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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Letter

현장도 문화도 낯선 해외투자, 고정관념 피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라

최두리 | 149호 (2014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해외 투자에 나선 기업이나 개인들은 해외 투자자와의 협상을 필히 거친다. 익숙하지 않은 현장과 문화적 차이, 해당 국 정부와의 입장 차이 등 이 과정에서 부딪칠 수 있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해외 방문을 지역 사정 파악의 기회로 삼으라, 협상 상대방을 개인적으로 파악하며 이해하라, 정부 관계자를 협상 안으로 끌어들여라, 상대방이 협상을 질질 끄는 일을 사전에 막으라. 이 분야 전문가인 살라쿠제 교수가 전하는 조언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When investing abroad, negotiating a better deal’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해외 투자에 나서는 기업과 개인들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해외 파트너들과 까다로운 계약 협상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메드포드(Medford)의 터프츠대(Tufts University) 교수인 제스왈드 살라쿠제(Jeswald W. Salacuse)는 그의 책 <해외 투자의 3가지 법칙(The Three Laws of International Investment: National, Contractual and International Frameworks for Foreign Capital), 옥스퍼드대학교 출판, 2013>에서 이런 협상이 특히 복잡하게 전개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국제 협상에는 해외 직접 투자, 기업 인수, 대출, 민영화, 합작투자(joint ventures)와 기타 파트너십이 포함된다. 다음은 국제 협상에서 겪을 수 있는 네 가지 어려움에 대한 살라쿠제의 조언이다.

 

1. 익숙하지 않은 현장 

국경을 넘어 비즈니스를 하는 협상가들은 보통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뛰어들어 전혀 다른 법규와 비즈니스 관례, 외국어에 대한 준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 출장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차, 본거지(home)가 아니라는 점이 더해져 해외 투자에서의 협상은 꽤 까다로워 보인다.

 

그러나 해외 파트너와의 투자 협상을 위해 다니는 여행에 장점도 있음을 잊지 말라. 상대방을 방문하는 노력을 보일 때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진지한 의도를 보여줄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대방과 그 지역 사정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으면서 얻는 지식은 상대방의 기대와 한계를 가늠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계약 체결 후 필요할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살라쿠제는 해외 투자 협상을 진행할 때 기억해야 할 주의점도 전한다. 해외 파트너가 일정을 지연시키거나 시간 벌기 꼼수를 쓰는 일을 피하기 위해 당신의 출장 일정을 명확히 밝히고 협상에 쓸 수 있는 시간을 축소해서 전달하는 것이 그것이다.

 

2. 문화적 차이 

살라쿠제는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협상가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가 다양한 방식으로 협상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 문화적 차이는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이는 협상을 정상궤도에서 이탈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한 서양권 경영자가 상대방의 제안에어렵다고 답했다면 이는 아직 좀 더 논의해볼 만한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부정적인 소식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를 주저하는 일부 동양 문화권에서는어렵다는 동일한 말이더라도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고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을 수 있다. 이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한 서양 협상가는 해당 제안을 여전히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믿을 수 있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과 협상하거나 통역을 거쳐 협상할 때 부딪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과 기사들이 많다. 하지만 일반적인 문화적 규범에 대한 정보에 너무 많이 의지하면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이런 함정을 피하려면 시간을 갖고 상대방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그들을 개인적으로 알아가도록 하라.

 

3. 외국 정부와의 협상 

해외 투자의 주된 대상이 민간기업이더라도 해당 국 정부 관계자와 일할 수도 있다. 정부는 때로 공적인 목적 때문에 민간 협상에 개입해 이를 지연시키거나 중단시킨다. 당신이 성사시키려는 계약이 무엇이든 최종적으로 승인해야 하는 규제기관처럼 행동할 때도 많다.

 

살라쿠제는 해외 투자를 계획하는 사업가나 변호사들이 스스로 다음의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것을 주문한다: 정부는 이 거래에 얼마나 실제적 혹은 잠재적 이해관계를 갖는가? 정부는 협상에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나 관련돼 있는가? 정부는 스스로의 이해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 것인가?

 

정부 관계자는 흔히 자신들에게는 협상할 권한이 없으며 단지 지키기로 서약한 법과 규제를 이행하는 것뿐이라고 얘기한다. 관료들은 협상이라는 단어를 불편하게 여길 수 있다. 편파 또는 부정부패의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현존하는 규율을 해석할 수 있는 상당한 재량권을 지닐 수 있다.

 

당신은 공공이나 시민단체, 정부 내 반대자를 납득시킬 법이나 규제, 기준 안에서 거래를 정당화하는 이유를 찾아 정부 관계자들이 당신과 협상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 정부가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협상 프로세스, 즉 자국에서 하던 비즈니스 거래보다 더 열려 있고 투명한 프로세스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협상이라는 단어를 피하고토론’ ‘대화’ ‘요청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장기전 

살라쿠제에 따르면 세계화 시대를 맞아 점점 더 많은 일회성 대외 무역 거래들이 합작 투자나 전략적 제휴, 글로벌 프랜차이즈 방식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그 결과 해외 투자자들은 사실상 해외 법인의 장기 파트너가 될 때가 많다.

 

불행하게도 비즈니스계는 그들의 새로운 국제 파트너십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리라는 가능성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우가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국제적 제휴 관계는 평균 3.4년 만에 무너진다. 일반적으로 불신과 파트너 간 정보 공유의 부재, 활동의 범위에 대한 의견 충돌, 서로 다른 경영 방식 등이 그 원인이다.

 

게다가 급하게 변하는 국제적 환경에서는 사회적 갈등이나 정치적 불안, 금융시장 불안이나 과학 기술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지속된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는 아르헨티나에 대한 주요 해외 투자 성적을 뒤집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소송들을 야기했다.

 

최초 계약에 대한 대비만으로 이 모든 문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더욱이 많은 문화권에서는 북미 문화권만큼 계약 자체에 무게를 두지 않으며 계약 조건보다는 당신이 상대에게 장기적으로 원하는 것들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히려 살라쿠제의비법률적이고 비계약적인다음 질문들을 떠올려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양측이 서로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계약 체결 이후 어떤 방법으로 서로 간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 거래가 균형 잡혀 있으며 양측 모두에 이득이 되는가? 양측은 서로의 관심사와 가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가?

 

처음 조건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을 인지했다면 이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 이는 특정 이슈에 대해 지정된 시간에 재협상할 것을 계약서에 적어두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조건이 변할 때, 협상은 달라진 거래를 관리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될 것이다.

 

살라쿠제가 말했듯협상은 거래를 수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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