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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ing Sales

설명을 안 듣고 꼬투리나 잡는 손님, 질문으로 문제점 짚어 마음을 열어라

오정환 | 163호 (2014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제품의 장점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는 잡을 수 없는 고객들이 있다. 아예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고객이다. 이들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어쩌라고?” 식의 퉁명스러운 반응이 나올 뿐이다. 이들에게는 스스로 문제를 깨닫게 해야 한다. 문제에 집중해서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해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성공이다. 팔려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문제해결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하면 게임 끝이다.  

 

애초부터 부정적인 고객이 있다. 실제 영업현장에서는 영업인만 보면 슬금슬금 피하는 사람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이들은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물러날 것인가. 그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들에게 내 말 좀 들어달라고 상품설명을 길게 늘어놓을 것인가. 부정적인 고객은 이런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어찌어찌해서 상품설명을 한다고 해도 이들은 꼬투리만 잡는다. 그렇다고 이들을 미워한다면 지는 것이다. 그날 하루 영업을 망쳐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영업에서 발을 떼야 할지도 모른다.

 

고객에게는 구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누구든 영업인에게 홀려 덜컥 구매했다가 후회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 부정적인 고객은 그런 실수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다. 고객이 눈길도 주지 않고 쌀쌀맞게 대하며 툴툴거린다고 해서 상처받지 말자. 이들의 불친절은 영업인에 대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방어하는 것이다. 영업인은 이들의 방어를 뚫고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이런 고객일수록 마음의 문을 열기만 하면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정적인 고객에게 접근할 때 제품의 성능은 의미가 없다. 실력 없는 영업인일수록 자꾸 자신이 취급하는 상품의 장점·효능·효과·이점을 설명해 고객의 마음을 열려고 한다. 그럴수록 부정적인 고객은 더욱 굳게 문을 닫아버린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고객님, 이 제품은 몇 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최신형 제품입니다. 저희 회사에서 심혈을 쏟은 제품이지요. 고객님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다년간 연구해 개발한 특허제품입니다. 기존제품 대비 효과를 3배 향상시켰으며 이 분야에서 최고 제품이라고 자부합니다. 특히 저희 회사는 7년 연속 세계일류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뭐 어쨌다고?’ 고객은 속으로 비꼰다. 고객은 영업인에게 반문할 것이다. ‘그게 나에게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물론 겉으로 내뱉지 않으니 영업인은 모른다. 고객도 스스로 자신이 이런 반문을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고객의 마음이 열리지 않고 부정적인 태도를 계속 보인다면 고객은 자신도 모르게뭐 어쩌라고?’ 하고 있는 중이다. 고객은 감정적으로 영업인을 밀어내고 있는데 영업인은 이를 모른 채 논리적인 상품설명만 반복한다면 고객의 마음에 걸린 빗장을 풀 수 없다. 오히려 더 단단히 걸어 잠그게 할 것이다.

 

질문하라. 그리고 문제를 끄집어내라

부정적인 고객에게는 제품의 성능이나 효과를 얘기해봤자 소용이 없다. 먼저 고객의 문제를 짚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취급하는 영업인의 말을 들어보자.

 

“개척영업을 할 때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점심식사 시간이 끝나고 쉬려고 하는지 일하는 분들이 자리에 둘러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더라고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제 소개를 했더니 한두 명씩 일어나 슬금슬금 피하더군요. 다행히 한 분만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어요. 저는 그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제품을 꺼내지도 않았고, 사라는 말도 당연히 하지 않았지요. 무료로 건강을 진단해주겠다고 했더니 그런 것도 있느냐며 기대 반 의심 반 표정을 짓더라고요. 배운 대로 성심껏 건강상담을 하고 있으니 좀전에 자리를 피했던 분들이 다시 다가와 자신들도 해달라는 거예요. 결국 그곳에 있는 모든 분에게 건강상담을 해줬습니다. 첫 번째 문을 통과했다고 봐야죠.”

 

고객의 문제를 짚어내려면 질문을 해야 한다. 당신이 취급하는 서비스나 제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고객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문제를 약간 과장하면 더 좋다. 예문을 보자.

 

영업인: 고객님은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도 붓고 종아리도 붓지요?

고객: 그러다 오후가 되면 빠져요.

영업인: 왜 그런지 의심 안 해보셨어요?

고객: 견딜 만하니 그냥 지내는 거죠. 병원 가볼 시간도 없고. 그리고 병원 가기도 두렵고 해서요. 혹시 큰 병이면 어떡해요.

영업인: 맞아요. 많은 분이 바쁘고 두려워서 병원에 잘 안 가시더라고요. 그런데 언제부터 얼굴이 붓고 종아리가 부었어요? 증세를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래요?

고객: 몇 개월 된 것 같아요. 몸이 부으면서 허리가 자주 아파요. 파스를 붙여보기도 했는데 효과가 없더라고요. 이상하게 그전보다 소변도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영업인: 이런 문제는 방치하면 안 돼요. 나중엔 일도 못해요. 지금이야 증세가 약하니까 견딜 수 있지만 더 심해지면 어쩌시려고요.

고객: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고객의 입에서그러면 어떻게 해야 해요?” 하면 게임 끝이다. 고객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직 제품의 효과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즉 해결책은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오직 고객의 문제에 집중했을 뿐이다. 위기감을 느낀 고객이 먼저 해결책을 물어보고 있지 않은가. 이제 부정적인 고객을 상대하는 방법을 정리해보자.

