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A Business Forum 2012 Special Section
필립 코틀러 교수(2010)는 3.0 시장에서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측했다. 미래 시장에서는 기업, 소비자, 협력업체 및 경쟁사가 수평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유창조 2012). 이와 같이 경영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장에서 성공적인 마케터가 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일까? 3.0 시장에서의 키워드는 협력, 문화, 영성 등이다.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이들 세 가지 키워드를 연관시켜 기업의 비전과 미션을 설정하고 가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마케팅 관리자(CMO)의 역할은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법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미래 시장에서 마케터에게 요구되는 자세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변화에 대한 감수성(Sensitivity to Change)
시대가 바뀌어도 마케팅의 기본 개념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마케팅의 핵심개념은 소비자의 욕구를 발견해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다만 시대가 변하면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소비자의 지위도 변한다. 코틀러 교수(2010)는 소비자의 참여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성뿐만 아니라 영성에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마케터는 소비자의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소비자의 가치부터 생각해 보자. 소비자의 욕구는 현재의 욕구와 미래의 욕구로 구분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 표출하는 욕구와 잠재된 욕구로도 구분될 수 있다. 마케터는 이제 소비자가 추구하는 현재의 욕구나 소비자가 표현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에 변화될 욕구 또는 잠재돼 있는 욕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는 미래 욕구나 잠재돼 있는 욕구를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일단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제품이 나오면 열광한다. 아이폰이 대표적이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지금처럼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면에서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의 욕구변화 및 잠재된 욕구를 누구보다도 먼저 감지해 그가 갖고 있는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구현한 최고의 CEO이자 마케터라고도 볼 수 있다.
사회적 가치의 변화는 소비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마케터는 거시환경의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 및 소비가치의 변화를 종합해 분석하고 이에 대해 민감하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안광호, 유창조, 한상만(2012)은 소비가치를 개인의 소비와 산업이 움직이는 방향성의 접점으로 보면서 소비가치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선 거시적 환경이 가져다주는 인간의 생활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창의적인 사고(Creative Thinking)
코틀러(2010)는 3.0 시장에서 창의적 사회(Creative Society)의 부상을 예측하고 있다. 창의적 사회 구성원들은 과학, 예술, 전문 서비스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이들은 전체 구성원의 소수이지만 그 영향력은 지대하다.
마케터는 이러한 창의적인 사회 구성원 중 하나다. 특히 뉴웨이브 기술로 야기되는 협력의 시대에서 창의적인 마케터는 소비자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되고 이러한 역할을 통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회적 태도 및 철학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에게 이성과 감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영적 측면까지 감동시키는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해 줘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마케터들의 창의적인 사고능력이 요구된다.
창의적인 사고란 주어진 일을 새롭고 독창적이며(novel, original, unexpected) 적절하게(appropriate, useful, adaptive concerning task constraints)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Sternberg 1999; 유창조와 동료 학자 2001). 창의성이 구현되는 과정과 관련된 체계 모형을 제안한 Csikszentmihalyi(1996)은 사회적인 현상의 관점에서 창의성을 기존 문화에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창의성은 일하는 영역(domain), 참가자(field) 및 개인(person)으로 구성된 체계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발현된다. 이러한 그의 제안은 마케터의 창의적 사고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마케터는 고객과의 경험을 창조하는 영역(domain)에서 구성원(field, 소비자 및 협력사)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해 유용한 아이디어를 선택해 실행(person)해야 하고 그 결과물들은 소비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소비자의 미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마케터가 자신의 창의적인 사고를 높이기 위해 갖춰야 할 자세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일상에 대한 호기심(Curiosity to Everyday Life)
대부분의 빅아이디어는 소비자의 일상생활에서 발견된다. 비범한 아이디어는 평범한 아이디어의 반대말이 아니다. 아이디어의 비범함은 일상을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해 보자. 그가 나무 밑에서 자고 있던 중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져 그의 잠을 깨웠다. 그리고 그는 ‘왜 사과는 떨어져야만 할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 의문을 갖는 순간이 위대한 법칙을 발견하는 첫걸음이었다. 사물이 떨어지는 것을 항상 보아왔지만 그는 이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이 현상을 수없이 보아왔던 사람에게 이러한 의문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이미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터에게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매우 일상적인 것에서 출발한 마케팅 사례를 생각해 보자. 오래 전 파커의 마케팅 관리자는 만년필에 빨간색을 칠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파커의 성공은 만년필의 색깔이 검정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데에서 출발했다. 조선맥주의 새로운 장을 열어준 하이트는 ‘천연암반수로 만든 깨끗한 맛’이라는 개념을 우연한 기회에 발견했다. 신제품 개발을 하고 있던 담당자가 현지 공장을 조사하던 중에 지하에서 암반수가 나오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본사에 보고했는데 당시 마케팅 담당자는 이러한 일상적인 발견의 가치를 평가해 제품의 핵심 개념으로 발전시켰고 그후 맥주시장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
마케터가 시장 및 소비자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나면 창의적인 마케터들은 이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노력한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이 마케터의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이다. 최근 ‘Blue Ocean’이란 단어가 마케터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Blue Ocean 전략에서 핵심적인 요소 중의 하나는 시장영역을 재편(Reconstruct Market Boundaries)하는 것이다. 즉 기존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에서 경쟁차원을 개발할 때 새로운 시장이 개척된다. 예를 들어 다시다가 천연조미료라는 새로운 경쟁차원을 개발해 무적같이 보였던 미원의 시장을 공략했고 비타500은 ‘건강음료’라는 새로운 차원을 개발해 박카스 공략에 성공한 바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시잠에서 전개되고 있는 경쟁차원을 소비자 관점에서 다르게 생각했고 제품의 핵심개념에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가치를 반영하였는데 그 결과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선도 브랜드를 앞설 수 있었고 소비자의 삶의 질은 더 풍요로워졌다. 소비자와 시장과 관련해 다르게 생각하는 출발점은 소비자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회원 가입만 해도, DBR 월정액 서비스 첫 달 무료!
15,000여 건의 DBR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