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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과 마이클 포터

제로섬 전쟁 vs 윈윈 경영 창조적 통찰의 효용은 같다

문휘창 | 109호 (2012년 7월 Issue 2)



군사전략과 경영전략 분야에서 최고

손무는 고대 중국의 유명한 장군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군사전략가이기도 하다. 손무(孫武)는 본명이고 손자(孫子)는 그의 존칭인데 그가 쓴 <손자병법>은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병법서로 알려져 있다. 나폴레옹(Napoléon Bonaparte), 맥아더(Douglas MacArthur),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군사전략가부터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빌 게이츠(Bill Gates) 등과 같은 경영학자나 최고경영자까지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손자병법>을 즐겨 읽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영국을 승리로 이끈 전략사상가리델 하트(Liddell Hart) “<손자병법> 없이는 군사전략이라는 학문이 완전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손자병법>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자는 중국의 춘추시대( BC 5세기경) 사람으로서 <손자병법>은 현재까지 2500여 년의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유용하다는 점에서병가의 성전또는백세의 등불이 될 명저라고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백세는 ‘100세대라는 뜻을 의미한다. 과거 한 세대의 평균 연령을 25살로 보면 100세대는 2500년이 된다. 이렇게 보면 백세의 등불이 될 명저라고 한 말이 실제로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손자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대 군사전략가라고 한다면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하버드대 교수는 현재 경영전략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이다. 경영학과 경제학을 통합하는 그의 연구는 학계뿐 아니라 정부기관과 기업 및 비영리단체에서도 널리 인용되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최고의 경영학자또는최고의 지식인으로 여러 차례 선정됐으며 2011 310일의 ‘Oh, Mr. Porter’란 글에서는포터가 경영이론의 모든 분야들을 식민지화했다(He has colonized entire fields of business theory)”라고 높이 평가했다.

 

손자와 포터의 시대가 비록 2000년 이상의 차이가 있지만 그들의 이론 간에는 놀랍게도 매우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이 글의 주된 목적은 이들의 공통점을 설명하면서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진리를 찾아 경영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사점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면 경영뿐 아니라 실생활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도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손자병법>과 경영전략

<손자병법> 같은 군사전략을 경영전략에 활용하고자 시도했던 연구들은 많이 있었지만 군사전략과 경영전략의 영역에서 각각 최고의 권위를 지닌 손자와 포터를 심층적으로 연결시켰던 연구는 아직 없었다. <손자병법>은 총 13편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쟁에서 당면하는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두는 방법에 대해 장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포터도 지난 30여 년 동안 여러 가지 상황에 따른 경영모델과 이론을 개발했는데 손자의 군사전략과 포터의 경영전략의 근저에는 놀랄 만한 공통점이 있어 이를 잘 정리하면 중요한 시사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지면상 제약으로 이번 글에서는 <손자병법> 전체 13편 중에서 제1장인 시계(始計)를 중심으로 논하겠다. 시계(始計)편은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돼 있는데 전쟁을 시작하기 전의 상황판단을 도와주는 5가지 요소(, , , , )전쟁은 속임수이다라고 주장하며 전쟁의 본질을 다루는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번 글에서는 특히 이 5가지 요소와 포터의 경쟁력 평가 모델인 다이아몬드 모델의 4가지 요소와의 관련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쟁 전 고려해야 할 5가지 요소

<손자병법>을 읽지 않고 단순히 책 제목만을 보면 손자를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손자병법>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오히려 전쟁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그 이유에 대해 손자는 제1장 시계(始計)에서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전쟁은 국가의 중대사이다. 백성의 생사를 좌우하며 국가의 존망이 기로에 서게 되므로 신중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손자에게 있어 전쟁에서 진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전쟁을 꼭 해야 할 상황이라면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확실하게 준비해서 반드시 이기는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손자의 주장이고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바로 <손자병법>의 제1장인 시계(始計)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우열을 비교하고 승리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 손자는 도(), (), (), (), () 5가지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이러한 조건들을 비교해 승산이 있으면 전쟁을 하고, 승산이 없으면 전쟁을 피해야 한다. 5가지 요소에 대해 각각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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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휘창

    문휘창

    - (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현)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장
    - (전)미국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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