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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창출하면서 삶의 질 향상 혁신의 프론티어, 사회적기업 키우자

김재구 | 117호 (2012년 11월 Issue 2)

 

 

21세기에 들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되 그의 실현은 비즈니스 방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조직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노동시장 통합 및 사회통합, 그리고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사회·경제적 목적을 동시에 수행하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사회적기업이라고 한다.

 

 

가치 기반 전략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그동안 기업들은 어떤 사업영역에서 활동할 것인지 고민하는기업전략(corporate strategy)’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를 주제로 다루는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을 중시했다. , 기업전략과 경쟁전략의 실행을 위해 우선적으로 챙겨야 하는 핵심성공요인(KSF)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이에 따라 정합성(alignment)을 가진 경영시스템과 관행을 설계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전략 관점에서 최고경영자는 이러한 연결들이 잘 정렬돼 조화롭게 맞물리며 돌아가는지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림 1)

 

그런데 사회적기업은 이와 달리 가치에 기반한 전략(value-based strategy)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사회적기업들이 전략의 전통적인 관점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건 아니며 그 기반 위에서 경영전략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목적이라는사명(mission)’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치기반 전략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하게 된다. 이 사명이 기업의 근본적 가치와 원칙을 규정하게 되며, 이에 따라 경영관행들을 채택하고 활용해 핵심역량을 구축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한다. 당연히 CEO의 역할도 전략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에서 말하는 감독자적 위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치 기반 전략 관점에서 CEO의 주요 임무는 기업의 가치를 경영하는 일이다. 요약하면, 사회적 미션을 우선시하는 사회적기업들은 가치에 기반한 전략 관점을 구사하거나, 혹은 그러한 지향점을 가짐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실행할 수 있다고 본다.(그림 2)

 

 

 

사회적기업가 정신과 비즈니스 모델

사회적기업 역시 기업이기 때문에 사회적 목적 추구 못지않게 경영의 탁월성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을 가진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하며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이 발휘돼야만 한다. 특히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목적을 지닌 기업이기 때문에 일반 기업들보다 기업의 존재 목적, 미션에 대한 고민이 더 클 것이다.

 

사회적 목적 추구와 비즈니스를 통한 수행방식이라는 사회적기업의 두 가지 특성은 어떻게 보면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혁신과 창조를 가져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일찍이 미국 스탠퍼드대의 짐 콜린스 교수는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이라는 책에서 일반적으로 서로 상반돼 보이는 목적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믿는 기업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콜린스는 실제 연구결과 비전이 높은 기업일수록 동시에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들은 선택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둘 다를 모두 추구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이 두 가지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 이윤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인류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성공했다.

 

사회적기업이 창출하려는 사회적 가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삶의 가치와 질을 높인다. 둘째로 경제적 빈곤에 처한 이들과 이민노동자 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들에게 일자리란 단순히 생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자존감과 자긍심의 회복, 새로운 삶의 시작을 의미한다. 셋째, 사회적기업은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할 방도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책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제공해 준다. 유누스 교수의 그라민은행은 방글라데시에서 성 차별과 억압적 사회구조하에 있던 여성들에게 소액대출(micro-credit)을 제공함으로써 작은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지역공동체 개발을 이룰 수 있도록 했다. 끝으로 사회적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의 궁극적인 지향은 사회 혁신을 통해 산업이나 사회, 경제적으로 뿌리박힌 기존 부조리나 적폐를 해소하는 데 있다.

 

사회적기업가들이 이와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튼튼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본 설계도로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요소로는 핵심역량, 고객선택, 전략, 가치네트워크 등이 있다. 이러한 개별 기업 차원의 비즈니스 모델 요소들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국가차원의 경쟁력 다이아몬드 모델에서 제시한 부존자원, 시장수요, 기업들의 전략과 경쟁, 사회 인프라 등의 요소들과 각각 대응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제언

- 4C 3I

 

사회적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명/소명(Calling), 지식/경험(Career), 창의성(Creativity), 공동체(Community) 등 네 가지 요소들이 융합돼야 한다. 각 요소들의 앞 글자를 따서 이를 ‘4C’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우선 사회적기업 성립의 전제조건인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사명이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사명이 기업의 가치관과 원칙을 규정하게 된다. 이에 적합한 경영관행들을 채택해 확립하는 가운데 기업의 핵심역량을 구축할 수 있고 나아가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당연히 비즈니스 경험이나 지식, 역량도 갖춰야 한다. 이는 최고경영자 수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말단 조직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해당된다. 그래야만 각기 상호보완을 이루며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필요한 요소는 창의성이다. 사회적기업의 경쟁력은 혁신에 있고, 이를 위해 창의성 개발 및 발휘가 필수적이다. 창의성을 갖춰야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실천해나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기업은 공동체의, 공동체에 의한, 공동체를 위한(of the community, by the community, for the community) 기업이 돼야 한다. 사회적기업은 그 조직 자체가 신뢰와 헌신에 기초한 기업공동체로 설 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가치 창출에 있어서 생산성을 확보하고, 가치 분배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담아야 하며, 열린 시스템으로서 공동체와 상호 작용할 때 지속적인 비즈니스 영위가 가능하다.

 

한편, 사회적기업이 성공적으로 경영을 일구어 내고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기업경영과는 다른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 자체가 새로운 비즈니스 시도라는 점에서, 그리고 일반 기업과는 달리 사회적 목적 추구가 우선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기업의 경쟁전략 실행(execution)을 위해서는 다양한 자원이 필요하며 이를 연결시켜야 한다.

 

사회적기업을 통해 사회에 영향(impact)을 미치기 위해서는 투자(investment)와 혁신(innovation), 통합(integration)이라는 세 요소, ‘3I’가 필요하다. 우선 출발점은 투자인데, 이는 단순히 금전적 투자뿐 아니라 시간과 열정 등 무형적 요소도 해당된다. 최고경영자는 외부 환경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학습하는 것은 물론, 실무자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현재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부터 새로운 시장,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수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을 찾을 수 있다. 투자 다음 단계는 혁신을 통해 대안을 개발하고 제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서고 비즈니스를 새롭게 함으로써 새로운 경쟁우위 및 경쟁전략을 발굴하거나 블루오션을 열 수 있다. 이 모든 노력은 통합으로 귀결돼야 한다. 이때 전략적 목표의 달성이라는 초점에 맞도록 이 자원들 간의 연결을 정렬(align)시키고 이끌어 가는(lead) 실행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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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구jgkim@mju.ac.kr

    명지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경영학회 회장

    필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과 미국 스탠퍼드대 초빙 연구위원을 거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을 지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지방시대자문위원장 등 정책 자문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경영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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