년연장을 두고 벌어지는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다. 여기에 여성들의 좌절을 해소하는 제도들의 문화적 안착을여성의 제 몫 챙기기로 비하하는 일부 남성들의 여성 혐오감까지 더해지고 있다. 감성과 상상력, 창의력의 발산을 요구하는 21세기 창조사회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모습이다. 양성평등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여성 이슈를 제대로 풀어내는 일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산율도 높다

지난 20년간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50%선에서 맴돌며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남성의 평균 경제활동참가율은 약 74%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일부 남유럽 국가들을 제외하면 평균 고용률은 대부분 70%선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이 기준을 맞추려면 현재 턱없이 낮은 여성 고용률을 높여야 한다. 남성 고용률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해 더 이상 끌어올리려고 해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성들 스스로도 일하기를 원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취학 자녀(6세 미만)를 둔 여성 10명 중 9명이 직업이 있는 편이 좋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왜 지난 20년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제자리걸음을 했을까? 설문 조사 결과, 여성들은육아 부담을 취업 방해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5∼29세 연령층에선 71.8%로 선진국 수준이지만 30대 후반 연령대가 되면 55.5%로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도 육아 부담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출산 이후 육아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들어서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OECD 주요 국가(2012년 기준)의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두 지표 모두 낮은 국가군에 속해 있다. (그림 1) 흥미로운 점은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는 대부분 출산율도 높다는 사실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여성 고용률은 한국보다 많게는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들 국가의 출산율은 2명 안팎으로 한국 평균(1.3)은 물론 OECD 평균(1.71)보다도 높다. <그림 1>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한국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과 함께 출산율과 고용률 모두 최하위 집단에 속해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국가는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웨덴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여성 고용률과 출산율에서 상당한 비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선진국들은 영·유아 자녀 양육지원, 육아휴직, 유연한 근무시간제 등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가 잘 마련돼 있는 것은 물론 실질적으로도 이러한 제도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기업문화가 정착돼 있다. 더욱이 육아나 가사가 여성에게만 집중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형성돼 있어 고용률과 함께 출산율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직장 여성에 대한 육아지원을 여성에 대한 혜택으로 보고 제도적 강화가 오히려 기업으로 하여금 여성 근로자를 기피하게 만들 것이라는 시대착오적 인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말 일하는 여성들의 경력유지를 위한 지원책으로 육아휴직 사용 촉진 및 보육지원 방안을 내놓자 기업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노동시장 내 여성 인력에 대한 기업 부담을 가중시켜 여성 고용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논평을 냈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여성 인력이나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를 기업경쟁력과 상관없는 정책이자 여성에게 베푸는 시혜쯤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직도 글로벌 초일류 반열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기업들의 경영 철학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기업문화로 승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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