 

① 설명하지 말고 질문한다. 질문으로 고객의 문제를 밝힌다.

② 제품을 구매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③ 고객의 문제를 키워라. 고객이 위기감을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해결책을 요청하도록 유도하라.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보통 영업인들이 이해는 하지만 현장에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영업인들이 따라 하면 좋을 만한 전략을 소개한다. 미국 최고의 세일즈코치 댄 사이드먼(Dan Seidman)이 쓴 <잘 파는 세일즈맨의 비밀언어>에 나오는 방법이다.

 

부정적인 고객을 상대하는 단계별 전략

먼저 백지를 한 장 준비하라.

단계 1 종이를 반으로 나눠 선을 긋는다. 종이 왼쪽 위에는혜택이라고 쓰고 오른쪽 위에는문제점이라고 쓴다. 왼쪽에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고객이 얻게 될 장점을 모두 나열하라. 오른쪽에는 그에 반하는 문제점들을 적는다. 이를테면 신차는 인기가 높고(혜택) 남에게 운전하는 모습을 보이기가 민망할 만큼 오래된 차(문제점)와 대조를 이룬다. 당신이 취급하는 제품으로 < 1>을 만들어보라.

 

단계 2 종이 한 장을 더 준비해서 각각의 혜택 및 문제점과 관련 있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한 질문 목록을 작성하라. 이 단계에서 영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실질적으로 고객 맞춤형 대화를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물론 문제를 짚는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말하면 고객이 기분 나쁠 수 있다. 완곡하게 질문해야 고객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문제를 들춰낼 수 있다.

 

“고객님, 건강관리 잘하셨네요. 그래도 혹시 피곤을 많이 느끼지는 않나요?”

 

“물론 고객님이 잘 대비하리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노후 준비가 부족해 보여요. 혹시 말씀 안 하신 게 있나요?”

 

이렇게 말한다면 고객은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인 고객을 상대로 문제를 파악하는 질문 몇 가지를 더 알아보자. 이렇게 질문하면 좋다. “피부 트러블은 주로 어느 때 많이 생기나요?” “여름에는 더 많이 피곤하시죠?” “혹시 동일한 위험보장이 여러 건의 보험에 중복되지는 않나요?” “자동차가 구형이라 불이익을 당하신 적이 있나요?” 같은 것이다. 고객이 성실하게 답을 해준다면 문제를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잽싸게 덧붙여야 한다. 이런 질문들이다. “고객님께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실히 알고 싶습니다. 고객님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그런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납니까?” “항상 그런가요, 아니면 일시적인가요?” “그것 외에 또 다른 문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고객이 위기감을 느낄 만한 질문들은 고객의 감성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 “갑자기 차량이 고장 나서 약속시간에 늦은 적 있지 않으세요?” “낡은 차 때문에 비즈니스에 손해를 보신 적은 없습니까?” “혈압이 높으면 뇌졸중 위험이 몇 배 더 높은지는 알고 계시죠?” “노후에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없다고 상상해보셨나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합니다. 여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가족을 잃은 슬픔과 생활고로 유족이 어떻게 될까요?” 영업 고수들은 연이어 이런 질문들을 하면서 고객의 감정을 흔들어놓는다. 고객의 구매욕구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고객에 성향에 맞게 접근하라

부정적인 고객이 있는 반면 긍정적인 고객도 있다. 만나자마자 호감을 주는 고객 말이다. 이런 고객을 만나면 그날은 운수 좋은 날이다. 이 고객은 당신이 취급하는 제품에 좋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크게 도움을 받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좋다는 말을 들은 경우다. 아니면 영업인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일 수 있다. 제품만 꺼내놓으면 구매할 것 같은 고객, 뭐가 있느냐고 바짝 다가오는 고객, 다른 사람에게 좋다고 바람 잡아주는 고객들만 있다면 영업은 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고객이라도 무조건 구매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전략이 필요하다. 이들에게는 문제를 밝히기보다는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알려주는 게 좋다. 내 앞에 있는 바로 그 고객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제품을 구매해 누릴 수 있는 성과, 효과, 자부심, 성취감 따위를 고객이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도 영업인이 직접 설명하는 것보다는 질문이 유용할 수 있다. “이 교재로 공부하면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있을까요?” “이 자동차를 몰고 동창회에 나가면 친구분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 시스템이 작업시간을 30분 앞당기면 회사에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이런 질문은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상상하게 만든다. 영업인이 직접 설명할 때보다 구매욕구를 높일 수 있다.

 

부정적인 고객을 만났다면 문제를 밝혀내라.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객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 질문을 하라. 고객의 감성을 건드려야 한다. 고객이 해결책을 요구할 때까지 기다려라. 위기감을 느낀 고객이 직접 해결책을 물을 것이다. 이렇게 해도 까다롭게 구는 고객이 있다면 미련 없이 다음 고객을 만나러 가라. 마음에 둘 필요 없다. 긍정적인 고객에게는 혜택을 강조하라. 이때도 설명보다 질문이 유리하다.

 

오정환 미래경영연구원장 ecooh@naver.com

필자는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오정환리더십아카데미 원장을 지냈다. 한국세일즈코치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저서에 <영업, 질문으로 승부하라> <세일즈 멘토링> <한 번 더 세일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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