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in & Company Report

M&A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No, M&A 르네상스에는 이유가 있다

148호 (2014년 3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의 리포트 ‘Renaissance in M&A: The surprising lessons of the 2000s’를 이혁진 한국 파트너가 감수하고 국내 기업 실정에 맞게 일부 수정한 내용입니다.

 

2007 4월은 M&A가 절정에 달한 시점이었다. 4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기업에서 발표한 M&A의 총 가치는 사상 최대치인 5000억 달러가 넘었다. 그해 전 세계 M&A 건수가 최초로 4만 건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M&A의 누적가치는 46000억 달러로닷컴 붐이 한창이던 2000년보다 40% 높은 수치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M&A 열풍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러한 열풍이 갑작스럽게 끝나면서 후유증이 나타났다. 많은 기업 경영자들은 모든 형태의딜 메이킹에 대해 다시금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게 됐다. M&A는 리스크가 너무 크며 M&A를 통해 얻는 것보다 잃어버리는 게 더 많다는 것이 당시 이들의 판단이었다. 일부는 엘리스 박스터(Ellis Baxter)라는 CEO 2004년 했던 발언에 적극 공감하기도 했다. 박스터는 M&A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하버드비즈니스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논문과 관련해결국 M&A란 브로커와 변호사, 자아도취적 성향의 CEO들의 합작품으로 상당한 결함을 안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의 발언은 다른 CEO들에 의해 종종 인용되곤 했다.

 

물론 당시 이 같은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M&A 활동을 냉철하게 평가해보면 딜 메이킹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다. 관련 조사 자료에 의하면 M&A를 활발하게 추진한 기업이 M&A를 기피한 기업보다 좋은 성과를 꾸준히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수의 M&A를 진행했고 M&A의 누적가치가 자사의 시가총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업들의 성과가 가장 뛰어났다.

 

M&A가 수익성장을 위한 성공적 전략의 필수요소였다는 얘기다.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며 M&A를 회피한 수많은 기업 경영진은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이와 관련된 자료를 한번 살펴보자.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상장기업을 표본집단으로 삼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00∼2010년 총주주수익률(TSR)은 연평균 4.5%였다. 이 같은 표본집단을 기업의 M&A 활동에 따라 분류한 끝에 다음과 같은 관찰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방관하는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의 성과가 월등하다 - M&A 활동에 참여한 기업의 총주주수익률은 연평균 4.8%였던 반면 M&A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의 총주주수익률은 연평균 3.3%에 그쳤다.

 

M&A의 규모가 갖는 중요성은 상당하다 - 다수의 M&A를 진행한 기업들은 평균보다 나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11년간 진행한 M&A의 누적가치가 자사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기업의 경우 이 같은 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M&A의 황금률은 반복 가능한 모델이다 - M&A로 성장을 견인해온 기업, 즉 대형 M&A를 빈번하게 진행한 기업의 경우 총주주수익률이 평균보다 약 2%p나 높았다.

 

이 같은 통계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며 이들 연구는 M&A야말로 성장을 위한 강력한 도구임을 시사하고 있다. 성공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보유자산을 활용해 이러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확장할 수 있다. M&A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과 제품군에 진출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새로운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이를 통해 기업은 수익을 증대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어떻게 하면 M&A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느냐다.

 

M&A에 성공하는 기업의 비결

 

M&A는 연구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사례연구 방법론을 학습한 경영자들은 개별 M&A 사례에서 교훈을 이끌어내려 할 때가 많다. M&A를 옹호하는 이들은 M&A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성공사례를 강조하는 반면 M&A에 회의적인 이들은 고전적인 실패사례를 꼽으려 노력한다. 문제는 M&A와 관련된 그 어떤 가설에 대해서도 각각 부합하는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M&A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도 여럿 있다. 이케아나 한국타이어가 대표적이다. 사례연구를 통해 찾아낸 근거는 M&A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M&A의 세계로 안내하는 지침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딜 메이킹의 전반적 결과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자 베인앤컴퍼니는 1600여 개 상장기업이 2000∼2010년 기간 중 진행한 18000여 건의 M&A를 다룬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M&A에 참여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성과를 평가하고 다수의 M&A를 진행한 기업과 상대적으로 M&A 건수가 적었던 기업의 실적을 비교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시가총액 대비 M&A 누적 규모가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살펴봤다. (미니박스 참조.)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2000∼2010년 동안 딜 메이킹이 탁월한 기업성과로 이어졌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M&A를 활발하게 추진한 기업은 주주수익률뿐만 아니라 매출성장률 및 수익성장률 면에서도 M&A 참여가 저조했던 기업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또한 M&A를 추진한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드러났다. 일부 기업은 M&A를 통해 꾸준히 높은 성과를 달성한 반면 이보다 훨씬 미미한 성과를 달성한 기업은 물론이고 의도한 성과를 거두는 데 아예 실패한 기업도 있다.

