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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옵션 전략

“정말 잘 모르겠어요” 미래는 알 수 없다 리얼옵션 10% 전략을 기억하라

신완선 | 124호 (2013년 3월 Issue 1)

 

 

불확실성을 이용하는 것과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불확실성 자체를 이용해 가치를 확보하는 것이고, 후자는 예상과 다른 상황을 예방하려는 노력이다. 리얼옵션(Real Option), 즉 실물옵션은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활용해서 권리를 확보하려는 개념이다. DBR 116호에 게재된 이승현 교수의불확실성 시대에 가치 높아지는 리얼옵션 전략은 불확실성 자체를 이용하는 방법을 제시한 좋은 글이다.1

필자는 리얼옵션의 의미를 확장해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리얼옵션은 원래 재무 가치에 초점을 맞춘 재무옵션이론(Financial Option Theory)을 비재(Nonfinancial) 옵션에 적용한 것이다. 리얼옵션을선택권리로 확장해 용어를 적용하게 된 배경이 바로 비재무적 관점에서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있다. 사람은 미래의 가치를 금전적이든 비금전적이든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름의 선택을 한다. 다만 그 판단 체계를 정형화하지 못할 뿐이다. 여기서는 리얼옵션을 활용해 어떻게 불확실한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경영자는 항상 무지하다

‘모르겠습니다. 정말 잘 모르겠어요.’ 미래에 대해 질문을 받는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모른다고 손사래를 친다. 엄살이 아니다. 경영을 하면서 미래 상황이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는 일이 드물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체험한 탓이다. 경영자가 미래, 즉 불확실한 상황에 겸허한 자세로 대응하는 이유다. 영속적 위기경영(Perpetual Crisis Management)을 강조하는 최고경영자들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경계하고 준비해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이경쟁 환경하에서의 성과관리다. 역으로 생각하면 자신의 무지함을 인정하는 경영자일수록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일수도 있다.

전략 경영의 수준 제고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구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불확실성 전체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좁혀서 봐야 한다. (불확실성은 다양하게 세분될 수 있다. 여기서는 리얼옵션 적용에 관련되는 분류 체계만 일부 소개한다.)

우선과정 불확실성과 산출 불확실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내부 프로세스상에 발생하는 불확실한 요인과 외부, 즉 시장에서의 불확실한 요인을 나누려는 시도다. 경영자들의 걱정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장이 급변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데 조금만 방심하면 직원들마저 사고를 치는 탓에 내외부가 모두 답답하기만 하다. 미래에 대한 예측·통제 가능성에 근거해지하철형과 코코넛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지하철형은 예측이 가능한 경우를, 코코넛형은 돌발 상황을 의미한다. 야자수 나무 밑을 지나가는데 느닷없이 코코넛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상황을 빗대 표현한 것이다. 시장변동이 어느 정도 예측된다면 지하철형(정확하게 길게 보이는 상황)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의외의 변수(천재지변, 기술혁신, 정부규제, 안전사고 등)도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자칫 예상 밖의 요인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을시점과 결과로 분류하기도 한다. 쓰나미가 온다고 예측한다면 언제, 그리고 얼마나 큰 것인지가 걱정이다. 둘 다 불확실하다. 호황이나 불황이 언제부터 어떤 규모로 시작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런 방식의 분류에 해당한다.

불확실성을 정확히 이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분류는 어떤 유형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 정보를 제공한다. 결국 불확실성에 대한 유일한 대비책은 미래를 향한 전략적 대안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압축될 수 있다.

 

Real Option: 리얼옵션을 준비하라

어제도 일류고 내일도 일류인 기업이 초일류 기업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요, 미래 가치가 커져가는 조직이다. 초일류 기업의 공통점은가치 존속(Sustainable Value)’에서 찾을 수 있다. 다양한 불확실성하에서도 상대적 비교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의미다.

초일류기업의 가치존속 비결은미래의 선택권리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여러 개의 적금통장이나 보험에 가입해두는 것과 같은 이치다. 때가 되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잠재적 플랜을 확보해둔다. 역량, 기술 혹은 사업권을 사전에 확보해 일종의 권리 행사를 통해 가치를 키워나가는 것을 즐긴다. 투자를 하든 연구개발을 하든 미래의 선택권리를 쌓는 데 집중한다. 이것이 바로 리얼옵션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미래를 선택하는 습관이 생기면 많은 것들이 선순환 구조에서 작동한다. 한 가지 리얼옵션이 역할을 다하면 새로운 옵션이 또 눈앞에 다가온다. 돌아가면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항상 새로운 환경에서 써볼 만한 준비된 카드를 갖고 경영을 하는 셈이다.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성장곡선을 살펴보자. 2003년에 출범한 경영진이 2009년까지 매출액을 4배로 키웠다. 2010년에 바통을 이어받은 경영진이 또다시 3배로 늘렸다. 9년 만에 약 12배나 성장한 것이다. 이런 가속형 성장(Exponential Growth) 패턴은 유리한 환경, 경쟁우위 확보, 올바른 판단, 그리고 새로운 투자가 동시에 전제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진은 대대적인 학습과 혁신을 강조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설계 전문그룹을 키워나갔고 무리한 저가 입찰을 스스로 포기했다.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미래의 시장에 목표를 맞춰 인내하면서 경영시스템을 강화시켰다. 결국 4대 핵심요인인 유리한 환경(화공사업 활성화), 경쟁우위(강한 몰입력과 고품질 사업역량), 올바른 판단(정확한 시장예측), 새로운 투자(교육 훈련, 설계기술, 인력채용)가 맞아떨어졌고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2010년 새로운 경영진도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을 추구하면서 잠재력이 큰 사업 부문에 진입하려고 노력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대거 해외 플랜트 사업에 몰려드는 상황에서도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에 요구되는 핵심역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미래의 새로운 가치를 찾으려는 전 직원의 몰입과 열정이 경쟁력의 근원임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미래는 미리 선택한 사람에게 권리를 준다는 사실이다.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학습과 기술투자를 줄이고 인력을 해고하고 무리한 사업을 수주해 당면 과제를 탈피하는 데 급급했다면 가속형 성장 패턴은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미래를 향한 전략적 리얼옵션을 선택한 리더십 덕분에 합의 개념이 아니라 곱의 개념으로, 등속의 개념이 아니라 가속의 개념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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