 

모든 M&A는 저마다 특성이 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차이를 유발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가 주요 요인이다. 첫째는 M&A빈도, 둘째는 M&A 규모다.

 

1) M&A 빈도

 

첫째 요인인 M&A 빈도부터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M&A 경험이 많은 기업일수록 M&A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연구에 포함된 기업 중 M&A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은 기업, 2000∼2010년 기간에 M&A를 전혀 추진하지 않았던 기업의 연간 총주주수익률은 3.3%였다. (그림 1) 1∼6건의 M&A를 진행한 기업의 총주주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4.5%였으며 6건 이상 진행한 기업의 경우 총주주수익률이 5%에 달했다. 얼핏 보면 연간 총주주수익률에 차이가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10년에 걸친 성과를 살펴보면 격차는 엄청나다. 일례로 M&A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한 기업군의 경우 M&A 추진이 저조했던 기업에 비해 수익률이 무려 21%나 높았다.

 

M&A 빈도가 높은 기업과 낮은 기업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경험이다. M&A 추진 건수가 많은 기업의 경우 적절한 피인수기업을 다른 기업보다 자주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 입찰에 필요한 실사도 철저하게 수행할 것이고 인수 후 통합(PMI)과 잠재 시너지 달성도 더욱 효과적으로 이룰 가능성이 높다. 스탠리 웍스(Stanley Works)가 대표적인 사례다. M&A를 통해 지금은 스탠리 블랙 앤 데커(SB&D)가 된 이 기업은 2002년부터 공격적인 M&A 계획에 착수했으며 이후 여러 해 동안 25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했다. 스탠리 성취 시스템(Stanley Fulfillment System) 등의 운영역량을 활용해 피인수업체의 성과를 개선했고 인수 후 통합을 통한 시너지 달성에 있어서도 점차 성공적인 면모를 보였다. 2010년에는 자사의 2배 규모인 핵심 경쟁사 블랙 앤 데커(Black & Decker)를 인수한 후 해당 M&A에 대해 원래 예상했던 비용절감분 추정치를 40%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2000∼2010년 기간 동안 SB&D 10.3%에 달하는 연간 총주주수익률을 기록했다.

 

 

2) M&A규모

 

M&A 성과를 결정하는 두 번째 요소는 M&A 규모다. 베인의 연구를 포함한 기존 연구에서 M&A를 통한 기업의 예상수익률을 판단할 때 M&A 빈도가 중요함을 이미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또 다른 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바로 기업가치와 대비해 살펴본 M&A 누적 규모다. 기업의 시가총액 중 M&A로 창출한 가치의 비중이 크면 클수록 기업의 성과가 좋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자사 시가총액 중 75% 이상을 M&A로 창출한 기업의 경우 M&A 추진이 저조한 기업보다 연 2.3%p 높은 성과를 기록했으며 M&A 건수가 적은 기업과 비교했을 때는 연 1%p 높은 성과를 보였다. (그림 2)

 

M&A의 가치를 연구할 때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M&A로 얻은 가치가 시가총액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이유는 적절한 피인수업체를 찾아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성공을 거둔 기업이라 M&A를 추진하기에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사업이 탄탄한 기업은 꾸준히 M&A를 추진하며 성과를 개선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M&A로 달성한 가치가 자사의 기업가치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반면 사업기반이 취약한 기업이라면 한 번의 대형 M&A로 상황을 반전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M&A의 빈도와 규모를 함께 고려하면 어떤 기업이 M&A에 성공하는지를 더욱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림 3) 이러한 관점에서 M&A를 바라보면 어떤 유형의 딜 메이킹이 가장 큰 이득을 가져오는지도 알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연구한 1600여 개 기업 전체의 연평균 총주주수익률은 4.5%였다.

 

이러한 평균치에 미치지 못한 집단이 2개 있었는데 하나는 M&A를 회피하거나 참여도가 낮았던 기업, ‘M&A 참여 저조 기업군(M&A Inactives)’이다. 물론 이 집단에 속한 기업 중에도 유기적 성장을 달성하는 데 전력을 다해 M&A 없이도 뛰어난 성과를 이룬 사례가 존재한다.

 

26.3%라는 놀라운 총주주수익률을 기록한 한국타이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 집단에 속한 기업 중에는 사업기반이 취약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느라 M&A 추진에 나서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였으며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부진한 성과를 낼 수밖에 없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던 시기에는 M&A를 자제했던 기업들마저도 유기적 성장 기회가 줄어들면 딜 메이킹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에서 예로 든 한국타이어도 2012년경에는 자동차 부품 시장 내 M&A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한국 내 대기업 중 M&A를 지속적 성장을 위한 경영기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기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승자의 저주를 경험한 기업들의 사례에서 M&A를 위험한 수단으로 보는 경우도 증가했으나 이 점은 오히려 향후 국내 M&A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무리한 M&A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충분히 이해한 국내 기업들이 M&A에 대해 더욱 성숙한 역량과 인식을 보유하게 됐다는 뜻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오히려 M&A를 막연히 경계하고 두려워하기 보다는 배우고 익히며 조심스러우나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M&A 전담팀을 보유하고 전문 인력을 영입해서 M&A 업무를 집중시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M&A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에 대한 반증인 동시에 역량 강화를 위한 긍정적 신호로 보인다.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또 다른 집단은 <그림 3>에 표시된기회주의적 대형 M&A 추진 기업군(Large Bets)’이다. M&A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연평균 1건 정도지만 이러한 M&A의 가치를 합하면 자사 시장총액의 75%가 넘는 경우다. , 한두 건의빅히트’ M&A를 통해 사업을 개선시키겠다는 일념으로모 아니면 도식의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장 리스크가 높은 형태의 M&A. 이러한 도박이 성공할 때도 가끔 있지만 대형M&A를 전략으로 추진하는 기업은 대개 실패하기 마련이다.

 

타타자동차(Tata Motors)의 경우 재규어(Jaguar)와 랜드로버(Land Rover) 인수를 통해 지금까지는 성공을 거뒀다. 이 같은 야심 찬 대형 M&A를 통해 타타자동차는 2000∼2010년 기간 동안 18.4%에 달하는 높은 총주주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대형 M&A를 통한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훨씬 흔하다. 대규모 운송·화물업체가 되고자 2003년 로드웨이 코프(Roadway Corp.), 2005 USF 코프(USF Corp.)의 인수를 추진했던 YRC 월드와이드(YRC Worldwide Inc.)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00∼2010년 기간 중 YRC의 총주주수익률은-35%였으며 2009년 말에는 결국 파산 직전까지 갔지만 채권단과의 복잡한 채권 스와프(bond swap) 약정을 통해 간신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불행히도 국내 시장에서는 이러한기회주의적 대형 M&A 추진 기업군(Large Bets)’에 속하는 기업들이 많았으며 승자의 저주라 불리는 실패 사례들도 대부분 이 경우에 해당된다.

 

나머지 두 집단의 경우 M&A 빈도가 낮고 규모도 작다. M&A 빈도를 기준으로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을 각각연쇄적 M&A 추진 기업군(Serial Bolt-Ons)’선별적 M&A 추진 기업군(Selected Fill-Ins)’으로 분류했지만 두 집단 모두 성과는 평균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들 기업은 다수의 M&A를 진행했으나 모두 합쳐도 규모가 워낙 작아 기업성과에는 영향이 미미했다. 물론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유기적 성장의 대표적 모델로 널리 알려진 애플(Apple)도 다수의 중소기업을 인수하며 음성인식 등 자사에 없던 중요한 기술과 역량을 확보했다. 아마존(Amazon)은 자포스(Zappos), 다이퍼스닷컴(Diapers.com) 등을 인수해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또한 키바 시스템스(Kiva Systems) 인수로 로봇 기반 물류관리(warehouse robotics) 역량을 확보하는 등 M&A를 통해 새로운 백오피스 역량을 구축했다. 애플과 아마존 같은 성공사례가 있는 반면 M&A 전략으로 그리 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 기업도 상당히 많다. 소형 M&A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대형 M&A에 도전하지 않는 한 이들 기업은 재무성과에 영향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M&A에 자원을 낭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딜 메이킹을 통해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유일한 집단은대형 M&A 적극 진행 기업군(Mountain Climbers)’으로 분류된 기업들이다. M&A계의 스타라 할 수 있는 기업들로 평균보다 약 2%p, ‘M&A 참여 저조 기업군보다는 3%p 이상 높은 수익률을 낸다. 이들의 경우 M&A의 빈도가 높고 규모도 상당하며 철저하게 계획된 M&A를 통해 자사의 전략을 강화시킨다. M&A 진행은 물론 인수 후 통합에 대해서도 탁월한 역량을 개발하며 이러한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복잡성 높은 대형 M&A를 추진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프랑스), 웨스파머스(Wesfarmers, 호주), 프리시전 캐스트파츠(Precision Castparts, 미국) 같은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들 모두 일련의 M&A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영업지역 및 시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뤘다. 또한 소형 M&A를 통해 관련 기술을 갈고 닦은 후 적절한 시기가 됐을 때 규모가 더욱 큰 기업에 대한 M&A를 신속하게 추진했다. 웨스파머스는 2007년 호주 최대 유통업체이면서 자사보다 시가총액이 2배 이상이었던 콜스 그룹(Coles Group)을 인수하기 전까지 10년간 약 20건의 M&A를 진행한 바 있다. 2000∼2010년 기간 중 웨스파머스의 연평균 총주주수익률은 13.4%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나 두산그룹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롯데그룹은 지속적인 M&A를 통해 나름의 성공 방정식을 구축한 기업이다. 그룹의 핵심사업과 인접도가 높은, 즉 잘 아는 사업을 중심으로 소규모 M&A를 빈번하게 진행하며 경험을 쌓았고 점차 대규모 M&A를 통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거나 재편하고 있다. M&A를 통한 장기적인 성과는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하겠으나 현재까지의 진행형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반복 가능한 모델의 개발

 

대다수의 성공한 기업들은반복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낸다. 여기서반복 가능한 모델이란 신제품 및 신시장에 계속해서 적용 가능한 독창적이고 집중된 기술 및 역량을 일컫는 말이다. 베인의 크리스 주크(Chris Zook)와 제임스 앨런(James Allen) 2012년에 발간한 <반복 가능성(Repeatability)>에서 설명했듯이 반복 가능한 모델은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이다. 베인의 자체 분석 및 프로젝트 경험 역시 M&A에 있어 반복 가능성이 가지는 힘을 증명하고 있다. M&A의 발굴, 분석, 수행, 그리고 인수 후 통합에 대한 인수업체의 전문성이야말로 M&A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다. M&A 추진 빈도가 높은 기업은 반복 가능한 M&A 모델을 개발하는데 이는 해당 기업이 성공적으로 M&A에 착수하고 협상해나가는 데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그림 4)

 

이러한 반복 가능한 모델의 요소를 상세하게 파악하면 M&A 빈도가 높은 인수업체들이 개발하는 다양한 기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1) M&A 성공의 네 가지 기술

 

첫째, M&A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자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이러한 전략을 강화하는 M&A 계획을 수립한다. 이들 기업의 전략은 피인수업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기반이 된다. 국내 기업들이 M&A 과정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M&A를 딜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M&A가 아니라 시장에 출현된 매물에 대한인수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는 의미다. 기업에 M&A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의 확보, , 유무형 자산,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 시장 확대를 위한 지역적 거점 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지 인수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인수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는 재무적 투자자들도 인수 자체의 재무적 타당성을 엄격하게 판단하며 인수 후 회사의 원활한 경영이 가능할지 깊이 고민한다.

 

특히, 최근 M&A를 위한 입찰은 준비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인수를 위한 전략적 근거가 부족한 기업은 정작 입찰이 시작되면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짧은 기간의 실사를 통해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한다. , 전략이 모호하니 인수 논거에 대한 경영진과 투자자의 합의도 힘들다. 이 경우 인수 가능성이 현격히 떨어지거나 무리한 금액으로 인수하는 경우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M&A를 원하는 기업은 먼저 탄탄한 전략을 수립하라.

 

둘째, M&A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모든 M&A에 대해 자사 전략에 기반한 M&A 투자 논거(deal thesis)를 개발한다. 여기에서는 해당 M&A가 피인수업체와 인수업체 모두에 어떠한 가치를 창출하게 될지를 구체적으로 적시한다. 인수업체의 역량 확대, 기존 역량에 대한 새로운 기회 창출, 상당한 비용 시너지 창출, 인수업체에 대한 신시장 접근성 부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업의 전략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투자 논거를 조기에 개발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전에 전 세계 기업 경영진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성공적인 M&A 중 약 90%가 이러한 M&A 투자 논거를 기반으로 시작된 반면 실패한 M&A의 경우 이러한 비율이 50%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M&A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철저한 실사를 통해 M&A 투자 논거를 시험한다. 인수를 고려 중인 기업의 가치에 대한 냉철한 평가도 여기에 포함된다. 피인수업체에 대한 상식적인 가격대가 있기 마련인데 보통 업계 전문가 및 금융업계 분석가들이 생각하는 가치의 평균 정도로 보면 된다. M&A 빈도가 높은 기업은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적정한 낙찰가를 정하고 가격이 맞지 않으면 M&A 추진을 중단할 수 있다. 부실한 실사는 실망스러운 M&A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 중 상위에 랭크돼 있다. 기업 경영진 350여 명을 대상으로 2012년에 진행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M&A 실패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실사에서 중대한 문제를 짚어내지 못했기 때문(전체 응답자 중 59%)이고, 둘째는 M&A의 잠재적 시너지를 과대평가했기 때문(전체 응답자 중 55%)이다.

 

넷째, M&A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인수 후 통합을 위해 신중하게 계획을 세운다. 이들은 가치창출이 예상되는 영역을 바탕으로 통합할 대상과 분리상태를 유지할 대상을 결정한다. 지난 10년간 상당한 개선을 이룬 것으로 판단되는 영역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많은 기업들이 인수 후 통합 과정에 보다 많은 시간과 관심, 자원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2년 조사 당시 기업 경영진은 실망스러운 M&A 결과를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의 잠재적인 도전과제를 간과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2012년에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동일한 조사를 수행했을 때는 인수 후 통합과 관련된 도전과제의 순위가 6위로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M&A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자사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치를 포착하며 즉시 개선이 필요한 조치를 간략한 목록(short list)으로 정리해 신속하게 실행한다. 그리고 보다 광범위한 통합 작업을 상세한 목록(long list)에 담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

 

2) 반복 가능한 모델, 높은 수익률을 만든다

 

반복 가능한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M&A 빈도가 높은 기업은 기회주의적인 방식으로 M&A를 추진하는 기업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일례로대형 M&A 적극 진행 기업군기회주의적 대형 M&A 추진 기업군사이의 차이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두 집단 모두 대형 M&A에 참여하지만대형 M&A 적극 진행 기업군의 경우 기회주의적인 접근법을 취하는기회주의적 대형 M&A 추진 기업군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익률이 훨씬 높다. 한 가지 이유는 ‘기회주의적 대형 M&A 추진 기업군이 규모 확대를 목적으로 한 M&A, 즉 규모 딜(scale deal)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기존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면서 사업 규모를 늘리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기회주의적 대형 M&A 추진 기업군이 진행한 M&A 4분의 3 이상이 이러한 범주에 해당한다. ‘규모 딜은 보다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되며 계량화가 가능한 비용 시너지를 약속한다. 그러나 매출성장(top-line growth)에는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으며 잠재적 가치를 포착해내려면 한 치의 결함도 없는 완벽한 통합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편대형 M&A 적극 진행 기업군역시규모 딜을 수행했는데 이번 연구에서 다룬 이들 기업의 M&A 중 약 절반에 해당됐다. 이를 통해대형 M&A 적극 진행 기업군은 사업범위를 확장하고 성과를 개선하는 효과를 거뒀다.

 

성장에 대한 압박은 앞으로 더욱 커져만 갈 것이다. 2000년대를 되돌아볼 때 수많은 기업이 경쟁우위를 위한 무기로 M&A를 활용해 높은 주주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업 경영진은 전력을 다해 영리하게 M&A를 추진해야만 했고 실제로 이를 통해 반복 가능한 모델을 개발한 기업들은 엄청난 보상을 누렸다. 앞으로 몇 년간 제대로 된 딜 메이킹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무르익을 것으로 본다. 조만간 게재할 제2부에서는 시장환경, 기업의 재무상태, 경쟁범위를 확대하고자 새로운 역량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니즈를 다룰 예정이다. 이 같은 니즈로 인해 M&A 주기가 보다 활발해지리라는 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많은 기업들에는 비유기적 성장이야말로 전략적 필수과제를 해결하는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제 3부에서는 개별 기업들이 반복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 딜 메이킹 성공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이러한 환경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모든 기업이 이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을 거두는 기업 앞에는 엄청난 보상이 기다릴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시사점

 

어떻게 반복 가능한 M&A 성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M&A 분야에 있어서의반복 가능한 모델이 갖는 중요성을 살펴봤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 같은 성공모델을 자사만의 노하우로 구축할 수 있을까?

 

M&A에도 왕도란 있을 수 없지만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은 일반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규율 잡힌 M&A 수행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것이다. 수년간 중소형 M&A를 통해 축적된 경험을 성공적인 대형 M&A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부 역량을 지속적으로 결집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M&A 관련 업무를 명확히 배정해야 한다. 실제로 전 세계를 무대로 대형 M&A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SAB Miller와 같은 주류업계 선도업체들은 본사 차원에 Corporate Finance & Development부서에서 매년 수많은 인수합병 거래를 전담한다. 매우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국내에서도 한화, 롯데, 두산, 이랜드 등 일부 대기업들은 자체 M&A 전담조직을 운영하며 관련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 같은 시도를 통해 M&A 전문성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보다 전략적인 시각에서의 M&A 실사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국내 기업들은 M&A 실사를 자산부채실사 위주 즉, 재무실사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자사 사업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동종 또는 유관업계에 대한 기업실사의 경우 더욱 그러한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규율 있는 M&A의 핵심은 명확한 투자논거(Deal thesis)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빈틈없는 검증이다. 자산부채실사 위주의 재무실사만으로는 일회성 거래차원의 리스크만을 측정할 수 있을 뿐이다. 보다 원론적으로 해당 딜을 진행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를 검증을 할 수 없게 된다. 피인수기업 자체에 대한 사업영속성 차원의 매력도뿐 아니라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간 합병을 통한 구체적으로 가치창출이 가능한 3∼5개의 핵심추진 과제를 사전에 인지해야 한다. 또한 양사 기업 간 인력 및 문화 차이로 인해 예상되는 이슈들도 사전에 가능한 많이 고민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중장기 관점에서의 기업가치창출을 위한 핵심사안은 단순히 자사에서 이해하고 있는 사업 노하우만으로는 냉철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이미 충분히 익숙한 산업 분야라 하더라도 해당 피인수기업에 대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적 관점의 실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M&A 분야에서의 전문 자문가 그룹(Counsel)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수백억 또는 수천억에 이르는 거액의 M&A에 거래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법무, 세무 등 외부 전문가로부터의 체계적인 조언을 구하는 비용 지출에는 매우 인색하다. 그러나 해당 거래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법무나 세무 분야의 전문가뿐 아니라 환경, 인사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 피인수기업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에 핫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cross-border M&A의 경우에는 더욱 더 현지 사정에 정통한 M&A 전문 자문가 그룹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 경우 한 가지 더 고려해 볼 전문가 그룹이 있는데 바로 현지 M&A 투자를 전업으로 삼고 있는 로컬 사모펀드다.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는 글로벌 사모펀드에서 경력을 쌓은 후 자국에서 펀드를 모집해 활발히 투자를 수행하고 있는 사모펀드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해당 시장에서 현지인으로서만 접근 가능한 다양한 딜 메이킹 역량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기업들이 이들과 적절한 거래구조를 만들어 M&A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면 현지 기업에 대한 접근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또 인수 이후 경영에 있어서도 든든한 현지 파트너를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혁진·데이비드 하딩·사티시 샨카르·리처드 잭슨

이 리포트를 감수·편집한 이혁진(Hyukjin Lee)은 베인앤컴퍼니 서울 오피스의 파트너로 Corporate M&A 부문의 책임자다. 데이비드 하딩(David Harding)은 베인 보스턴 오피스의 파트너이며 글로벌 M&A 부문의 공동 책임자로도 재직하고 있다. 사티시 샨카르(Satish Shankar)는 베인 싱가포르 오피스의 파트너이자 아태지역 M&A 부문 책임자다. 리처드 잭슨(Richard Jackson)은 베인 런던 오피스의 파트너이며 유럽·중동·아프리카 M&A 부문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0호 플라스틱 순환경제 2021년 10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